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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트위터 컨트롤 타워: 정부 험담은 우리가 막는다

국가 재난 막는 컨트롤 타워? 없다!
정부 험담 막는 컨트롤 타워? 있다!

대통령은 한 국가를 대신하는 자리이며 행정부의 수반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대통령을 비롯해 3처 17부 17청으로 되어 있으며 그외 감사원,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원회, 국무총리 등이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건에서 초기에 탈출한 인원 말고는 정부가 나서서 구출한 인원이 이제까지 한 명도 없자 청와대가 국가 재난 상황 발생 시 대응할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청와대는 자신들이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소셜 서비스를 곰곰이 보다 보니 국민이 위기에 빠진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컨트롤 타워는 없을지 모르겠지만, 정부가 위기에 빠졌을 때 대처하는 컨트롤 타워는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전문성과는 전혀 관계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정부의 트위터 계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부의 소셜 서비스 운영

정부의 각 부처가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살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언론의 오보는 당연히 존재할 수 있고 정정된 내용이 뉴스 소비자들에게 다시 전달되기는 어렵죠. 좋은 정책을 만들었는데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각 정부 부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서비스에 계정을 만들어 홍보도 하고 오해를 풀기도 합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해서도 소셜 계정을 통해 아래처럼 해명합니다.

해명한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사안마다 다를 것입니다. 중요한 건 정부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홍보하거나 사안별로 잘못 알려진 점을 정정한다는 점은 분명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성 버리고 변명에 몰빵?

며칠 전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는 말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장까지 내려가서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카메라 샤워를 받고 올라온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더욱 황당한 건 작년 2013년 4월 국회 운영위에서 김장수 실장은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는 거죠. 손바닥 뒤집듯 뒤집혔습니다.

청와대를 대표해서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담당자가 이렇게 오락가락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 정부는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그 와중에 해양수산부의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 조직으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정부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리는 수준이 됐습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 타워는 아닐지언정 정부 각 부처의 소셜 계정을 일사불란하게 조종하는 컨트롤 타워는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하여 자기 부처의 일도 아닌데 트윗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죠. 청와대도 컨트롤 타워임을 회피한 참혹한 사안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방향이라면 언제든지 좋습니다. 하지만 다른 부처의 해명을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이걸 모으면서 너무 당황스럽고 황당했습니다. 부처의 전문성과는 상관이 없이 다른 부서의 해명을 대신해주는 트윗들을 모아 봤습니다.

경찰청은 안전행정부, 해양경찰청은 해양수산부 산하에 있습니다.

안전행정부가 친절하게 해양경찰청 산하 조직의 해명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소방방재청이 아무리 안전행정부 산하라지만 유언비어 유포에 대해 발언하는 건 좀 이상하군요.

이번엔 아예 “선은 반드시 악을 이깁니다”는 표현까지 합니다. 정의소방구현청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정의의 이름으로 소방방재를 해주겠어!

농림축산부 소속의 산림청이 해양수산부의 해양경찰청을 돕는군요. 예, 돕고 살아야죠. 그래서 지난 대선에도 여러 부처가…… 아, 아닙니다.

국방부 산하 병무청도 CTRL-C, CTRL-V로 붙여넣기 했군요. 병무청과 해양경찰청은 형제의 청.

한 번 돕는 거 어렵지, 두 번 돕는 건 쉬운 거겠죠. 자기 부서 업무도 아닌데 힘을 실어줍니다.

병부청은 국무총리실의 업무도 대행하고 있군요.

미래창조과학부는 아예 해양경찰청 소식임을 대놓고 알리고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개설된 계정 아닌가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작”이라는 신조어 하지만 비표준어가 담긴 짤방을 이용해가며 안전행정부 일을 돕고 있군요.

교육부 트위터 담당자는 해양경찰청 담당자에게 아예 키보드를 뺐겼나 봅니다.

교육부는 해양경찰청과 트위터 계정 통폐합을 해야 할 기세입니다.

지방의 경찰청에서 알린 소식까지도 친절하게 전달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중소기업청이 안전행정부의 경찰청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해양경찰청 브리핑에 따른 수색구조 세력을 알리고 있습니다. 팍팍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건가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재청 역시 해양경찰청의 입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국방부 소식도 팍팍 알리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이 되면 부처가 통폐합하는 건가요?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양경찰청 사이의 관계에 대해 아시는 분 있나요.

외교부는 경찰청 해시태그를 달고 허위사실 유포를 하고 있습니다. 외교부가 경찰청의 일을.

외교부가 해양경찰청의 일도.

국토교통부가 명예훼손과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적절한가요?

보다 보면 이게 국토교통부의 메시지인지 해양경찰청의 메시지인지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매뉴얼 없이 마구잡이 메시지

이뿐만이 아닙니다. 각 정부부처 트위터 계정들은 서로 다른 부처의 해명을 집중적으로 리트윗해주고 있습니다.

정부 부처의 리트윗들

여성가족부, 산림청, 외교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정부의 전문성과는 관계없이 서로 리트윗을 해주고 있다.

스마트폰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전쟁에 관해 이야기하면 신빙성이 있어 보일까요? 아무리 그 사람의 말이 맞다고 할지라도 말이죠. 또한, 자신이 아무런 권한도 없는 사안에 관해 이야기를 거드는 것도 이상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제까지 정부의 각 부처와 청은 전문가들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자신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사안에 책임을 지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뒷걸음질치면서 정부 부처들은 서로 자신의 전문 분야도 아닌 사안에 대해 리트윗과 트윗, 해명을 해대고 있습니다.

국민 위기 땐 ‘자중지란’ vs. 정부 위기 땐 ‘일사불란

왜 정부는 국민들이 그들을 더 믿을 수 없게 행동하는 걸까요. 누군가는 저 트위터 계정들은 알바 혹은 비정규직 직원이 할 뿐인데 왜 큰 의미를 부여하느냐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한낱 알바가 정부의 정책을 알리고 소통하는 자리에서 자기 마음대로 메시지를 살포할 수는 없을 겁니다. 트위터 계정에 붙은 공식 마크를 보세요.

청와대는 우리나라 재난 컨트롤 타워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부처들이 위기에 빠지고 비판의 심판대에 올랐을 때 업무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서로를 도와주는 저 트위터 계정들을 움직이는 컨트롤 타워는 누구일까요?

정부 부처는 위험에 빠졌을 때는 부처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컨트롤 타워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 국민이 위험에 빠졌을 때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컨트롤 타워는커녕 자중지란에 빠지니 더욱 서글프고 화가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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