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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병 포털과 사지방: 국가 제공 사기진작 아이템 ‘여성’

2015년 10월, 각 포털 검색엔진 노출 결과에 정체불명의 커뮤니티 사이트가 등장하였다. 사이트 이름은 무려 [군장병 공식포털].

군장병 공식포털의 등장

일단 ‘mplus-v.kr’라는 기묘한 도메인부터 ‘군대 다녀온’ 남성이라면 당연히 떠오를 악몽의 브랜드가 연상될 수밖에 없는 이름이다. 물론 ‘군대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알 수 없는 브랜드이다. ‘군대 다녀온’ 남성이 주변에 있다면 ‘너 맛스타 알아?’ 라고 물어보자. 일단 맛스타 는 다음과 같이 생긴 음료이다.

맛스타

시중에선 보기 힘든 음료이다. 코레일 구간 전철 자판기에는 있을지도 모른다. 군 복무 중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음료는 외부에서 판매되는 음료가 아닌, 밖에서는 절대 본 적 없는 특이한 브랜드가 독점 공급된다. 버디언과 함께 장병들을 몸서리치게 하는 ‘맛스타’는 군부대 식음료공급을 독점하는 [제일식품]이라는 업체에서 만든 음료 이름이다. 그리고 이 ‘제일식품’ 음료에는 최근까지도 M PLUS라는 빨간 로고가 늘 그려져 있었다.

군인공제회

그렇다. mplus는 맛스타를 공급하는 [제일식품]의 모회사. [군인공제회]의 브랜드다.

[군인공제회]는 ‘군인공제회법’에 의해 설립된 기관으로 교직원공제회나 경찰공제회처럼 군인들의 급여에서 일부를 떼어 운영되는 공제조합이다. 물론 다른 공제회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어마어마한 자산규모를 자랑한다. 탄생 초창기부터 국군과의 다양한 수의계약으로 피복장구류 식자재 등을 독점 납품하면서 자산 관리규모가 급격히 불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도 나서 굴지의 투자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산규모가 5조, 회원 수가 약 17만여 명, 직영사업체/법인이 7개, 골프장도 3개나 운영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금호타이어 인수전에도 뛰어들었고, 워크아웃을 노린 쌍용건설을 법정관리의 늪에 빠트리기도 했다. 서울 도곡동 타워펠리스 근처에 군인공제회 빌딩이 있다.

군에 다녀온 적 없는 사람들도 이름은 들어봤을 공덕동 오벨리스크나 종로 경희궁의아침 오피스텔 역시 [군인공제회]가 벌인 사업이었다. 심지어 2007년경 메가박스를 인수해 올해 중앙일보에 되팔기도 했다. 쉽게 말해, [군인공제회]는 군 이권 사업에서 ‘킹왕짱’을 차지하는 곳이라고 기억해두면 된다.

물론 군 복무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mplus’라는 이름이 알려진 것은 부동산이고 뭐고 간에 역시나 맛스타가 첫 번째다. 이 이름 mplus가 이번에는 난데없이 웹 커뮤니티 사이트 브랜드로 등장한 것이다.

도메인 mplus-v.kr, 사이트 로고엔 MplusV. 이건 뭐하는 사이트일까? 이 또한 어렵지 않게 유추해낼 수 있다. 군부대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PC방인 [사지방] 운영권도 군인공제회의 몫이다. 즉, 이 사이트는 군 PC방의 고정 시작 페이지다.

사이버 지식 정보방, 줄여서 "사지방"

사이버 지식 정보방, 줄여서 “사지방”

사지방, ‘장병의 고혈을 뽑아보자’

모르는 이들을 위해 잠시 [사지방]에 관해 소개하겠다. [사지방]의 본래 명칭은 ‘군 PC방’이었다. 군 장병들은 일과시간 이후 (제한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인터넷을 쓸 수 있는데 인터넷을 쓰는 바로 그곳이 [사지방]이다.

2004년 경 국방부와 교육인적자원부 등 11개 정부부처가 범정부적으로 지원하는 ‘군 인적자원개발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중대PC방사업’ 즉 ‘군PC방사업’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10월 27일 ‘병영문화개선대책 후속조치 계획보고’에서 ‘장병들의 인터넷 사용보장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라’면서 군 PC방 도입을 직접 지시하기도 하였다. 사회와 단절되지 않도록 인터넷 접근권도 보장하고 인터넷강의도 이용할 수 있게 하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2006년 이 사업의 시행자로 [군인공제회]가 결정되었다.

사지방 PC 첫화면

사지방 PC 첫화면

문제는 애초 군 PC방 도입 목적을 노무현 대통령 말마따나 ‘장병들의 인터넷 사용보장’, 혹은 당시 한참 뜨던 ‘EBS 인강(인터넷강의) 시청’, ‘어학 공부’ 등으로 분명히 상정해두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가 제한됐다.

일단 ‘펜티엄II’ 급 PC로 보급되어 애초부터 속도가 느린 건 기본이었고, 단순 과금 처리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용감시를 위해 다양한 에이전트 프로그램이 PC에 설치되어 인강은커녕 일반 포털 접속조차 “속 터져서 못하겠다”는 불만이 늘 속출했다.

게다가 군사보안을 이유로 [사지방]에서는 게임이나 유튜브 및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차단되기 일쑤였고, 소원수리(내부고발)을 막기 위해 이메일 사이트가 차단되어있기도 했다. 파일 접근이나 사진 업로드가 막혀있는 건 당연했다.

차단 서비스목록은 상급부대에서 지침으로 내려오거나 지휘관이 임의로 차단을 지시하곤 했는데, ‘친북’ 사이트나 ‘유해’ 사이트 차단은 기본이고, 집회시위 관련 시민단체 사이트나, 오마이뉴스 등 ‘좌익’으로 분류된 언론사도 차단되기 일쑤였다.

‘야시시’한 사진이 공유되기도 하는 루리웹이나 디시인사이드도 유해사이트로 종종 지정되었다. 물론 이 [사지방]은 무료가 아니라 유료이며 그 수익은 모두 [군인공제회]가 거두어간다.

그리고 지난 7월, 이 [사지방]의 시작 페이지가 새롭게 개편되었다.

[디시인사이드], [사지방]을 접수하다

10월 현재, ‘군장병 공식포털’ 사이트 하단에는 [군인공제회C&C]라는 사업자 이름과 함께 [디시인사이드]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군인공제회C&C]는 군에 깔리는 전산망을 전담하는 업체이다. [디시인사이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디시인사이드]가 맞다. 대표자 이름이 김유식이기 때문이다.

[디시인사이드]가 [군인공제회C&C]로부터 [사지방] 시작페이지 운영권을 따냈다는 소식은 어떤 공시에서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하필 [디시인사이드]가 광고판매영업 등의 분야에서 제3의 업체와 제휴한 사실이 지난 3월 보도자료로 배포되면서 [군인공제회C&C]로부터 사업권을 따냈다는 소식까지 덩달아 알려졌다.

“디시인사이드는 최근 군인공제회 C&C를 통해 군 장병 공식 포털 사이트 MplusV(www.mplus-v.kr)의 공식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아시아경제, 키스톤글로벌, 디시인사이드와 업무제휴(2015.3.31)

[디시인사이드]가 [사지방] 첫 페이지 MplusV 운영사업자로 선정되고, 7월 23일 개편부터 “군장병 공식포털”에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를 연동하기 시작했다. 하필 XpressEngine (XE) 로 개발된 사이트였던지라 SEO(검색엔진최적화)가 자연스럽게 적용되어 검색엔진에도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도 8월 말 소문이 퍼져나갔다.

“유식 대장 사이트 하나 인수했네 군대 군인공제회 싸지방 사이트인데 이번에 인수한 듯.”

– 디시인사이드 위키 갤러리(2015.8.31)

그런데 이 시작 페이지 구성이 가관이다.

한국 남성은 [사지방]에서 무엇을 보게 되는가?

다음은 [군장병 공식포털]의 갤러리 구성이다.

사지방 디시인사이드

M 갤러리 라는 메뉴에는 ‘걸그룹’ ‘여자스타’ 라는 대분류가 전면에 배치되어있다. 이뿐만 아니다. 메인페이지 역시 걸그룹 사진으로 가득하다. 10월 1일 기준 메인화면이 이렇다.

사지방

사지방

정 안되면 만화캐릭터라도 여성을 골라 배치했다 (안돼 아야나미…!)

사지방

물론 지난 6월에도 걸그룹이 전면에 배치되어 있었다.

사지방

[군장병 공식포털] 에 마련된 갤러리들은 모두 [디시인사이드]의 같은 갤러리를 연동한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유 갤러리의 경우 [군장병 공식포털]과 [디시인사이드] 에 있는 갤러리 내용이 모두 같다.

사지방 사지방

광야에서 쎽쓰!를 외치는 것 또한 당연히 연동된다.

사지방

즉, [디시인사이드]에 있는 1,700여 개 갤러리 중 여성을 다루는 79개 갤러리를 [군장병 공식포털]에 연동시키기 위해 따로 빼낸 것이다.

[사지방] 즉, 군 PC방의 주 사용층이 20대 혈기 넘치는 한국 남성이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사에 맞추어 걸그룹 컨텐츠를 내세웠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공교롭게도 모든 해답은 이 사이트의 ‘회사소개’ 와 ‘공지사항’ 에서 너무나도 충실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사기진작(士氣振作)

다음은 [군장병 공식포털] 회사소개에 있는 문구이다.

군장병들의 사기진작과 휴식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걸그룹, 여자스타의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병영생활 정보, 커뮤니티 등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군장병 공식포털, ‘회사소개’ 중에서 

다음은 [군장병 공식포털] 공지사항에 있는 문구다.

다양한 걸그룹, 여자 스타의 콘텐츠뿐 아니라 군 장병들간의 즐거운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 줄 커뮤니티와 다양한 즐길 거리 뉴스, 만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 군장병 공식포털, 공지사항 중 ‘군장병 공식포털 MplusV 리뉴얼 오픈'(2015.7.23.)

군 장병들의 사기진작과 휴식을 위해 걸그룹과 여자스타 갤러리를 끌어왔다는 이야기다. 물론 스포츠나 게임 웹툰 등 취미 갤러리도 함께 연결해두긴 했지만, 생색내기에 가깝다. 메인페이지에는 최신 걸그룹 사진들이 화면 가득 채워져 있다. 그동안 군 지휘관들이 유해사이트라면서 몽땅 차단하던 바로 그 컨텐츠들이 [군장병 공식포털]이라는 권위를 걸고 군부대 PC방 첫 화면에 뜨는 것이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컨텐츠,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모든 컨텐츠들을 모아둔 페이지를 20개월 남짓 군에 복무할 남성들이 [사지방]에 로그인할 때마다 매번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여성을 소비하는 컨텐츠로만 똘똘 뭉쳐진 페이지이다. ‘소라넷 꿈나무’는 그냥 생겨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이러한 ‘관음적 시선’을 제지하지 않는 곳에서 한국의 젊은 남성들이 20개월 남짓 지내며 여성을 접하고 나온다고 상상해보자. 이 시각 이후 그들의 엉큼한 시선은 철저히 한국 군대에서 ‘학습되고 교육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국가 제공 사기진작 아이템 ‘여성’

“저는 군대에서 여성을 말하는 방식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텔레비전을 보면서 누구를 ‘따먹고 싶다’든가 하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이야기들이 정말 많죠. 또 나중에 결혼하면 딸을 낳고 싶다고 그러다가 요즘 세상이 무서워서 딸은 낳으면 안 될 것 같다고 해요. 분열되어 있는 거죠.”

– 저항하는 평화, 전쟁없는세상 엮음, 2015

저항하는 평화

국가의 이름으로 ‘깨끗한 성’을 공급하던 일본군 위안부-한국군 기지촌의 전통은 현대에 들어와 거의 사라지긴했다. 그것은 범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의식의 유령들은 수십년간 군 막사를 떠돌면서 20개월 남짓 군복무를 마친 남성들의 뇌리에 여전히 깊이 새겨져 사회로 배출되고 있다.

여전히 한국 국군은 여성을 장병 사기진작 도구로만 활용한다. 장병 정신교육을 통해 ‘자랑스러운 대한 건아’로서 어머니와 애인을 지켜야한다는 책임감을 끊임없이 주지하게 하면서도, 남성성을 확인하는 의식으로서의 ‘섹스=성욕 배출’을 위해 동원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성을 다루는 이중적 태도를 견지한다.

‘하나된 남성군대’를 견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태도는 각군 정훈과의 공식적인 ‘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야전에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져 왔다. 최근에는 아예 국방홍보원이 위문열차 공연을 통해 걸그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K-POP 산업 또한 ‘군통령’ 딱지를 담보로 걸그룹을 내어주며 군과 공생하기 시작했다. 군의 사기진작을 이성, 특히 이성의 육체미에 환호하는 것에 내맡기는 것을 공식적으로 금기시해오던 것마저 이제는 국가기관이 당당히 깨트리고 있는 것이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 출처: MBC - [진짜사나이] 2013.9.9

이건 정상이 아니다 / 출처: MBC – [진짜사나이] 2013.9.9

그 연장선에서, 40만 병사들이 늘 접하게 될 [사지방] 첫 화면까지 ‘사기진작’을 명분으로 온종일 걸그룹 여자스타 사진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방금 살펴본 [군장병 공식포털] 이야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대 갔다와야 사람 된다’ 라는 이야기가 이제 얼마나 위험한 이야기가 될지 안봐도 뻔한 일이다. 2년 가까이 기다려줬더니 차버린 데에는 다 이유가 있고, 군대 갔다 온 복학생 오빠 속이 시커먼데에도 다 이유가 있다. 그것이 이제 [군장병 공식포털]을 통해 ‘공식화’되었다.

그나마 [사지방] PC가 과거처럼 느려터져서, 시작 페이지 열기도 전에 사이트 주소를 바꿔치기하는 장병들이 많기를 바라는 게 우리에게 남아있는 몇 안 되는 희망일지 모른다.

군대 웹 커뮤니티엔 걸그룹이 필연적?

2000년대 군 복무 중 인트라넷을 경험했던 사람들이라면 공군본부 커뮤니티 [공군공감] 를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티스토리에 공개된 인터넷판 공군공감과 다르다). 최근 전역자에게 물어보니 지금도 있다고 한다. 공군 중앙전산소가 만들어 인트라넷에서 ‘공식’적으로 운영되던 이 웹진은, 웹진을 빙자(?)하여 게시판을 열어두어 사실상 커뮤니티사이트로 운영되곤 했다.

일단 공군전산소 기간병들이 직접 인터넷(외부망)에 있던 IT나 문화 관련 뉴스를 퍼 날라 웹진을 만들어 장병들의 정보수요를 충족해준 것은 물론, 게시판에서 자발적인 정보공유 동호회가 탄생하여 주식·부동산정보 공유부터 연예인정보, 독서모임, 유학정보공유, 소설창작 등의 컨텐츠가 자생적으로 쌓여갔다.

‘곰신 코너’처럼 외모평가하는 문화가 여기도 있긴 했지만, 관리자의 제지가 늘 있었고, 커뮤니티 이용자가 모두 누군가의 통제를 받는 군인이라는 점 때문에 뜻밖에 높은 자정 수준을 유지하며 다양한 ‘덕질’ 컨텐츠가 쏟아져나왔다.

많은 지휘관이 쏟아지는 소원수리의 근원을 인트라넷 커뮤니티로 지목해 폐쇄나 차단을 추진하곤 했지만, 그럼에도 이 커뮤니티가 하필 육군이 아닌 다소 자유분방한 공군에서 운영된다는 점, 일부 젊은 지휘관들의 지지까지 얻고 있다는 점 때문에 지금도 [공군공감]은 생명력을 유지한다.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웹커뮤니티가 ‘군대남성 대동단결’을 외치며 여성을 성적으로 소비하는 컨텐츠로 가득차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군 인트라넷 공군본부 커뮤니티가 증명한다. 군대 웹커뮤니티나 군 사기진작은 걸그룹과 반드시 함께하지 않아도 된다.

‘성 군기’ 걱정 한국군, 군장병 포털 이대로 둘 텐가?

군납업체로 재탄생한 [디시인사이드]가 꺼낸 카드는 ‘걸그룹 갤러리’다. 여기에 한국의 모든 젊은 남성들을 맡긴다는건 상상만 해도 무척 끔찍한 일이다. 물론 ‘수익 극대화’를 꿈꾸는 [군인공제회]와 [디시인사이드] 입장에선 걸그룹 그 이상도 넣고 싶을 거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사지방]은 단순 [군인공제회]만의 사업장이 아닌, 한국군 장병의 정보 격차 해소, 사회단절 해소를 위한 장병복지사업이며 군부대 내에서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다. 그 사이트 첫 화면에는 걸그룹이 아니라 진작에 군대 내에서 왜곡된 성 관념을 개선하는 정보들을 배치해야 한다(각 군 정훈감들은 뭐 하고 있느냐는 말이다).

게다가 최근 잇따르는 군 내 성추행·성폭행 사건에 휘말려 더더욱 ‘성 군기 확립’을 강조하는 한국군이라면 당연히,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사지방] 시작 페이지 [군장병 공식포털]을 묵인해선 안 된다. 도대체 한국군이 장병들에게 뭘 가르쳐놨길래 전역 후 다들 이상해지는지에 대해서도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

이성에 대한 갈망이 아닌, 진정한 정보격차해소와 장병복지증진을 통해 사기진작을 이끌어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사지방] 시작페이지 [군장병 공식포털] 의 걸그룹 첫 화면 폐기일 것이다.

지난 2년간 군 지휘관에 의한 성추행·성폭행 사건 일지

2013년, 화천 15사단, 직속 후임 여군 대위를 지속해서 성추행하고 성관계를 요구하여 자살에 이르게 했다. (관련 기사: 한겨레 – 부하 여군 성추행 자살케 한 소령에 징역 2년 실형 확정, 2015.7.16.)

2014년 10월, 인천 17사단장이 여군 부사관을 성추행해 체포되었다. (관련 기사: 한국일보 – 육군 17사단장, 성추행 피해 여군 불러 또다시 성추행, 2014.10.10.)

2015년 1월, 강원도 여단장이 여군 부사관을 성폭행해 체포되었다. (관련 기사: 연합뉴스 – 육군 여단장, 부하 여군 성폭행 혐의로 긴급체포, 2015.1.27.)

2015년 8월, 1사단 중령이 여군 중위를 노래방으로 불러 허벅지를 만져 징계위에 회부되었다. (관련 기사: TV조선 – 지뢰 폭발 사단…이번엔 “여군 성추행”, 2015. 8.14.)

지휘관이 수두룩하게 이러는 마당에, 걸그룹으로 채워진 [사지방] 첫 화면에 문제의식을 가질 만한, 성폭력 감수성을 갖춘 한국군 고위층이 있을지 사실 의문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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