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Google Map)는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2004년 프로토타입을 시작하고, 2005년부터 정식으로 오픈한 지도 서비스다. 물론 구글은 같은 해 ‘구글 어스’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관련 기술은 구글 지도에도 통합, 제공 중이다. 구글 지도는 요즘 전자 지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면도와 위성사진을 교차로 확인하거나 스트리트뷰, 360도 파노라마뷰, 실시간 교통 상황 외에 대중교통 경로 등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지도의 원형이 탄생한 건 기원전 7,000년 경이다. 하지만 지도는 오랫동안 종이 그러니까 2차원이라는 공간에 3차원인 지구를 표현했고, 그로 인해 필연적인 오류가 있었다. 구글 지도는 그런 오류를 해결하는 전자 지도의 대명사가 됐다. 그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무료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에 기능을 더해 확장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스트리트뷰, 거리로 내려온 지도
구글이 2007년 추가한 스트리트뷰(Google street view)가 대표적인 예다.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평면 지도 외에도 실제로 도로에 서 있는 시점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적지나 원하는 방문지를 마치 그 위치에 서 있는 것처럼 둘러볼 수 있는 것이다. 화살표로 방향을 제시해 위치를 이동할 수도 있다.
2006년부터 실제로 카메라와 레이저를 탑재한 전용 차량을 이용해 미국 내 거리를 달리게 하면서 360도 사진을 촬영, 2007년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시작한 것. 스트리트뷰는 자동차를 이용해 실제 거리를 촬영해 지도의 역할 자체를 확장시키는 단초가 됐다. 가상 여행을 하듯 사람을 지도 안으로 데려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구글은 이 서비스 제공을 위해 2007년 미국 내 5개 도시에서 스트리트뷰 차량을 운행하기 시작했고, 2008년부터는 자전거에 카메라를 얹은 스트리트뷰 트라이크를, 다시 2011년에는 길 뿐 아니라 박물관 내부까지 촬영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자동차가 달릴 수 없는 장소라면 카메라를 직접 짊어진 사람이 걸어서 ‘한땀 한땀’ 촬영하는 구글 스트리트뷰 트래커를 진행하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파노라마 사진을 올릴 수 있는 포토 스피어 기능(Photo Sphere)도 나온다.
스트리트뷰가 확장한 지도의 세계는 촬영지가 늘어날수록 마치 PC나 스마트폰만으로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체험 쪽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구글맵 스트리트뷰 플레이어(Google Maps Streetview Player) 같은 기능을 이용하면 스트리트뷰 그러니까 1인칭 시점으로 목적지까지 경로를 볼 수도 있다. 지도만 들고 걷다보면 방향이 헷갈릴 수도 있지만 이럴 때 유용할 수 있다. 또 가상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재미있는 포인트. 실제로 이 기능에는 트래블 모드를 통해 자동차나 자전거, 대중교통, 도보 같은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 뿐 아니라 가상 여행의 경우 지난 2016년 구글어스(Google Earth)를 통해 가상현실을 지원한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구글어스 VR(Google Earth VR)을 이용하면 전 세계 여행을 360도 가상 환경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이용하면 집안에서 전 세계 원하는 곳을 가상 체험, 여행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쓴 상태에서 컨트롤러를 이용해 지도 위 상공을 비행할 수도 있다.
다시 구글 스트리트뷰 기능으로 돌아가면 거리 같은 단순 외부 풍경에 머물지 않고 건물까지 촬영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박물관 같은 곳을 견학하거나 요세미티 같은 곳에 오르는 간접 체험을 한다. 구글은 이를 위해 지난해 구글어스에 가이드 투어 기능인 보이저(Voyager)를 추가하기도 했다. 또 같은 해 360도 카메라 지원을 발표했다.
이렇게 구글 스트리트뷰는 전 세계에 있는 도시나 도로는 물론이고 공항과 역, 박물관, 건물 내부나 바다 등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장소를 망라하려 한다. 심지어 우주까지 진출(?) 중이다. 국제 우주 정거장 ISS 내부를 안방에서도 가상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한 게 대표적인 예다. 구글은 2017년 초 6개월 동안 ISS에 머문 유럽우주국 우주비행사가 촬영한 이미지를 통해 스페이스뷰(Space View)를 공개한 바 있다.
단순 시점 이동 외에도 구글 지도의 활용도는 2015년 아클리마(Aclima)가 구글과 제휴, 도시 대기 오염 수준을 시각화하는 프로젝트를 시도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지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정보를 더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당시 양사는 도시 내에서 스트리트뷰를 촬영하는 구글 차량에 센서를 탑재, 도심 대기 환경을 측정해 이를 시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어 투 도어, 현실 정보와 결합 중
지도 본연의 기능도 계속 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지난해 1월부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구글 지도에 주차장 혼잡 상황을 표시하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주차장 혼잡 상태 아이콘(parking difficulty icon)을 추가한 것. 원하는 주차장을 목적지로 설정하면 혼잡 상황이 표시된다. 혹은 목적지를 설정해두면 근처에 주차장을 찾기 어렵다는 식의 내용도 표시해준다. 사실 이런 기능은 실제 혼잡 상황을 실시간으로 표시해주는 건 아니다. 머신러닝을 통해 주차장이 혼잡할 것 같은 시간대나 상황을 세밀하게 예측해주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앞서 밝혔듯 목적지를 검색하면 근처에 위치한 주차장 혼잡 상황을 함께 보여주는 건 물론 주차장에서 목적지까지 도보 경로까지 알려준다.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다.
이 기능 외에도 서비스는 계속 정교화 되고 있다. 올해 3월 15일에는 목적지까지 경로를 선택할 때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다면 이런 요소까지 고려한 결과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또 마찬가지로 지난해 구글은 구글 지도에 원하는 장소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할 수 있는 Q&A 기능을 더했다. 지도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물어보고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로컬 셰어링(Location sharing)도 지난해 추가한 기능이다.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 이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는 현재 자신이 있는 위치를 지인에게 공유할 수 있다. 공유 시간을 지정할 수 있는 건 물론 공유 대상을 선택할 수 있다. 또 내비게이션 기능과 맞물려 경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약속한 상대방이 어디에 현재 있으며 앞으로 몇 분 뒤에 도착할지 여부까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구글맵을 게임에? 지도의 영토 확장책
이런 구글 지도의 확장성을 엿볼 수 있는 사례는 많다. 구글이 지난 3월 14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힌 것만 봐도 그렇다. 구글 지도 데이터와 게임 엔진인 유니티(Unity)를 접목, 그러니까 지도 데이터를 게임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구글 지도는 200여 개 국가에 존재하는 무려 1억 개가 넘는 3D 개체를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지도와 연동되어 있는 만큼 포켓몬고처럼 위치 기반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 구글 지도에 존재하는 건물이나 도로, 공원 같은 건 유니티 엔진의 게임 오브젝트로 변환할 수 있어 원하는 대로 변형을 할 수도 있다.
구글은 실제 지도 데이터를 게임에서 쓸 수 있게 해주는 이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구글 지도의 확장은 어디까지 갈까. 구글은 오프라인을 온라인에 담아오면서 성장해왔다. 2000년대 초반 구글드(Googled)가 IT 트렌드를 상징하는 말이었다면 물론 지금은 아마존드(Amazon’d)처럼 온라인을 오프라인으로 확장, 융합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겠다. 구글 입장에서 보자면 구글 지도는 게임 활용 같은 것 외에도 오프라인으로 확장, 온라인과 융합을 할 접점을 만들어줄 가능성이 있다.
구글의 전통적인 주요 수익 모델인 광고를 예로 들자면 구글은 실시간으로 3D 스캔을 해 구글 지도의 실내용 3D 버전이라고 할 만한 프로젝트 탱고(Project Tango)를 지난 2016년부터 진행 중이다. 기존 구글 지도가 도어 투 도어라면 프로젝트 탱고는 도어를 열고 들어간 공간까지 이어줄 라스트 원 마일(last 1 mile)이 될 수 있다. 실내 공간을 3D화하게 된다면 증강현실, 그러니까 디지털의 오프라인 확대로 이어질 큰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로젝트 탱고는 3D 센서를 곁들인 카메라를 이용해 눈앞에 있는 물건이나 공간을 실시간으로 3D데이터화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한다면 건물 정보를 3D 데이터화할 수 있다. 스트리트뷰는 옥외 그러니까 건물 밖 정보에 초점을 맞추지만 프로젝트 탱고는 실내를 대상으로 3D 지도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셈이다. 프로젝트 탱고용 스마트폰은 지연 시간이 거의 없이 실시간으로 데이터 처리를 할 수 있는 만큼 지원 제품을 들고 있다면 누구나 쉽게 실내 공간을 3D 데이터화할 수 있다.
구글이 이를 통해 안팎에 대한 모든 지도를 확보하게 된다면 원하는 매장을 찾아주고 매장 안에서 원하는 상품까지 어디에 있는지 여부까지 찾아줄 수도 있다. 여기에 증강현실을 접목하면 지도에 CG를 겹쳐 할인쿠폰이나 광고를 뿌릴 수도 있다. 구글 지도 자체가 구글에게 모든 공간에 광고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구글이 지도를 광고에 접목할 것이라는 얘기가 어제오늘 나온 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도 구글이 구글 지도 기반 광고 플랫폼인 구글 히어(Google Here) 프로젝트를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구글 지도를 활용해서 광고를 표시하겠다는 아이디어로 블루투스 기술을 바탕으로 한 비콘(Beacon)을 결합, 사용자에게 정보를 보여주는 구조였다고 한다. 제휴 매장에 비콘을 설치하고 사용자가 해당 매장에 들어가면 이를 인식해 적당한 정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당시 아이디어의 장점이라면 구글 지도 앱만 설치한 상태라면 곧바로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은 비콘과 구글 지도를 동시에 이용하는 것이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 프로젝트가 취소된 이유는 당시만 해도 매장이 이 기능을 필요로 할지 여부가 불확실했다는 게 컸다고 한다. 또 사용자 입장에서도 광고에 대해 귀찮다는 반응이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고 한다.
2015년 당시 알려진 구글 지도를 활용한 광고 전략은 다른 응용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광고의 다른 한 축인 매장이 비콘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물론 결국 무산됐다고 하지만 구글 지도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는 모두 설치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킬러 콘텐츠인 건 분명하다. 2015년 기준으로 구글 히어의 대상 사용자 수가 3억 5,000만 명 이상이었다고 하니 같은 전략이 아니더라도 구글이 위치 기반 광고를 구글 지도에 접목해 온라인 광고와 오프라인 쇼핑 혹은 광고를 엮으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지능형 교통체계에도…
지도의 또 다른 활용도도 기대를 모으는 분야는 자율주행 차량이다. 지난 2015년 BMW와 아우디,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 제조사와 인텔, 파이오니아 등이 지분을 인수한 글로벌 지도 서비스 히어(Here)의 경우 현재 전 세계 200개국을 대상으로 실시간 교통 정보나 실내 지도,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기업은 독일 완성차 업체가 주축이 되어 인수를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실시간 주행 경로 판단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인수 초기부터 히어 측은 기술 발전 자체가 (지도를 포함해) 실시간 표현 쪽으로 진화 중이라며 다양한 소스를 통해 정보 결합을 해야 하는 만큼 지도 서비스 자체를 오픈 비즈니스로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히어는 자율주행 차량이 이용할 데이터 확보를 위해 사용자가 직접 업데이트할 수 있는 HD급 지도 데이터 개방 정책을 밝히기도 했다. 히어 오픈 로케이션 플랫폼(HERE Open Location Platform)이 그것. 지도 데이터를 열고 다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자율주행 차량에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히어는 이런 HD급 고 정밀 지도를 확보해 인공지능 관련 알고리즘을 접목, 미래 자율주행 차량의 신경망을 노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도 서비스는 교통 관련 그러니까 자율주행 차량 같은 특정 하드웨어는 물론 더 커지면 지능형 교통 체계(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 도심 전체를 아우르는 스마트시티까지 영역을 키울 기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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