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2024년 2월 23일(금).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간다.
- 윤석열(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기한 제한은 없다. 민주당이 29일 국회 본회의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대장동 특검법도 같이 올라간다.
-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쌍특검법 재표결은 한동훈식 공정의 실체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44% Vs. 원희룡 34%.
- 명룡대전은 일단 이재명(민주당 대표)이 크게 앞서고 있다. KBS가 인천 계양을 주민들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했다.
- 수원에서도 박광온(민주당 의원)과 이수정(전 경기대 교수)이 각각 38%와 30%로 차이가 컸다.
국민의힘의 3무 공천.
- “잡음도 없지만 쇄신도 감동도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친윤 후보에 대한 특혜를 배제하는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국민의힘이 현역 돌려막기를 하는 건 “무소속 출마 또는 신당 합류를 최대한 막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아직 지역구 컷오프가 한 명도 없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쟁점과 현안.
대장동 변호사들이 뛴다.
- 이재명 재판에서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들이 공천에 뛰어들었다. 박균택(이재명 법률특보)과 조상호(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 한동훈이 “공천으로 변호사비를 대납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툭하면 사퇴하라는데.”
- “그런 식이면 1년 내내 대표가 바뀔 것”이라고 이재명(민주당 대표)이 말했다. 사퇴할 생각이 없다는 말이다.
- 친명계 핵심인 조정식(민주당 사무총장)이 불출마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말이 나온다.
- 동아일보는 비명을 배제한 여론조사를 친명 핵심인 김병기(민주당 의원)가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자격 미달인 업체를 추가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선거관리를 총괄했던 정필모(민주당 의원)가 돌연 사퇴한 것도 여론조사 관련 갈등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런 공천을 누가 공정하다고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 이수진(민주당 의원)의 발언도 화제였다. 공천에 탈락한 뒤 “모략이 작동했다”며 “백현동 판결문을 보고 절망했다”, “이재명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구체적으로 거짓말이 무엇인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재명이야말로 하위 20%.”
-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돈다. 상임위와 본회의 출석률이 35%와 87%밖에 안 됐다.
- 김현(이재명 언론 특보)은 “보궐 선거로 당선된 의원은 당 기여도 100%고 당 대표는 평가에서 예외”라고 말했다.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 이것도 ‘ABM(Anything but Moon, 문재인만 아니면 돼)’ 전략이다. 윤석열이 원자력 발전 연구개발(R&D)에 4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문재인(전 대통령)이 닦아놓은 탈원전 기조를 완전히 뒤집겠다는 이야기다.
- 경향신문은 “역주행”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RE100(재생 에너지 100%) 요구가 커지고 있는데도 윤석열 정부 에너지 정책이 원전에 치중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 경남 창원에 가서 산업단지 규제 완화를 약속했고 거제도에는 혁신파크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시장 방문과 인증샷 촬영도 빼놓지 않았다.
- 최혜영(민주당 대변인)은 “민생 토론을 빙자한 사전 선거운동이고 관건 선거”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야당 선대위원장마냥” “사실상 전국 순회 지원 유세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르게 읽기.
주 78시간 노동이 의사 부족하다는 증거.
- 상급 종합병원 전문의의 평균 연봉은 1억5751만 원인데 의원급 병원 전문의의 연봉은 2억6877만 원이다. 상급 종합병원의 처우가 부족해서 좋은 의사들을 잡아두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 그래서 전공의 의존도가 높다. 상급 종합병원 의사의 37.8%가 전공의이고, 57.9%가 전문의다. 빅5 병원은 비율이 더 높다. 서울대병원은 46%가 넘는다. 국내 수련 병원 221곳 평균은 11.4%다.
- 전공의 평균 근로시간은 주 78시간에 이른다. (인턴과 레지던트를 합쳐 전공의라고 한다.) 4주 평균 주 80시간 이상 일했다고 답변한 비율은 52%였다.
- 조선일보가 팩트체크를 했다. 의사 수가 부족한 건 맞다. 1000명 당 의사 수가 한국은 2.6명, OECD 평균은 3.8명이다. 지역이 더 심각하다. 다만 2000명 증원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많다. 장기적으로 의사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단 늘렸다가 줄이자는 주장도 있지만 의사들 불안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문제는 의사 수가 아니다.
- 매일경제신문은 “근본적으로 전문의 절대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문의 중심으로 필수 의료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고연봉에 따른 전문의의 개원의 진입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전문의의 절대수를 늘린다면 개원시장 경쟁유도와 함께 전문의의 대형병원 취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 입원 전담 전문의를 늘리는 방안도 해법이 될 수 있다. 전문의가 없는 휴일과 야간에 입원 환자들을 돌본다.
- 장원재(동아일보 정책사회부장)은 “의사들이 내건 대의가 공공의 이익으로 받아들여졌을 때, 그리고 자신을 희생하며 환자를 돌보는 모습을 보였을 때 국민들은 의사의 손을 들어줬다”면서 “국민을 위한 희생과 대의야말로 의사가 정부를 이길 수 있게 해 주는 무기”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2년.
- 교착 상태에 빠졌다. 유럽과 미국의 지원이 줄어든 탓이다.
- 1년 전에는 “승리의 빛이 보인다”고 했는데 뉴욕타임스는 “낙관론은 시기상조였거나 망상이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우크라이나는 전체 국토의 11%, 6만5000㎢를 빼앗겼다. 민간인 사망자가 우크라이나는 1만378명, 러시아는 131명이다. 러시아는 GDP가 4.4% 늘었지만 우크라이나는 25% 줄었다.
- 우크라이나 국민들 여론 조사에서는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답변이 1년 전 70%에서 60%로 줄었다.
- 윌리엄 갤스턴(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휴전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유럽외교협회(ECFR)의 유럽 12개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이길 거라는 답변은 10%, 러시아가 이길 거라는 답변이 20%였다. 37%는 협상으로 끝날 거라고 전망했다.
더 깊게 읽기.
박용진의 미완의 과제, 삼성생명법.
- 박용진(민주당 의원)이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하위 평가 10% 의원들을 경선 득표의 30%를 감산하기로 했는데 박용진이 포함됐다.
- 박용진은 국회에 마지막 남은 ‘재벌 저격수’다. 박용진이 국회에서 퇴출되면 ‘삼성생명법’ 또는 ‘삼성 해체법’이라고 불렸던 보험업법 개정안도 영원히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 가치 평가 기준을 취득 원가가 아닌 시가로 변경하자는 내용이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상당 부분을 내다 팔아야 한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보험사가 자회사 지분을 3% 이상 보유할 수 없는데 시가로 환산하면 3%를 훌쩍 뛰어넘기 때문이다.
- 만약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재용(삼성전자 회장)은 이재용-삼성생명-삼성전자의 연결고리가 끊기게 된다. 만약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38조 원의 주식을 내다 팔면 이재용의 삼성전자 지배력은 15.7%에서 8.0%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 박용진은 재심신청서에서 “의정 활동과 기여 활동, 공약 이행과 지역 활동 어느 항목에서도 하위 10%라는 판단에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준금리 동결, 인하는 하반기에나 검토.
- 미국은 5.5%, 한국은 3.5%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너무 빠른 금리 인하는 위험하다”고 밝혔다. 당분간 금리 역전이 계속될 거라는 이야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 부동산 프로젝트 4월 위기설이 있는데 이창용(한국은행 총재)이 “굉장히 큰 오해”라며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고 “금리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늘의 TMI.
“제가 국민을 고통에 빠뜨렸습니다.”
- “저 윤석열의 사전에 정치 보복은 있어도 민생은 없습니다.”
- 윤석열의 영상을 짜깁기한 패러디 영상이 화제다. 경찰 사이버수사대가 수사에 나섰고 방통심의위도 긴급 회의를 열고 삭제와 차단 조치를 한다는 계획이다.
- 실제 발언을 편집한 것일 뿐이라면 ‘딥 페이크’라고 보기는 어렵다. 애초에 제목부터 “가상으로 꾸며 본 윤석열 양심고백 연설”이라고 돼 있다.
‘넘사벽’ 엔비디아 매출 265% 늘었다.
-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21억 달러, 영업이익은 136억 달러다. 시장의 80%를 독점하고 있다. 경쟁자가 없으니 비싸도 불티나게 팔린다.
- AI 반도체 시장이 2030년까지 10~20배 커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의 질주가 이제 시작이라는 이야기다.
서울시 가구당 평균 자산은 9억5361만원.
- 대출은 평균 9210만 원, 중앙값은 9000만 원이다.
- 연 평균 소득은 가구당 7369만 원, 중앙값은 5700만 원이다.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5.9점.
-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35위였다. OECD 평균은 6.7점이다. (2019~2022년 3년 평균)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와 콜롬비아, 그리스뿐이었다. 1위는 핀란드, 7.8점이었다.
- 소득이 높을수록 만족도도 높았다. 월 100만 원 미만 가구는 5.5점. 500만 원 이상인 가구는 6.6점이었다.
- 소득 수준별 만족도는 행정연구원 자료고 OECD 비교는 UN SDSN 행복 리포트 3년 평균이다.
한국의 그린벨트, 일본도 부러워한다.
- 그린벨트를 만든 건 박정희(전 대통령)다. “그린벨트라는 거 있지, 그거 한번 해봐” 해서 서울 세종로에서 반경 15km 원형을 따라 폭 2~10km의 영구 녹지를 지정한 게 1971년이다. 국토의 5.4%를 그린벨트로 묶었다. ‘재산권 침해’ 민원이 폭주했지만 대통령 결재 없이 그린벨트를 풀지 못하게 했다.
- 일본은 1956년에 도입했지만 10년 만에 흐지부지됐다.
- 영국은 아직도 국토의 13%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 윤석열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기로 한 걸 두고 김홍수(조선일보 논설위원)가 “녹지와 산림은 대대손손 물려줘야 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국부라는 사실만은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 박중현(동아일보 논설위원)도 “기후변화 때문에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해온 녹지 규제 완화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권을 이용한 선거 개입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내일 폭망해도, 한 그루 친명 나무를.
- 최병천(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의 ‘사과나무 전략’이 실패할 거라고 본다. 국민의힘은 약점을 방어했는데, 민주당은 약점을 키우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국민의힘은 세 가지를 잘 했다. 첫째, 한동훈이 먼저 불출마 선언을 했고, 둘째, 낙동강 벨트를 집중 공략했다. 셋째, 윤석열과 선을 그었다. 서울 강남구를 노린 박진(전 외교부 장관)을 설득해 김영호(민주당 의원) 지역구로 보냈다. 공천에 명분과 정당성이 생겼다.
- 민주당은? 엉뚱하게 문명(문재인-이재명) 갈등을 키웠다. 윤석열 정권 탄생의 원인 제공자들이 용퇴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정작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은 버티고 있다. 최병천은 “민주당이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120석도 위태로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대남의 피해 서사와 이대녀의 연대 서사.
- 박권일(’한국의 능력주의’ 저자)은 한국의 남녀 이념 격차가 벌어진 이유를 외로움에서 찾는다.
- 이대남(20대 남성) 가운데 극우파에 차별주의자의 비율은 20~30%를 넘지 않는다. 박권일은 한국의 젊은 남성들이 어떤 집단보다 갈가리 찢겨 있다고 본다.
- “젊은 여성들은 페미니즘이라는 토대에서 동질감을 높이며 연대할 수 있었지만 젊은 남성들은 그런 게 없었다”는 분석이다.
- “공동의 가치를 찾기 어려운 시대”, 젊은 세대를 싸잡아 괴물로 만드는 대신 “정체성 공백과 만성적인 인정 불안을 유발하는 배경을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80조 원은 돈도 아니다.
- 밸류업이 화두다.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도 늘리고 자사주 소각도 하라는 요구가 거세다.
- 삼성전자 통장 잔고가 80조 원이다. 과거에는 라인 하나에 30조 원(삼성전자 평택 P1라인 기준)이 들었다면 차세대 라인은 하나에 40조~50조 원 이상이 든다. 라인 몇 개만 늘려도 지금 보유한 현금으로 턱 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 오동희(머니투데이 선임기자)는 “세계적으로 생성형 AI를 필두로 한 새로운 반도체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주식을 ‘불태우는 일(자사주 소각)’은 미래의 생산성과는 전혀 무관한 자본 나눠 먹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단기투자자는 거위의 배를 갈라 황금알을 빼서 나누는 것을 원하지만, 장기 투자자는 거위를 살찌워 계속 황금알을 낳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