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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실업률 3%의 비밀

우리나라 실업률은 맨날 3%대. 이는 케인즈가 말한 완전고용 수준이고, 대호황 상태다. 이 정도 실업률 수치를 보이던 시기로는 일본의 80년대 말 버블 시대가 있다. 당시 일본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구하기 너무 힘들어서, 하와이로 데리고 가서 연수했다는 둥, 계약금을 선지급했다는 둥의 전설이 내려온다. 우리나라가 지금 일본 버블 시기의 고용상태를 보인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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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통계청 통계가 사기를 친 것인가?
아니면 우리나라만 지표가 다른 것인가?
이렇게 낮은 실업률 숫자가 나오는 원인은 무엇인가?

답변 :

1.우리나라 실업률 통계는 다른 나라와 완전히 동일한 방식으로 산출한다. 따라서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집계 방식이 다른 것도 아니다. 또한, 통계청이 이걸 사기 치는 것도 당연히 아니다!! 통계청은 국제기준에 맞게 성실하게 집계하고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 (실제로도 그렇고…)

2. 우리나라의 초저실업률과 같이 가는 것이 바로 초저고용률. 고용이 적게 이뤄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실업률도 낮다. 고용이 안 되는데 실업도 적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여기에 핵심적인 비밀이 있다.

3. 고용률 = 총취업자 / 노동 가능 인구(15세 이상인구)
실업률 = 실업자 / 경제활동인구 (= 노동 가능 인구 – 비경제활동인구)

이 수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낮은 고용률과 낮은 실업률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바로 비경제활동인구가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말이다.

비경제활동인구란?

주부, 의무군인, 취업포기자, 취업준비생 등이 포함되는데, 노동능력이나 노동의사가 없는 인구를 뜻함. 취업포기자는 노동의사가 없는 경우이고, 취업준비생은 노동능력이 없는 경우로 포함됨. 기혼 여성이라고 다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건 아니다. 취업노동의사 없이 가사노동에만 종사할 경우, 남녀 불문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한다.

우리나라의 비경제활동인구가 매우 많다는 말은 실업률에서 실업자로 분류될 사람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져 버리게 된다는 말이다. 즉, 실업률의 분자가 비정상적으로 적어진다.

좀 더 자세히 풀어보면, 100명이 사는 나라를 가정해 보자.

이 중에서 15세 이상 인구가 90명이라고 가정. 여기서 취업자는 60명이라고 또 가정. 이 상태에서 고용률은 60/90 이 되므로, 66.67%가 될 것이다. 여기서 비취업자는 총 30명이다. 그런데 이 비취업자에서 비경제활동인구가 왕창 빠져나가게 된다.

간단히 하기 위해서 비취업자 중에서 고시생이 10명이라고 치자.

여기에서 실업률을 계산해 보면, 취업자는 60명으로 같다. 그런데 비취업자 중에서 실업자는 30명(노동 가능 인구 중 비취업자) – 10명(고시생) = 20명이 된다. 그리고 경제활동인구는 노동 가능 인구에서 비경제활동인구(여기선 고시생)를 뺀 인구이기 때문에 90명-10명=80명이 된다.

따라서 실업률(=실업자/경제활동인구)을 계산하면, 20/80이 되며, 실업률은 25%로 계산이 된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분자와 분모에서 같은 숫자(10명)가 빠지지만, 분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자에서 왕창 빠지는 효과가 나오며, 따라서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아지면, 실업률이 극적으로 낮아진다.

4.외국과 똑같다면서? 외국에선 그럼 취준생, 고시생 등이 작다는 말이냐? 거기도 그런 건 비슷하다고 치자. 그런데 월등히 많은 비경제활동인구가 있다. 바로 ‘그냥 쉬었음’ 인구이다. 그냥 쉬었음 인구도 노동의사가 없으므로 실업자가 아니다. 통계청 설문조사에서 이렇게 답변하는 인구는 실업자의 1.6배 수준이다. (실업자 81만 명, 그냥 쉬었음 133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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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통계청 월별 고용동향 자료

이렇게 그냥 쉬었음이라고 답하는 사람은 외견상 실업자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 그런데 이들은 실업자에 속할 수는 없다. (국제기준이 그렇다.)

5.그렇다면 이들 그냥 쉬는 인구는 왜 우리나라에 이렇게 특히 많은가? 실업자와 그냥 쉬는 사람의 차이는 뭔가? 실업자는 근로의사와 근로능력이 있음에도 불구, 쉬는 사람이고, 그냥 쉬는 사람은 그냥 쉬는 사람.

그런데 실업자는 실업급여 등 사회복지의 대상이 되며, 그냥 쉬는 사람은 그냥 계속 쉰다. 그래서 실업의 사회보장이 충실한 나라에서는 일하고 싶은데 일자리가 없어서 논다고 답하고, 우리나라처럼 보장이 허술한 나라에서는 그냥 쉰다고 답한다. 그래서 설문 문항을 바꾸면 실업률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오기도 한다.

실업률 통계를 작성하는 것은 설문조사 방식을 취한다. 통계청 홈페이지 상에서 확인한 바로는, “전국 3만 2천 표본가구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인구에 대해 가구 방문을 통해 개개인의 취업, 실업 등 경제활동상태를 면접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6.이뿐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완전고용의 비중이 매우 높다. 즉, 자영업자와 그에 속한 ‘무급가족 노동자’의 숫자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숫자만 573만 명이고, 이에 딸린 무급가족종사자만 131만 명이다. 빵집에서 아버지 어머니를 월급 없이 돕는 착한 딸은 월급은 못 벌지만 어쨌건 일을 하고 있으니, 실업자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무급가족 종사자는 분명히 실업자와 비슷한 경제적 상황일 것이다. (실업자는 81만 명, 무급 가족 종사자는 131만명.)

여기에 임시직근로자가 5백만이고, 일용근로자가 170만 명이다. 안정된 직장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역시 실업자도 아니다. (통계상으로는 당연히 취업자이다.)

7.여기에 ‘주부’가 많다. 여기서 말하는 주부란 ‘실업자가 아닌 가사노동자’를 뜻한다. 취업할 의사가 없는 기혼여성(또는 남성). 그러나 고용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이들 기혼자도 노동의사만 있다면 얼마든지 취업자 또는 실업자가 된다. 그러나 매우 많은 기혼여성은 노동의사를 잃어버리고, 그래서 비경제활동인구가 되어 버린다.

기혼여성들을 위한 여러 사회적 장치가 된다면… 역설적으로 지표상 실업률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많은 기혼여성이 노동의사를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노동의사를 쉽사리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의무군인 60만이 있어서, 경제활동인구에서 왕창 빠진다. 이들이 취업시장에 뛰어든다면 역시나 지표상 실업률은 왕창 뛰어 버릴 것이다.

8.원래 실업률 지표는 어느 나라나 제대로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9.실업률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이 지표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고 재정지출의 수위를 결정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런 역할을 못 한다. 언제나 3%에서 4% 수준인데 뭐…

10.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이런 낮은 실업률의 범인은 통계청이 아니다!! 아주 많은 경제적 사회적 원인이 내재한 핵심적인 사회 문제다.

알림: 본문 예시 설명에서 착오가 있었습니다. “비단터” 님께서 지적해주셨네요. 아래와 같이 수정했습니다.

[기존 본문]
경제활동인구는 노동 가능 인구에서 비경제활동인구(여기선 고시생)를 뺀 인구이기 때문에 60-10=50명이 된다. 따라서 실업률을 계산하면, 20/50이 되며, 실업률은 40%로 계산이 된다.

[수정한 본문] (입력 시각: 2014년 2월 15일. 오후 6:25.)
경제활동인구는 노동 가능 인구에서 비경제활동인구(여기선 고시생)를 뺀 인구이기 때문에 90명-10명=80명이 된다. 따라서 실업률(=실업자/경제활동인구)을 계산하면, 20/80이 되며, 실업률은 25%로 계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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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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