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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6년 12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광장 vs 제도, 이분법 깬 촛불의 개입

“광장은 광장의 방식대로, 국회는 국회의 방식대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일어날 때마다 정치인들이 내밀던 이분법이다. 하지만 2016년의 촛불집회는 이 이분법을 깨뜨렸다. 광장의 시민은 입법부를 동원해 행정부 수반의 책임을 묻는 데 성공했다. 시사IN이 직선제 이후 민주주의를 쟁취한 촛불의 모습을 분석했다.

1987년 대한민국 시민은 대통령 직선제를 얻어냈다. 하지만 1987년 체제는 대통령이 ‘선출된 왕’이 되는 순간 삐걱거렸다. 선출된 왕을 몰아낼 방법은 제도적인 견제기구인 입법부, 그리고 직접적인 저항권 두 가지였다. 촛불은 집요하게 직접적인 저항권과 폭력을 억제하면서 비폭력을 견지한 상태로 또다시 입법부를 집요하게 압박했다.

촛불은 ‘착해야 한다’는 수동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232만 명이 모인 6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은 횃불을 들었다. 국회가 탄핵의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던 상황에서 열린 촛불은 “탄핵 시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공포감을 던져주었다. 시민들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입법부를 지워버리고 직접 저항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공포였다.

입법부는 결국 주권자의 의사에 구속됐고, 탄핵 찬성 여론과 같은 78%의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했다. 곧이어 촛불의 시선은 또 다른 삼권분립의 축인 헌법재판소로 향했다. 그리고 이제 촛불은 서로 다른 수많은 답안지 속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할 운명에 처했다.

● 시사IN

시사IN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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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촛불, 끄려는 사람 vs. 지키는 사람들

2016년 촛불은 ‘일단 성공’을 거뒀으나, 그 전에 수많은 실패의 촛불이 있었다. 2002년 여중생 두 명이 미군의 장갑차에 치여 숨지면서 촉발된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2004년, 2008년, 2014년 등 수없이 많은 곳에서 촛불이 커졌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수많은 시기 동안 촛불을 끄려 한 이들과, 이에 맞서 저항한 이들을 재조명했다.

2002년 여중생 촛불집회를 주도하던 활동가 제종철 씨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2008년 광우병 소고기 촛불집회에서 정권은 경찰을 동원해 시민들을 군홧발로 짓밟고 법정에 세우며 괴롭혔다. 2016년에도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촛불을 비웃고 ‘배후가 있다’며 소리치는 반대세력이 있다.

촛불과 그 촛불에 참여했던 이들은 지난 14년간 광장에서 수많은 학습을 거쳤고,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는지 집요하게 고민했다. 긴 시간 동안 촛불은 바람에 흔들렸고 때론 꺼지기도 했지만, 진화했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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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민이 찾아낸 최순실 부역자의 거짓말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국면에서 시민들의 역할은 매주 토요일 촛불을 드는 것에 국한되지 않았다. 시민들은 최순실 부역자들의 거짓말을 직접 찾아내 공개하고, 게이트를 정리한 영상이나 게시물을 뿌렸다.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제보를 이어가며 사건의 퍼즐을 맞췄다. 주간경향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서 활약한 ‘정치덕후’ 3인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독일에 사는 ㄱ 씨는 최순실과 정윤회가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1990년대 독일에 ‘유벨(Jubel)’이란 회사를 설립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검찰도 기자도 아닌 40대 교민이었다. 그의 트위터를 본 다른 누리꾼들에게서 각종 제보가 쏟아졌고, 그는 이 사실을 독일 언론에 제보했다.

김기춘의 거짓말을 잡아내 국정조사의 흐름을 뒤바꾼 이는 디시인사이드 주식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ㄴ 씨였다. 직장인인 그는 국정조사 중이던 박영선 민주당 의원에게 김기춘이 최순실을 알고 있었다는 결정적 증거를 제보했다.

탄핵에 반대하던 의원 상당수를 탄핵 찬성으로 되돌리는 데 기여한 ‘박근핵닷컴’을 만든 이는 IT 정덕 강윤모 씨다. 강 씨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e메일을 보내 박 대통령 탄핵을 요청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웹사이트로 92만 명의 사람들이 청원에 참여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직접 민주주의의 장을 열어젖히고 있다.

● 주간경향

큐레이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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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맹탕 청문회? 청문회가 밝혀낸 권력자들의 민낯

청문회에 나와 시종일관 ‘모른다’는 말을 반복하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 그의 모습을 보며 많은 언론은 ‘맹탕 청문회’라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몇몇 언론은 청문회 무용론까지 내세웠다. 하지만 청문회는 많은 한계와 함께 적지 않은 성과를 동시에 보여줬다. CBS가 이번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청문회의 성과를 정리했다.

이번 청문회는 이례적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청문회였다. 증인들의 거짓말이 청문회를 지켜보던 누리꾼의 제보로 밝혀졌다. 동시에 정치권력, 경제권력자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모른다고 잡아떼는 최순실의 부역자들과 책임을 회피하는 이화여대 교수와 총장들, ‘송구하다’는 말만 하던 대기업 총수들이 자질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점을 스스로 드러냈다.

청문회는 동시에 검찰 수사 종료 및 탄핵 가결 이후 식을 뻔했던 관심을 다시 환기하며 진상규명의 동력을 만들어냈다. 이는 특검 수사와 헌재의 탄핵 심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성과를 무시한 ‘청문회 무용론’은 또 다른 ‘정치혐오’다. 오히려 청문회를 맹탕으로 만든 증인들의 거짓말을 어떻게 방지할지, ‘위증교사’ 의혹까지 샀던 국회의원들을 어떻게 처벌할지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 CBS 노컷뉴스

큐레이션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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