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벌써 한편에서는 아직도 세월호 이야기를 하느냐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은 아쉬운 마음에 ‘그때 정부가 이랬다면’, ‘그때 해경이 저랬다면’, ‘만약 대통령이…’, ‘만약 장관이, 해경이…’ 라며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마음속으로 무한 반복합니다.

결국, 돌아오는 건 원점인 것 같지만 곰곰이 생각할수록 작은 차이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차이들은 오늘 이 시간, 다른 모습이 되어 있었겠죠.

세월호 사건과 그 이후에 벌어진 일련의 일들에 대해 조금은 냉소적으로 생각하는 두 명의 가상 대화를 통해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떤 오늘이 돼야 했는지를 반추해봅니다. (편집자)[/box]

A: 문재인이 대통령이었다면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까?

B: 아니. 운항 안전이 개판인 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었고, 구난체계도 개판인 데다 배가 너무 빨리 가라앉았으니까. 그걸 미리 총점검을 통해 잡아냈을 가능성은 낮지.

하지만 어떻게든 제대로 된 상황을 보고받으려고 노력하고, 끊임없이 체크할 수는 있었을 거고, 일단 본부는 빨리 세웠을 가능성이 높지. 어쨌든 해난이잖아. 그게 정말 빨랐다면, 아주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고. 하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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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그래도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는 있었을 거 아냐?

B: 사실 그것도 모를 일이야. 유속이 빠르고 시계가 안 좋았다잖아. 잠수사가 조난을 당할 가능성도 있었고. 어떻게든 되게 하고 비용이니 뭐니 다 나중에 생각하라며 노무현처럼 윽박을 질렀다면 혹시 뭔가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이 아주 많이 달라지진 않았을 거야.

다만, 그런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구조가 늦어지는 상황에 대한 대안을 세우고 있다고 솔직히 고백할 수는 있었을지도 몰라. 그런 방식으로 ‘대통령이 정보를 직접 전달받고 정부가 열심히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고 제대로 말해 줄 수는 있었을지 모른단 얘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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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다이빙 벨을 넣는 건?

B: 그것도 사실 해 보니 제대로 설치가 안 됐잖아. 하지만 문재인이 대통령이었다면, 설치 가능성에 대해 검토를 지시하고, 어떻게든 해 보라고 하고, 그랬다면 어쨌든 쓸 가능성이 높아졌을 수도 있지. 그러다 안 된다고 결론이 나오면, 사람들이 그 이유를 좀 더 쉽게 납득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고. 방송이 검증하고 인터넷이 터지고 이상호가 다큐 찍겠다고 들기 전에 했다면 말이지.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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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어차피 유가족들이 진도에서 청와대까지 행진은 했겠다는 얘기네.

B: 응. 하지만 총리, 안 되면 장관이라도 내보내서 설득하고 돌려보내는 시도는 했을 거야.

세월호 행진 중인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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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결국 네 말은, 문재인이 대통령이었다 해도 진실을 밝히자고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을 수는 있다는 거잖아.

B: 할 수 있지. 하지만 법리 문제를 따지고 드는 야당이 있었을 테고, 여당도 설득하자면 쉽지는 않았을 거야. 그래도 열심히 받아들이겠다는 시그널을 국민들에게 보내고, 그런 다음에는 그게 왜 좌절될 수밖에 없는지, 아니면 현재 법처럼 될 수밖에 없다고 말을 할 수 있었겠지.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 촉구 천만인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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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농성도 했겠네, 그럼.

B: 뭘 해도 달래줄 수 없는 아픔이 있으니까. 다만, 거기 대한 일베 등의 모욕에 대해 단호히 대처한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었겠지.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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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주기에 광화문에서 노숙 농성하던 사람들은? 시민들이 그 근처에 떼로 모인 건?

B: 글쎄… 추모식에 대통령이나 총리가 참석하는 방안도 있었겠지만, 위험하니까 결단은 어려웠겠지. 만에 하나 그렇게까지 한 다음에도 그들이 유가족들과 합류하여 청와대로 진군할 가능성이 있다면, 제압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야.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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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결국 네 말은, 누가 대통령이든 달라질 게 없었다는 얘기잖아.

B: 그랬을 수도 있지.

그런데 너, 진짜 그렇게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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