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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이 본 우리 사회의 맨얼굴: 알바 월급 기부 사건 알바생 인터뷰

슬로우뉴스 독자 중 많은 분이 ‘알바’를 하셨을 겁니다.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사장님은 5개월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 중 상당액(40여만 원 중 10만 원)을 강제로 기부하겠다고 했습니다. 일은 해야겠고, 공부할 시간을 위해서는 점심 알바를 해야 하는데, 일자리는 없고…. 그래서 ‘5개월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견딜 수 없었습니다. 알바로 인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두 달 만에 부대찌개 알바를 그만뒀습니다. 사장님은 사본조차 주지 않은 불법 계약서를 근거로 10만 원을 결국 기부해버렸습니다. 알바생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지만, 사장님은 “니가 나를 화나게 하는구나”, “니 어머니와 이야기 끝냈다”‘라면서 오히려 알바생을 타박했습니다. (……)  알바생 자신의 노력과 알바노조의 도움으로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사장님은 사과를 했고, 알바생도 부당하게 빼앗긴 월급과 자신의 치료비 그리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어머니의 차비를 돌려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았습니다. 갓 스물을 넘긴 청년이 체험한 ‘우리 사회의 맨얼굴’에 대해선, 그 누구도 더는 그런 부당한 폭력을 만나지 않아도 좋다고 책임 있게 답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럴 것입니다.

부대찌개 사장님과의 면담 (사진: 알바노조 제공)

부대찌개 사장님과의 면담 (사진: 알바노조 제공)

이 인터뷰는 사장 면담이 있었던 2014년 3월 24일 당일, 면담 직후 1시간 정도 진행했습니다. 당시 경황이 없던 알바생과의 대화를 좀 더 차분하게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알바생도 저녁에 연락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알바생의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슬로우뉴스의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이틀에 걸친 대여섯 번의 접촉 시도를 끝으로 슬로우뉴스도 더는 전화하지 못했습니다. 미안했습니다.

모쪼록 ‘알바생’이 다시 기운을 차리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더불어 S부대찌개 사장님과의 인터뷰는 계속 시도 중입니다. )

– 민노씨: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합니다.

알바생: Y역 S부대찌개집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일한 알바생입니다.

– 싸움을 시작한 이유는요?

돈도 돈이지만, 너무 억울했습니다. 그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다른 알바생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게시물을 올리고, 싸우게 됐습니다.

– 오늘(3월 24일) 알바노조, 미디어몽구 등과 함께 사장님을 면담했습니다.

오늘 만나니까 사장님은 “내가 미안하다”, “내가 사과하마”라고 자기 잘못을 인정하셨습니다. 지금은 지워졌지만, 제가 게시판에 올린 주장은 모두 사실입니다.

– 오늘 만남이 성사된 과정을 간략히 요약하면요.

알바노조 위원장(구교현)께서 사장님과 통화를 하셨고요. 통화 내용에서 사장님께서 저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고 ‘만날 용의가 있다’고 해서 오늘 만났습니다.

– 알바생께서 요구하신 사항은 뭔가요?

이 일로 받은 정신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했고, 어머니께서 지방(부산)에서 올라오신 차비, 그리고 공식적인 사과문을 요구했습니다.

– 그래서 요구사항은 충족하셨나요?

사과문은 알바노조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사장님이 약속했습니다.

– 정신적인 피해보상이나 이 일과 관련해서 불필요하게 생긴 비용에 대한 보상은 받으셨나요.

부산에서 온 어머니 차비와 제가 병원에서 진료받은 진료비 정도만 받았습니다.

– 오늘 면담은 만족스럽나요?

불만족스럽죠. 사장님이 사과를 제대로 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았으니까요. 제가 보기에 사장님 태도는 사과하려는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어요. 끝까지 자신이 잘했다고 생각하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만하자”라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어요.

–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게 5개월 근로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 중 10만 원’을 기부하겠다는 계약서 강제 조항이었는데요.

근로계약서 끝에 “약속란”이라고 5개월을 못 채우고 나갔을 시에는 위약금 식으로 10만 원을 까겠다고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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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과 사장님의 메시지 대화. (이미지: 알바생의 휴대폰에서 캡처)

– 그럼 왜 그런 계약서에 왜 사인을 했나요?

제가 학생이라서 저녁에는 공부해야 하잖아요. 제 상황에선 오전 알바가 필요했어요. 그런 알바 자리가 귀했고, 그것까지 놓치면 생활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당연히, 5개월 채워서 10만 원 안 까이면 되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그 계약서는 따로 사본을 가지고 있나요?

저에게는 따로 그 계약서를 주지 않았습니다.

– 당시에도 계약서 내용이 ‘이상하다’, ‘부당하다’고 생각하셨던가요?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습니다.

– 당시에는 ‘5개월만 일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셨다고 했는데, 왜 더 일하지 않으셨나요?

네, 그때는 ‘5개월만 버티면 되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2개월째 일하면서 더는 일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사장님이 여러 가지로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고요.

일례로, 제가 오전 10시 출근인데요. 그 날은 몸이 너무 안 좋았어요. 그래서 미리 12시에 출근하겠다고 문자로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12시에 출근한 뒤 2시에 일이 끝나 집에 가니 사장님께 전화가 왔어요. “야, 너 뭐하는 새끼야? 니가 나한테 통보를 해? 내가 특공대 출신이야. 너 나보다 나이가 많아?” 저에게 약간 겁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아요.

– 그래서 더는 일을 못 하겠다고 결심하셨군요.

네, 더는 일을 못 하겠다고 결심하고, 3월 14일에 일을 그만뒀습니다. 그 날도 2시에 일이 끝났는데, 사장님과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3시 30분까지 기다렸는데, 사장님은 바쁜 일이 있다면서 시간을 내주지 않았어요. 긴 이야기도 아니고, 2~3분이면 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말이죠.

결국, 기다렸다가 사장님이 결론만 이야기하라고 해서, “저는 10만 원 못 내겠어요.”라고 말씀드리니, 저를 혼내셨어요. “(제 어깨를 툭툭 치면서 OO아) 내가 너보다 큰 사람이야. 마음을 좀 넓어 가져. OO아, 저는 사회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좀 배워야 돼. 마음을 넓게 가져보렴. (그리고 음식점을 나가시면서) 고소하려면 고소해”라고 말씀하시고, 나가셨어요.

그게 사건의 발단이 된 거죠. 저는 그 한마디 하려고 1시간 반을 기다렸는데, 저에게 오히려 ‘이기적’이라고 훈계를 하시더군요.

알바생과 사장님과의 메시지 대화. 사장은 “노동부에서 만들어 준 양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당연히 그런 불법적인 내용의 표준 계약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지: 알바생의 휴대폰에서 캡처)

– 당시엔 어떻게 일을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개인적으로 사장님과의 대화를 통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싶어서 네이트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임시조치(블라인드)로 글이 내려가기 전까지 18만 조회까지 된 걸로 확인했습니다.

– 법적인 해결도 모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부대찌개 사장님의 계약서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판단했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개인적인 해결보다는 공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강제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개인적으로는 민사 소송을 준비했고요. 그 밖에 알바노조가 도와주셔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특히 사장님이 맞고소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아보고 그랬습니다.

– 소송 외에 공적인 피해구제 기관을 이용하진 않으셨나요?

청와대 신문고에 사연을 썼고요. 노동청에도 체불임금으로 알렸지만, 임금을 받은 뒤로 체불기간이 2주 이상이 되어야 신고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체불 임금 신고는 법률적으로 14일이 지나야 가능 – 편집자) 제가 직접 목격한 불법적인 음식점 행태(가령, 쓰다 남은 음식물 재활용 등)이 많아서 관련 공무원에게 제보하려고도 생각했어요.

– 일단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아쉬운 점은 없으신가요?

미진한 느낌이 크죠. (아, 휴~)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은데, 그거라도 받고 싶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에요. 알바노조와 연락할 수 있었다면, 왜 저에겐 연락할 수 없었을까요? 그리고 제가 부산에 있으면, 피해자가 찾아가서 가해자에게 사과를 듣는 게 아니라, 사과하려는 사람이 찾아와서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 말을 했더니, 사장님은 아무 말 없이 팔짱 끼고 있다가 잠시 뒤에 “미안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보기엔 사과를 하는 분이라기보다는 화를 참고 있는 분으로 보였어요. 마치 자신이 억울한 피해자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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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민노씨
슬로우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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