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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있는 자를 처벌하는 게 왜 잘못인가.”

  •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항명죄로 기소된 박정훈(해병대 대령)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검찰이 징역 3년을 요청했다.
  • 다음은 박정훈의 최후진술 가운데 일부다.
  • “우리 군에게 ‘불법 명령은 하면 안 된다’, ‘불법 명령에 복종하면 안 된다’고 말해달라. 채수근 상병에게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게 하겠다’고 한 저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게 해주시기 바란다.”
  • 내년 1월19일 선고다.

다시 읽는 채 상병 사건.

  •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하다.
  • 수사 결과 임성근(당시 해병대 사단장)에게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윤석열(대통령)이 격노했다. 임성근은 무혐의 처분을 받고 수사 잘한 박정훈은 항명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
  •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사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7월 예천군 수해 복구 현장에서 해병대 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죽는 사건이 있었다.
  • 박정훈은 구명조끼도 없이 수색을 지시한 임성근에게 책임이 있다고 봤다.
  • 국방부 장관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하고 결재받아 왔는데(7월30일) 다음 날 아침 대통령실 회의 직후 이첩을 보류하라는(경찰에 보내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윤석열이 ‘격노’했다던 그날이다.
  • 박정훈은 경찰에 수사 자료를 넘겼고(8월2일) 야단맞은 국방부가 이날 저녁 경찰에 가서 수사 자료를 돌려받아 왔다.
  • 키워드는 ‘격노’다. 윤석열은 왜 임성근을 지키려 무리수를 뒀을까.
  • 임성근과 이종호(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골프치는 사이고 이종호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선수’였다는 사실은 과연 우연일까.

쟁점과 현안.


우크라이나가 미사일 쏘자 러시아는 ICBM 쐈다.

  • 러시아가 쏜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5800km다. 굳이 직선 거리 1000km 지역에 ICBM을 쏜 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을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 먼저 미사일을 쏜 건 우크라이나다. 지난 19일 에이테큼스(ATACMS) 여섯 발을 쐈다.
  • ICBM이냐 아니냐를 두고 주장이 엇갈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는 “발사된 미사일이 ICBM의 속도나 고도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ICBM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김진태 컷오프 내가 엎은 거다.”

  • 명태균 통화 녹음이 또 나왔다. “사모님에 말해가 밤 12시 반에 해결했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 “그래서 정진석(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 김진태한테 전화해서 5·18하고 조계종 사과하는 것으로 끝냈지. (중략) 김진태는 내가 살린 거야.”
  • 실제로 김진태(당시 강원도지사 후보)는 2022년 4월 컷오프 됐다가 사흘 뒤 경선 출마 자격을 얻었다. 명태균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무렵했던 통화일 가능성이 크다. 역시 윤석열 당선인 시절이다.

“(대통령이) 명태균에게 화내는 녹취는 없나.”

  • 윤한홍(국민의힘 의원)이 명태균에게 전화해서 했다는 말이다. “마누라와 장모랑 통화하지 마라”는 내용 등을 틀어달라 요구했고 불구속 수사 등을 언급했다고 한다.
  • 민주당은 윤한홍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박찬대(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공천 거래 의혹을 물타기 하려는 회유·증거인멸 교사이자 음흉한 뒷거래 시도”라고 비난했다.

1분 간격으로 등장한 한동훈 가족 게시물.

  • 명태균 게이트가 외부의 공세라면 한동훈 가족 댓글부대 논란은 내부 갈등이다.
  •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지난 9월부터 1명이 글을 3건만 올리게 돼 있는데 한동훈(국민의힘 대표)의 부인과 장인, 장모, 딸 등 5명이 1분 간격으로 등장했다. 가족 명의로 실명 인증을 받은 뒤 한 사람이 썼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 김경수(전 경남도지사) 복권 전후에 올라온 게시물이 특히 수상쩍다. 한동훈은 반대했지만 윤석열이 밀어붙였다. 이 무렵 한동훈의 장모 이름으로 김경수 복권에 반대하는 글이 111건이나 올라왔다.
  • 한동훈은 아직 해명이 없다.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무죄 만드는 법 만든다.

김정숙에 소환장.

  • 전 정부 괴롭히기라는 말이 나온다. 검찰이 김정숙(문재인 부인)에게 참고인 조사를 하겠다며 소환 통보했다.
  • 검찰은 2018년 3월 문재인(당시 대통령)이 이상직(당시 민주당 의원)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한 게 서창호(당시 문재인 사위)가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채용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상직은 이스타항공 창업자다.
  • 서창호가 받은 월급과 체류비 등 2억2300만 원이 뇌물이라는 게 검찰 주장이다. 결국 김정숙 소환은 문재인 뇌물죄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윤건영(민주당 의원)은 “거의 조선시대 사화 수준”이라면서 “감사원이 먼지를 털어서 넘기면 검찰이 어떻게든 가공하고 수사해서 괴롭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 깊게 읽기.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다.”

  • 올해 2월, 의대 정원 문제를 두고 “초반에 너무 세게 나가면 안 좋다, 퇴로를 열어주려면 메시지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한 참모에게 윤석열이 했다는 말이다.
  • 명태균 논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다. “참모들이 대통령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구조가 명태균 의혹에 대한 엇박자 해명을 낳게 됐고, 그로 인해 대응 논리가 깔끔해지지 않는 것 같다.”
  • 국민의힘 관계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대통령이 아랫사람들의 얘기를 안 듣고, 그냥 뭐라고 얘기하면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그러면 밑에 사람이 얘기를 하겠나. 그건 사실 대통령 책임이다. 격노할 사람은 국민들이다.”

조선일보도 “건전재정 도그마 벗어나야.”

  • 1면 머리기사 제목이 “민생 위해 내년도 추경”이다. 정부가 내수 부진과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경정 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재정 확대로 정책 기조를 수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그동안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가 훼손한 재정 건전성을 복구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인위적인 추경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 세수 펑크가 지난해 56조 원에 이어 올해도 30조 원에 육박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 채무는 올해 말 1196조 원에서 내년 1277조 원으로 잡고 있는데 국채를 추가 발행하면 1300조 원을 넘을 수도 있다.
  • 우석진(명지대 교수)은 “경기가 좋을 때 재정을 덜 쓰고 경기가 안 좋을 때 재정을 더 쓰는 것이 교과서적인 재정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다르게 읽기.


트럼프 지지자들의 인종적 편견.

  • 통계로 입증된 사실이다. 2016년 이후 트럼프 지지자 그룹에서 무슬림과 흑인, 라틴계 등 소수 집단에 대한 편견이 유의미하게 늘었다.
  • 트럼프의 당선으로 소수 집단에 대한 차별적 언행이 용인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사회적 지위가 하락할 거라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 박재혁(KDI 교수)은 세 가지 포인트를 강조했다.
  • 첫째, 유권자의 정치적 지지는 경제적 이익보다는 문화적 동질감, 사회적 지위와 같은 심리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 둘째, 집단적 갈등과 대립이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 셋째, 정치인의 혐오 발언은 사회 규범을 바꾼다.

차별과 혐오가 이겼나.

  • 트럼프의 헛소리를 주류 언론이 받아 쓰는 현상을 김낙호(드렉셀대 교수)는 ‘제정신 세탁(Sanewashing)’이라고 평가했다.
  • “‘트럼프’를 의제로 다루는 순간 트럼프는 의제로 다룰 만한 어떤 것이 된다. 즉,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으로 다루게 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오랜 표어는 ‘출판에 적합한 뉴스는 모두 다룬다(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우리가 발행하면 이야기해야 할 정상적이고 중요한 의제가 된다는 거다. 그야말로 앞뒤가 바뀐 셈이다.”
심지어 뉴욕타임스 ‘굿즈’ 티셔츠에 새겨진 슬로건.
  • “노동계급을 버린 민주당을 노동계급이 버렸다는 것이 그리 놀랍지 않다”는 버니 샌더스(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의 말도 다시 봐야 한다. 카멀라 해리스가 노동계급을 버렸나? 김낙호는 선택을 받지 못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 해리스는 여성+흑인이라서 진 게 아니라 여성+흑인이라는 핸디캡이 있었던 것뿐이다.
  • 김낙호는 워크(woke) 때문에 민주당이 졌다는 지적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해리스는 전략적으로 정체성 정치를 피했고 오히려 정체성 정치를 악용한 건 트럼프다. “인종·성소수자 잣대에 지쳤다”는 조선일보 기사는 사실이 아닐뿐더러 악의적이다.

임기 두 달 남은 바이든, 반도체 보조금 쏘고 가나.

  • 트럼프는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이다.
  •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거나 확장할 경우 39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법이 통과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64억 달러와 5억 달러를 받기로 했는데 트럼프가 당선되면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보조금을 믿고 각각 400억 달러와 39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기로 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제공.

해법과 대안.


석기 시대가 끝난 건 돌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 청동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나무에서 석탄으로, 석유로, 가스로, 재생 에너지로 옮겨가는 시대의 이행이다.
  • 김경식(ESG네트워크 대표)은 “질풍노도의 트럼프도 이 시대의 이행을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생 에너지가 미국의 경쟁력이 됐고 재생 에너지가 석탄 발전보다 더 싸졌기 때문이다.
  • 미국의 그린수소 원가는 1kg에 5달러 수준이다. 2030년 말이면 1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그린수소가 세계 에너지 시장을 흔들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 한국은 2025년 2월까지 2035년 감축 목표를 제출해야 한다. 2030년 목표가 2018년 대비 40% 감축인데 그 이상의 목표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 김경식은 “배출권을 유상 할당하고 기업이 조성된 자금을 탄소 감축 투자에 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있어도 기초 수급자 탈락 안 된다.

  •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생계를 위해 차량이 필요한 데도 차량 가액이 소득으로 잡혀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 지금은 월 소득이 100만 원인데 차량 가액 500만 원인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면 소득 인정액이 600만 원이 된다. (주거용 재산은 소득환산율은 월 1.04%, 금융 재산은 월 6.26%인데 자동차는 100%를 적용하고 있다.)
  • 내년부터는 2000cc 미만에 500만 원 미만인 자동차는 차량 가액의 4.17%를 소득으로 환산한다.

‘면역 부채’가 만든 백일해 유행.

  • 100일 동안 기침을 한다고 해서 백일해다. 어릴수록 더 위험하다. 두 살 아기가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 지난해는 백일해 환자가 292명이었는데 올해는 9월까지 3만2620명이다. 코로나 팬데믹 때 2년 이상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서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른바 ‘면역부채(Immunity Debt)’ 현상이다.
  • 주정완(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소아 입원 환자의 교차 감염을 막으려면 1인실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초저출산 시대라면서 왜 이렇게 아이들 건강에 인색한지 모르겠다. 정부가 해마다 수십조 원의 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쓴다는데 그 돈은 어디로 갔을까.”

7cm 문턱을 없애는 방법.

  • 바닥 면적 50㎡ 이상 시설은 장애인 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2022년 5월 이후 신축 또는 증축 등 건물이 대상이다. 경사로를 설치하려면 도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다.
  • ‘모두의 1층’은 법률전문가 공동체 그루와 협동조합 무의, 브라이트건축사무소가 뭉쳐 소형 매장에 경사로 설치를 돕는 프로젝트다. 문래동 창작촌에서는 여러 점포를 묶어 도로 점용 허가를 한꺼번에 받아내기도 했다.
모두의 1층.org https://xn--1-of9el6nivobli.org/

한국 복지지출 속도가 문제다.

국가 장학금 75%가 받는다.

  • 200만 명 가운데 150만 명이 대상이다. 가구 소득 10분위 기준으로 8분위 이하만 줬는데 내년부터는 9분위 이하로 늘린다. 월 소득 800만 원이 넘는 가구 학생도 연간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 조선일보는 “세수 펑크가 심각한 상황에서 과도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 올해 세수 결손은 30조 원에 육박한다.

노벨상 특별 사면? 연체 사면해 준다.

  • 서울도서관이 연체 사면을 하기로 했다. 연체가 너무 많이 밀려서 책을 반납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기회다. 다음달 10일까지다.
  • 연체 시스템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돈만 내면 대출 기한을 어겨도 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도 있고 연체료 부담 때문에 도서관을 평생 못 가게는 경우도 있다. 보통 1권을 1일 연체하면 100원인데 5권을 6개월 연체하면 9만 원이 된다.
  • 연체료 총액이 대출 도서의 시가를 초과하지 못하는 규정을 두는 곳도 있다.
  • 무엇보다도 연체료 관리에 도서관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크다.
  • 연체료가 도서 반납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많았다. 연체료가 사회적 불평등을 키운다는 지적도 있었다. 도서관을 자주 찾는 곳으로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오늘의 TMI.


엔비디아, 기대치가 너무 높았나.

  •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늘었다. 매출 350억 달러에 순이익 193억 달러를 기록했다.
  •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지만 주가가 살짝 빠진 걸 두고 “투자자들이 엄청난 실적 성장에 익숙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1분기와 2분기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262%와 122% 급증했다.

620만 달러짜리 바나나.

  • 마우리치오 카텔란(작가)의 ‘코미디언’이 경매에서 팔렸다. 가상화폐 기업가 저스틴 선이 낙찰받았다.
  • 낙찰자는 네 가지를 받는다. 바나나와 접착테이프, 썩은 바나나를 교체하는 방법을 담은 안내문, 그리고 진품 인증서다.
  • 이 작품은 세 가지 버전이 있는데 하나는 구겐하임 미술관에 기증했고 다른 둘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가 하나가 경매에 나왔다.

코레일+서울교통공사 12월5일부터 파업.

  • 코레일은 인력 감축 중단과 4조 2교대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서울교통공사도 임금 인상과 신규 채용이 쟁점이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정신 승리와 인지부조화.

  • 음식을 먹고 맛있다고 말해주면 1만 원 또는 20만 원을 주는 실험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 실제로 음식이 더 맛있다고 느낄까.
  • 20만 원 정도 되면 돈이 양심을 누를 수 있다. 그런데 고작 1만 원에 양심을 판다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에 딱히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사람이 배우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비슷한 심리다. “사람들은 인지적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내적 동기를 가진다”는 게 인지주의 동기이론이다.
  • 투표는 어떨까. 내가 저런 사람을 뽑았다니, 인지부조화에 빠진 국민들에게 이은주(서울대 교수)는 이렇게 조언한다. “대상에 대한 태도의 일관성과 애초 그 태도를 형성하는 근거였던 가치 기준의 일관성은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 우리는 사람을 잘못 봤을 수는 있지만 그 가치가 잘못된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 질문은 무례하지 않았다.

  • 조금 길지만 기록 차원에서 남겨본다.
  • 박석호(부산일보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 “흔히들 사과를 할 때 꼭 갖춰야 할 요건이 몇 가지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어떤 부분에 대해서 사과할지 명확하고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대통령께서는 대국민 담화에서 ‘제 주변의 일로 걱정과 염려를 끼쳐드렸다’, 어떻게 보면 다소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으로 사과를 하셨습니다. 기자회견에서도 일문일답을 통해서 명태균씨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에 대해서 이런 일이 생긴 이유가 휴대폰을 바꾸지 못해서라든지 아니면 사람 관계에 대해서 모질지 못해서 생긴 것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마치 이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될 만한 일인데 바깥에서 시끄러우니까 사과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오해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TV를 통해서 회견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서 우리에게 사과를 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보충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 윤석열이 이렇게 답변했고,
  • “국민들께서 좀 오해하시는 부분, 그러니까 이게 팩트를 명확하게 설명을 해야 되는 것과 또 잘못한 게 있으면 딱 집어가지고 그러면 이 부분은 잘못한 거 아니냐라고 해주시면 제가 거기에 대해서 사과를 드릴 거고… (중략) 어떤 점에서 딱 집어서 한다면은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사과를 드리죠.”
  • 다시 박순봉(경향신문 기자)이 물었다.
  • “대통령께서 이제 논란이 있기 때문에 뭐 이건 인정할 수도 있고 없을 것도 있고 해서 다 설명하기가 좀 어렵다고 하셨지만 아까 일단은 사과를 하셨잖아요. 그래서 대통령께서 그러면 인정하실 수 있는 부분, 정확하게 사과를 할 수 있다라고 하는 부분은 어떤 건지 좀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윤석열이 다시 답변했다.
  •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좀 어렵지 않습니까? 지금 너무 많은 얘기들이 언론 보도나 뭐 이런 것들 보면 너무 많은 얘기들이 다니고 있어서 저도 뭐 그거를. 그러나 어찌 됐든 제가 사과를 드리는 것은 이거는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고 또 과거에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어떤 뭐라고 그럴까. 소통, 프로토콜이 제대로 안 지켜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또 불필요한 얘기들 안 해도 될 얘기들을 하고 이렇게 해서 생긴 것이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사과를 드리고 그런 걸로 국민들께서 속상해하셨기 때문에 그렇다는 거지. 예를 들어서 그러면 아까 얘기한 뭡니까? 창원 무슨 공단 어쩌고 하는 거를 제가 사실도 아닌 거를 가지고 거기에 뭐 개입을 해서 명태균 씨에게 알려줘서 죄송합니다. 그런 사과를 기대하신다면 그거는 사실과 다른 일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도 없고 그거는 모략입니다. 그거는 사과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죠.”
  • 홍철호(대통령실 정무수석)가 며칠 뒤 이렇게 말했다. “그 기자가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사과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는 시정해야 합니다.”
  • 권영철(CBS 대기자)은 “비판 보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검찰과 경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은 물론이고 방통위와 방통심의위 등 방송관련 기관까지 총동원해 ‘입틀막’을 해온 윤석열 정부의 속마음이 홍철호의 발언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지방(국민일보 디지털뉴스센터장)은 “그 질문은 무례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사과를 공지하는 모습도 예의가 아니었다. 직접 당사자를 찾아가 고개를 숙이는 게 정석이다.”

피드백.

  • 오랜만에 독자 피드백을 소개합니다.
  • “20년 넘은 현직 기자입니다. 처음엔 제목 장사하는 그저 그런 인터넷 매체려니 했습니다. 만난 지는 꽤 오래됐는데…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잊혔습니다.
    뉴스 검색을 하다가 다시 눈에 들어왔습니다. 뉴스 정리가 깔끔했습니다. 여러 매체를 챙겨보지 않아도 될 정도였습니다. 그 속에서 관점과 방향성이 보이더군요. 이 정도 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품이 들어가야 할 텐데… 궁금했습니다. 만족스런 콘텐츠인데 그냥 받아봐도 되나. 그런데 돈을 낼지 말지는, 어느 경계에 있었습니다. 선뜻 후원하지 못하는 마음에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서의 활동을 무기한 중단한다는 선언을 접하고 경계를 넘었습니다. 진영 논리와 편 가르기, 한없는 가벼움에 저널리즘도 갈팡질팡합니다, 혼돈 속에서 균형을 잡고 맥락을 살피고 방향을 제시하는 건 버거운 일입니다. 어느새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 됐습니다. 슬로우뉴스의 도전을 응원하면서 꼼꼼히 지켜보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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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1. 슬로우뉴스에 대한 비판 내용을 피드백 하는 건 참 게으르고, 칭찬하는 내용을 피드백 하는 건 참 부지런하네요. 어김없이 이번 뉴스레터에서도 ‘제목 장사’를 선정적으로 하는 습관은 그대로입니다.

  2. When you send out detrimental vitality and manipulative power to the universe, the consequences will probably be far stronger.

    Blow out the candle so that you are able to mild it up the day after.

    The pink candle love spell will be a great option. When you can make
    him chuckle, you have gained half the battle. Some
    suppose that casting make somebody love you spells are going towards what is
    speculated to happen. How Do Love Spells Work
    Fast? You can already take a wild guess on what a love spell does.
    You can take this as a benefit in order that you can begin enhancing your love
    life soon. Finding the proper spells could be a challenge,
    especially with the wide variety of spells that are
    available on-line. Spellcaster Maxim. The extra you can trust the spells, the
    extra that you’ll have faith that the spells can give you
    the love that you want. People assume that all love spells are manipul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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