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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는 전통적으로 ‘가전’쇼다. 쇼의 중심에는 항상 가전제품들이 있었으며, 이런 흐름에 따라 스마트홈 제품은 언제나 CES의 주요 제품군으로 분류되었다. 세계적인 가전 회사와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은 스마트홈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끊임없이 선보여 왔으며, 기존 가전제품에 고도화된 지능화 기능을 추가하거나, 사람들의 행동을 측정하고 환경을 제어함으로써 삶을 쾌적하게 만드는 기술들을 선보였다.

2016년에는 아마존 대시 버튼을 내장한 세탁기, 오븐 등과 스마트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냉장고, 스마트 TV, 그리고 집에 있는 모든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기 위한 플랫폼들이 등장했다. 수많은 제품과 플랫폼이 등장함에 따라 애플, 구글, 아마존, 삼성 등 다양한 플랫폼 플레이어 중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CES 2016

이번 2017년 CES에서는 주도권 경쟁에서 아마존이 유력한 강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행사였다. 그 중심에는 ‘알렉사’라는 지능 에이전트가 있었고, 아마존조차도 이렇게 많은 ‘알렉사’와 연계한 기기들이 등장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동안 각 기기 나름대로 소프트웨어와 센서 기능을 결합하며 스마트한 가정용 기기를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이 있어왔다. 시간이 흐르며 현재 대부분의 기기는 알렉사나 시리, 구글과 연계시켜 사람의 지시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동작을 수행하면서 관련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등 대화형 컴퓨팅 기기로 수렴하는 듯한 양상을 보인다.

어디서나 아마존의 알렉사가 등장한다

많은 미디어는 ‘알렉사가 어디에든 있다’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각 회사가 알렉사와 연동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알렉사를 내장하는 방식으로 마이크와 스피커를 가진 제품을 만들면서 알렉사 기능을 내부에 자체 구현하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집에 있는 에코나 에코 닷, 또는 앞에서 말한 알렉사 내장 제품을 통해 제품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아마존 알렉사

첫 번째 범주에 속한 제품 (에코 없이 동작) 중에 스마트홈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엘리먼트(Element), 세이키(Seiki)의 TV는 모두 아마존 파이어 TV 소프트웨어를 통해 알렉사 음성 제어가 가능
  • LG의 냉장고, 스마트홈 로봇 허브
  • 에코를 개선한 또는 특화한 제품들: 레노보의 스마트 어시스턴트, 마텔(Mattel)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 GE의 LED 링 램프
  • 알람 시계나 침대 머리맡 스피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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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범주는 에코, 에코 닷, 또는 위에 언급한 알렉사 내장 기기와 연동하는 제품들이며 훨씬 더 많은 종류의 기기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아마존이 알렉사를 통합하는 기기를 확장하면서 2016년 6월 약 천 개의 결합이 이루어진 것에 비해 이제 7,000여 개의 지원 ‘스킬’[footnote]아마존은 알렉사 통합을 ‘스킬’이라고 부른다.[/footnote]이 생겼다.

  • 월풀의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오븐 등
  • 디쉬(Dish) 사의 호퍼(Hopper) DVR
  • 삼성의 로봇 청소기
  • ADT의 펄스 보안 시스템
  • 코웨이 공기 정화기
  • 아이디바이스(iDevice)의 라이트 스위치
  • 브링크스 어레이(Brinks Array)의 커넥티드 자물쇠

애플의 홈킷 또는 시리 기능을 장착한 제품도 작년보다는 많이 등장한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체임벌린(Chamberlain)의 스마트 차고 허브로, 차고 문 개폐기나 라이트와 같은 체임벌린의 MyQ 제품과 애플의 홈 앱과 시리를 연결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레비톤(Leviton)의 스위치, 허니웰(Honeywell)의 보안과 제어 시스템, 실바니아(Sylvania)의 스마트 전구, 넷애트모(Netatmo)의 스마트 연기 감지기, 위딩스(Withings)의 홈 플러스(Home Plus) 와이파이 캠, 캐리어의 코르(Cor) 스마트 온도조절기 등이 애플과 연동되는 제품들이다. 캐리어의 코르는 아마존의 알렉사와도 연동한다.

캐리어의 코르 스마트 온도조절기
캐리어의 코르 스마트 온도조절기

구글이 2016년 11월에 아마존 에코에 대응해서 내놓은 구글 어시스턴트와 구글 홈은 아직은 많은 제품과 연동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벨킨(Belkin)의 위모 디머(WeMo Dimmer), 현대 자동차나 크라이슬러와 구글 홈을 연계하고, 엔비디아의 쉴드 티비, 코웨이의 에어메가(Airmega) 공기 청정기[footnote]알렉사와도 연동된다.[/footnote], 스위치메이트의 스마트 플러그와 스위치 등을 소개하였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이미 알렉사와 연동을 하는 제품으로. 구글 홈을 추가한 경우가 많다.

코웨이의 에어메가 스마트 공기청정기
코웨이의 에어메가 스마트 공기청정기

이러한 지능형 에이전트와의 연동과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홈 제품의 등장은 음성을 통한 제어 기능이 일반화됨을 의미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는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서 대화형 컴퓨팅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뜻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2016년에 아마존의 에코와 알렉사가 유용성 및 시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마존이나 애플, 구글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도 남아있다. 예를 들면, 집안의 여러 기기가 하나의 같은 이름으로 작동된다면 기기를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 또는 단지 시험이나 장난으로 명령어를 넣었는데 예기치 않는 결과를 가져오는 상황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지난 1월 5일 샌디에고의 지방 방송인 CW6에서 댈러스에서 알렉사가 어린 소녀의 주문으로 인형 집과 쿠키가 배달된 사건을 보도하던 아나운서가 장난으로 ‘알렉사, 내게 인형 집을 주문해줘’하는 멘트를 했다가 많은 집의 에코가 실제 주문을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점점 다양해지는 홈 로봇: 비서 또는 동반자

홈 로봇은 최근 몇 년간 CES에서 자주 등장하는 제품이다. 아이로봇(iRobot)의 청소 로봇이 나온 이후 로봇은 가정부 역할보다는 동반자로서 역할을 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으며, 소셜 로봇의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스마트홈 영역에서 가장 많은 혁신을 보일 분야는 바로 홈 로봇 분야와 비서 역할을 할 가정용 소셜 로봇 분야일 것이다.

지보 로봇을 닮은 LG의 허브로봇(Hub Robot)는 알렉사 기능을 탑재해 음성 인식이 가능하며, 움직이는 얼굴과 표정을 연출함으로써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재생, 날씨 안내 외에도 다양한 LG의 가전제품들을 제어하는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TBHQuUHHHLI

춤추는 로봇으로 소개한 링스(Lynx) 역시 알렉사가 탑재된 로봇이다. 중국의 유비테크 로보틱스(Ubtech Robotics)가 기존 알파봇에 알렉사를 탑재해 만든 엔터테인먼트용 가정 로봇으로 향후 개인 비서 용도로 진화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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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로봇 영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이모텍(Emotech)의 올리(Olly)이다. 이모텍은 이미 2015년 테크크런치를 통해 2016년에 1천만 달러를 투자받은 스타트업으로, 올리가 사용자의 특성에 따라 개성을 갖는 개인용 비서로서 아마존의 에코나 지보를 한 단계 더 진화시킨 버전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올리는 스마트홈의 허브 역할도 수행하며 집안의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이러한 뛰어난 기술로 이번 CES에서 네 개의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iUAbRULcYBo

메이필드 로보틱스(Mayfield Robotics)의 큐리(Kuri) 로봇 역시 홈 로봇 분야에서 눈에 띈 제품으로 픽사의 월-E나 R2D2와 같은 표정과 소리로 관심을 받았다. 다른 로봇과 달리 자유로운 이동과 눈을 통한 감정 표현, 터치 센서, 카메라, 제스처, 마이크, 라이트, 스피커, 매핑 센서 등을 장착해 매우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DJ01nVyNkw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집안에서 어떤 제품이 할 것인가에 대한 경쟁은 올해에도 계속되었다. LG전자는 작년에 선보인 스마트씽큐(SmartThinQ)에 딥러닝을 보강한 딥씽큐(DeepThinQ)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였다. 스마트씽큐 센서를 부착하면 일반 가전도 스마트 가전으로 전환될 수 있고, 웹OS 기반의 스마트 냉장고 스마트 인스타뷰를 알렉사와 연동하였다.

삼성전자는 패밀리 허브 2.0을 통해 푸드 매니지먼트,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했고, 빌트인 가전 제품들에도 스마트 기능과 와이파이 연결을 내장해 원격 조절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알렉사나 구글 홈과 같은 외부 다른 플랫폼과 연계하지 않고 자체 음성 기술을 활용했다. 스마트씽즈(SmartThings)를 가진 삼성으로서는 자체 허브와 플랫폼 전략을 실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집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기기들

스마트홈 영역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다양한 가전제품을 스마트하게 만들거나 생활에 도움을 주는 기기들이 늘 등장한다. 다음과 같은 기기들이 이번 CES에서 흥미로운 혁신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냉장고 안 상태 알려주는 카메라 프릿지캠(FridgeCam)

영국의 스마터(Smarter)가 만든 제품으로 IFA 2016에서도 소개됐다. 스마트 냉장고를 사는 대신 기존 냉장고에 무선 카메라를 설치하고, 문을 열고 닫을 때 사진을 찍어 보여주거나 바코드 인식을 통해 냉장고에 넣는 물건 목록을 만들고 상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활용은 전용 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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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거울 에코(EKKO)

화장을 하면서 음악을 듣고, 날씨 정보, 뉴스를 들을 수 있고, 샤워하면서 라디오를 듣게 하는 거울이다. 혁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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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줄자 큐빗(Cubit)

기술 플랫폼 회사인 NWi의 소비재 부문 회사 플롯(Plott)의 스마트 줄자로, 레이저를 이용해 거리와 길이를 측정한다. 각 데이터 포인트에 사진, 비디오, 노트를 부착할 수 있으며 데이터를 스마트 폰 앱으로 전송할 수 있다.

자동 트래킹 로봇 카메라 쿠바(Koova)

집, 차고, 매장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자동으로 추적하면서 녹화하는 카메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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