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2023년 12월 11일 (월).
살생부 돌면 김건희 특검법 반란표?
- 국민의힘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미룬 걸 두고 김건희 특검법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돈다.
- 민주당은 28일에 김건희 특별법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인데 국민의힘에 공천 살생부가 돌면 이탈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노컷뉴스는 최근 윤석열(대통령)이 김기현(국민의힘 대표)을 만난 자리에서 공천관리위 구성을 늦추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과반은 어렵지 않겠지만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다시 국회에서 의결하려면 3분의 2를 넘겨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20표 정도 반란표가 나오면 거부권을 행사했는데도 통과되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는 이야기다.
- 김기현이 버티는 것도 윤석열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석열 입장에서도 당장 판을 흔들기는 어렵고 한동안 김기현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거는 안중에도 없습니까.”
-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이 한 말이다. “김건희 방탄 프레임에 걸려들고 싶냐”면서 “다들 미쳤냐”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여론의 70%가량이 원하는 특검을 받아서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지율 32%인데 또 외국 방문.
- 이번에는 네덜란드다. 올해 들어 13번째 출국이다.
- 조선일보는 “해외 순방이 너무 잦다는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예산 249억 원을 다 쓰고 예비비 329억 원을 추가로 끌어 썼다.
- 김건희 리스크도 크다. 계속 언론에 김건희가 노출될 텐데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다.
-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강서구청장 때보다 더 싸늘하다”는 이야기가 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답변이 51%로 과반을 넘겼다.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이 험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류호정 나가달라”, “못 나간다.”
- 류호정(정의당 의원)이 금태섭(전 민주당 의원)과 신당 창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토와 팬덤만 남은 타락한 양당정치의 대안이 되려 한다”고 했다.
- 정의당은 류호정에게 “당적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비례대표 의원은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만약 당에서 강제로 출당 조치를 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 류호정은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라앉고 있는 배에서 진보 집권을 꿈꿨던 동지들을 구출하는 것이 사명”이라며 당원들을 설득해 신당에 합류하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낙연, “이준석은 보기 드문 인재.”
- “시간이 되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을 창당한다면 비전은 역량 국가와 책임 정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 이낙연(전 민주당 대표)이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손을 내민 상황인데 류호정+금태섭 신당도 이준석을 노리고 있다.
- “국가 위기 앞에서 더는 침묵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위기의 극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뭐든지 해보자는 심정”이라고 했다.
- 이준석도 “만나서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 한국일보가 사설에서 “’반윤석열’, ‘반이재명’ 명분만으로 유권자들을 결속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장밋빛 기대에 가깝다”고 지적한 것도 눈길을 끈다. “떴다방식 위성정당 움직임과는 다른 대의를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 깊게 읽기.
이준석 신당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
- 성한용(한겨레 선임기자)은 세 가지 이유를 걸었다.
- 첫째, 이번 선거는 정권 심판이냐 아니냐를 두고 갈릴 가능성이 크다. 결국 상당수 국민들이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에 내몰릴 거라는 이야기다.
- 둘째,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신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병립형으로 돌아가면 신당 비례의석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 셋째, 여론도 좋지 않다. 무당층은 여전히 많지만 신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훨씬 많다.
- 역사적으로 성공한 신당은 정치 양극화가 지금처럼 심하지 않을 때 가능했고 “분노와 증오를 부추겨 먹고사는 거대 양당의 과점 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게 성한용의 분석이다.
- 이준석 역시 엄포를 놓고 있을 뿐 일단은 간을 보는 상황이고 윤석열이 붙잡으면 남을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역시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 같은 이유로 이낙연 신당도 가능성 0%라고 본다. “민주당의 영혼이나 다름없는” 김부겸이나 정세균이 이낙연 신당에 합류할 거라는 기대도 터무니없다고 본다.
부울경·호남 이탈 80%가 청년이었다.
- 동남권(부산·울산·경남)과 호남권(전북·전남·광주)에서 빠져나간 인구 가운데 청년층이 각각 75.3%와 87.8%나 됐다. 2015~2021년까지 집계다.
- 수도권에서 늘어난 인구 가운데 청년층(15~34세) 유입이 차지한 비율은 78.5%였다.
-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 격차가 2010년 1.2%포인트에서 2021년 5.6%포인트로 벌어졌다.
다르게 읽기.
문과 침공 이대로 좋은가.
- ‘문과 침공’은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교차 지원이 활발해지면서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이과생이 대거 입학하는 현상”을 말한다.
- 올해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수험생 97%가 이과생이다.
- 지난해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정시 최초 합격자 가운데 이과생 비율이 52%였다. 경제학부와 경영학부는 합격자 3명 가운데 2명이 이과생이었다.
- “문과생들은 문과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당해 ‘재수’를 택하고, 이과생들은 전공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수’를 하는 악순환”이란 말이 나온다.
- 지난해보다 국어가 어렵게 나와 문과 침공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이과생의 국어 성적이 문과생보다 좋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럽은 ‘마이너리티 리포트 법’ 만들었다.
- 유럽 의회가 인공지능을 위험도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최대 3500만 유로(약 500억원) 또는 매출의 7%를 벌금으로 부과한다.
- ‘허용 불가능’ 등급에는 사람의 잠재의식에 파고들어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어플리케이션이나 개인의 평판을 점수화하는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아예 개발이 금지된다.
- 원격으로 실시간 생체 정보를 확인하는 문제(안면인식 등)는 ‘예외적 허용’으로 결론 났다.
- 입시와 채용 등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건 반드시 사람이 관리해야 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사람을 선험적으로 감시하고 미래의 행동을 추론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봤다. ‘고위험 등급’에 해당한다.
- 딥 페이크와 챗봇을 활용한 자동 응답 시스템 등은 ‘투명성이 필요한 위험’ 등급이다. 반드시 상대방이 인공지능이라는 걸 알도록 해야 한다.
- 스팸 메일 분류 등은 ‘최소 위험’ 등급이다.
해법과 대안.
워싱턴포스트의 윤석열 ‘팩폭’.
- “탄소 없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재생 에너지 전환은 더디다”고 지적했다.
- 한국은 재생 에너지 비중이 9%가 채 안 된다. 원자력이 30%, 석탄과 천연가스가 60%를 차지한다. 문재인이 2030년까지 30% 달성을 목표로 잡았는데 윤석열은 22%로 낮춘 상태다.
- 이번 COP28(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 회의에서도 한국 정부는 RE100 대신에 CF100을 밀고 있는데 워싱턴포스트는 “비재생 에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에너지로 100%를 채우자는 글로벌 캠페인이고 CF100(Carbon Free 100)은 원자력발전과 수소, 탄소 포집 등 탄소 제로 에너지를 포함하자는 대안이다.
- 샘 키민스(클라이밋그룹 디렉터)는 “한국은 해상 풍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면서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영국보다 조건이 좋다”고 지적했다.
- 네이선 헐트먼(메릴랜드대 지속가능성센터 소장)은 “단순히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 이상의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탄소를 줄인다는 데 초점을 맞추면 기후 변화의 다른 요인을 무시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연 날려서 전기 만든다.
- 네덜란드 스타트업 카이트파워가 개발한 기술이다.
- 60㎡ 넓이의 연을 최대 352m의 연줄에 매달아 날려 보낸다. 연줄이 풀려 날아올라 갈 때 최대 40kW의 전기가 발생하는데 다시 감을 때는 10kW의 전기를 쓴다. ‘풀림’과 ‘감김’이 반복되면서 30㎾의 전기를 만들고 400kWh의 배터리에 저장한다. 전기차 5대를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 초속 5m 이상이 돼야 가능하다. 배터리와 발전기가 각각 7.5톤과 9.6톤이라 대형 화물차 두 대가 필요하지만 고정형 풍력 발전기와 비교하면 기동성이 뛰어나다.
“이사오면 돈 줍니다”, 잘 안 되는 이유.
- “현금 인센티브 대신 양질의 보육과 교육 지원,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드는 데 예산을 썼다.” 베드타운에서 육아 친화 도시로 자리 잡은 일본 나가레야마시의 이야기다.
- 어린이집을 크게 늘렸고 보육교사 임금도 월 4만5000엔(40만 원) 올렸다. 맞벌이 부부의 등원과 하원에 도움이 되도록 전철 역 근처에 ‘송영 보육 스테이션’도 만들었다. 이곳에 아이를 맡기면 보육사가 버스에 태워 어린이집으로 데려다주고 데려온다.
- 인구가 2005년 15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늘었고 출생률도 2004년 1.14명에서 2018년 1.67명으로 늘었다.
오늘의 TMI.
50년 만에 가장 뜨거웠던 한 해.
- 3월에 개나리와 벚꽃이 동시에 피었다. 5월부터 35.5도를 넘어섰고 12월에 20도를 넘긴 것도 기상 관측 이래 없던 기록이다.
-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2개월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32도 높았다.
-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연구소는 “12만5000년 전 마지막 간빙기 이후 올해가 가장 뜨거운 해”라는 분석도 있었다.
페이스북 떠난다.
- 월간 활성 이용자가 894만 명으로 줄었다. 1년 만에 140만 명이 떠났다.
- 인스타그램도 지난 8월 1925만 명에서 11월 1865만 명으로 줄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 결과 2019년 페이스북 이용 경험이 있는 초중고생이 80%였는데 지난해에는 46%로 쪼그라들었다.
유튜브 프리미엄 43% 올랐다.
-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올랐다.
- 장기 가입자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적용 받았는데 3개월 동안 기존 가격을 유지한 뒤 모두 1만4900원으로 오른다. 8690원에서 72% 가까이 오르는 셈이다.
- 튀르키에나 인도 등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비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VPN(가상사설망)을 이용해 디지털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10조 원 이상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산되는데 세금은 169억 원을 냈다. 넷플릭스도 7733억 원을 벌었는데 세금은 33억 원에 그쳤다.
제미니 짜깁기 영상 논란.
- Gemini. 발음은 ‘제미나이’에 가깝다. 구글이 공개한 멀티모달 인공지능인데 실시간 응답이 아니라 미리 준비된 이미지와 텍스트를 편집한 영상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
- 멀티모달 인공지능(Multi-Modal AI)은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여러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AI 기술을 의미한다.
- “챗GPT에 뒤처진 기술을 만회하려다 보니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연봉 924억 원.
- 시속 165km를 던지는 괴물 투수면서 타율 0.3의 홈런왕. 1루까지 뛰어가는 데 3.89초밖에 안 걸린다.
-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선수)가 LA 다저스와 10년 동안 7억 달러에 계약했다. 162개 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면 한 번 타석에 설 때마다 1억26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마이클 트라우트, 12년에 4억2650만 달러였다.
- 스포츠를 통틀어 최고 기록은 리오넬 메시. FC바르셀로나와 4년에 6억7400만 달러를 받았다.
- 연봉의 지급 유예를 먼저 요청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오타니가 해마다 7000만 달러씩 챙겨가면 다저스는 신인을 영입하기 어렵게 된다. 일부를 받고 나머지는 계약 종료 이후에 나눠서 받는 조건이다. 물론 광고 협찬 등을 더하면 실제 수입은 해마다 1억 달러 이상이 될 거라는 분석도 있다.
- “치고 던지는 것. 그것이 내가 아는 유일한 야구다. 한 가지만 하고 다른 하나를 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부자연스럽다. 다른 이들이 하지 않는 것(투타 겸업)을 하는 것이 재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는 그냥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다.”
석박지는 섞박지가 아니다.
- 윤석열이 “설렁탕집 석박지를 보면 김홍일(방통위원장 후보자)이 생각난다”고 한 게 화제가 됐는데 석박지를 섞박지로 잘못 쓴 언론도 많았다.
- 설렁탕집의 커다란 깍두기를 말하는 거라면 경상도 사투리로 석박지라고 쓴다.
- 섞박지는 섞어서 만든 김치로 이해하면 된다. “배추와 무, 오이를 절여 넓적하게 썬 다음 여러 고명에 젓국을 쳐서 버무려 담은 뒤 조기젓 국물을 부어서 익힌 김치”를 말한다. 설렁탕집에는 섞박지가 없다는 말이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부도덕한 정당’과 ‘무능무력한 정당’.
-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강천석(조선일보 고문)은 민주당이 당헌 개정을 통해 권리당원의 의결권을 높인 걸 두고 “이재명식 12월 유신”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접은 걸 두고 “국민의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국민의 주목을 받았던 이벤트가 끝났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이렇게 엉망인데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의미다.
- “‘부도덕한 정당’과 ‘무능무력한 정당’이 경쟁 관계일까 아니면 공생 관계일까.” 이 질문에서 조선의 깊은 절망과 분노가 느껴진다.
저쪽은 전쟁하는데, 이쪽은 선거한다.
- 김영수(영남대 교수)는 조선일보 칼럼에서 “윤석열은 여전히 현실과 먼 상상의 세계에서 산다”고 지적했다. “신임 방통위원장에 다시 검사 출신을 지명하다니, 국민의 우려를 무시한 처사”라고 했고 “네덜란드 국빈 방문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또 해외 순방이냐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고 했다.
- “내년 총선에서 지면, 윤 대통령의 정치생명도 없고,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는 게 요즘 조선일보 논조다. 혁신위원회 실패 이후 보수 언론의 위기감이 더 커지고 있다.
누가 V2인가.
- 정용관(동아일보 논설실장)이 “대통령실의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망가졌다”고 지적했다. “누가 ‘V2’인지를 놓고 세간의 평가가 다르다”고도 했다. 김건희가 V1이고 윤석열이 V2 아니냐는 이야기다.
- “지금 떡볶이 이벤트 할 때가 아니라는 고언을 아무도 하지 않은 건지, 안 된다고 했는데도 밀어붙인 건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변할 것 같지 않은 수직적 리더십, 심기경호에 바쁜 참모들. 이러다 게도 구럭도 다 잃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