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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7년 6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회장님 성추행에 우는 ‘호식이 점주들’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회장이 회사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분노한 소비자들은 호식이치킨에 대한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불매운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건 최호식 회장이 아니라 잘못 없는 점주들이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회장님 잘못까지 떠안아야 하는 ‘을’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최호식 회장 사건으로 호식이치킨 점주들의 매출액은 반토막이 났다. 점포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성추행의 범죄자를 보는 듯한 소비자들의 시선도 감당해야 한다. 불매가 1~2주만 이어져도 1,000개가량의 점포 중 문을 닫아야 하는 점포가 생길 수밖에 없고, 점포에서 일하는 4~5명의 노동자는 실업자가 되는 상황이다.

회장 잘못으로 생긴 일이기에 당연히 본사가 보상해야 하지만, 보상을 받기도 쉽지 않다. 매출이 떨어진 것이 오너 리스크나 추문 때문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피해를 입은 점주들이 소송할 경우 본사가 트집을 잡아 재계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소비자의 불매운동이 진짜 효과를 보려면, 본사와 점주 간의 갑을관계 개선에 대한 문제 제기까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노컷 호식이 치킨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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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실업급여가 보여주는 거제의 위기

‘외환위기도 비껴가는 곳’

‘개도 만 원 짜리 물고 다니는 곳’

제조업 도시 거제를 일컫던 말이다. 모두가 옛말이 됐다. 거제의 실업률은 2.6%로 2008년 이래 최고치다. 뒤늦게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시대를 겪고 있다. 중앙일보가 2005~2016년 거제시 실업급여 수급 내역 전수 데이터(총 1만 5,000여 건)를 통해 위기에 처한 거제 노동자와 시민의 삶을 들여다봤다.

위기는 약자에게 가장 먼저 들이닥친다. 여성이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의 37%를 차지했다. 경리 업무를 담당하던 무기계약직 여성들이 가장 먼저 거제의 직장을 떠났다. 남편 대신 생계에 뛰어드는 여성들도 늘어나지만, 지난해 거제시 구직급여 수급자(6,481명) 중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이 27명에 불과할 정도로 남녀를 불문하고 일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제조업 도시의 몰락은 자영업과 도시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거제에서 최근 구직급여 수령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3대 업종 중 한 곳이 숙박·음식업이다. 실업자가 늘어나니 노동자를 상대로 하는 숙박, 음식업 등 자영업도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이다. 정년을 1~2년 앞둔 50대 후반과 60세는 희망퇴직에 내몰리고 30대는 무너져 가는 제조업 도시를 보며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났다. 거제가 뒤늦게 대한민국의 IMF와 금융위기를 겪고 있듯이, 거제의 오늘이 대한민국의 내일일지도 모른다.

● 중앙일보

거제도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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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문 피해자들을 괴롭히는 ‘이자 고문’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가 머리를 숙였다. 아버지 박정희가 저지른 ‘인혁당 사건’에 대한 사과였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 이 사과는 공염불이 됐다. 한겨레에 실린 이명선 기자(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의 기사는 물고문과 전기고문에 당한 인혁당 피해자들이 시달리고 있는 새로운 고문, ‘이자 고문’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사형선고 18시간 만에 8명이 사형당하고, 17명이 수감된 인혁당 사건은 박정희 정권 최악의 공안 사건으로 불린다. 그곳에서 힘겹게 살아남은 77명의 무기수, 유기수 가족들은 어렵게 재심을 거쳐 국가 배상을 받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 출범 5개월 후 국가정보원은 배상금 일부를 반환하라고 소송을 걸었다. 2011년 1월 대법원이 ‘지연 이자가 과하다’며 30여 년 치 이자액을 삭제하자, 국정원이 이들이 앞서 받았던 491억여 원 중 원금 271억여 원 등을 제외한 돈을 이자까지 쳐서 되갚으라고 한 것이다.

법원은 국정원의 손을 들어줬고 피해자 가족들은 졸지에 채무자 신세가 됐다. 연 20%에 달하는 연체 이자율로 인해 숨만 쉬고 있어도 하루에 37만 원이 넘는 이자가 불어난다. 8억 원의 반환금은 4년 만에 13억 원으로 불어났다. 피해자 가족들은 급기야 은행에서 돈을 빌려 국가 채무를 갚는다. 평생 마련한 집도 압류됐다. 몸을 고문당하던 피해자들은 이자로 고문당한다. 인혁당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 한겨레

인혁당 한겨레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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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요즘 대학생들 뭐하느라 돈을 그렇게 많이 쓰냐고?

“왜 늘 돈 없다는 타령인지 이해가 안 간다.”

대학생 딸에게 한 달에 용돈을 40만 원 씩 주고, 딸이 알바까지 하는데도 늘 딸은 돈이 부족하다. 특별히 비싼 밥을 먹고, 사치를 즐겨서가 아니다. 한국일보가 전국 대학생 34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5월 한 달 동안 실제로 지출한 내역과 수입 내역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대학생들이 한 달간 지출한 금액은 117만 6,000원(등록금 제외)에 달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월 수입이라는 88만 원보다 많았다. 먹고 입고 자는, 최소한의 의식주 비용으로만 63만 2,000원을 지출했다. 대학가라는 이유로 물가가 싼 특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1주일에 2, 3번 3,500원짜리 학생식당(학식) 점심을 먹고, 나머지는 5,000원 안팎의 학교 앞 식당에서 먹고, 저녁을 4,000원으로 해결해도 식비가 30~35만 원씩 든다.

지방에서 올라와 수도권 대학에 자취하는 학생들은 주거비 때문에 돈을 더 쓸 수밖에 없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온 학생은 의식주비를 수도권 출신보다 44% 더 썼다. 등록금을 내고도 나도 각종 학습비에 학과생활비, 사교육비로 15만 9,000원을 지출한다. 데이트에, 친구와 만나기 위해 쓰는 커피값과 영화 비용도 젊은 세대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지출이다.

이런 높은 생활비는 부모세대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되돌아간다. 대학생들의 한 달 평균 수입은 48만 2천 원. 월 지출액 117만6,000원과의 차액 69만4,000원은 고스란히 부모 몫이다. 결국, 부모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국에서 대학 생활은 악몽이 되는 셈이다.

● 한국일보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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