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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출신 정치인 성완종이 정치권 유력 인사 여러 명에게 돈다발을 안겨온 일이 드러나 한국이 요동치고 있다. 부패한 한국 정치인들이 뒷돈을 받아 챙기는 일은 비밀도 아니고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지만, 그것이 극단적인 형태로 백일하에 드러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다.

그 와중에 언론 업계에서도 아름답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경향신문]이 성완종과 한 인터뷰(정치권 인사들에게 돈을 주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를 종편 JTBC가 빼내서 풀어버린 것이다.

여기서는 이 언론 사건에 대하여 1) 벌어진 일을 잘 좇아오지 못한 분들을 위해 과정을 간단히 정리하고 2) JTBC, 그리고 스스로 이 방송의 보도 책임자라고 말하는 손석희가 잘못한 일을 짚어본다. [경향신문]의 행위와 관련해서도 생각해볼 바가 있는데, 이 부분은 다음으로 넘긴다.

미리 말하자면 이 사건은 우리 사회 곳곳에 견고하게 뿌리박힌 결과주의, 성과주의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 수행되는 과정에서 고려되고 지켜져야 할 원칙보다는, 그러한 과정이 이끌 수 있는 결과만을 최고의 가치로 따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잘못되거나 삿된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목적에 봉사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방법론에서 나오는 결론은 어떠한 것도 바람직하거나 신뢰할 수 없다는 문제는 도외시된다.

이러한 현상이 성급함 때문인지, 전쟁이나 다름없는 살인적 경쟁 때문인지, 한국 사회의 모든 주장과 해석을 찍어누르고 있는 정파성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 모든 것이 어울린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결과에 이르는 과정의 건전함을 따지는 것은 원초적인 윤리 규범 문제다. 우리가 사는 곳이 이런 원초적인 문제에 대해 검토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과정의 건전성은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개체들이 모두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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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건 개요다. 진행 과정을 잘 아시는 분은 다음 부분으로 건너뛰시면 된다.

  1. 성완종은 경남기업 회장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이었다. 이명박 때 이른바 자원외교와 관련해 특혜 및 비리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도중 4월 9일 북한산에서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시신에서는 돈을 건넨 사람들의 이름을 적은 쪽지가 나왔다.
  2. 성완종은 죽던 날 오전 6시에 [경향신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50분 동안 전화 인터뷰를 했다. 여기에는 자신이 돈을 준 여권 실세들 이름과 액수가 구체적으로 거론되었다.
  3. [경향신문]은 성완종 사망 확인 이후 10일부터 ‘[성완종 단독 인터뷰]”김기춘 10만달러•허태열 7억 줬다”‘를 시작으로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4.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기로 하고 12일 [경향신문]에 인터뷰 녹음파일 제출을 요청했다.
  5. [경향신문]은 이에 응하기로 하고, 15일 파일을 제출하기 직전에 디지털 보존 전문가 김인성과 함께 파일의 증거 보전 작업을 거쳤다. 이 작업은 김인성이 자진 참여해서 이루어졌다.
  6. 파일을 검찰에 제출한 직후, JTBC 기자가 김인성과 접촉해 파일을 넘겨받았다. 김인성은 작업 파일을 모두 삭제했어야 하는데(계약 내용), 이를 위배하여 따로 파일을 갖고 있었으며 이를 JTBC 기자에게 넘겨줬다.
  7. JTBC는 그날 저녁 8시에 방영하는 ‘뉴스룸’ 시간에 이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공개했다. [경향신문]은 다음날 인터뷰 전문을 신문에 실을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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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2015년 4월 15일 방송 화면 캡처
JTBC, ‘뉴스룸’ – [성완종 통화파일 전문], 2015년 4월 15일 방송 화면 캡처
JTBC는 [경향신문]의 인터뷰 내용을 빼내서, 해당 신문이 곧 전문 보도할 것임을 알면서도 이에 앞서 방송으로 풀어버렸다. 이런 행위는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어떤지 몰라도 언론이라는 직업 집단 안에서는 어떠한 말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 입수 과정: 김인성과 안면이 있는 JTBC 기자가 그와 계속 접촉한 끝에 파일을 넘겨받았다. 파일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말하자면 계약 위반된 파일이다)는 점, 다른 언론사의 인터뷰라는 점, 곧 전문 공개할 예정이라는 점 등을 명백히 알면서도 빼냈다.

▷ 보도 과정: 뉴스가 방영되기 시작하고 성완종의 육성 녹음이 흘러나오자 유족과 [경향신문] 편집국장이 전화를 걸어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JTBC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뉴스룸’을 진행하는 손석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JTBC 취재진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던진 날 새벽, 경향신문 기자와 통화한 녹취록 전체를 입수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경향신문이 지면을 통해 보도하고, 녹취 내용을 일부 공개해왔습니다. 이 녹취파일을 JTBC 취재팀이 입수했는데요.

저희가 1부에서 잠깐 예고해드렸습니다만, 경향신문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 입수했습니다. 그리고 누차 말씀드리지만, 이것을 여러분께 공개해드리는 이유, 특히 대부분의 분량을 공개해드리는 이유는 또 다른 녹취록에 대한 오해를 가능하면 불식시키고 지금까지 일부만 전해져 왔던 것에서 가능하면 전체 맥락이 담긴 전량을 전해드려서 실체에 접근해보자, 이건 시민의 알 권리와 관련된 부분이니까요.

다만 그것을 일방적으로 전해드리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분석을 통해서 그가 남긴 이야기가 어디까지 신빙성이 있는가에 대해 의구심 정도는 저희들이 가지면서 이 내용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JTBC, ‘뉴스룸’ – [성완종 통화파일 전문], 2015년 4월 15일 방송 녹취록 중에서

이것은 타 언론사의 인터뷰 내용을 빼내 와 먼저 보도하는 데 대한 합리화의 성격을 지닌 발언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1) ‘[경향신문]과는 상관없다’라는 것이 거짓말이라는 점: [경향신문]이 아니라 ‘다른 곳'(즉 김인성)으로부터 입수한 녹음이라고 토를 달았지만, 김인성과 [경향신문]이 함께 작업한 데서 나온 파일임을 고려하면 거짓말이거나 적어도 궤변을 동원한 합리화가 아닐 수 없다. 예컨대 이 파일이 검찰로 넘어간 뒤 검찰 직원으로부터 받았다면 ‘상관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 ‘녹취록에 대한 오해 불식시키고 전체 맥락을 전해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억지라는 점: 이런 일은 해당 인터뷰의 주체인 [경향신문]이 하기로 되어 있던 일이다. 이것은 파일을 넘겨줄 때 김인성이 말했으므로 JTBC도 알고 있었다. JTBC가 성취한 것은 ‘오해를 불식시키고 인터뷰 전량을 전해서 실체에 접근’한 게 아니라, 단지 곧 나올 것을 조금 먼저 했다는 것뿐이다. ‘알 권리’가 아니라, 굳이 말한다면 ‘조금 일찍 알 권리’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조금 먼저 보도하는 행위의 수혜자는 대부분 독자나 시청자가 아니라 매체나 기자다.

보도 내용도 이미 나온 [경향신문]의 그것에 비해 새로운 것이 없다. 당연한 일이다. 같은 텍스트에서 나온 이야기니까. 차이가 있다면, JTBC는 ‘소리’를 직접 들려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이 ‘실체에 접근한다’에 가까운 모습인지 아니면 관심만을 끄는 선정성에 가까운 모습인지를 판단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3) 취재원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 JTBC 쪽에서 볼 때 파일을 넘겨준 김인성은 source, 즉 취재원에 해당한다. 김인성에 따르면 JTBC 기자에게 파일을 넘겨주면서 ‘[경향신문]에 전재된 뒤 활용하라고 했다’고 한다. 또 JTBC 기자는 온라인에 녹음 파일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문 전재는커녕 파일을 받자마자 바로 뉴스로 풀었고, 방송 파일은 온라인에 올라갔다. 취재원과 약속을 지키는 것은 언론이 지켜야 할 그야말로 기초 규범이다.

손석희는 녹음을 틀어주는 도중 “인터뷰를 진행한 경향신문 기자의 목소리는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변조를 좀 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JTBC 뉴스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경향신문] 사회부장의 발언 부분을 변조하면서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 그 증세가 아주 심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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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2015-04-16  클로징 캡처 화면
JTBC뉴스, ‘뉴스룸’ – [클로징], 2015년 4월 16일 방송 화면 캡처
다음날 ‘뉴스룸’에서 손석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뉴스를 마치기 전에 보도책임자로서 어제 성완종 씨 녹음파일 방송이 논란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입장을 밝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씀을 드리고 뉴스룸을 마치겠습니다.

당초 검찰로 이 녹음파일이 넘어간 이후, 이 녹음파일을 가능하면 편집 없이 진술의 흐름에 따라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이 파일이 검찰의 손으로 넘어간 이상 공적 대상물이라고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들은 경향신문이 전문을 공개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글자로 전문이 공개된다 해도 육성이 전하는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봤고, 육성이 갖고 있는 현장성에 의해 시청자가 사실을 넘어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경쟁하듯 보도했느냐 라는 점에 있어서는 그것이 때로는 언론의 속성이라는 것만으로 양해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감당해 나가겠습니다.

저희들은 고심 끝에, 궁극적으로는 이 보도가 고인과 그 가족들의 입장, 그리고 시청자들의 진실 찾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입수경위라든가 저희들이 되돌아봐야 할 부분은 냉정하게 되돌아보겠습니다.

저나 저희 기자들이나 완벽할 순 없습니다마는 저희들 나름대로의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 JTBC, 뉴스룸 – [클로징], 2015년 4월 16일

여기서 손석희는 이런 발언을 하게 된 문제의 핵심을 회피한다. 그는 파일이 검찰에게 넘어간 뒤 보도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런 점이 입수 과정, 그리고 선수치기 결정 과정의 뻔뻔함을 정당화해주지 않는다. ‘공적 대상물’이라는 기괴한 용어를 동원하였으나, 한 주체([경향신문])가 수사 협조를 위해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채 전달하는 행위가 누구나 해당 자료를 퍼다 쓸 공공성을 자동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설령 이 녹음 파일에 공공성이 생겼더라도, 신문이 관련 자료를 스스로 곧 공개할 예정인데도 편법으로 가로챈 동업자의 성과물을 코앞에서 풀어버리는 일이 얼마나 후안무치한 행위인지는 명백하다.

‘육성의 현장성’ ‘시청자가 진실에 가까이 간다’ 등의 발언은 첫날의 반복인데, 이것이 억지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육성이 갖고 있는 현장성에 의해 시청자가 사실을 넘어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라는 것은 두 가지 점에서 위험한 발언이다. 첫째, 인쇄 매체는 진실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말로 들릴 수 있다. 물론 나는 손석희가 그런 황당한 생각을 가졌다고 믿지는 않는다. 잘못된 일을 합리화하자니 저런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둘째,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을 그대로 옮기는 것으로 진실이 획득된다고 믿는 말로 들릴 수 있다. 그렇다면 언론사에서 필요한 것은 기자가 아니라 녹음 기사일 것이다. 같은 내용을 문자가 아닌 음성으로 들려주었다고 해서 저절로 사건의 진실이 열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것이 언론의 속성이라는 것만으로 양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남이 취재한 것을 빼내서라도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속성이라는 것인가? 그게 속성이긴 하지만 양해를 받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인가? 그런 것을 언론의 속성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주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설령 그런 후안무치한 일이 실제에서 종종 벌어지더라도, 이것은 속성으로 합리화할 일이 아니라 서로 경계하고 비판해 마땅할 일이다.

‘저나 기자들이 완벽할 수 없다’라고 한 것도 문제를 제대로 짚지 않는 발언이다. 완벽한 기자나 언론이 되라는 게 아니다. ‘중학생을 위한 언론 입문서’ 같은 데서도 볼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라는 것이다. 중학생까지 올라가지도 않는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를 써서 유명해진 로버트 풀검이 유치원에서 배운 교훈 중 여섯 번째는 ‘남의 것을 들고 오지 않기(Don’t take things that aren’t yours)’다.

잘못한 일을 이른바 진정성으로 커버하려 하고 또 그렇게 용인되는 현상은 한국에서 매우 흔한데, 이것은 언제 기회가 되면 함께 보고 싶다.

여담이지만, 손석희는 방송에서 ‘저희들이 준비한’이라고 반복해 말한다. 그냥 방송 준비를 했다는 뜻으로 한 말인지 모르겠으나,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저희들이 준비한’ [경향신문] 쪽에서 보면 분통이 터질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이것도 여담이지만, ‘녹취록’은 녹음을 한 뒤 그 내용을 문서로 옮긴 것을 말한다. 녹취는 녹음, 혹은 그렇게 녹음하는 행위다. JTBC가 가져간 것(그쪽에서 볼 때 ‘입수한 것’)은 녹취록이 아니라 녹음 파일 자체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첫날 손석희의 말에서는 이 두 가지가 혼동되어 나온다.

JTBC의 주장에서 내가 인정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긴 하다. 방송 중에 유족이 중지를 요청하는 전화를 걸었으나, 공익성의 이유로 중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입수 과정 등을 모두 빼고 생각하면, 이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매우 위중한 공공 사안이고 더구나 당사자(성완종)가 꼭 보도해 달라고 한 내용을, 유족이 반대한다고 해서 보도하지 않아서는 곤란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도에서 (취재원이 아닌)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참작하고 반영할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공공성이 강한 이슈일 때 매체는 어쨌든 보도 결정을 내리는 일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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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수업 강의 선생님

손석희 사장은 JTBC로 가기 전에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주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수업들을 맡았지만, 그중에는 ‘저널리즘 쟁점과 토론’ ‘대중매체의 이해’ ‘뉴스 취재와 보도’ 같은 저널리즘 수업도 있었다. 나는 그가 보도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자료를 입수해야 한다고 학생들을 가르치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제자나 자식에게 권하기 어려운 일은 자신도 하지 말아야 한다.

손석희가 교수 시절에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을 보도한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시사저널]이 매년 실시하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여론조사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문화정보학부)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로 뽑혔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지난 24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영향력 있는 언론인은 권위적인 냄새가 나서 싫습니다”면서 “제가 한 것은 질문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신뢰받는 언론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마이뉴스, 손석희 “내가 한 것은 질문밖에 없다”, 2006년 10월 25일  중에서

JTBC가 [경향신문]의 녹음을 빼내 보도한 것은 신뢰받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관심과 영향력을 위해서인가. 그 답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은 법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니다. 법은 인간이 명심하고 지켜야 할 규범의 최소한에 지나지 않는다. 법으로 처벌되지 않는 모든 일이 다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JTBC가 좀 더 명확하게 사과의 뜻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감당해 나가겠다’ ‘되돌아봐야 할 부분은 냉정하게 되돌아보겠다’라는 비리 정치인스러운 언급으로 마무리할 할 문제가 아니다. 사과란 앞으로 그런 일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JTBC는 비슷한 기회가 있다면 또 같은 일을 벌이며 비판을 감당해 나가기만 할 작정인가. 손석희와 JTBC를 신뢰해 온 사람들에 대한 자세도 아니다. 나는 손석희는 최소한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하게 잘못했다고 사과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두 번의 분명한 잘못이다.

서구에서 언론사, 특히 방송사 뉴스 담당자에게는 흔히 뉴스맨이라는 칭호가 붙는다. 소박하면서도 자부심이 가득 담긴 표현이다. 손석희가 뉴스맨의 자부심과 자존심을 지키는 언론인이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번 일이 언론 업계와 언론인 지망생들에게 ‘이래도 되는구나’라는 학습 효과를 내기보다 ‘이러면 안 된다’는 수치스러운 반면교사의 사례로 뼛속 깊이 새겨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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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필자 Deulpul(슬로우뉴스 편집위원)의 블로그인 들풀.넷에서도 발행한 글입니다. 슬로우뉴스 원칙에 따라 편집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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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댓글

  1. 뭔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몰랐을 때엔 대충 사람들 이야기만 보고 한겨레가 또 뭔 헛발질했나 싶었는데 봐보니 한겨레 기사는 멀쩡한 기사였고 오히려 이에 발끈한 사람들의 태도가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만큼 손석희 앵커의 신뢰도가 크니 글 작성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본보기가 되는 동시에 타산지석이 되는 것도 꺼려선 안 되겠지요.

  2. [시민의 이익]과 [언론사 사이의 의리] 사이에서 [시민의 이익]을 택한 용기..
    손석희의 결단은 여기에 가깝다고 본다. 시민은 이런 언론을 원하고 있다. …

    그에 비하면 그를 향한 언론연대 매체들의 파상적인 연속공격은 [작은 의리]에 집착하는 집단 이지매의 성격마저 띠고 있다.

  3. 도대체 뭐가 시민의 이익이란 말입니까? 고작 한나절 빨리 소식을 들려준 것이 언론윤리를 위반하면서까지 추구해야 할 이익이었습니까? JTBC가 경향신문의 보도 후에 음성을 내보냈으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도둑질이 시민의 이익이라는 명목으로 정당화된다면 결국 불이익을 받는 것은 시민이 될 겁니다. 언론윤리를 고작 언론사 사이의 의리라고 부르시는 것을 보니 지난 1년간 언론이 보여준 작태를 잊으셨나봅니다.

  4. 1. 경향보도로 충분했다?
    진보세력 일부는.. 항시 늘 보는 SNS, 늘 보는 인터넷 뉴스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서 뭔가 민의가 통일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물 안에 빠진 것이지요. 그 댓가가 지난 대선의 결과였습니다. SNS 민심만 보고는 ‘따논 당상’이라 생각하고 김칫국부터 마신 거 아니던가요.
    실제로는 많은 시민들이 정치뉴스에 식상해 있고, 언제나 흥분상태인 특정 매체들의 고발은 으레 있는 소리려니 한답니다.
    jTBC는 인터넷여론에 등돌리고 사는 일반인들의 안방에 생생한 육성을 실어날랐습니다. 극적인 뉴스였기 때문에 재미있는 연예물이나 드라마를 찾고 있던 시청자(외면자)들로 하여금 자기도 모르게 채널을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그 생생함에 경악하게 만들었죠.

    만일 경향신문이 ‘육성은 공개하지 않기로’ 유족들과 약속하지 않았더라면 ‘이 방법 밖에 없었느냐’는 문제제기의 타당성은 좀더 힘을 얻을 겁니다. jtbc는 그대로 묻힐 뻔한 육성을 안방에 전달함으로써 그러한 한계조차 깨뜨렸습니다.

    만일 경향이 보도하니까.. 다른 데서 안해도 됐다는 논리가 맞으려면 월드켭 경기 같은 걸 여러 매체들이 죄다 달려들어 보도할 필요도 없다는 얘기에도 동의해야 할 겁니다. 미디어학에서 아주 초보적인 토론거리긴 하죠.

    2. 훔친 정보라서 원천 무효다?
    허핑턴의 어산지가 실정법을 지켰나요? 그러나 그는 시민들의 언론에 대한 기대에 부응했고 실정법 이전에 시민들에 대한 의리를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 정부가 감추어온 것들을 전 세계가 생생하게 볼수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그가 실정법이나 업계의 관행에서는 벗어났을지 모르나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데에 별로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정부도 결국은 그의 사생활이나 묻어뜯었을 뿐이지요.

    언론의 가치란 국가의 가치도 넘어서는 것이라고 합니다. 언론자유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언론자유를 택하겠다와 같은 세계지성의 어록이 수두룩 하지요.

    이미 소문 자자한 내용에 대해.. 특정 언론사의 소유권 점유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말은 별로 듣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jtbc가 이 육성이 경향신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감춘 것도 아니니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다고 봅니다. )
    더구나 누가 고발한 내용에 대해 유족들이 공개 허락의 권리를 갖는다는 말은 더욱 생소하고요. 그것을 밝혀서 보도하지 못한 매체들이 밝혀서 보도한 매체를 헐뜯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의문입니다.

    3. 제 생각엔..
    이해관계가 있는 언론사 간에 시비소지는 있다고 봅니다.
    그들 자신들에게 맡겨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경향신문의 항의가 잘못됐다고 보지 않습니다. 당연히 해야겠지요
    또한 절차에 있어서 법상의 문제가 있다면 보도한 측에서 감수하겠지요. 그것도 각오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명색이 시민의 알권리에 종사하겠다는 명분으로 뭉친 언론연대가.. 그 ‘알권리’를 극대화한 손석희 뉴스를 집단으로 공격하는 양상은 제가 보기엔 잘못되었습니다. 시민들까지 거기에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언론사 간에 지켜야 할 신사적인 관계, 절차, 예의란 국민들에게 이것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단이 있을 때 이것을 자제하지 않는 결단성에 비하면 사소한 것입니다.
    4.
    더구나 손석희가 반국가적 보수세력에 의해 호시탐탐 비난할 기회를 엿보이는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언론사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에.. (이 점에서라면 저는 감히.. 예전 한나라당과 손잡고 노무현을 탄핵했던 야당을 연상합니다)
    이 문제를 자꾸 이슈화해서 손석희를 도마에 올려놓고자 하는 언론연대의 태도는 현명하지도 전략적이지도 못합니다. 심히 유감을 느낍니다. 한국이 이래서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혹시 손석희를 띄우기 위한 노이지 마케팅일까요? 허허..

  5. 1. 경향보도로 충분했다?
    2. 훔친 정보라서 원천 무효다?
    3. 제 생각엔..
    4. 더구나

    위에 새 댓글로 답변 드립니다.

    * 덧붙여 반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언론연대에 유감을 표시하는 이유를 좀더 상술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기회에 상술할 수 있으니 감사드리는 것입니다.

  6. 저는 경향신문 보도로만 충분했다고 주장하는게 아닙니다. 원 저작자보다 먼저 내용을 공개해버렸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육성을 하루만 늦게 내보냈더라도 이렇게 비판받지는 않았겠죠. 명백한 도둑질입니다.

  7. 만약 손석희가 아니었다면 이 사실에 세상에 알려지지도 못하고 파묻힐 상황이었으면 손석희가 영웅적 행동을 했다고 인정하겠습니다. 그런데 경향이 취재를 했고, 뻔히 보도가 가능했으며, 자신들이 만든 체계 안에서 정상적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상황 아니었습니까? 게다가 본문에도 나왔듯이 김인성은 도둑질을 했구요. 디지털 포렌식씩이나 하는 사람이 남의 기록은 철저하게 찾는 걸 업으로 삼으면서 자기 계약은 자기가 위반하네요? 제 아무리 좋게 같다 붙여도 도둑이 훔친 장물을 팔아먹은 건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네, 도둑질을 해도 의적이면 인정해야 되는거 아니냐는 말 나올수 있죠. 그런데 지금은 손석희를 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경향신문이 만약 성완종과 직접적 이익관계가 있고, 이번 내용이 경향신문에 타격을 주는 내용이었다면 모를까 그런것도 아니고.

  8. 예.. 그런 문제점도 있더군요.
    그런데 저는 다음날이면 박근혜가 이미 출국한 뒤였을 거라는 점을 생각했어요. 작전사령관처럼 서두르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니 그 샌님같이 생긴 손석희씨가 야전사령관으로서 필요한(언론사의 편집국장은 흔히 야전사령관에 비유되곤 하죠) 결단성도 가진 사람이구나.. 달리보이더군요.
    어쩌면 다음날 박근혜가 – 만족스런 변화는 아니었지만 – 적어도 여당 대표라도 만나서 얘길 듣느라 출국 일정까지 변경하는 등의 긴급한 대응에도.. 이 보도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이 평소에 경향 한겨레 신문을 직접 읽고 있을까 하는 의문에 비하면.. 직접 전달해주는 TV뉴스 (오락물 찾다가 발견할 수도)를 보았을 확률은 조금이라도 더 높으니까요.
    저도 언론밥을 먹던 사람인데.. 정황상 도둑질도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 판단에 오류가 없다면, 여론의 힘에 의해 양해가 되곤 하죠.
    그런데 이렇게 여러 매체들이 보도 자체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나서니.. 오히려 도둑질에 무게가 실리게 되는 것 같군요. 공격하는 주체가 조선동아라면 이해가 되겠는데.. 참 아쉽습니다. 한겨레나 진보 매체들은 어떤 결과를 예상하고 있는 걸까요.. 조선동아는 힘 하나 안들이고 진보매체들의 비난을 중계하는 것만으로 손석희라는 인물 자체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있군요.
    몇몇 매체들의 절망보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절망감이 더 크다는 것을 한겨레나 슬로뉴스 들은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해당 기사에 달린 자기 독자들의 댓글.. 그걸 이 매체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걸까요.

  9. 진보vs보수 프레임으로 바라보시니 자기 편의 잘못엔 관대하신 것 같습니다. 만일 JTBC가 아니라 종편에서 이렇게 일을 벌렸다면 열심히 비판하셨을 것 같은데, 이중잣대를 들이미시는건 아닙니까? 그른 것은 그르다고 비판할 줄 아셔야 합니다.

  10. 아, 참고로.. 이와 관련한 기사들 중에 [민중의 소리] 보도가 담백하더군요. 언론연대 등의 비난과 함께.. “그러나 잘했다고 옹호하는 네티즌들도 있다”는 사실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저는 한겨레 등의 소위 진보언론들이(진정 민주언론이라면) 이런 지엽적인 논쟁으로 국민들이 받은 충격을 상쇄시키기보다는.. 이 충격을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는.. 그리고 마침내는 성완종 리스트로 다시 시들해져갈 MB 자원외교 비리 관련 뉴스를 발굴하는 폭로 경쟁에 더 힘쓰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정치글 쓰기 싫어하는 사람인데.. 한겨레의 소아적인 논조에 너무 충격을 받아 관련 뉴스들을 찾아보았답니다.

  11. 아닙니다. 만일 다른 사건으로 조선 TV가 이런 일을 벌였다면 (물론 조선이 이런 내용을 손에 넣었다 해서 이렇게 보도할 리가 없을 겁니다) 그것을 잃어버린 쪽이 부주의했다는 점에 놀랄 것이고, 용의주도하게 그것을 빼낸 조선TV의 능력에 ‘역시 무서운 놈들이야’했을 겁니다.
    진보가 내 편이다.. 라는 생각보다는..
    아,.. 이래서 진보가 늘 되다가 안되는구나 (삼자입장에서)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왜 온 국민이 새누리당에 진저리를 치는데도.. 진보는 대세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가…
    또한 .. 이것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 절차의 정당성에 너무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건 언론의 속성이며 사명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jtbc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경향에게는 좀 무례했던 거 사실이지만.. 그점에 대해서는 서로 사과하고 보상하여 끝내면 될 일이고…
    이렇게 언론연대 전체가 공격해야 할만큼 언론의 정도를 벗어난 일인가. 이것을 국민적 어젠다로 확대시킬 일인가. 언제부터 대한민국 언론은 인의예지를 따지며 일해왔는가. 의아할 뿐입니다.
    공자와 맹자가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졌어도 천하를 바꾸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할 일입니다. 그들은 백성을 사랑한다면서 인의예지를 외쳤지만.. 결국 역대 왕조에 의해 충효사상의 스승들로만 각인되어 오지 않았습니까.
    적어도 민주언론이라면.. 형식적 예의보다는 민초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을 위해서 모험을 감수하는 진정한 예의를 우선하는 게 옳지 않을까요?

  12. 1) jtbc 보도가 있어서 시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느냐.. 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위에 별도로 쓴 댓글에 이미 제 생각을 말했구요..
    2) 김인성씨의 경우는..자신이 불이익을 받을 것을 각오하고 감춰져야 할 내용을 빼돌린 일종의 제보자 역할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이 의뢰인(경향)에 의해 욕을 먹거나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지만.. 그것을 신뢰받는 언론에 넘김으로써 더 바람직한 결과(더 많이 알려지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를 하지 않았을까요? 그 자신의 신념에 비추어서는 의로운 결심이었을 테고..
    또 그 덕에 정말 생생한 고발을 보았다고 느낀 시청자가 많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고 봅니다.
    한겨레부터.. 관련 기사들을 여러개 검색해 찾아보았는데..
    많은 찬성을 받는 댓글에서.. 그렇게 감지되더군요.
    설마 해당 매체들이 이 댓글들을 동원된 작전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13. ‘민주시민의 목표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에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부정했지만 이정도는 덮어주고 힘을 합쳐야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공맹이 천하를 바꾸지 못했지만 동양의 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정의로운 사회가 공맹의 사상처럼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더라도 그렇게 외치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 이상에 가까이 갈 수 있을겁니다.

    혹시 손봉호 교수가 얘기했던 ‘선지자적 비관주의’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구약성경의 선지자들은 위정자들이 잘못을 뉘우치질 않을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잘못을 뉘우치라 외치고 다녔습니다. 바뀌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저도 매번 분열하고 힘을 모으지 못하는 야당을 볼때 답답한 마음이 들지만 그렇다고 이상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현실과 이상을 택하라면 저는 이상을 택하고 싶습니다.

    배려가 없는 댓글에도 친절하고 차분하게 답해주시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시다고 느꼈습니다. 무례해서 죄송했습니다. 감정의 동요 없이 다른 입장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제가 많이 배우고 갑니다.

  14. 예 답글 감사합니다.
    얘기는 이제 맺고 싶습니다만..

    한 가지만 오해 없도록 부연하고 싶습니다.
    ‘부정했지만 덮어두고.. ‘라는 대목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부정하다고 생각하지만 (결과가 좋으니까) 덮어두자.. 는 식의 말이 아닙니다. 과연 그것이 부정인가에 대해 단정짓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었습니다.

    正義와 不義의 개념은 종종 상대적입니다.
    우리는 유교적 문화의 영향 탓인지, 정직이나 예의범절이란 가치의 절대성에 너무나 매여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벗어던져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집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관이 화급히 신을 신은 채 뛰어들어갔다면 그것을 문제삼는 게 禮인지.. 진압 도구가 없어 옆집 로비에 세워놓은 소화기를 임의로 집어다 썼다면 그것을 문제삼는 게 義인지..

    이런 큰 틀에서 언론연대의 문제제기를 비쳐보려 한 것입니다. 설사 다수의 시민들까지 그 화재진압이 방법이 정당하지 않았으므로 그 소방관은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저는 그 소방관을 위해서 변증할 것입니다.
    그는 ‘부정했더라도 덮어줘야 할’ 대상이 아니라, ‘부정했다고 오해받고 있으므로 시민적 정의심에서 변증해야 할 대상’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만일 지금 MB의 비리가 덮여가려는 상황.. 그들이 달아나려는 상황.. 현 정권이 그들을 감싸려는 상황… 이런 상황이 마치 어느 집이 불에 타들어가는 상황만큼이나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단지 진압훈련 상황일 뿐이라면).. 저도 소방관이 신발 신은채,.. 옆집 소화기를 무단으로 훔쳐서.. 등등으로.. 비판하는 게 맞다고 했을 겁니다.

    지금 상황은 그런 정도의 결례에 정당성을 따지면서 시간보내도 좋을 만큼 한가로운 상황일까요. 한겨레 등의 태도가 저의 시국 인식과 많은 차이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지금 한겨레 등은.. 태평성대에나 어울릴만한 귀족 한량들의 공자왈 맹자왈을 흉내내는 것으로만 보입니다. 언론이나 국민들이 공맹수준의 편협한 정의(형식)에 사로잡혀 있는 한, 그 덕을 보는 건, 정직하지도 예의바르지도 않은 부패 기득권자들일 뿐입니다.

    옳고 그름이란.. 때와 장소에 따라 그 형태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부연하려고 또 장황한 답을 드렸습니다.
    참을성 있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5. 드는 의문은 딱 하나입니다. 꼭 그날 새치기하듯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다음날 해도 되잖아요. 어차피 녹음은 확보했는데.

    그날 보도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허술했습니다. 목소리를 들려준 것 말고는 아무런 추가 내용도 없고. 손석희 뉴스룸을 좋아해서 거의 매일 보지만 왜 그런 식으로 허술하게 할 거면서 새치기를 했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설사 몰래 확보한 거라도 공개해야겠다 생각을 했더라도… 경향이 예고까지 했는데 신문 깔린 그날 오후에 해도 되잖아요. 이게 그 전날 급하게, 허술하게 방송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지금까지 그 파일을 이용해 후속보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손석희 뉴스룸을 봅니다. 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죠. 보는 건 보는 거고.

  16. 언론의 기능적 측면에만 치중한 주장을 하신다는 생각이 드네요. jtbc가 사람들로부터 (경향신문이 아닌) 비판받는 지점은 jtbc 보도의 결과적 의의와 무관하게 상식적인 정의, 가령 샌델의 인기로도 확인된, 모호하지만 분명히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그 정의에 대한 문제일 텐데요. 그런 상식의 눈으로 볼 때, 만약 경향신문이라는 출처마저 안 밝혔다면 그건 ‘최소한의 예의’를 못 지킨 수준이 아니라 대놓고 사기를 치는 것이죠. 소송감인 김인식의 계약위반 사실을 알면서도 그 위반의 성과물을 이용했으니 법적으로는 물론 윤리적으로도 사회의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것이고요. ‘이런 일이 반복되어도 언론이 우리 사회가 괜찮겠는가’의 눈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17. 1)
    대략은 맨 아래 토론에서 이미 말씀드린바와중복됩니다만..
    저는 이런 예를 들었습니다.
    어느 집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관이 화급히 신을 신은 채 뛰어들어갔다면 그것을 문제삼는 게 禮인지.. 진압 도구가 없어 옆집 로비에 세워놓은 소화기를 임의로 집어다 썼다면 그것을 문제삼는 게 義인지.. (지금 논쟁의 촛점은 윤리에 관한 것이니까. .이렇게 반문합니다)

    혹시 “화재에 버금갈만큼 국가가 위태로운 상황이 아니다, 그러므로 충분히 예를 갖추지 않은 잘못은 그것을 통해 이룬 어떤 업적보다도 무겁게 다뤄야 할 죄에 해당한다”라고 한다면.. 그 시국인식은 안이한 것 아니냐..하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만일 언론연대가 그렇게 안이하게 판단한 게 전부라면, 시민들 편에서는 이 시국에 믿을만한 언론이 단 하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려야 할 겁니다.

    2)
    김인식씨 문제는 그 개인의 인격을 존중해서 본다면.. 불법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무릅쓸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 판단한 ‘제보자’라는 관점에서 볼수도 있지 않은가. 말씀드렸습니다.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면 그가 감수하면 될 거고요.

    3)
    언론의 기능적 측면은.. 언론이 필요하고 시민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당위성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봅니다. 새벽 닭이 울지 않는다면 케이지의 육계나 다를 바 없고, 마땅히 알릴 것을 미루는 언론이라면 그저 돈 벌이나 잘하면 그만인 사기업으로 취급해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4) 정의를 추구하는 것은 양식있는 시민들의 대체적인 소망입니다. 저도 그러합니다. 정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때와 장소에 따라 달리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뒷마당에서 형수의 손을 은밀히 잡아보는 것은 불륜이지만,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형수의 손을 잡아 끌어내는 것은 정의일 뿐 아니라 그보다 더한 權(맹자)이라고 했습니다. 오히려 잡아 끌어내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다라고 했죠. 손석희라는 언론은, 그 순간에 형수의 손이라도 잡아 끌어내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 소신이 옳았느냐는 결과를 두고 과학적으로 재단해볼 수 있겠지만… 손을 잡았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그를 실패했네, 부도덕하네, 끝났네 하고 매도하는 것을 저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른척 두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그 효과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미 위에서 보셨겠고요) 안방에 앉아서도 외면할 수 없이 현 정권의 감추고자 하는 치부를 생생히 알게 되었습니다.

    “형수의 손을 잡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부도덕하다?”
    윤리 절차를 따지느라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언론들이 윤리절차를 뛰어넘어 필요하다고 믿는 일을 해낸 언론을 뒷담화로 비난하고 있다. 지금 [윤리논쟁]을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형식논리에 사로잡힌 것이죠. 그런게 아니라면 무슨 시기 질투가 내면의 동기거나 손석희 언론을 두려워하는 보수세력들과의 교감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그렇게까지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 시각에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는.. 그리하여 국민들에게 던져진 이 충격을 상쇄시켜 부패세력들로 하여금 한시름 높게 만들고 있는 한가한 언론들이야말로 부도덕입니다. 大義는 볼줄 모르고 자잘한 형식윤리로 한 언론을 매도하는 언론들을 볼 때.. 우리 시대가 졸렬해져만 가는 이유, 한국 정치가 조잡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제 표현이 좀 격한 바가 있다면 – 짧은 글에 논지를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부득이 그랬다는 걸로 양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시민들이 [윤리]문제에 대해 이처럼 관심이 많다는 것을 저는 다행으로 생각합니다만… 시각이 편협한 몇몇 매체들에 의해 대의를 놓치는 방향으로 논의가 유도되는 것 같아서.. 굳이 구구한 의견을 내려놓습니다. 감사합니다.

  18. 그러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고 성완종씨 폭로 파일을 경향이 아닌 조선일보가 갖고 쪼개서 독점보하고 있었다면.. 이 토론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19.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라는 건 아전인수식의 해석에 잘 쓰이는 논증 방식 같은데… 내가 시전하면 편하고 상대가 시전하면 @#$@#같은 느낌이 드는 종류의 논법이죠. 그건 현재 대중이 사회에 가지고 있는 불신이 강하다는 것에 대한 부분적 논거가 될 뿐 JTBC의 행동에 대한 변호로 쓰일 여지는 없어 보입니다. 작전 세력이든 실제 대중의 반응이든 구린 건 구린겁니다. 파쇼적인 논리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겠군요.

    그리고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저렇게 한 거라고 봐야 합니다. 법적으로는 거의 문제 없으니까요. JTBC보다는 김인성씨 앞날이 문제죠(앞으로 과연 누가 JTBC에 협력할런지?). 현장에서도 얘기하지만 저건 거의 의심할 여지 없이 이기주의적인 결정에 그럴 듯한 핑계 붙인 것으로 밖에 안 보이는데… 불이익을 감수하긴 누가 감수합니까. 경향신문의 불이익 + 전반적인 취재윤리 파괴 + 자신들을 신뢰한 인물의 인생 파괴 등등이 먼저 선행되어야죠.

    하루 더 빨리 알려서 더 많이 알려진다느니 하는 건 꿈보다 해몽 같은데, 그런 식의 가져다붙이기식 제시로 간다면 오히려 JTBC의 도덕성 논란 때문에 화제가 분산되었다고도 할 수 있어요. 소위 물타기 이론을 동원한 공격에 자충수에 빠지는 논리입니다. 뭘 지켰는지는 제대로 확인되지 않지만 뭘 파괴했는지는 완전 명백하게 확인되는 상황에서, 궁색한 건 JTBC쪽인데 이상하게 변호하는 측의 자세가 당당한게 이해가 잘 안되더군요.

    ‘현재의 시국은 졸라 급박해서 JTBC처럼 앞뒤 안가리고 행동해야 한다!’는 왠지 허수아비 논법처럼 들리는데, 그것부터가 제대로 된 시각인지부터 제대로 논증해봅시다.

  20.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라는 건 아전인수식의 해석에 잘 쓰이는 논증 방식 같은데
    <– [ ~~ ] 에 대한 논거로는.. 손석희 뉴스의 윤리문제를 제기한 초기의 보도들에 대하여 (저는 주로 다음미디어에서 봅니다만. 한겨레 등 기사원문 댓글들도 주조는 비슷했다고 봅니다. 확인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독자댓글에서 압도적으로 [문제가 없다]라는 쪽이 많았던 것을 근거로 한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이 문제를 제기한 미디어들에 대해 [독자 댓글도 보지 않는가. 독자들의 반응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가]라는 비판을 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날 하루동안 여기 토론장에서 제가 제기하였거나 반론한 글들을 읽어보셨다면(주로 [김명제 님의 반론에 답한 글에서].. 그리 허술한 추측으로 제 주장을 하고 있는 건 아니란 걸 느끼셨을 텐데요. .많은 얘기가 중복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반복은 안하겠습니다. (답변을 회피한 건 아닙니다. 중복을 피하려는 것입니다)
    덧붙여.. 초점은 좀 비껴가는 얘깁니다만..
    말씀하신 [물타기]라는 점에 대해.. 지금 성완종리스트라는 자체가, 자원외교비리에서 갑자기 친박 중심의 여권 비리, 대선 비리 등으로 초점을 흐리게 하는 물타기인데.. 여기에 갑작스런 취재윤리논쟁을 더한 한겨레 등의 문제제기야말로 희석된 술에 또다른 음료를 부어넣는 물타기의 물타기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하면 전광석화같이 그 육성 테입을 시청자들의 안방에 쏟아부은 손석희 뉴스의 결단이야말로 흐트러지는 초점을 다잡는데 도움이 되는 행위였을 거라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한가로운 윤리논쟁보다는 손석희 뉴스가 더 언론의 본령에 가까웠다고 보는 것입니다.
    큰 흐름을 놓치고 지엽의 지엽을 붙들고 윤리 운운하는 것은 마치 임진란을 맞아 정작 왜적을 두려워하는 고위 장수들이 자기 부하장수들의 전공을 시기하여 명령불복종이니 뭐니 하며 잘 싸우는 부장들의 목을 치던 일이나 비슷해 보입니다. 한가롭고 무책임하다는 것입니다.
    [징비록]에서 도원수 김명원이 자신의 후퇴명령을 어기고 적을 추적하러 떠나버린 신각을 참소하여 죽여버린 대목을 혹시 보셨습니까?
    그는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신각이 한 일은 보잘것 없으며 하극상의 부정일 뿐이었다고 폄하하기를 서슴지 않습니다. 국운이 경각에 달린 큰 위기를 제쳐놓고 왕에게 예의를 지키느냐 아니냐를 놓고 다툽니다. 그게 대체 뭐가 그리 중요하단 말입니까. 저는 그런 위선자들을 보면서..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그 책임이 부패한 위정자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마침내 깨닫습니다.
    손석희 뉴스가 안해도 될 일을 한 것이 맞다고 보십니까?
    취재윤리를 문제삼기 위하여 손석희 뉴스의 효과까지도 매도하는 분들은.. 죄송하지만 자기 세계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많은 사랃들이 본 기사의 댓글 반응을 제발 과학적으로, 마음의 전제를 버리고 한번 열람해 보십시오. 경향을 보는 이들이 있고 보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안방으로 실어나른 생생한 폭로육성이 던진 충격을 어째서 그 과정의 윤리문제를 확대하여 희석시키려고 한단 말입니까. 이것은 옳지도 않고 지혜롭지도 못합니다.
    대선 이후 여러번의 선거에서 소위 진보그룹들이 분명히 이길 거라고 확신하면서 번번이 깨진 이유도 저는 비슷하게 봅니다. 자신들 세계에 빠져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그 아우성 속에 있으면 온 나라가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어버리는 오류입니다. 열어보면 아니거든요.
    제가 좀 격하게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래도 어느 정도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공이 있다고 믿어온 한겨레나 언론연대 등에 대해 너무나 실망이 크기 때문입니다. 야당이 무능한 판국에 언론마저 이렇게 대소경중을 가릴 줄 모르고 손쉬운대로만 떠들어댄다면.. 이게 우리가 믿어온 민주언론 그룹(연대)의 의식수준 현실이라면.. 다음 선거도 기대할 게 없다는 절망을 느낍니다. 대한민국은 너무나 처절하게 절망적입니다.
    제발 크게 봅시다. MB비리를 이대로 묻혀가게 놓아두고 어떻게 사회정의가 바로 잡힐 수 있겠습니까.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필요한 일을 하는 게 언론의 의무고 윤리입니다. 왜 그리 절차문제에 매달릴까요. 언론연대는..
    이미 갖고 계신 확신 때문에 무의미한 토론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21. 경향은 이미 jtbc가 음성파일을 공개한 15일 아침, 엠바고까지 걸어가며 ‘이완구 비타오백 박스 3000만원’을 1면에 내세우면서 특종보도를 했습니다. 경향이 9일에 입수한 ‘성완종 녹취록’을 가지고 단독보도를 과연 몇번이나 했는지 아시면…. 왜 먼저 뺏어가냐, 도둑질이다, 라는 말을 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22. 6시간이라는 객과적 시간이 아니고 엄연히 하루 전이라고 봐야죠.. 하루 전에 그런 특종을 내보낼 수 있는데 흘러 보내면 그것도 언론인으로서는 성격상의 약점이 아닐까요. 당초 보안 전문가 분이 신신당부한 것도 아니고, 생방송이 진행되는 중에 그걸 어그러트리면서 중단해야할 사안인지… 모르겠습니다.

  23. 외람되지만, 안해도 될 일을 한거 맞고 격하게 쓰고 계신 거 맞는 듯 싶군요. 논거 없이 확신으로 얘기하고 있는 건 오히려 님이 아닐런지. 지금 님께서 동원하는 모든 논리는 자가당착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데, 한번 쓰신 글의 논리가 스스로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아닌가 한번 되돌아보세요.

    현재 확실한 건 언론윤리를 어겼으며 제보자의 신뢰를 파괴했다는 것이고, 불확실한 것은 JTBC의 선행보도의 효과인데 그걸 납득할 만한 근거들로 논증하지 않고 무작정 해야 할 일이었다고 순환논증해봤자 설득력이 없습니다. 물타기 관련 얘기만 봐도, 이런 언론들의 반응은 JTBC의 보도 이후에 당연히 따라오는 반응인데(이걸 예측하지 못한 애가 어디 있어요?) JTBC에 물어야 할 책임을 다른 언론의 탓으로 돌리고, JTBC가 억지로 우겨넣은 판에 따라오지 않는다고 해서 그걸 대동단결이 안되었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건 파쇼적입니다. 대세가 아니니 입다물라 이건가요. 파쇼라는 말을 꺼내지 않으려고 해도 입 밖으로 스물스물 기어나오는군요. 선거때마다 유행하는, 연대가 아닌 일방적인 단일화 파쇼를 다시 보는 것 같네요. 분열하는 진보그룹 운운하셔서 하는 얘기지만 적극적이고 동등한 입장에서의 연대가 아닌 우리가 남이가 식으로 호구잡는 단일화를 무슨 승리의 자구책처럼 보는 것에 염증이 난 사람은 한둘이 아니죠. 역사적으로도 진보주의 그룹이 치명타를 입는 건 ‘지금은 ~~할 때’같은 생각을 할 때였습니다.

    결과지상주의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하시는데 결과지상주의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계신 건 아이러니하군요. 일단 격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자가당착의 일반론부터 제하고 봅시다. 논증불가능한 영역에서 선입견에 기반한 주장만 해 봤자 꼬리물기밖에 안 됩니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해 보면 – 가만히 경향이 공개했으면 이런 쓰잘데기 없는 잡음도 없었을 테고 이슈에 집중해서 MB비리 더 잘 잡았다고 해도 반박할 수가 없습니다. 논증불가능한 영역이죠. 고작 하루 빨리 공개해서 뭐가 더 나아졌는지도 모르겠고 오히려 경향이 (JTBC 옹호자들이 그렇게도 주장하는 것처럼 – 근데 애초에 이 인터뷰를 만든 건 경향인데 뭣하러 축소보도하나요? JTBC는 성역이고 경향은 뇌탈출의 식물인간이라도 되는지)축소보도했다고 해도 그때 카운터 쳤으면 더더욱 이슈화된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 역시 논증불가능한 영역입니다. 그런 고로 우리는 전망에 대해서는 겸손하게 입닥치고 있는 게 좋아요. 어설프게 정치를 술자리 안주로 배운 장삼이사들이야 항상 그런 얘기 하면서 뭔가 전략가적인 것처럼 가오잡는 게 유행이긴 하지만 솔까말 아는 거 하나도 없고 어쩌다 들어맞으면 자랑질이나 하고… 뭐 별거 있나요.

    하여튼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건 비교적 확실한 영역뿐이죠. 계속 항상 모두가 얘기하지만 옹호론자들이 무시하고 있는 건 JTBC가 하루 일찍 보도해서 무엇이 달라졌느냐, 그리고 경향이 하루 늦게 보도해서 무엇이 망했느냐를 설득력있게 얘기할 수가 없다는 것이고 그런 고로 비윤리적이라고 뭇매를 처맞는 와중에서 논거부족의 각종 논리적 오류로 점철된 자가당착의 순환논증을 동원해봤자 설득력이 빵점이라는 겁니다. 상대가 과하게 확신하고 있다고 허수아비 치기 전에 내 논증이 얼마나 부실한지부터 일단 생각해봅시다.

  24. 옆집 소화기하고의 비교는 맞지 않죠. 비유가 주장에 유리한 방식으로 조정된 느낌이 드는데 좀 더 설득력있는 주장을 위해서라면 논거가 더 적절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군요.

    애초에 전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은데, 특별한 논거가 없는 상황에서 전제를 너무 확고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문제… 아니 그 전에 논리적 오류의 사례들을 너무 많이 차용하고 계십니다.

  25. 특종에 매달리는 언론의 패악질이 화두가 되던 게 꽤 최근의 일이었던 것 같은데… 어떨 땐 되고 어떨 때는 안되나 보군요.

  26. 보도윤리를 제기한 한겨레 기사 등 초기 보도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동조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평소 한겨레 경향을 즐겨 보는 분들 사이에서의 일어난 현상이었습다.
    정작 그 기사 원문에 붙은 일반 독자들의 댓글들을 보면.. 이 보도가 필요했다는 데 동조하거나 보도윤리를 문제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산술적으로 월등 더 많았다는 것을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기사 찾아서 확인해보셨는지요.

    [~ 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 이를 근거로 삼았음을 제가 말씀드렸는데.. 여전히 [근거없는]이라는 말로 근거 자체를 묵살하시는군요.

    학술논문에서나 정치여론에서 통계숫자, 산술적 결과를 우선적으로 존중하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합리성을 지닌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다못해 선거에서도 48: 52 같은 (거의 오차범위에 불과한) 결과마저 존중이 됩니다.

    남의 말에 대하여 [근거없이]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인격적인 토론의 태도가 아니며,, 또 근거를 굳이 설명해드려도 여전히 그것을 확인해보지 않고 [근거없이]라는 말을 반복하시는 걸 보니.. 님은 이미 확신하고 있는 바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돌아볼 의향은 전혀 없으신 것 같습니다. 종교적 신념처럼 말이지요.

    앞에 답글 말미에 제가 [이미 갖고 계신 확신 때문에 무의미한 토론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말씀드린 건.. 바로 이처럼 확신에 묶인 토론은 시간낭비에 불과할 거란 뜻으로 드린 말씀입니다. 객관적 지표가 갖는 권위를 부정하는 소신은 결국 자기한계에 부닥치고 말 겁니다.

    계속 그 확신에 머물러 계십시오. 저는 굳이 설득하지 않겠습니다.
    한 나라가 어떤 아집이나 욕망에 사로잡힌 외눈박이 지식인들에 의해(왼쪽 눈, 혹은 오른쪽 눈을 감은) 어떻게 망가져가는가를.. 두 눈 똑바로 뜨고 깨닫는 것를 저는 이 토론에서 얻은 것으로 치고, 이만 입을 다물겠습니다.

  27. 공감입니다. 경향은 이미 며칠째 특종 매체의 영예를 누렸습니다. 오히려 며칠 뒤에는 이 육성 테입을 스스로 다른 매체들에 제공하여 공유하는 편이 더 나았을 겁니다.
    육성공개를 안하기로 유족(그들에게 대체 무슨 권리가 있다는 것인지)들과 약속한 상태에서 테입을 그대로 검찰에 넘긴 뒤였습니다. 이것을 도둑질이라 단정한 한겨레 등의 보도는 합당치도 않습니다.

  28. 특종을 며칠째 하면 다른 곳에도 제공해서 공유하라니…

    가요톱텐인가요. 특종 5번하면 골든컵 주고 내려가나요? 정말 대단한 논리예요. 와우.

  29. 이 말씀이야말로 대단한 논리로군요.
    며칠 우려먹고 있는 특종 내용의 본체를 다른 곳에서 빼내 중계보도한 것을 두고 [특종 도둑질]이라고 질타하는 것에 대해 과도한 비난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한 말인데 뜬금없이 가요톱텐이 왜 튀어나오는지요. 그야말로 무논리적인 논쟁은 무가치합니다.
    만일 이 보도를 통해 썩은 정치를 고발하고 나라의 앞날이 바로 되기를 원하는 미디어라면 그 정도 특종보도한 내용을 다른 언론사들과 공유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었단 얘기지요.
    언론사들 사이에는 특종보도한 내용을 차후에 경쟁사에 릴리스하는 관행도 있습니다. 경쟁사들은 그에 대한 댓가로.. 어느 신문사 특종보도라는 걸 밝히면서 게재하지요. 그게 매체의 광고 효과도 있기 때문에 서로 공유라는 걸 하게 되는 겁니다.

  30. 다수의 동의를 얻는다고 해서 맞는 말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정치여론이야 당연히 유권자의 경향을 알려고 하는 것인데 당연한거구요. 학술논문에서도 그게 대중의 생각이다라고 하지 맞는 말이다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당위와 여론을 연결짓는 건 당연히 파쇼적이라고 하지 뭐라고 하겠습니까.

    애초에 제 말을 이해를 못하신 것 같습니다. 입 다물기 전에 스스로의 파쇼적인 논리동원에 대해 되돌아보시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남의 확신에 대해 지적하기 전에 스스로의 확신이 맞는지부터 한번 생각해 보세요. 객관적인 지표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도 배우시고.

  31. 1) 제 말에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시기에 제가 근거 없이 말한 게 아니다라면서 산술적인 숫자를 말한 것이지, 그것이 옳은 말이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말을 또 헷갈리실 것 같으니 어쩌면 좋습니까.
    2) ‘파쇼’는 자기 의견과 다른 생각이 다 파쇼입니까..
    그 깨알 같은 [反파쇼]의 신념(?)이 이 나라 야당이나 진보의 (어젯밤 같이) 형편없는 현실을 초래한 원인의 하나라고 생각해보신 적은 없습니까? 불필요하게 감정을 건드릴까 걱정되니 이 얘기도 여기서 줄이렵니다.
    3) 말과 말이 오가는 것은 뜻과 뜻이 오가는 것인데.. 님은 상대가 하는 말의 뜻을 헤아리려 하지 않고 급기야는 말의 어법이니 문법까지 따지면서 그것으로 옳고 그름을 가늠할 기세로군요. (말의) 방법이 까다롭다는 것은 말의 뜻 자체가 명쾌하지 못하다는 의미입니다. 대체 어떤 까다로운 방법론에 따라서 말씀드려야 맞는 논리, 맞는 문법이라 하실런지… ㅎ

  32. 윤리보다 본능으로 만물을 재끼면서 진화해온 인간이 공맹사상같은 걸 만들었다는게 신기합니다. 결국 소수만 덕 보는 도구로 전락한 듯. 악에 분노할 만큼 윤리적일 필요는 있지만, 악과 싸우는데 방해가 될만큼 윤리적일 필요는 없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33. 좋은 말이군요.
    공맹은 훌륭한 점도 있지만 인간들이 스스로 만드는 덫과 같이 느껴집니다. 노자나 특히 묵가들이 유학과 맹렬히 맞선던 이유를 조금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전쟁터에서 仁과 禮를 따지느라 적군이 강을 무사히 다 건너오기를 기다린 후 정당한(?) 대결을 벌여 참패하고 결국 목숨까지 잃었던 춘추시대 宋양공의 고사를 문득 떠올렸답니다.

    그 우스꽝스런 패배를 세상이 [송양지인]이라 비웃었는데도 공자와 맹자는.. 성인군자의 모범이라 해서 굳이 춘추오패에 끼워주질 않습니까.. 공맹의 명성이 순진한 민초들에게 환각제가 되기도 한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번 이 짧은 시간의 논쟁을 통해서.. 새롭게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3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님의 이상론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말아요. 누가 논리가 없는건지 환장하겠네. 너님이 졸라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특허개발한 걸 좀 우려먹었다고 시민의 이득을 침해하니 그 특허 내놔라 하면 내놓으실 양반입니다. 대의를 위하여 니 밥그릇 따위 꺼지고 여기에 집결하라!! 그렇다고 경향이 공개를 안했어요 내용을 왜곡했어요 왜곡했을거다 축소했을거다 다 너님의 의심과 관심법뿐이죠 그리고 언론에서 며칠동안 자체검증하는 시간은 왜 무시해요? 다들 궁금해하길래 조금씩이라도 공개했더니 떡밥질이라고 욕먹음 ㅋㅋㅋㅋ 합리적인 시민정신 따위 개한테 버렸어요? 미치겠네. 그놈의 궁예질 빨갱이 다 죽여야 한다며 학살하던 양반들하고 하나 다를게 없는 것 같네.

    백번 양보해서 제이티비쒸의 방법론이 옳았다고 쳐도, 그 과정에서 위반한 언론윤리 및 정보원 배신 행위는 잘못한 건 잘못한 겁니다. 그동안 찔끔찔끔 ‘우려먹었으니’ 전문 빼가도 별거 없다? 한번 님 생계 달린 다른 곳에 한번 이런 논리 적용해보시죠. 이런 논리 동원하는거 안되는 건 아는데 공감능력이 빵점인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언론하는 사람들은 무슨 땅파서 돈 벌라는건가 ㅋㅋㅋㅋ 공격하는 사람들 별거 없어요.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하라는거지. 근데 실더들은 증명되지도 않은 방법론을 가지고 수단까지 합리화하고 있으니까 뱁새 다리 졸라 찢어지는거지.

    하긴 뭐 이렇게 얘기해봤자 파쇼정치 좋아하시는 분들이니 다수가 우리의 입장이다! 시민의 명령이다! 이지랄 하시겠지.

    아 배설 하니까 시원하네요. 근데 똥 위에 똥 싼거라서 부끄러움은 절반 정도 같아요.

  35. 너님이 동원하는 방법론이 파쇼적이예요. 상대한테 논리를 다 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논리 책 한권만 봅시다. 미안한데 말이 쓸데없이 길고 까다로운건 당신이고 그걸 지적하느라고 다들 피곤해하잖아. 제발 상대 욕설에 발끈하기 전에 자아성찰 한순간만 해봐라. 가장 현명한 자는 가장 우둔한 자로부터도 배운다더만. 현명한 자 코스프레좀 해봐요.

  36. ㅎㅎ.. 그만 합시다.
    이번 선거 결과 보면.. 반朴 반파쇼.. 외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같은 논리에 스스로 박혀 살고 있는지..
    결과를 보면 부끄럽지도 않소?
    무엇이 언론윤리라는 것인지..
    무엇이 이상론이라는 것인지..
    이런 답글 달릴 때까지 말상대하고 있는 내가 다 부끄럽소.
    이건 토론도 아니고.. 무슨 말싸움?
    제발 그만 둡시다.
    미안해요.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계속해서..
    분풀이가 필요하시면 계속 하시든가..
    내 말은 이제 여기까지요.

  37. 유족이 공개하지 말라고 요청했으니 녹취록 공개를 안 하고 편집정리로 간 거라고 봐야겠죠. 애초에 단순한 독점욕이었다면 10일에 음성을 통짜로 공개하겠다는 말을 아예 하지 않았을 겁니다. 추가적안 상황 변화에 의해 방침이 바뀐 것일 텐데(이득을 더 보겠다는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데스크에서 회의할 때 그 쪽으로 정했을 겁니다. 이런건 하루아침에 방침이 바뀌는 그런 종류의 일이 아니니까), 유족이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이미 있었으니 그쪽으로 해석하는게 좀 더 타당할 겁니다. 정보가 왜곡되는 게 아니라면, 단순 인권을 넘어서 언론인에게는 정보원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기도 하고 말입니다(숨소리 하나 숨기지 말고 있는대로 다 알아야 직성이 풀린다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왜곡이 안되는 한도 내에서 편집해서 말하죠. 인터뷰 녹취록을 있는대로 까발리는 게 오히려 특수한 사례일 듯 합니다).

    그리고 설사 경향의 보도행태가 맘에 안 들고 지적해야 할 도의적인 문제가 있었더라도, JTBC의 과오와 이건 따로 봐야 하는건데 이걸 섞는 건 논점을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다 봅니다. 누가 더 잘못했냐의 무간지옥으로 빠져들죠. 진영논리가 개입할 수 밖에 없고 둘 다 지적(경향 보도 태도가 문제가 있다는 전제 하에 하는 얘기입니다)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이건 결코 좋은 구도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네요.

  38. 여기까지 한다니 다행이네요. 어차피 남의 말 들을 생각도 없잖아요. 애초에 무리수 둬서 언론윤리쪽으로 시선을 가게 한게 어떤 방송국이고 그거 인정 안해서 이상한 이슈 추가해서 질질 끌고 간게 누구인데 선거 결과 드립이예요. 결과 결과 하니 하나 물어보죠. 성완종 녹취록이 공개되고 나서 지지율이 요동쳤지만 여당은 총리 사표 받을 시간도 벌고 사면이니 뭐니 프레임 재정비할 시간도 벌었죠. 야권은 총리 갑자기 사라지니 타겟이 실종되고. 그게 빨리 공개된 게 오히려 선거에 악영향 같은데? 적에게 정보를 일찍 줘서 뭐가 좋다고? 누가 우물 안 개구리이고 순진한지 좀 생각해봅시다. 게다가 어설프게 물타기하니까 경향도 잘못 JTBC도 잘못 누가 더 잘못했나로 시간낭비하게 하고.

    당신같은 양반들 절대로 안바뀌는 거 알아요. 원칙이고 뭐고 눈앞에 이득이다 싶으면 손바닥뒤집듯 하는 사람들이니 제발 님들이 지지하는 정당은 집권 못했으면 좋겠군요.

  39. 정정합니다. 14일에도 녹취록 공개라고 말했었으니 위에 제가 쓴 댓글 첫번째 문단의 추론은 맞지 않겠네요. 정보를 제대로 검토해 보지 않고 댓글을 작성한 점 사과드립니다.

  40. 좀 머리 식히고 보니 저도 무지렁뱅이처럼 말했네요. 그간 예의부족한 말들은 모두 다 사과드립니다. 이견에 대해서는 저도 더 이상 할말 없습니다.

  41. 토론을 하는 이유는 절대 옳은 게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과 글은 그 사람의 인격과 내면을 나타내기 때문에 예의를 갖추는 게 기본이구요. 기본을 갖춘 상태에서 사실을 주장해야 하며,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주장과 근거의 허점을 타당하게 증명해주는 반박을 만나면 배우는 게 많죠.

    하지만 토론자의 주장이 아니라 토론자를 공격해야만 자신의 의견을 게진할 수 있는 사람과의 토론에서는 배울 게 없는 듯 합니다.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악플은 무플로, 논리적으로 근거를 제시하는 비판글은 리플로 대응하라고 유시민 선생이 말씀하셨다죠.^^

  42. 항상 이런 일반론적 논리가 문제가 되는 건 셀프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타인에게만 적용하는 경우겠죠. 똑똑한 사람이라면 알아서 하겠지만.

    말을 못알아먹는 사람이 문제인지 그 사람하고 말하다가 욕질하는 인간이 문제인지는 각자 생각해 볼 일이죠. 물론 전자나 후자나 스스로는 뭘 잘못했는지 모를 테지만.

  43. 목숨과바꾼마지막 녹취록인데 ..무엇때문에 누가 ..막아야
    할까요..편안히 가시게 유족분들은 더욱이 안되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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