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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8년 2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미투 운동, 언론사도 예외가 아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각계각층에서 미투(metoo) 운동이 번지고 있다. 다양한 폭로가 언론을 통해 퍼져 나간다. 하지만 언론사도 언제든 성폭력이 벌어질 수 있는 회사이고, 조직이다. KBS는 다른 사람들의 미투 운동을 보도하기에 앞서, KBS 기자들의 미투 선언부터 전했다.

상습적인 성추행, 성희롱은 여성 기자를 기자가 아니라 여성으로 보는 시각에서 기인한다. 연차 높은 기자들은 서로가 블루스를 추라고 여기자를 ‘양보’한다. 남자들끼리 밥 먹는 자리에도 ‘자리가 화사해야 한다’고 불려 다닌다. 남성 기자들은 이름을 부르는 반면 여성 기자들에게는 키가 큰 애, 키가 작은 애, 안 예쁜 애, 이런 외모적 특성이 붙는다.

KBS 미투에 동참한 기자 중에는 남성인 박대기 기자도 있었다. 박대기 기자는 남성인 자신이 보기에도 성추행과 성희롱이 만연하게 벌어졌으며 듣는 순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바로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토로한다.

이들의 미투 선언 이후 KBS의 사내 문화는 다른 피해자들이 ‘바로 나설 수 있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KBS 기자들은 강간이나 성폭력 사건을 폭로한 것이 아니다. 이들이 이야기한 건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성희롱과 성추행이었다. ‘내가 이거 피해 입은 거 맞아?’ 라고 갸우뚱하는 것들, 그런 정도의 피해를 입었을 때 후배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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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보호하는 국가의 의무

2017년 12월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예방접종 부작용 뇌전증 환아의 처우 개선’이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청원이 올라왔다. 국가필수예방접종인 디티피 – 소아마비 접종을 받은 뒤 뇌전증(간질)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주제는 아니라 20만 명이 모이진 못했으나, 청원 이후 비슷한 경험을 고백한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0.0017%에 담긴 국가의 의무에 대해 묻는다.

한 해 이루어지는 국가필수예방접종은 2천만 건, 그 중 한 해 평균 322건의 이상 반응이 신고된다. 10만 건 당 1.7건이다. 그 중 매년 꾸준히 보상신청의 사유가 되는 질환이 뇌전증이다. 하지만 뇌전증 발병과 예방접종과 연관성은 인정받지 못한다. 2014년 이후 신청한 12건 모두 기각됐다.

국민 청원의 주인공인 김영준 군은 생후 13개월 예방접종을 받았다가 뇌전증의 주요 증상인 경련을 겪었다. 지난 1년여 동안 아들의 치료비로 들어간 돈이 천만 원이 넘는데도 보상 신청은 기각됐다. 의학적으로 인과성이 밝혀진 바 없다는 게 이유였다. 0.0017%, 극히 드문 경우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숫자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이다.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

YouTube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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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원이라도, 며느리 노릇은 힘들다

모두가 즐거우라고 만든 명절이 누군가에겐 스트레스다. 한국에서는 며느리가 명절에 스트레스 받는 대표적인 ‘신분’이다. 며느리 역할은 국회의원도 빗겨가지 못한다. 한국일보가 기혼 여성 의원을 전수조사해 여성 의원들의 며느리로서의 삶에 대해 물었다.

명절은 특히 지역구 여성 의원들에게 부담스러운 시기다. 연휴 전부터 경로당과 지역구 행사장을 샅샅이 돌며 ‘얼굴도장’을 찍어야 하고, 명절에는 시가에 가 평소 못한 ‘며느리 노릇’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구를 돌고 설 전날 시댁에 가면 부엌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간 못 다한 며느리 노릇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정활동 탓에 평소 집안 일에 소홀했다는 자책감도 의원들을 부엌으로 밀어넣는다.

조사에 참여한 39명의 기혼 여성의원들이 매긴 ‘한국사회 명절의 양성 평등’ 점수는 45점이었다. 누구를 위한 차례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부담스럽게 과한 차례와 상차림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이는 일반 여성들의 여론과도 일치했다. 이 조사에서 가장 진보적인 결과는 ‘가사분담’이었다. 이렇게 평등한 명절의 배후에는 며느리의 굴레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진보적인 시어머니, 그리고 며느리 의원들의 집요한 투쟁이 있었다.

● 한국일보 기획: 기혼 여성의원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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