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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차 막아선 택시기사: 블랙박스 대화 정리

“2020년 6월 8일 월요일 오후 3시 15분
오후 3시 15분경 어머님의 호흡이 너무 옅고 통증이 심하여 응급실로 가기 위해 사설 응급차를 불렀습니다.
응급차에 어머님을 모시고 가고 있는 도중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선 변경을 하다 영업용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응급차 기사분은 내려서 택시 기사에게 말을 하였습니다 “응급환자가 있으니 병원에 모셔다드리고 사건을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그러자 택시 기사는 사건 처리를 먼저 하고 가야 한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중략)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응급실에 도착을 하였지만 어머님은 눈을 뜨지 못하고 단 5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경찰 처벌을 기다리고 있지만 죄목은 업무방해죄밖에 없다고 하니 가벼운 처벌만 받고 풀려날 것을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무너질 것 같습니다
긴급자동차를 막는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1분 1초가 중요한 상황에서 응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c6PmcHa1j tY

위영상은 응급차 블박 영상입니다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 중에서

위 국민청원 게시물의 블랙박스(“블박”) 동영상 길이는 9분 25초다.1

블랙박스 대화 총정리 (동영상 기준) 

블랙박스에는 주로 택시기사와 응급차 운전자가 다투는 음성이 녹음돼 있다(여성의 목소리와 전화기 속 보험사 상담원의 목소리도 잠시 나온다). 택시기사와 응급차 운전자의 다툼을 들리는대로 가급적 자세히 적는다.

굳이 이렇게 자세히 녹취록을 작성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1. 동영상 대화는 사안을 판단하는 가장 일차적인 자료다. 문제 동영상 속 대화의 전체 맥락과 특히 문제되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9분 넘는 동영상을, 그것도 가끔씩 잘 들리지 않는 동영상 속 대화를 지켜보기는 어렵다. 글로 옮기면 비교적 손쉽게 그 기초 자료를 파악할 수 있다.
  2. 현재 보도 사례 대부분이 (핵심 내용을 발췌해서 전하고 있긴 하지만) 동영상 속 대화의 극히 일부, 특히 택시기사의 일부 발언만을 전한다. 가령, 영상 리포트 경우 앵커의 사건 설명과 함께 동영상의 대화는 몇 십초 정도만 발췌돼 나온다.

녹취록의 규칙은 단순하다.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2분 4초부터 30초 단위로 나눠서 기록하고, 정확히 들리지 않는 음절은 @@으로 표시한다. 대화가 아닌 상황과 설명은 (괄호) 속에 표시한다.

 

0:00 (사이렌 소리)

0:57 (차 부딪히는 소리)

1:54 (사이렌 소리가 멈추고, 차 문 열/닫히는 소리가 남) 

2:04 택시기사: (아주 작지만 택시기자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함) 내가 책임질 테니까 119 불러서@@. 내가 책임진다고, 죽으면(참고로 동영상 초반 부분부터 “내가 책임진다고 죽으면”이라는 말을 함. 이 말은 뒤에 반복됨. -편집자). 내가 이거 다 아니까, 내가 이거 다 아니까 (응급차 운전자가 보내달라고 항의하자) 아니 환자 있는 거 하고 @@시고, 119 불러서 보내라고. 내가 사고 후 조치 안해본 줄 알아, 아저씨. 내가 사고 났다고 119 불러서 보내줄테니까 119에 태워서 보내라고, 그러면 되잖아.

2:30 택시기사: (계속) 사고 처리하고 가야지 그냥 가려고 해. (보험사에 전화 거는 것으로 추정) 아, 여기 고덕역 가기 전인데요. 사설 구급차랑 사고가 났는데 응급환자가 있데요. 네, 저는 다른 차량 운전자고, 아저씨 저랑 사고가 난 거예요. 차량에 응급환자가 있다는데, 뭐 일단 지금 구급차 와가지고 (차문 닫히는 소리가 크게 들림)

3:00 (한 남자가 차량 앞으로 와서 핸드폰 카메라고 사진을 찍음. 아마도 사고 모습을 기록하기 위한 것인 듯. 이 남자가 응급차 운전자인지 택시기사인지는 명확하지 않음. 사진을 찍고 동영상 프레임에서 사라짐. 다시 응급차 운전자와 택시기자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

차고 차량을 핸드폰 사진기로 찍는 남자. 택시기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사고 차량을 핸드폰 사진기로 찍는 남자. 택시기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응급차 운전자: 가시라고요. (두 남자의 목소리가 섞여 들리긴 하는데 너무 작아 정확히 들리지 않음) … 차량 빼시고, 블랙박스 있지 않아요?

택시기사: (보험사에 전화 중인 듯) 여보세요. 아, 고덕 평생학습…

응급차 운전자: 아, 빨리 가시라고. 차 막히잖아.

3:30 택시기사: 아, 차 막히는 거랑 뭔 상관이냐고, 아저씨. (뭔지 응급차 운전자인 듯한 남자의 작은 목소리가 들리고) 아, 차 막히는 거랑 뭔 상관이냐고. (중간에 동영상이 살짝 끊기고, 대화 목소리도 들리지 않다가 다시 보험사와 전화하는 듯한 택시기사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 … 어, 차 안에 환자가 있다는데… 이마트 사거리가 가기 전인데. 예, 이거 모르겠어요.

4:00 택시기사: 아뇨, 나는 (아주 작은 음성이 들리는데, 아마도 보험처리 상담원의 목소리인 것으로 추정됨. 택시기사가 스피커폰 상태로 통화하고 있어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음) 아뇨, 저는 (“네”) 따른 차량 운전자고, 사고가 난 거에요. 사거리 앞에서. (택시기사에게 대꾸하는 것으로 보이는 목소리가 아주 작게 들림) 네, 빨리 보내주세요. 아, 네 빨리 보내주세요. (보험 처리 상담원에게) 네, 경찰하고 같이 보내주세@

응급차 운전자: 경찰에 신고하라고.

4:30 택시기사: (다소 신경질적으로) 아이, 경찰도 온대. 가만히 있으라고 아저씨. 어디@ 나가려고. 내가 사설@@ 안해본 줄 알어? 아저씨 이거 보건서에다가 아니 구청에다가 경찰에다가 다 제출해야 돼 아저씨. 사이렌 키고 간 거, 내가 다 구청에다 신고해가지고. 진짜 응급환잔지 아닌지 내가 다 판단 내려 가지고. 지금 차 안에 있어 없어?

응급차 운전자: 아이씨, 조용히 해@@

택시기사: 아니 그러니까 (응급환자가) 있냐고, 없냐고.

5:00  택시기사: 뭐, X발? 야, ‘어따’ 대고 X발이야? 똑바로 해. 내가 지금 욕했어? 내가 니 욕했냐고? 나는 지금 규정을 따지고 있는 거야.

응급차 운전자: (답답한 듯) 규정이 아니라! 당신!!

택시기사: 당신 급하다며? 그럼 차 안에 응급구조사 있어야 할 거 아니야. 응급구조사 있어, 없어? 여기. 어? (응급차 운전자가 뭐라고 말하자) 어, 그러니까 응급구조사 있냐고 없냐고? 환자가 있는 거잖아. (아마도 ‘응급구조사가 없으니’) 환자가 급한 거 아니잖아(라고 생각한 듯).

5:30 택시기사: 지금 요양병원 가는 거죠? (남자와 여자의 잘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 아니 응급실 가는데 급한 거 아니잖아요, 지금. 뭐 죽을 사람 아니잖아요. 내가 119 불러줄테니까 119 태워 가고. 지금 응급구조사도 없이 (사설 구급차를) 운영한 거 아니오.

응급차 운전자: 그래 너 112에 신고하고, 내가 명함 줄테니까 너 알아서….

택시기사: 아, 그러니까 명함 필요 없고,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니까(5:48). 아, 그러니까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고. 어디 그냥 가, 아저씨? 나 치고 가, 그러면.

응급차 운전자: 해준다고 했잖아.

택시기사: 아, 못간다니까!

6:00  택시기사: 나 치고 가라고 그러니까. 나 때리고 가요.

한 여성: 사장님.

택시기사: 나 때리고 가라고, 그러면.

한 여성: (택시기사와 응급차 운전자와의 다툼 상황에 관해 물어보는 듯) 뭐라고 하시는 거예요, 지금.

응급차 운전자: 아니, 지금 (여성: “네”) 이렇게 @@잖아요. 지금 뒤에서 막아놓고… (여성: “네”)

한 여성: 그러면 지금…

응급차 운전자: 아, 그러니까 환자 보내놓고…

택시기사: 아, 그러니까 나 때리고 가라고. 나 때리고 가라고 그러면. 블랙박스 다 있으니까 나 때리고 가라고.

응급차 운전자: 가라고! 환자 모셔다 놓고 갈테니까. … 그러니까 (나중에 따로) 만나자고, 그러니까.

6:30 택시기사: 다 필요 없어. 아저씨 나 치면, 내가 블랙박스 다 @@해 놓을 테니까.

응급차 운전자: 뭐라고? 너 어디에 뭐야? 이름이 뭐야, 알고 있다며?

택시기사: 내가 잘 아니까.

응급차 운전자: 그러니까, 이름이 뭐냐고.

한 여성: 여기 블랙박스에 다 찍혔잖아요. (그 뒤에 이어서 한 내용은 작아서 잘 들리지 않음)

택시기사: 아니죠. 사고가 났는데 사고처리를 하고 가야죠. 그리고 여기 있는 환자분은요. (여성: “네”) 만약에 정말 응급하시면 지금 119 불렀어요. 119 타고 가시면 돼요.

7:00 택시기사: (응급차) 기사는 사고 처리 하고 가야 돼고.

응급차 운전자: 사고 처리해준다고. 해준다니까.

택시기사: 지금 해, 그럼 사고처리. 보험접수해서 사고처리 다 하고 가라고.

응급차 운전자: 누가 잘못했는지 따져봐야 할 거 아니여.

택시기사: 뭘 누가 잘못했는지 따져, 지금 딱@@는데.

응급차 운전자: 아니, 지금 봐봐. 어디 가다가 그랬는지.

택시기사: 불법으로 싸이렌 켜고.

응급차 운전자: 이게 불법이야?

택시기사: 응급환자도 아닌데 위험하기 이렇게 끼어들고.

응급차 운전자: 응급환자야!

택시기사: 응급환잔지 아닌지 의사가 판단할 거야, 이거. 119 타고 오면 응급실에서 판단할 거니까.

응급차 운전자: 아니, 아니. 같이 오면 되잖아.

7:30 택시기사: 응급실에서 (진짜 응급환잔지 아닌지) 판단할 거니까.

응급차 운전자: 아니, 당신이 오면 되잖아.

택시기사: 아니 119 타고 가라고. 119 금방 온다잖아. 아니 사고가 났는데 그냥 가면 안 돼지. 당연히. 아저씨. 내가 뭘 믿고 이거(명함인 듯) 받아가지고 뭘 어떻게 하라고?

응급차 운전자: 내가 이거 보니까 일부러 받쳤는데? (잠시 목소리가 들리지 않다가… 전화기로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림) 아, 네 여기 사고가 났는데요.

8:00 응급차 운전자: 아, 네 저 ###인데요. 구급차하고 택시….

택시기사: 여보세요. 네, 여기 이마트 사거리 가기 전에요. 상일동 역에서 직진하면. (여성의 목소리가 근방에서 작게 들리는데 또렷하지 않음. 이어서 택시기사는 보험사 상담원에게 전화로 이야기하는 상황인 것으로 추정) 네, 빨리 와주세요. 아, 네 사설차@@인데, 차 안에 구급환자가 있데요. 먼저 태워서 보내야 하니까, 응급환자니까.

8:30 택시기사: 네, 네네. @@@@@@@@@ 네, 빨리 와주세요. 네네, 빨리 와주세요. (보험사 상담원과의 통화는 끝낸 것으로 추정되고, 다시 응급차 운전자와 이야기하는 상황으로 추정) 내가 가만히 안 둘테니까. 치고 한 것도 다 블랙박스에 녹화돼 있으니까. 경찰한테 다 신고해가지고 폭행죄로 다 집어넣을 거고. 여기 지금 응급환자 없는 것도

9:00 택시기사: 이거 다 구청에다가 신고할 거니까. 어, 내가 아주 끝까지 파헤칠거니까. 너 나한테 욕하고. 시비걸었지, 지금. 나도 끝까지 한번 해볼거니까. (응급차 운전자가 뭐라고 이야기함. 아마도 비키라고 말하는 것으로 추정됨) 내가 여기 서 있는 것도 내 마음이지. 도로에 서 있는 것도.

9:25 (화면에서 119 차량이 블랙박스 카메라 전방에 보이면서 동영상은 끝남. 이 119 차량에 응급환자를 옮겨 태워 다시 병원에 호송했지만, 환자는 5시간 뒤 사망함.)

 

몇 가지 쟁점에 관하여  

1. 택시기사의 업무방해

넉넉하게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벌칙: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2. 택시기사의 응급의료 방해

사설 응급차에는 (택시기사의 주장처럼) ‘응급구조사’가 동승하지 않았다. 응급의료법(제12조)은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방해할 것을 죄의 조건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응급구조사가 동승하지 않은 사설 응급차의 환자 이송행위를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으로 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엄격하게 조문을 해석하면 이 조항으로 처벌하기 어렵고, 좀 더 느슨하게 해석한다면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구조와 이송을 방해한 것은 명백하기 때문에.

참고로 이 사건의 쟁점에 관해 판단한 판례(대법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신 판례 중에는 환자가 스스로 술에 취해 응급실에서 진료를 거부한 사건에서 환자도 응급의료방해죄의 (범죄)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판결(2020도2482)이 있다(대법원 확정). 해당 사건의 1심과 2심의 판단 역시 대법원과 같았고, 처벌은 벌금 500만원이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응급의료 등의 방해 금지)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의료기사와 간호조무사 포함)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기재·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器物)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하여서는 아니 된다. (벌칙: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3.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택시기사의 살인죄가 인정되려면 크게 두 가지가 입증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응급차 지연행위로 이송 환자가 죽을 수도 있으리라는 것을 택시기사가 예견하고, 그 결과를 인정하는 의도를 가졌을 것(적극적인 의욕이 아니라 단순히 그래도 괜찮다 정도, 즉 미필적 고의로 족함). 이 행위는 인정되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왜냐하면 응급차에 ‘응급환자’가 있다는 것을 여러 명이 말했고, ‘환자’가 차량 안에 있다는 것을 택시기사도 명확히 인식했으며, 직접 “죽으면 내가 책임지겠다”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해서 말했기 때문이다.

둘째, 그 지연행위(15분가량)와 환자의 죽음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을 것. 이건 의사의 전문적인 소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입증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4. 유족(국민청원 게시물 작성자)의 명예훼손

유족(국민청원 게시물 작성자)의 명예훼손을 걱정하는 분들이 있던데, 기우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시물은 택시기사를 특정하지도 않았고, 그 내용이 대체로 사실이고, 공익에 부합한다.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보다는 택시기사의 행위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공론화하고, 그런 행위의 처벌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글로 만에 하나 해당 게시물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310조)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유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정신 나간(간이 배 밖에 나온) 경찰이 있을 리 없고, 만에 하나 그런 정신나간 경찰이 있다고 하더라도 검찰에서 그 사안을 기소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 나무위키에 따르면, 원래 11분 40초가량인데 편집돼 9분25초로 줄었다고 하며, 게시물에 쓰인 것처럼 ‘응급차’ 블랙박스가 아니라 택시의 블랙박스라고 한다. 이 점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위치-택시가 응급차를 막아서는 상황으로 추정됨-를 고려하면 응급차가 아니라 택시가 맞는 것 같긴 하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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