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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을 통해 매주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1. 제2롯데월드 위험성 폭로한 국민일보와 SBS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이 화두가 됐지만, 여전히 한국사회 곳곳에서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번 주, 제2롯데월드가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논란이 벌어졌다. 그 보도의 시발점은 7월 7일 국민일보의 기사 ‘석촌호수 수위 낮아진 건 제2롯데월드 공사 때문’이었다.

국민일보는 송파구 석촌호수의 수위가 계속 낮아지는 현상이 제2롯데월드의 연암파쇄대 굴착공사 탓일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 현상이 지속하면 지반이 침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월호 이후 잊혀 가던 우리 사회 안전 이슈에 다시 불을 붙인 보도였다.

롯데월드
롯데월드 매직 아일랜드 야경 (사진: travel oriented, CC BY SA)

이후 제2롯데월드 근처에서 지반침하 현상인 ‘싱크홀’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는 것도 드러났다. 많은 보도가 쏟아진 가운데 SBS 취재파일 ‘싱크홀 속출하는 제2롯데월드, 과연 안전한가?’는 제2롯데월드 일대의 싱크홀 지점을 보기 쉽게 지도에 모아줬다. 이를 SNS에 공개하면서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SBS 취재파일은 제2롯데월드 인근의 지도를 첨부하며 공사에 문제가 없다는 롯데 측의 반론을 재반박하기도 했다. 안전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 기사들 추천!

SBS 취재파일
제2롯데월드 공사를 다룬 SBS 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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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더 낮은 곳을 내려다보라, 중앙일보의 ‘소년원 급식’ 기사

언론은 사람들이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이들의 인권에도 주목해야 한다. 중앙일보는 7월 8일 1면 기사 ‘소년원 한 끼 식비 1559원 vs 중학생 무상급식 2910원’에서 소년원 학생들의 급식에 주목했다. 턱없는 식비에 빽빽한 생활공간. 예산 부족에 허덕이는 국내 소년원의 실정. 역설적이게도 이 기사 밑에 달린 댓글은 소년원 학생들을 ‘범죄자’로만 인식하는, 범죄자에겐 밥도 먹이지 말아야한다는 한국사회의 인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기사를 보고 왜 하필 제목에 ‘무상급식’이란 단어를 넣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상급식’처럼, 소년원에도 예산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좋은 뜻으로 받아들인다면 참 좋은 기사!

학교 급식
학교 급식 (사진: Cali4beach,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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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노보다 ‘원칙’, 세월호 국조 문제점 짚은 ㅍㅍㅅㅅ

세월호 국정조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민들을 ‘딥빡’(깊은 빡침)에 빠지게 했다. 하지만 의사들을 열 받게 한 야당 의원들도 있었다. 정부와 해경에 맹공을 퍼붓던 야당 국회 의원들은 정신과 상담 내용을 제출하지 않은 의사들을 다그쳤다.

하지만 의사가 ‘개인 정보’들을 내주는 것이 옳은 일일까? ㅍㅍㅅㅅ가 9일 기사 ‘세월호 국정조사, 왜 의사들은 새정연과 정의당에 분노했는가’에서 고민해야 할 주제를 던졌다. 읽고 같이 고민해 볼 이 기사 추천!

http://youtu.be/yg_eU7g5g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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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인정보 유출 6개월, 여러분 기억나십니까?

6개월 전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벌어졌다. 그 때 “시스템을 고쳐야한다” “고질적인 문제”라는 비판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그 때의 그 사고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정부와 기업들은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이후 어떤 노력을 했을까? 분노했던 만큼 무언가 변화가 있었을까? 한국일보는 [정보유출 6개월, 그 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무엇이 바뀌었는지 추적했다.

한국일보의 ‘그 후’ 기사를 보면 아쉽게도 변한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6개월 전처럼 개인정보는 버젓이 팔리고, 브로커들의 수법은 날로 진화하며 보안은 아직 취약하다. 근본적 대책을 고민하지 않은 기업들과 정책 마련에 미비한 정치권에도 책임이 있지만,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 여론이 들끓을 때는 신나서 ‘조지다가’ 조금만 조용해지면 ‘망각’에 동참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6개월 전의 기억을 되살려준 한국일보의 기사, 매우 고맙다. 이 기사 추천!

한국일보의 [정보유출 6개월, 그 후] 기획 연재

수도꼭지
대한민국의 개인정보 = 고장난 수도꼭지(?) (사진: ChadCooperPhotos,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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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당사자주의‘ 빛난 CBS의 권은희 인터뷰

이번 주 가장 ‘핫’한 사람 중 한 명은 권은희 씨였다. 7.30 재보선에 전략 공천되면서 정치권에서 ‘문제적 인물’이 되었고, 몇몇 언론들이 권씨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때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그 수많은 언론보도 중에 권씨를 직접 인터뷰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의 권은희 인터뷰가 빛난 이유다. 권은희씨는 CBS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직접 해명했다. 인터뷰 내용보다 더 주목할 만한 것은 뉴스쇼의 섭외 정신이다. 뉴스쇼는 이전부터 집요하게 권 씨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고, 권 씨는 ‘경찰 사표 낸 후 한 번 나오겠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이번 뉴스쇼의 인터뷰는 재보선 출마 선언 이후 권 씨의 언론 첫 인터뷰가 됐다. 언론이 당사자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보여줬다는 점에서 추천!

YouTube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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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코스타리카, 과연 낙원일까?

코스타리카가 죽음의 조를 뚫고 2014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코스타리카가 군대가 없는 영구 중립국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세간의 화제가 됐다. 군대 없는 코스타리카는 예전부터 마치 지상낙원이나 하나의 ‘대안’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과연 낙원일까?

한겨레는 11일 기사 ‘군대 없는 행복국가, 범죄율은 좀 살벌하네’에서 중립국 코스타리카의 현실을 전하면서도 이민자 차별, 높은 범죄율, 사회 불안 등 코스타리카의 문제점을 짚어냈다. 지상낙원의 이면을 전한 이 기사 추천!

코스타리카 산호세 거리
코스타리카 산호세 거리 (2006년 모습) (사진: Happy Sleepy, CC BY NC 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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