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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6일(월)부터 19일(목)까지 샌프란시스코의 모스콘 센터에서 개최된 오라클 오픈월드 2019는 60만 명 이상이 참가하면서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총 1,641개의 세션으로 이루어진 대형 행사의 모든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오라클 주요 경영진들의 키노트 발표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오라클의 최근 동향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오라클 오픈월드

오라클, 이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클라우드 회사

오라클 부사장(Executive Vice President) 스티브 미란다가 오라클 클라우드 앱스에 대한 키노트 “Turn Change into Opportunity with Oracle Cloud Apps”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클라우드 회사로 변신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급격히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고객들의 입장을 오라클이 가장 잘 이해한다는 언급을 할 정도로 오라클의 전체적인 사업 모델이 클라우드 위주로 변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라클 이사회 의장이자 CTO인 래리 엘리슨은 오라클은 지난 십수 년 동안 모든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시키는 노력을 지속해 왔으며, 그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오라클의 클라우드 중심의 회사로의 변신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것임을 강조하였다.

물론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의 2019년 버전 19c와 새로운 하드웨어인 엑사데이터 X8과 X8M를 발표하면서 데이터베이스 회사로서의 근원을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오라클 오픈월드 2019의 중심은 오라클 클라우드 앱스,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쳐(Oracle Cloud Infrastructure, OCI) 그리고 유일하게 IaaS에서 SaaS까지 클라우드 서비스의 모든 부분을 제공하는 오라클이 왜 최적의 클라우드 제공사업자인지에 맞추어져 있었다.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쳐 소프트웨어 개발 담당 부사장인 클레이 마고요크(Clay Magouyrk)의 발표에서 사용한 아래 개념도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9의 핵심을 가장 잘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 클라우드 인트라스트럭처의 기본 구도
오라클 클라우드 인트라스트럭처의 기본 구도

인프라스트럭쳐 위에 데이터베이스, 그 위에 애플리케이션과 분석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오라클 클라우드의 중심이라면, 이미 오라클이 인증한 독립소프트웨어판매자(Independent Software Vendor, ISV)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오라클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멀티클라우드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의 협력을 통해 양사의 데이터센터 사이의 초고속 통신망을 물론 싱글 사인 온을 제공하여 양사의 클라우드를 더욱더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2019년 새롭게 발표된 VM웨어와 협력을 통해,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베어메탈(bare metal) 상태로 물리적 서버를 임대하고, 고객이 직접 VM을 구성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자율 인프라스트럭쳐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쳐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Autonomous)이다. 오라클 클라우드의 모든 인프라스트럭쳐와 애플리케이션 스택에서 수집된 로그를 바탕으로 기계학습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율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오라클 클라우드를 시작하면서 2018년 소개한 새로운 개념인 자율 데이터베이스(Autonomous DB)는 기계학습을 통해 권한 설정, 환경 설정, 암호화, 패칭과 업데이트, 스케일링, 튜닝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래리 엘리슨은 “우리는 저장 장치나 계산 기능을 포함한 그 어떤 물리적 자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인적 자산에 훨씬 많은 비용을 투자 한다”고 지적하면서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의 일상적인 관리에 소요되는 인적 비용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였다. 또한, 인간의 개입을 제거하면, 인간의 실수도 제거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데이터 손실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2019년 오라클의 자율 인프라스트럭쳐는 데이터베이스에서 그치지 않고, 운영체계까지 확장한 오라클 자율 리눅스를 발표하였다. 20년 넘은 개발의 결과로 소개된 오라클 자율 리눅스는 최근 IBM에 인수된 레드햇 리눅스와 완벽한 호환성을 제공하면서 권한 설정과 스케일링, 튜닝, 온라인 패칭과 업데이트, 보안 모니터링과 복구를 자동으로 진행한다. 이미 오라클 자율 리눅스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물론 엑사데이터를 포함한 오라클이 판매하는 어플라이언스 시스템들에서도 사용함은 물론, 수 만에 달하는 오라클 개발자 개발 환경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오라클 자율 리눅스

지난 13년간 단 한 번도 레드햇 리눅스와의 호환성 문제가 보고된 바가 없으며, 오라클 클라우드 사용료에 리눅스 라이센스 비용이 포함되어 있어 별도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 흥미로운 점은 시스템 동작 중 실시간으로 보안 패치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케이스플라이스(Ksplice) 기능인데, 스펙터/멜트다운 버그를 해결하기 위한 1.5억 개의 패치를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사용하는 1,500만개의 코어에 대해서 시스템 다운타임 없이 4시간 만에 수행했다고 소개되었다.

2세대 클라우드

오라클이 기존의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1세대라고 표현하면서 그 대안으로 제시한 2세대 클라우드 아키텍처의 핵심은 사용자 코드와 데이터를 클라우드 관리용 코드 및 데이터와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다.

아래 개념도와 같이 동일한 하드웨어에 사용자 코드와 데이터가 클라우드 관리용 코드 및 데이터와 공존하는 1세대 클라우드 아키텍처와 달리, 사용자 컴퓨터와 네트워크 사이에 네트워크 상에 노출되지 않는 경계선 제어 컴퓨터(Perimeter Control Computer)가 있어, 외부로부터의 접근을 제어하고, 클라우드 관리용 코드와 데이터는 경계선 제어 컴퓨터상에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오라클도 사용자의 데이터를 볼 수 없음은 물론 악의적인 사용자도 클라우드 관리용 코드와 데이터, 다른 사용자의 코드나 데이터에 원천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물리적 구조를 제공한다.

오라클이 말하는 2세대 클라우드의 개념
오라클이 말하는 2세대 클라우드의 개념

위의 설명이 오라클 클라우드의 물리적 구성에 관한 특성이라면, 서비스적인 측면에서도 클라우드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오라클의 입장을 반영해 선두 클라우드 사업자들과는 차별화되는 과금 체계를 선보였다. 구체적으로는 오라클만이 진정한 엘라스틱(Elastic) 클라우드임을 강조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동안은 과금을 하지 않는 서버리스 과금 체계와 고객이 1~64 사이에서 원하는 수의 코어를 선택하고 1GB에서 1TB 사이에서 원하는 메모리 용량을 지정할 수 있고, 여기에 원하는 1GB에서 32TB 사이에서 원하는 용량과 성능의 스토리지를 연결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점은 계산 용량과 스토리지 용량·성능을 다운타임 없이 동적으로 스케일링 가능하도록 하여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필요가 증가할 경우에도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라클 컨버지드(Converged) 데이터베이스

현재 정보 시스템들이 처리하는 데이터의 종류가 관계형 데이터, 문서, 공간 데이터, 그래프와 같이 다양해지고,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행하는 업무가 트랜잭션 처리, 분석, 기계학습, IoT, 블록체인 등으로 더 세분화되는 상황에서 오라클은 데이터 종류와 처리 업무와 상관없이 사용 가능한 컨버지드 데이터베이스를 선보였다. 구체적으로는 관계형, 인메모리, JSON, IoT, 기계학습, 블록체인, 샤딩 등을 모두 하나의 통합된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원함으로써, 상황에 따라 여러 종류의 특화된 데이터베이스를 함께 사용해야 하는 경쟁자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하였다.

오라클 컨버지드(Converged) 데이터베이스
오라클 컨버지드(Converged) 데이터베이스

오라클 오픈월드 2019 내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강자인 아마존웹서비스와의 비교 우위를 제시하는 사례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나왔지만, 이 부분은 진정 오라클의 강점을 잘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데이터 종류와 업무를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기 위한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은 물론, 고객들은 자신의 모든 데이터를 일관된 관점에서 관리하고 처리할 수 있으며, 보안과 스케일링 등 연관분야에서도 많은 장점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확장 계획

오라클이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로 변신에 대한 의지를 가장 강력하게 표현하는 부분이 향후 확장 계획이라고 판단한다. 2018년 미국의 피닉스와 버지니아 주의 애쉬번, 영국의 런던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 4개의 데이터센터에서 시작한 오라클 클라우드는 2019년 9월 현재 서울을 포함한 16개의 리전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말까지는 현재 아마존웹서비스의 25개 리전보다 많은 36개의 리전을 완성하고, 그 중에 6개 리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초고속 상호 접속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독자들 입장에서 흥미로운 점은, 한국에서 서울과 춘천 2개의 리전을 제공하고 서울 리전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초고속 상호 접속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2020년 말까지 오라클 리전과 마이크로소프트 인터커넥트 구축 계획
2020년 말까지 오라클 리전과 마이크로소프트 인터커넥트 구축 계획

오라클 클라우드 프리티어(Free Tier)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은 미래의 고객과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 부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서 후발 주자인 오라클은 오라클 오픈월드 2019에서 강력한 무료 체험 서비스를 발표하였다. 가장 눈에 띄는 점 몇 가지는 대상이나 기간 제한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기존 오라클 클라우드 사용자는 물론 신규 프리티어 가입자까지 누구나 사용하는 동안 기간 제한 없이 무료 체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오라클 클라우드 프리 티어

무료 체험 서비스의 한계를 느끼는 사용자들은 유료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300의 크레딧을 제공한다. 구체적인 사항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엑사베이스에서 동작하는 1개의 CPU와 20GB의 스토리지로 구성된 2개의 자율 데이터베이스
  • 각각 1GB의 메모리가 연결된 2개의 VM으로 구성된 계산 용량
  • 100GB 블록
  • 10GB 오브젝트
  • 10GB 아카이브로 구성된 스토리지 용량
  • 10Mpbs 로드 밸런싱
  • 10TB 외부 데이터 전송량
  • 1억 건의 데이터 인제스쳔
  • 10억 건의 매트릭스 검색
  • 100만 건의 알람 통지
  • 1천 개의 이메일 통지를 포함하는 모니터링/통지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개발 환경도 함께 제공하는데, 웹기반의 앱 개발을 위한 APEX, 데이터베이스 개발을 위한 SQL 개발자 웹(Developer Web), 기계학습을 위한 SQL 노트북, 데이터베이스 데이터 퍼블리싱을 위한 자동 REST, 그리고 자바를 포함한 널리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지원이 포함된다.

올인원 클라우드 서비스 

오라클 오픈월드 2019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가장 핵심 사항은 오라클이 확실하게 소프트웨어 라이센스와 유지보수 서비스를 판매하던 사업 모델에서 인프라스트럭쳐와 데이터베이스, 애플리케이션를 포함하는 올인원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모델로 변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라클 클라우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피하고 기계 학습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자율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여 고객의 비용을 절감하고 안정성과 가용성을 높이고, 2세대 클라우드 아키텍처로 차별화하며 적극적인 글로벌 확장 정책과 무료체험 서비스 제공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했지만, 오라클 클라우드 앱스와 애널리틱스, 독립소프트웨어 판매자들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제공되는 강점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경쟁에서 좋은 무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오라클 글로벌의 움직임과 국내에 두 번째 리전을 준비하고 있고, 서울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초고속 상호연결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 오라클의 상황이 합해져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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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클라우드스토어 씨앗 이슈리포트에 동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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