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청년들이 꿈을 잃는 이유
Why Young Asians Are Losing Hope
- 캄보디아 청년(남성): 이하 ‘(캄)’
- 중국 청년(여성): 이하 ‘(중)’
- 인도 청년(여성): 이하 ‘(인)’
- 베트남 청년(남성): 이하 ‘(베)’
- 한국 청년(남성): 이하 ‘(한)’
[divide style=”2″]
(캄) 저희 집안에서의 성공 기준은 제가 얼마나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것이냐 예요. (중) 그래서 저희 부모님은 제가 공무원이 되길 바라세요. 중국에서 공무원은 ‘철밥통’ 직장이죠. 제가 저희 부모님께 제 꿈에 대해 말씀드렸을 때 그냥 불가능하다고 하셨어요.
(인) 제 생각은 돈 때문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의 수입 문제… 그러니까 제대로 된 월급을 받으며 살다가 그 다음에 결혼하기를 원하세요. 그냥 평범한 길을 가기 원하시니 별로 꿈을 꿀 수 있는 기회가 없죠. (베) 제 모국인 베트남에선 성공이란 금전적으로 안정되게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버는 것인 것 같아요.
(한) 어떤 대학교에 갔는지가 중요하고, 좋은 직장을 갖거나 이런 것들이 아니라면 돈을 많이 번다든가. (중) 제가 좋은 대학을 입학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잡는다면 부모님은 남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시겠죠.
(인) 그러니까 너나 나나 회계사, 의사 아니면 엔지니어가 되려고 하죠. 그냥 고지식한 사고방식인 것 같아요.
(캄) 맨날 남들하고 비교당해요. 부모님은 늘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 애들은 화학 과목에서 A받았는데 니네 애들은?”이라고요. (베) 베트남에선 사람들이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것 같아요. (한) 한국은 정말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인) 모두가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죠.
(베) 예를 들어 제가 베트남에서 영어 공부하려고 영어로 말할 때 실수로 발음을 틀린 적 있었는데, 주위에서 막 핀잔 주고 그래서 너무 부끄러웠어요. (인) 진짜 제가 하는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님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남들이 너 보고 뭐라고 할 것 같아?”
(중) 제 생각엔 문화적인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전통적인 중국문화에선 겸손함과 인내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만약 남들과 달리 뭔가 튀거나 한다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한) 자신의 길이 정해져 있는 것 같은? (베) 제 미래의 직업은 제 적성에 따라 제가 원하는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원하는 대로가 아니고요. (중)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다 제가 안정된 직업만 갖길 원해요.
(베) 하지만 전 부모님이 그런 기대를 하신다고 해도 안정된 삶만 사는 것은 싫다고 말씀드렸어요. 그건 제가 원하는 삶이 아니에요. 제 인생은 제가 정하고 싶어요.
(한) 꿈을 바로 실천할 수 없게 만드는 건 아무래도 자신감,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랬던 것 같아요. (중)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 중국 청년들이나 다 겪고 있는 문제일 거예요. 저 같은 경우도 제가 실패하면 주위 사람들이 뭐라고 수군거릴까 걱정돼요. (인) 제 생각은 저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제일 큰 것 같아요. 아니면 실패했는데 되는 게 아무것도 없으면 어떡해요?
[divide style=”2″]
만약에 모든 동양 청년들이 꿈을 잃고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나라 표시 없으면 한국인 한사람이 말한다고 해도 딱맞아 떨어지겠네요. 아시아권은 어떻게 이런 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한)
덧, 국적 표시를 먼저 해주시고 한 말을 써주셨으면 흐름이 안끊겼을 것 같네요. 글을 다 읽고 ‘(중)’ 이런식으로 나오니, 그 앞 말 다시 읽게 되네요;;
ex) 블라블라 (중) -> (중) 블라블라
동감
원작에 해당하는 동영상이 다섯 나라 청년들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편집된 것이라서 국적 차이보다는 텍스트로 편집하면서 내용(진술)을 우선한 것이었는데요. 헷갈리셨나요? ^ ^
권순재 님 말씀처럼 일단 간단히 국적 표시를 먼저 바꿔보았습니다. 편집상 큰 차이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아래 “동감”을 표시하신 다른 독자도 계셔서요. 다른 독자들께서도 그렇게 느낄 수 있을 듯 해 편집했습니다. 의견 고맙습니다.
정성 담긴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문장이 깊이 와닿네요.
전 다른 나라 청년층에 대해선 많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인터뷰를 보니 정말 다 같은 나라 사람들이라고 해도 믿겠어요.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어도 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간직하고 이어나가는 나라들인데도요.
인터뷰이들의 국적 목록을 보고는 조금 다른 생각도 들더군요. 위 나라들 모두 제국주의로 인해 험난한 세월을 헤쳐왔지요. 패권국이었던, 거대한 중국마저도요. 그 시절로부터 아직 백 년도 안 지났고요.
공통된 문화의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것만으로 이런 모습들의 원인을 규명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게 다 우리가 수탈당해서 그래! 오로지 그 탓이야!’ 라는 시각 역시 온당하지 않지만, 그러한 면이나 또다른 요소들도 함께 고려해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러지 않는다면, 미래를 위한 진지한 논의가 그저 고유의 것들을 모두 부정하는 식의 패배주의로만 흐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위 나라들 모두 다 경제적,문화적으로 급격한 변동을 (그것도 서구권보다도 훨씬 압축해서) 겪었으니 그 국민들이 (적어도 그들 중 기성세대는) 안정적인 것, 안전한 것을 가장 우선시하는 풍토가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가 없었을 겁니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이나 시리아 등 최근에 내전을 겪은 나라 사람들을 인터뷰해보면 이보다도 더 안타까운 대답들이 나오겠죠..)
결국, 이런 인터뷰나 연구들을 통해 문제점과 원인을 스스로 인식해서 개선해나가야 하지만, 그럼에도 이 변화에는 우리 세대의 청춘을 다 써야 할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좋은 기사 덕분에 용기를 새로 얻고, 새삼 생각도 정리해보고, 끈기를 갖고 내일을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아시아의 운명은, 서양을 급격히 따라가다 변화를 맞고, 그러다 서서히 자신의 것과 융합되어 미래 국제사회의 주역이 되는 운명이라고 봅니다.~ 그것만 받아들인다면 , 사회가 이러니…하는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다른 나라의 좋은 것 (국적이 정체성이 아닙니다) 만 받아들이고 자기나라의 좋은 것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런 운명을 단호하게 받아들이는 (수탈 탓을 하지 않는) . 그러면 삶 자체를 독특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겠죠. ‘자기’라는 지키고 싶은 정체성이 남의 곱지 않은 시선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겠죠. 예를 들면 모두가 아시아의 문제가 뭔지 노골적으로 다 알고 얘기하는 시대에서는. 그 문제는 이미 효력을 잃기 시작한 거죠.. 핑계가 될 수 있는 효력. 왜냐면 그 영향은 모든 개인의 인생에 미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