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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시사 대담 프로그램에서 한 패널이 6.1 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 선거) 결과를 ‘예언’을 했습니다. 예언자는 서정욱 변호사입니다.

서정욱의 예언: 윤희숙이 이재명 7.3% 차이로 이길 것  

조선일보 [단독/윤희숙 “험지라 못 나가? 당이 요청하면 내가 이재명과 붙겠다”] (5월 6일 노석조 기자)에서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통령 후보가 계양을에 나오겠다고 하면서 큰 판이 벌어졌다”, “안(철수) 위원장, 이(준석)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 못 나가겠다면, 당이 요청할 경우 내가 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5월 6일)에서 서정욱 변호사 “윤희숙 전 의원이 이재명 상임고문을 7.3% 정도 이길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저는 윤희숙 전 의원이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을) 0.73이 아니고 한 7.3% 정도 이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한 7.3% 정도. 왜냐하면 더 이상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소리가 안 나오도록. (중략) 아마 진보진영 내에도 통합적으로 이게 단합이 안 될 거예요. 뭐냐면 이게 이낙연 지지자 후보들은 이재명 후보를 떨어뜨리는 게 다음 대선에 좋을 수 있고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열혈 지지층들도 이재명 후보에 대한 감정이 있어요. (중략) 이게 완전히 통합이 안 되고 분열되면 역반란표로 나올 수 있는 거고 마지막으로 윤희숙 의원의 장점을 보면 이분은 젊고 여성이면서 이게 경제 전문가이고 무엇보다 올해 가장 이슈는 대장동입니다. 대장동 저격수였기 때문에 상당히 전폭적인 우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한 7.3% 정도 이기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서정욱 변호사,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2022. 5. 6.)

△ 정치 평론을 넘어 예언까지! “윤희숙이 이재명 7.3% 차로 이길 것”이라고 ‘예언’한 서정욱 변호사. (출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2022년 5월 6일).

국민의힘은 5월 10일 인천 계양을에 윤형선 당협위원장 공천을 확정지었는데요. 서정욱 변호사는 방송 당시 출마 의사만 밝혔을 뿐인 윤희숙 전 의원이 몇 % 차이로 이재명 상임고문을 이길지까지 장담했습니다. 대선 당시 접전 끝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0.73% 차로 이기면서,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나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졌지만 잘 싸웠다’ 얘기가 나왔는데요. 서 변호사가 이를 염두에 둔 듯 “0.73이 아니고 한 7.3% 정도 이길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서 변호사는 “이낙연 지지자 후보들은 이재명 후보를 떨어뜨리는 게 다음 대선에 좋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열혈 지지층들도 이재명 후보에 대한 감정이 있다”근거 없는 발언도 이어갔습니다. 윤희숙 전 의원의 장점을 말하며 “젊다”거나 “여성”이라는 점을 언급한 발언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서정욱 변호사가 선거방송심의규정 중 제4조(정치적 중립)와 제5조(공정성)를 어긴 발언을 내놨지만, 진행자 윤정호 기자는 “서정욱 변호사님의 희망사항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민현주의 이중잣대: 이재명은 명분 없지만, 안철수 연고는 중요하지 않다? 

MBN [뉴스와이드] (5월 6일)에서 출연자가 같은 사례를 두고 다른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민현주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출마에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는데요. 잠시 후 경기 분당갑에 출마 의사를 밝힌 안철수 위원장을 언급하면서는 말을 바꿨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은) 경기도에서 그 많은 기간 동안에 많은 일도 했고요, 선출직으로서 임기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양을로 날아와서 명분도 없는데그렇다면 인천에서 이재명이라는 후보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민현주 전 새누리당 의원)

이 대선 주자, 체급들이 아닙니까? 이재명 후보나 안철수 후보나 두 분 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전국구의 의원들이나 후보들이나 마찬가지인 거죠. 그래서 안철수 지금 인수위원장이 분당갑에 출마한다고 해서 거기에 사느냐 안 사느냐, 경기도와 어떤 인연이냐 그렇게 크게 중요하진 않다고 봅니다. (민현주 전 새누리당 의원)

△ 재보궐선거 대담 중 말을 바꾼 민현주 전 새누리당 의원 (출처: MBN, ‘뉴스와이드’, 2022. 5. 6.)

‘경기도에서 의정을 펼친 이재명 상임고문의 계양을 출마는 명분이 없다’고 비판하더니, 안철수 위원장의 경기 분당갑 출마를 논하면서 돌연 ‘이재명과 안철수는 전국구 후보나 마찬가지이므로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경기도 연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을 바꾼 것입니다. 민현주 전 의원이 같은 국민의힘 소속 안철수 위원장에 대한 우호적 평가를 위해 앞선 이재명 상임고문 때와 말을 달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해서도 진행자 백운기 앵커의 지적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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