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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가상의 드라마”

업무 시간이 되기 전 습관적으로 네이버에 들어가 뉴스를 클릭하려던 김 과장의 손이 멈칫했다. 어라? 뉴스캐스트가 없네. 혹시나 하고 다음과 네이트에도 들어가 봤지만 역시 메인 페이지에 뉴스난이 없었다. 슬며시 동료들에게 물어보지만 다들 입을 모아 포털 메인 화면에는 원래 뉴스난이 없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일일까. 친구가 보내준 링크로 슬로우뉴스의 뉴스캐스트 관련 기사를 보고 어제 회식 때 술을 과하게 먹었더니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타임 슬립 김 과장? 혹은 이것이 영화나 만화에서 보던 평행 우주? 김 과장은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르고, 그러면 이 세계의 사람들은 뉴스를 어떻게 접하는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서중동 부장의 이야기: 배달 신문의 추억? 언론사 사이트로.

가판대에서 골라 사듯이… (“가판대” 사이트 캡쳐)

“사실 뭐 이런저런 언론사들 기사를 다 볼 필요 있나. 마음에 드는 언론사 몇 개만 둘러보면 웬만큼 나라 돌아가는 얘기는 거지는 다 알 수 있잖아. 난 그게 제일 속 편하더라고.”

좀 고리타분한 얘기인 것 같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웹 브라우저에서 즐겨찾기(북마크)를 해 두면 그다지 번거로울 게 없다. 종이 신문을 구독해서 훑어보던 것처럼 사이트에서 눈에 띄는 기사들을 클릭해서 보면 된다.

일부 언론사들 사이트의 광고들이 눈에 거슬린다면 그것도 방법은 있단다. 애드블록 같은 광고방지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한국 관련 필터를 적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그리고 모바일의 경우 아직은 광고 공해로부터는 자유로운 편이므로 모바일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고 서 부장은 말했다.

[box type=”info”]참고-브라우저별 애드블록 설치 링크: 구글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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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설 과장의 이야기: SNS(Social Network Service)? SNS(Social News Service)!

트위터 관련 사이트라는데 뭔가 포털틱한… (“twtkr” 사이트 캡쳐)

“요즘 웬만한 언론사들은 다 트위터 계정이나 페이스북 페이지들이 있잖아요. 트위터에서 팔로하거나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만 누르면 새로운 소식을 늘 볼 수 있어요. 특히 트위터는 뉴스 구독엔 딱이죠. 내 마음대로 리스트를 구성해서 분류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만든 리스트를 팔로해서 볼 수도 있으니까요.”

김 과장은 얼마 전 사내 SNS 교육 때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던 것을 떠올렸다. 로그인해 보니 팔로어는 0, 팔로잉은 1(교육했던 강사), 계란 그림이 프로필 사진으로 되어 있는 자신의 계정이 나타났다. 정 과장한테 언론사 계정을 팔로잉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검색창에서 생각나는 언론사를 하나 찾아서 들어가 봤다. 오른쪽 위에 있는 ‘팔로우하기’ 버튼을 누른 다음 옆에 있는 사람 모양 버튼을 눌러서 ‘리스트에 추가 혹은 삭제’를 선택했다. ‘리스트 만들기’를 눌러서 “NEWS”라는 이름의 리스트를 만든 다음 체크를 해 두었다. 같은 방식으로 몇 개의 언론사를 리스트에 넣어둔 다음 내 프로필 페이지에서 “NEWS” 리스트를 선택하니 언론사들의 기사 링크들을 주욱 보인다.

이어서 정 과장은 twtkr 같은 사이트에 들어가면 주요 이슈와 트위터 상의  실시간 검색 이슈도 볼 수 있다고 소개해 준다. 하지만 첫 인상은 이건 저쪽 세계에서 포털들이 하던 것과 다를 바 없잖아 하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김 과장은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좀 귀찮기는 하지만 좋은 뉴스들을 소개해 주는 트위터 이용자를 잘 선택해 팔로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box type=”info”] 참고-위키트리 언론사 주소록: 트위터 언론사 계정, 페이스북 언론사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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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로 대리의 이야기: 블로그를 하다 보니 RSS가 좋더라고요.

플립보드에서 뉴스 추가하기 (아이패드에서 본 모습)

“쉽게 말해서 여기저기 RSS를 RSS 리더에 등록해 두면 새로운 글이 올라올 때 리더에서 자동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거에요. 언론 기사뿐 아니라 내용이 좋은 블로그 글까지 함께 볼 수 있으니 더 좋죠.”

그러니까 김 과장님, 언론사 사이트에 보면 RSS가 나와 있는 페이지가 있어요. 거기서 원하는 카테고리의 RSS를 복사해서, 구글 리더로 가서 붙여서 등록하고, 블라블라… 이건 또 무슨 외계어인가 하며 멍하게 듣고 있던 김 과장은 초롱초롱하게 ‘다 알아들으셨죠’라는 눈으로 자신을 보는 한 대리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음식 사진이나 좀 올리고 그러다가 버려두었지만, 블로그를 운영해 본 경험도 있는 김 과장이지만, RSS니 뭐니 하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데다가 좀 어렵게 느껴졌다. 어차피 시간 남을 때 심심풀이로 보는 뉴스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자기 생각을 읽었는지 한 대리가 플립보드라는 앱을 알려준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원하는 언론사를 등록해서 종이 신문을 읽는 것처럼 볼 수 있게 해준단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SNS와 구글 리더 등도 지원한다고 하는데 직접 보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 정도면 쉽고 편하게 기사를 볼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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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플립보드 앱 다운로드: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box]

최보달 주임의 이야기: 편리하긴 역시 포털 뉴스가 짱이죠.

“(이 세계에서) 포텔 메인 화면에 뉴스난이 없다고 포털에 뉴스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 한 단 계 더 거치더라도 뉴스 페이지로 들어가면 여러 가지 언론사들 기사를 다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해요. 포털 뉴스 사이트 두세 군데만 들러서 기사들 읽다 보면 시간 잘 가요.”

이 인간은 도대체 일은 언제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곤, 김 과장은 곧 포털의 뉴스 사이트를 접속해 보았다. 이거야.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한 자리에서 여러 언론사의 뉴스들을 제목만 보고 클릭할 수 있는 이 편안함. 도대체 왜 이 세계에는 포털 메인에 뉴스난이 없는거야.

[box type=”info”] 참고-주요 포털 뉴스: 네이버 뉴스, 미디어 다음, 네이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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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김 과장은 어제 (저쪽 세상에서) 본 슬로우뉴스의 기사들을 떠올렸다. 뉴스캐스트의 문제점, 뉴스 포털 종속의 문제점 등등. 동의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뉴스 유통의 창구는 일부 포털에 독점되고, 언론사들은 낚시 제목을 다는데 목을 매고, 독자들은 그런 기사들을 아무 생각 없이 클릭하고. 문제 맞지, 맞기는.

하지만 웹 브라우저의 기본 페이지는 모 포털에, 즐겨찾기에는 손자 사진을 볼 수 있는 아들의 미니홈피 하나 달랑 있고, PC로 하시는 일이라곤 손자 사진을 보거나 포털 뉴스 보는 게 다인 부모님은 어쩌나. 트위터를 알려 드릴 건가, (김 과장 자신도 어려워하는) RSS를 가르칠 건가. 흠.

결국은 누구나가 편리하게 쓸 수 있으면서도 공정한 뉴스 플랫폼을 만드는 것과, 뉴스를 현명하게 소비하는 독자들의 의식 변화가 중요한 거겠지. 이런 상투적이고 단순한 결론을 내고 난 후, 김 과장은 ‘나 좀 짱인 듯. 이것이 바로 평행 우주로 넘어온 주인공의 진지한 성찰이지’ 하며 킥킥댔다.

내일 아침이 되면 다시 원래의 세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돌아가게 된다면 이 경험을 글로 써서 슬로우뉴스에 기고해야겠다고 김 과장은 생각했다. 제목은 “한여름밤의 꿈: 뉴스캐스트가 없었던 하루”. 오, 이거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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