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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2014년 1월 1일부터 기존의 주소는 폐지되고, 도로 이름과 건물의 번호로 구성된 도로명 주소(새 주소)를 사용해야 합니다. 병행이 아닙니다. 내년부터 법적으로 인정받는 유일한 주소는 도로명 주소가 될 것입니다.

1997년에 도입이 결정되고 2011년 7월 29일에 고시된 도로명 주소는 일제강점기의 잔재 청산, 세계적 표준, 효율 향상 등의 이유로 시행될 예정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택배 기사, 우편배달부조차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슬로우뉴스는 새 주소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게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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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번지’ 주소 체계에서 ‘도로명’ 주소 체계로 개편하는 일로 말이 많다.

꼬인 실타래: 사대주의(도로) vs. 국수주의(번지)?

특히 새 체계에서는 장소의 역사성을 가진 동리 이름을 주소에서 생략하거나 뒤로 돌려 괄호 안에 넣는데, 이를 비판하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기존 번지 체계라고 해서 딱히 동리 이름이나 그 장소의 역사성을 존중한 것은 아니다. 숫자로만 표시되는 번지는 여러 다른 동에도 같은 숫자의 번지가 있을 수 있기에, 동명을 필수적으로 함께 적어야만 했다.

이와 달리, 도로명 체계에서는 기초자치단체 내에서 같은 이름의 다른 도로가 있을 경우가 거의 없기에 동리 이름을 굳이 안 써도 주소를 특정할 수 있다. 그래서 도로명 주소 체계는 단순한 주소 찾기만을 위해서는 동 단위는 생략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추진된 모양이다. 물론 지금 방식대로 추진된다면 결과적으로 동리 이름이 사라질 위험이 크고, 이는 분명히 문제다.

그렇다고 도로명 체계가 동리 파괴를 위한 악의적 목적을 가진 것이라거나 맹목적이고, 무분별하게 미국식을 모방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도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할 것이다. 물론 우리 사회에 미국화의 병폐가 없는 것은 아니나, 도로명 체계를 그리 생각하는 것은 그러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 아닐까 싶다.

아래 지도를 보자. 노트르담 성당, 시테 섬, 라틴 지구 등 파리 중심부 모습인데, 도로명 체계를 채택했지만, 장소의 역사성은 잘 유지하고 있다.

노트르담 성당, 시테 섬, 라틴 지구 등 파리 중심부
도로명 체계를 채택했지만 장소의 역사성은 잘 유지하고 있다
출처: 파리 지도, L’Indispensable 지도제작사 (16, 18 Rue de l’Amiral Mouchez, 75014 Paris )

주소 체계 논의를 ‘사대주의(도로명)’ vs ‘국수주의(번지)’의 대결이라고 보는 관점은 정작 대도시 행정 체계 개선이나 생활권 단위의 공동체성과 정체성 증진과는 무관한 방향으로 논의를 왜곡시킬 위험이 있다. 게다가 헌법소원까지 접수되었다 하니, 자칫하면 찬성이나 반대 중 어느 한 세력은 ‘헌법 불복’ 세력으로 몰릴 판이다. 차분하게 각 제도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합리적 절충안을 찾을 수는 없을까.

나는 이 글을 통해 우선 1) 도로명 체계에 관한 편견과 오해를 풀고 싶다. 이어 2) 도로명 체계와 번지 체계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장소의 역사성을 파괴하는 원흉으로 지탄받는 도로명 체계의 누명을 벗길 것이다. 그리고 3) 도로명 체계 개편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짚어 볼 예정이다. 더불어 4) 한국 현실에서 도로명 체계를 도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외국 상황과의 비교를 통해 살펴볼 생각이다. 끝으로 5) 실제 장소의 역사성, 지역의 공동체성과 정체성을 위해 가장 우선 생각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제안해보고자 한다.

물 뜨겁다고 목욕 포기할까? 

우선 결론적으로 입장을 밝히면, 나는 도로명 체계를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리 이름은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이현군 박사의 글 [도로명 주소 체계가 지워버리는 것들]의 마지막 두 문장에 동의한다.

“몇 번지가 OO길 OO으로 바뀌어도 상관없다. 다만 동리 명칭은 주소에서 빼지 마라.”

이 박사 글의 마지막 문장은 ‘번지 체계에서 도로명 체계로의 전환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동리 이름은 없애지 마라’로 해석할 수 있다. 내가 굳이 도로명 체계에 ‘찬성한다’가 아니라 ‘반대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힌 건 ‘적극 찬성은 아니다’라는 의미다. 방관자적 입장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주소 체계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 내 판단이다.

개편 초기의 불편함과 생경함 자체는 어느 시대 어느 개편이라도 있을 수밖에 없다. 동 이름이든 도로 이름이든 졸속으로 지어진다면 장소의 역사성이 없을 것은 마찬가지다. 졸속 추진과 개성 없는 명칭들은 그 자체가 문제다. 또한, 추구할 가치 차원에서 본다면, 주소 찾기의 편의만을 위해서 정체성을 희생할 것도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해당 지역의 역사성이 담겨있는 동리 이름 생략을 바라지 않는다. 한편 도로명 중심 주소 체계 개편을 사대주의의 발로나 도로명 체계 자체가 한국에 절대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 동리 이름 생략에 반대한다고 하여 도로명 체계마저 꼭 반대할 필요는 없다.

목욕물을 버리려다가 아이까지 버려서는 안 되며, 뜨거운 물로 급히 목욕을 시키려다가 아이에게 화상을 입혀도 안 되겠다. 하지만 물이 뜨거우면 식히면 되는 것이지 아이의 목욕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삶 터전 무시하는 획일적 도로명 체계? ‘레이던’을 보라!

우선 도로명주소체계는 개활지에 인공적인 계획도시를 성큼성큼 만들 때나 쓸모가 있고 가능하다는 오해를 풀어드려야겠다. 앞서 프랑스 파리와 아래 네덜란드 레이던의 예를 보자. 유구한 역사와 장소성을 자랑하는 도시이며 도로명를 잘 쓰고 있다.

레이던 지도에서 볼 수 있듯, 도로는 직교 체계와 거리가 멀고, 지형의 흐름과 도시의 역사가 녹아있다. 가로는 지형에 맞추어 구불구불하기도 하고,  직선이기도 하며, 기존의 하천과 인공수로, 언덕, 유적지 등을 고려하여 나 있는 길과 블록의 도시 구조에 모두 도로명를 쓰고 있다.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통치의 유산 때문인지, 유교문화권에서도 도로명 주소를 쓰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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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교 체계나 개활지, 개성 없는 기하학 공간과는 거리가 먼 네덜란드 레이던(Leiden) 도심부
(출처: 구글지도 캡처)

‘번지’라는 면적(정적인 배치)의 차원에서 공간을 파악하는 것은 동양 철학의 전통에 기반한 것인가? ‘도로’라는 선의 차원(동적인 구성)의 차원에서 공간을 파악하는 것은 그렇다면 서양 철학에 기반한 것인가? 나는 그 정답을 모른다. 이것은 앞으로 연구할 만한 주제이리라.

그러나 도로명 체계는 획일적인 공간 구분이고, 지형에 따라 길을 낸 도시에는 어울리지 않으며, 삶의 터전이 갖는 장소의 역사성은 사라져 기하학적 의미의 공간만 남을 것이라 한다면, 오랜 역사와 개성을 자랑하는 세계의 숱한 도시들은 매우 섭섭해 할 것이다.

번지 체계의 자의적 배치 방식: 관악구 사례

현행 번지 체계는 한 블록을 하나의 번지로 하여 숫자를 부여하고, 개별 필지를 호로 나눈다.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개별 필지가 세분화하거나 통합되어 개발시기별로 번호를 부여해 현재는 어쩔 수 없이 번지-호수들은 중구난방 흩져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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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체계의 개념과 호수 부여 방식
빨간 점선 안이 같은 주소 단위(번지)를 쓴다

이는 동을 숫자로 세분화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인구는 50만이 넘는데 법정동은 신림동, 봉천동, 남현동의 3개 동밖에 없었던(!) 관악구의 경우를 보자. (참고 자료: 위키백과)

신림동과 봉천동은 본동에서 13동까지 있던, 어마어마한 ‘숫자 동’의 예다. 1966년 영등포구 봉신동에서 봉천동과 신림동이 분리되었고, 1970년 영등포구 소속이었던 신림동은 인구 증가에 따라 처음에는 3개 동으로 나뉘었다. 1975년에는 신림1동, 신림2동, 신림3동에서 각각 신림 5동, 6동, 4동이 분동하는데, 이때부터 동 이름에 나오는 숫자의 순서와 지리적 인접성은 서로 무관해진다.

1980년에는 신림1동을 나누어야 하는데 신림 0동이라 이름 붙이기 뭣해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신림본동’이 탄생했으며, 대략 도림천을 경계로 신림 2동에서 9동이 갈라져 나왔다. 마지막 분동의 사례는 1992년에 신림3동에서 13동이 분리한 경우다. 현재는 이런 무의미한 숫자 명칭을 탈피하고 정체성을 부여하고자 대학동, 서원동, 삼성동 등 새로운 이름을 각각 지어서 사용하고 있다.

과거 명칭을 도림천변을 따라 살펴 볼 경우에는, 신림1동-2동(일부)-6동(6동 남쪽엔 10동)-9동이 도림천 남서 측으로, 그리고 신림본동-2동이 도림천 북동 측으로 자리잡고 있다. 꼭 동의 숫자가 지리적으로도 연이어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이런 중구난방의 숫자만 가지고는 역사성이고, 길찾기의 편의성이고, 찾을 수가, 절대, 없다. 원리? 그냥 분동 순서에 따라 아무 원리 없이 자의적으로 나눈 것이다. 이 때문에 이런 숫자 동 이름은 지역 정체성을 담은 이름으로 개편하긴 했으니, 다시, ‘번지’로 돌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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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지번도: 실제 번지와 호수의 부여 현황(봉천동)
자의적 숫자의 중구난방식 나열이 어쩔 수 없는 예
(출처: 한국토지정보시스템)

번지 체계의 중구난방식 숫자 나열이 처음엔 문제일 수 있겠으나 일단 자리 잡고 나면 익숙해질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몇백 번지에 이르는 숫자들에 정체성이나 역사성은  전혀 없으며, 실용적이지도 않다.

봉천동을 보면, 876번지 북쪽에 875번지가 있지만, 서쪽엔 전혀 뜬금없는 번지가 있다. 호수는 동북쪽 모서리부터 시계방향으로 부여한 듯은 한데, 어쨌든 골목을 사이에 두고 876-3과 마주 보는 이웃은? 868-16이거나 877번지 1호다. 서로 짐작이나 할 수 있겠는가. 이왕이면 이런 뜬금없는 숫자보다는 아래 가로명 체계 그림처럼 좀 뜬금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초행길 찾아가는 이들의 편의성 문제도 고려해서 말이다.

4호와 6호 필지가 합병된 경우를 가정해 그려 본 '도로명 체계 개념도' 빨간 점선 내부는 하나의 상위 주소(이 경우 도로명)를 공유하는 구성원의 범위
4호와 6호 필지가 합병된 경우를 가정해 그려 본 ‘도로명 체계 개념도’
빨간 점선 내부는 하나의 상위 주소(이 경우 도로명)를 공유하는 구성원의 범위

도로명 체계는 일단 그 길에 진입하면 다음부터는 집을 찾기 매우 쉽다. 장소의 역사성은 몰라도, 최소한 길 찾기는 쉽다. 즉, 실용성이나 편의성이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공동체 정체성’ 도로명 체계가 낫다

정보화 시대에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이 보급된 마당에 길 찾기가 뭐가 어려운가, 그리고 초행길로 가는 사람들의 비중이 전체에서 얼마나 되며, 당신 인생에서 초행길로 어딜 가는 경우가 몇 번이나 되느냐는 도로명 체계 반대론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확실히 외국에 나가서 도로명 주소체계의 편리함을 맛본 이들은 대부분 길을 찾을 때 초행길 경험 중이었기에 인상이 더 강렬했을 수 있다.

지리정보 체계(GIS)에서도 도로명체계가 훨씬 데이터 관리 및 운영에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그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 바 아니라고 일축할 수도 있다. 지리 정보체계에서는 두 주소 체계의 차이는 과장을 좀 보태면 마치 지동설과 천동설의 천체운행도와 같은 명쾌함과 복잡함의 대비라 한다. 혹은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의 원리와도 비교할 수 있는바, 애초에 어떤 체계였느냐가 나중에 정보량이 늘 때 큰 변수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구체적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도로명 체계에서도 길에 들어선 다음이 편하다는 것이지, 처음 그 길을 찾기 위해서는 애초에 지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굳이 둘 중 고르라면 나는 번지 체계보다는 도로명 체계를 선택하고 싶다. 단순한 길 찾기가 편리하기 때문이 아니다. 장소의 역사성과 정체성 차원에서 볼 때도 도로명 체계가 조금은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도로명이 고유한 이름이라서가 아니다. (고유한 이름? 사실 이 글을 쓰기 위해 현재 지어진 도로명들을 찾아보고 경악했다. 이에 대해선 뒤에 상술) 실제 생활 공간은 ‘번지’보다는 ‘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에 그렇다. 다음 그림을 보자.

주민 동선과 주소 체계와의 상관성 비교
주민 동선과 주소 체계와의 상관성 비교

빨간 점선 안의 사람들이 상위 주소(번지든 도로명이든)를 공유하는 하나의 ‘주소 공동체’라고 해보자. 서로 등지고 있으면서 왕래할 일이 거의 없는 이들과 번지를 공유하며, 정작 마주 보는 이들의 주소는 짐작하기 힘든 게 번지 체계다. 그리고 파란색 화살표에서부터 마주치는 이들과 도로명을 주소에서 공유하는 이웃의 경우가 도로명 체계다. 등지고 있는 집을 빙 돌아가서 찾아가는 것 보다는 집 앞 골목을 출입하면서 이웃과 교류하는 경우가 자연스러울 게다.

번지가 독특하여, 예를 들어 집들 뒷마당 가운데 은행나무라도 같이 두고 있는 은행나무 번지쯤 되면 모를까, 우리는 같은 번지 사람들이라 생각하는 것 보다는 우리는 같은 길 사람들이라 생각하는 것이 같이 길목도 가꾸는 등, 공동체 활성화에 조금은 더 유리하다. 따라서 공동체의 정체성을 위해서는 오히려 번지 체계보다 도로명 체계가 더 낫다.

물론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에는 적당한 마을의 규모가 더 중요하다(뒤에 상술). 위 설명은 개념 이해를 돕기 위해 가장 작은 단위로 나누어서 살펴본 것이다. 결론은, 단순히 지리정보시스템의 ‘기술 혹은 행정 편의성’만을 추구해서가 아니라, 도시민의 자연스러운 생활 흐름과 동선에서도 도로의 중요성과 의미는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번지 체계와 도로명 체계 둘 중 하나를 굳이 고르라면 도로명 체계가 더 낫다.

선조들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이런 도로의 의미에 대해 선조들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하여 옛 지도 몇 개를 찾아보았더니, 과연 옛 지도에서 길 이름은 찾기란 힘들었다. 그 시절은 ‘소국과민’(小國寡民,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을 뜻하는 노자가 그린 이상사회)의 이상을 구현하느라 왕래가 적어서 그랬는지, 인구 규모상 적당해서 그랬는지, 집과 집 사이 빈 공간이 많고, 담장도 낮았기에 뒷집과 내왕하기가 어렵지 않아서 그랬는지, 대략 지금의 ‘법정 동’에 해당하는 동리 이름만 표시되어 있다. 옛 지도를 몇 개 더 뒤져 보아도 동리 이름만 표시되어 있지, 길 이름은 없다. 물론 번지와 호수가 그려진 옛 지도는 더더욱 없다.

세종로, 태평로, 퇴계로, 충무로 등의 길 이름이 언제 그렇게 붙어서 통용되었는지 궁금하여 찾아봤다. 길 자체는 한양 초기부터 있었지만, 세종로라는 이름은 1946년에 명명되었고, 일제시대에는 광화문통과 태평통이라 불리웠으며, 조선시대에는 ‘육조거리’라고도 했지만, ‘육조앞’, ‘황토마루’, ‘해태앞’이라는 명칭이 더 많이 사용된 듯하다.

이를 본다면, 확실히 다이나믹한 ‘동’적인 의미나 지점들의 연결을 위한 ‘선’적인 차원보다는, 조용한 정적인 느낌이나 ‘점’ 혹은 ‘면’적인 차원을 중시한 것 같은 인상이다. 선조들의 공간에 대한 철학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활에 구현되었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그러나 세세한 골목길 하나하나까지 정성껏 그려놓은 것을 보면, 도로의 중요성을 완전히 도외시하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하긴, 산세와 물길을 고려하여 한 동네의 구역을 정했을 조선시대라 한들,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도로 없이 하늘로 날아다녔을 법은 만무하다.

동리 이름 삭제만 반대하고 개편 이익을 살펴야

주소 체계에 꼭 그 이름이 드러나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파리의 라틴 지구(꺄르띠에 라땅)나 마레 지구, 런던의 소호, 서울의 홍대입구가 법정(행정) 동명이거나 주소 체계에 이름이 공식 등장해서 지역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온 것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소체계에 이름이 드러나 있어도 그 장소의 역사성이 없는 경우는 위에 본 신림본동-13동이 좋은 예다.

그래도 굳이 동리 이름을 없애는 것에는, 반복하지만, 나도 반대한다. 공간을 그리 많이 차지하는 것은 아니니, 주소체계를 굳이 4단계에서 3단계로 줄일 필요가 있나 싶다. 즉 ‘구-동-번지-호수’의 4단계에서 ‘구-길이름-호수’의 3단계로 줄이기보다는, 동리 이름을 포함하도록 4단계를 유지하면서 번지만 길 이름으로 치환하자는 것이다. 도로명 체계에 반대할 것이 아니라 ‘동리 이름 삭제’에만 반대하자는 것이다.

한편, 행정구역의 위계를 줄이는 것은 도로명 체계냐 번지 체계냐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현재의 광역-기초자치단체의 숫자와 규모를 통째로 손보기 위해 수년째 아이디어 차원의 논의만 진행되고 있는 지방행정체계 개편 차원에서 지방자치의 내실과 의의를 다질 수 있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사실 인구 천만에 가까운 광역자치단체가 지방자치의 내실을 다지긴 힘든 문제이니, 전국을 100개에 가까운 ‘데파르트망(한국의 광역자치단체보다는 작은 규모)’로 나눈 프랑스 사례나, 경국대전에서 전국을 82개의 군으로 나눈 조선 초기 사례 등도 참고할 만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서울을 5개 정도 권역으로 분리하여, 종로구-중구-용산구 정도는 ‘역사도시 서울’로 하고, 나머지를 적정 인구 및 재정규모를 고려하여 분할하면 어떨까 싶다. ‘수도 이전’보다도 이 ‘수도 분할’이 더 낫다고 본다. 다만 이러한 개편이야말로 정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문제다.

도로명 체계 개편의 문제점

그럼 현 도로명 주소 체계 개편에 다른 문제는 더 없을까? 이 글을 쓰기 위해 나는 간만에 서울을 구글지도에서 찾아보고 경악, 또 경악했다. 세상에 ‘쑥고개로28길’, ‘남부순환로 220길’이라니. 심지어 ‘관악로11길’이 있는 상황에서 ‘관악11가길’도 있다. 이래서야 너무하지 않은가.

현재 한국의 도로명 체계 11길, 11가길, 216길, 218길. 과연 개편 도로명에 대해 반발심이 생길 만 하다
현재 한국의 도로명 체계
11길, 11가길, 216길, 218길. 과연 개편 도로명에 대해 반발심이 생길 만하다
(출처: 구글지도)

십 년 넘게 추진했다는 데 시간에 쫓긴 걸까? 아니면 그냥 위에서 쭉쭉 나눠줘야 해서 이렇게 된 걸까? 이런 식의 도로명을 위해서 동리 명칭이 희생되고 있다니, 역사성과 지역성의 파괴를 우려하며 도로명 체계 개편을 반대하고, 헌법소원까지 하는 심정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이러매 드는 생각이, 길 이름을, 그 길에 사는 주민들이 모여서 같이 지으면 안 되었을까? 그렇게도 시간이 없는 문제인가 이 문제가? 모처럼 이해관계의 충돌도 별로 없는 의제 같은데, 동별로, 마을 사람들이 구의원과 같이 모여서 길 이름에 대해 의견도 내고, 주민투표도 하고, 천천히 몇 년에 걸쳐서 하면, 길 이름에 역사성도 생기고, 동별로 민주주의와 지역공동체도 발전하고 하여 좋지 않겠나? 내가 너무 한가한 놈인가?

도로명 체계 한국 적용은 불가능한가?

전통이나 지역성 관련해 궁금한 점은, 앞서 언급했듯, 정말 선조들은 선(도로)나 이동의 관점에서 공간을 파악하기보다는 불록(번지)이나 정적인 관점에서 공간을 파악했을까 하는 점이다. 그리하여 옛 주민 공동체는 길을 기반으로 난 것이 아니라 블록을 기반으로 생성되었을까 하는 점 역시 궁금하다.

그리고 그때 그랬다 하더라도 그럼 현대화된 도시에서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역시도 차분히 논의할 주제일 테다. 어쩌면 조선시대의 인구 밀도나 마을의 규모에서는 길이냐 번지냐 하는 구분을 하는 것이 무의미했나 싶기도 하니, 적정 마을 공동체의 규모 역시 이 문제와 맞물려 있겠다. 그리하여 장소의 역사성이나 길 찾기 등의 문제에서 본질은 ‘도로명이냐 번지냐’가 아닐 것이다.

밀도가 높아서 길이 더 자주 났어야 했던 것인지, 잦게 분절되어있는 서울 도심의 블록 체계에서 길은 자주 끊긴다. 그렇다면 공동체가 공유하는 하나의 도로명은 몇 블록에 걸쳐있는 것이 적절할까? 혹은, 다세대·다가구 주택들이 들어서 있는 한국 동네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길 하나에 너무 많은 집이 면해 있는 것은 아닐까?

아파트는 도로명을 공유하는 공동체 차원에서 볼 때 한 동을 길 하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아니면 큰 단지 내 도로에서 갈라져 들어가는 서너 동 단위를 하나의 큰 호로 보고, 거기서 동-호수를 세부 주소로 기입하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번지 체계가 문제라고 분명히 생각하지만, 현재의 도로명 체제 개편안이 과연 도로명 체계의 장점을 살린 것인지 작금의 도로명 작명 방식을 보면 좀 불안하다. 그러나 졸속인 것이 문제이지 도로명 체계 자체가 전통파괴의 원흉은 아니라고 본다. 동리 이름을 괄호 안에 넣지 말고 길 이름 앞에 넣거나, 아니면 길 이름에 저렇게 많은 숫자를 붙이느니, 차라리 동명을 반영하는 것은 어떨까?

‘위수박동’에 있는 ‘원자로’ 혹은 ‘금은동’에 있는 ‘손난로’라면, ‘위수박 원자로’나 ‘금은 손난로’라 표기 한다든가 하면 같은 이름의 다른 길이라는 혼선도 피하고, 동 이름도 살리고, 구별한답시며 길 이름에 숫자가 200 몇 개씩 붙는 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숫자가 꼭 필요하다면, 적당히만 붙이자. 정말 작은 규모에서의 길이라면 숫자를 붙이는 것이 불가피할 수 있겠지만, 되도록 길 이름 뒤의 숫자는 4를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마 몇 개까지가 사람이 고유성을 인지할 수 있는 숫자인지에 대해서는 그 분야의 연구결과가 있지 싶은데, ‘아무개로28길’까지 가기보다는 웬만하면 ‘아무개로4길’ 정도에서 멈추면 어떨까.

지역 공동체 주민의 ‘진짜 생각’이 중요

어쩌면 과밀 도시에서 뭘 해도 안 되나 싶기는 하다. ‘남부순환로220길’은 그다음에 어디까지 있는지 모르겠으나, 과연 200개가 넘은 이 길들에 각각 고유의 명칭을 부여하는 게 가능하긴 한 것일까? 200까지도 갈 것 없이, ‘쑥고개로28길’만 해도 28개의 고유한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인지 아득하다.

갑자기 궁금하다. 우리와 도로율에선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외국 도시들은 우리보다 길 숫자가 훨씬 적어서, 혹은 길 길이가 짧아서 일일이 이름 붙이는 게 가능했고, 또 의미가 있었던 걸까? 물론 프랑스 파리도 두 개의 구를 관통하고, 1호에서 407호까지를 거느리며 약 4.4km에 육박하는 보지라르 거리(Rue de Vaugirard)가 있다. 이렇게 길다 보니 특이하다는 나름의 역사성은 있지만, 길 이름을 주소에서 공유한다고 같은 동네 주민이라는 의식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관련해서는 주소체계에서 번지를 쓰느냐 도로명을 쓰느냐와는 무관하고, 과밀이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듯하다. 또 부동산에 대한 관념, 노동시간 등이 더욱 본질적인 문제라는 생각이다.

예술과 낭만으로 상징되던 홍대입구를 예로 들어보자. 인지도 상승과 상권 발달로 인한 임대료는 상승하고, 결국 예술인은 다른 곳에서 작업실을 구하며, ‘걷고 싶은 거리’는 ‘굽고 싶은 거리’로 변하는 상황에서, 혹은 ‘뉴타운 개발’등으로 파괴되는 마을에서, 법정(행정) 동리 명칭이든 도로명 체계든, 무슨 장소의 역사성과 지역 정체성 그리고  공동체성을 담보할 수 있겠는가.

집을 가졌어도 OECD 국가 중 최대 노동 시간을 뒷받침하는 야근에 주말 특근으로, 집과 동네에서는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주민들이나, 2년 단위로 쫓겨나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비정규직 전세 주민이, 그리고 월세 사는 주민도 함께, 주소에 동 이름이 나오든 말든, 번지체계로 가든 도로명체계로 가든, 역사성을 가꾸고 누릴 수 있을까? 이때 그 장소의 역사성은 누구를 위한 역사성일까?

이런 현실이 지속한다면, 이미 유서 깊은 어떤 동리 이름이야 도로명 체계로 가더라도 인구에 회자하며 살아남을 테고, 어떤 동네는 동리 이름이 주소체계에서 유지되더라도 우편봉투에만 표시 될 뿐, 주민들은 거기 산다는 것을 밝히길 꺼릴 것이다.

도로냐 동 이름이냐 대립은 번지수 잘못 짚은 것

하여 도로명 체계냐 번지 체계냐는 잘못된 구도다. 도로명 체계를 (번지 체계가 아니라) 동리 이름의 적으로 삼는 것은 추진하려는 측이나 반대하는 측이나 그야말로 번지수를 잘못 짚었거나 옆길로 샌 것이다. 도로명은 번지를 대체하고, 동명은 계속 쓰는 정도로 조정하고, 지역성과 역사성을 어떻게 살릴지에 대해서 더 집중하자.

그리고 지역성과 역사성을 포함하여, 공동체의 사무에 대해 주민들이 더욱 더 잘 모여서 논의하고 결정하기 위해서는, 주소체계보다는 과밀 도시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낫다. 즉, 마을 규모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지방행정체계 개편의 차원에서 고민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일 것이다.

그리고 생태주의와 노동시간 단축, 그리고 균형발전 혹은 동반 발전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고민이 동 이름을 괄호 안에 넣을 것인지 편지봉투 인쇄할 때 잉크가 더 많이 드는 것인지를 따지는 것보다 진정 동리 이름을 생활 속에서 살리는 길이다. 이것이 주민은 거기 산다는 것을 밝히기 꺼리는 동리 이름과 부동산 가치를 말해주는 동리 이름을 나란히 주소체계에서 살려두자는 논의보다 더 미래지향적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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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댓글

  1. 레이던 (Leiden)

    [명사] 네덜란드에 있는 도시. 운하가 가로지르며,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중세 말기부터 모직물 공업이 활발하며, 인쇄ㆍ출판업의 중심지이다.

  2. 왕실은 ‘레이던’에 가깝게 발음하고 일반시민은 ‘라이덴’에 가깝게 발음하는데, 일단 저는 국립국어원의 외래어표기법을 준수하여 ‘레이던’이라 했습니다.

    사실 이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맥주 ‘하이네켄’도 ‘헤이네컨’이라 해야 하는 것이 입에 안 붙고 영 어색하긴 합니다 ㅎㅎ

  3. 와. 정말 통찰력있고 집중력있는 내용 너무 잘 읽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문제들이 너무 속상하기만 하네요. 암튼 너무 좋은 글이라 공유하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요?

  4. * 지번 방식의 주소도 계속 사용한다고 합니다.
    도로명 주소로 바뀌지만, 재산관련 세금관련 부동산의 취득 관련하여 지번 방식의 주소를 사용합니다.

    * 그렇다면, 지번 방식의 주소도 사용하고, 도로명 방식의 주소도 사용하게 됩니다.

    * 외국의 도로명 체계는 미국이나 유럽이 어떻하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재산세 낼때, 부동산 거래할 때, 어떤 주소를 쓰는지 관련할 글들에서 찾기 어렵네요.

    * 대체로 길찾기의 수준에서’만’ 이야기를 하니 논란이 더 되지 않나 싶습니다.

    * 논, 밭, 임야의 부동산. 도로가 닿지 않는 맹지의 주소 표기는 어떨지.

    * 그리고 도로명을 한단계로 보았는데, 실제 큰길 작은길 따지면 이것도 두단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거기에 동명을 또 넣게 되면 정보량이 너무 많아지지요.
    * 그리고 동명도 잘못알고 있는 경우도 많고. 사실 이것은 부가정보이지 주소의 키값은 아니고, 실제로 재산권을 주장하고픈 사람들의 의견 때문에 병기를 이야기한 부분도 많지요.
    – 소위 좋은 동네 사는 분들, 도로명으로 해 버리니 ‘반포’, ‘압구정’, ‘삼성동’, ‘도곡동’ 이런 것이 노출 안되니 그 가치가 억울했던 분들의 의견도 있었던 거로 압니다.

  5. 오, 다양한 부분 잘 짚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럽의 경우 세금이든 주민등록이든 거래든, 그냥 도로명주소 밖에 없으니 도로명 주소만 씁니다. ‘맹지’의 경우는 어떻게 되는지, 논밭임야는 어떻게 되는지는 저도 생각못했던 부분인데 (설마 진짜 모든 필지가 다 도로가 닿는 걸까요? 하긴 어쩌면 맹지가 생기는 것 자체가 번지체계에서나 가능한 행정편의주의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도로도 안 닿는데 군청 책상에서 줄을 쭉쭉 그었거나, 아니면 도로를 내면서 그런 고려는 전혀 하지 않았거나.. 하여 맹지때문에 번지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명체계였으면 안 생겼을 것이 맹지가 아닌가 하는 관점이죠.. ) 나중에 챙겨봐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중국도 도로명 체계인데요, 중국은 어찌 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한국의 경우 ‘당분간’인지는 몰라도, 세금 관련해서는 지번체계를 계속 쓴다면 확실히 옥상옥의 낭비겠습니다…

    도로명은 얼른 4-5개국의 사례를 떠올려 보는데, 무조건 한 단계로 씁니다. 큰길이든 작은 길이든.. 다만 그 단위 안에는 당연히도 ‘동명이로’가 없도록 하고 있죠. 그러나 다른 도시라면 같은 이름의 길이 있는 경우도 매우 자주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도시 안에서도 길위계 (애비뉴냐, 광장이냐, 길이냐, 골목이냐 등.., 한국으로 따지면, 로, 길, 가..)가 다른데 길 이름은 같아서 생기는 혼동도 가끔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태평로로 가려고 했는데 태평가로 갔다던가, 율곡가로 가려고 했는데 율곡길로 가서 생기는 혼동입니다

  6. 구 동의 명칭은 2자가 기본인데 도로명은 외래어도 많고 많이 길어져서 졸속 행정의 무책임함이 정책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읍니다.
    또한 기존의 동리 체계는 반경 1km~ 3km범위로 블럭 기준의 고적 주소 개념을 담고 있읍니다.
    명륜당이 있는 명륜동, 은행나무 근처 은행동, 종갇있는 종로 등이죠.
    도시의 확장과 지번체계의 혼선은 행정적 혼란이지 제도 자체의 결함으로 몰아가는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읍니다.
    제도의 일면으로 이미 쓰고 있는 동리 지번체계를 몹쓸 제도라고 매도하면 안됩니다.

    도로명주소도 운영을 잘못하면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겁니다.
    수천억원의 예산이 들어가고
    국민의 정서를 훼손하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병행운영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준비와 시행에 만전을 기해야 할것입니다.

    지금의 지번주소도
    첨단 위치기반 정보를 부가하여 제도 보완하면
    문제시되는 문제들을 수정 보완할수 있을텐데
    공부는 하지 않고 새로운 제도에만 목매는것 아닌지 의심됩니다.

    낙후된 행정력과 지리정보의 부재로 즉흥적으로 운영되던 지번관리체계를
    지금이라도 위치기반 정보를 기반으로 정비 보완해야 할것입니다.

  7. 동,리 대신 도로명의 명칭을 쓰고 번호로 위치를 표시하는 체계인데
    도로명이 지역적으로 집중적으로 많아지고 변경이 잦아지면 도로명 자체의 관리가 문제가 될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주택 밀집이 심한 지역은 더더욱 심각하죠.

    이미 있는 동리 지번체계도
    잘 살려 쓸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한번 되집어 볼 일입니다.

  8. 동리-지번체계를 한 덩어리로 생각하시는 논리의 연장선에서 의견을 말씀해주셨는데요, 원래 글의 요지는 동리체계와 지번체계를 분리해서 생각하자는 것과, 동리 명칭은 살려두자는 것임을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

    한편 이돈규님의 주장에서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위치기반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면 ‘즉흥적으로 운영되던 지번관리체계’를 개선할 수 있으며, 또한 제가 ‘지번체계’에서 문제시한 부분들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가 궁금하오니, 생각하시는 대략적인 개념이라도 알려주시면 소중히 참고하겠습니다.

  9. 소중한 글 잘 읽었습니다.
    이해가 쉽게 잘 풀어 설명해주셔서, 도로명 주소에 대한 오해들이 조금씩 풀리네요^^
    외국에서 렌트했을때는 도로명 주소덕좀 많이 봤는데..
    이왕 개편하기로 결정된것,
    우리나라도 잘 정비되어서 도로명 주소가 잘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10. 주소를 가지고 여러 집을 찾아가야 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도로명 주소가 그렇게 알기쉽지 않았습니다. 길이 다른데도 도로명이 같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거리가 꽤 먼 곳인데도 도로명이 같은 곳도 있어서 어? 여기도 00로야?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번지 표시된 팻말이 집마다 크게 붙어있다는 점 빼고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11. 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글쓰는 실력이 부족하여, 이렇게 생각을 글로 잘 풀어서 설명하시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 다만, 글을 읽으며 몇몇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몇 가지만 꺼냅니다.

    장소의 역사성이 사라지는 것은 반대한다, 신림본동-13동은 명칭에는 역사성이 없다, 하지만 굳이 동리 이름을 없애는 것은 반대한다, 해당지역의 역사성이 담겨있는 이름 생략은 바라지 않는다고 하셨죠.
    본문에서 예로 드신 신림본동-13동은 결과적으로 어떤 방식을 쓰더라도 경호님의 시각에서는 미운오리새끼가 되는 것이 아닌가요? 이를 더 넓혀보면, 신림본동-13동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 아닐까요?
    다시 반대쪽으로 좁혀보면, 신림본동-13동 처럼 이상하지 않은 지역은 지금도 괜찮은 것 아닌가요? 그럼 신림본동-13동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요? 결국, 이야기의 논리에서는 ‘신림본동-13동’은 빼야 하고, 모든 장소에 일괄적용 될 ‘도로명’을 다루어야 하는 것 아닌지요?

    그리고 이 전에 이현군님이 쓴 글과 비교해보면, 최소한의 합일점은 동리 이름을 빼지 말자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원하는 하나의 주머니를 놓고 서로 양 쪽 끝에 서 계신 것 같은데요, 저는 사실 이현군님의 의견에 찬성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도로명 주소 체계’라는 것 자체에, 이제 막 실행되는 이 체계에 ‘동리’가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에는 그건 나중에 되겠지 하지만 그건 모르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도로명 주소 체계’가 잘못 된 것이라고 하는 것은 제 생각에는 맞습니다.

    또 하나,
    지금도 넘치게 복잡하지만, 번지 체계를 유지하면 지금의 복잡함보다 얼마나 더 복잡해질지 모른다. 도로명 주소로 하면 필지 세분화 및 합병의 문제가 해결된다. 이에 대해 첫째로, 이미 복잡할만큼 복잡한 것 아닐까요? 과연 지금보다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더 복잡해질까요? 인구밀도나 필지나 행정구분은 지금도 포화일텐데요. 반대로 그럴 정도라면 도로명 주소는 과연 안전할까요?

    마지막으로,
    지역 공동체, 거버넌스, 생태주의… 등은 논 외인 것 같습니다. 역사성과 주민들이 공유하는 길(도로)과 지역 공동체는 연관성이 있을지 몰라도 부분입니다. 역사성이 지역 공동체 유지를 위한 조건이 아닙니다. 길도 아니지요. 누구를 위한 역사성이냐라고 하신다면 박물관이 존재할 이유도 없을겁니다.

    저는 결국 행정과 길찾기만 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체계에 대한 혼란과 거부반응, 하위 호환성 정도라고 할까요. 외국은 옛날부터 길 중심의 체계를 잘 잡아왔나보지요, 한국은 옛날부터 장소를 구획으로 나눈 체계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그 때와는 다르게 포화상태에 이른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보면 여태 잘 살아왔는데 왜 바꾸나 싶은데, 뭐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면 바꾸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다수의 사람들이 ‘원해서’ 바꾸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사실, ‘도로명 주소 체계’를 옹호하는 글 같은데 다른 사람의 논리를 반박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 섞여있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12.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도로명 주소 체계 누명을 제대로 벗기셨네요… ^^
    얼마전 “도로명 주소 체계가 지워버리는 것들 (이현군)” 글에 댓글 달았다가
    글 솜씨도 없고 지식도 짧아 엄한사람에게 구박을 받았는데 이 글을 읽고 나니
    제 속이 후련합니다.

  13. 상세한 의견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문의하신 바에 답을 드리자면, (겹따옴표 안은 lemlem님의 말씀)

    “신림본동-13동은 결과적으로 어떤 방식을 쓰더라도 경호님의 시각에서는 미운오리새끼가 되는 것이 아닌가요? 이를 더 넓혀보면, 신림본동-13동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 아닐까요?”

    신림본-13동의 예는, 번지체계와 마찬가지로 중구난방으로 숫자를 부여한 경우로 ‘역사성과 장소성이 없는 명칭의 예’로 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대학동, 등등 고유성을 추구하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 주장을 요약하면 ‘도로명체계로는 번지체계만을 대체, 동명은 계속 사용’이라 하겠는데, 이때 동명은 행정동(신림본,1,2…13동)이 아니라 법정동(신림동)이라 부연설명 드리겠습니다.

    법정이냐 행정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세분하였거나 무의미한 숫자의 나열인 동명을 살리기 보다는, ‘신림동’ 정도로 구분한 다음 구체적인 도로명을 지으면, 도로의 이름이나 길이도 적당히 정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도로명 주소로 하면 필지 세분화 및 합병의 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조금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도로명 주소에서의 숫자의 포화상태에 대한 우려는 본문에서도 어느정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역 공동체, 거버넌스, 생태주의… 등은 논 외인 것 같습니다. 역사성과 주민들이 공유하는 길(도로)과 지역 공동체는 연관성이 있을지 몰라도 부분입니다. 역사성이 지역 공동체 유지를 위한 조건이 아닙니다. 길도 아니지요. 누구를 위한 역사성이냐라고 하신다면 박물관이 존재할 이유도 없을겁니다.”

    라고 하셨는데, 이부분은 저와 생각이 좀 다르신 것 같습니다. (물론 박물관의 존재이유는 ‘무차별 대중을 위한 극단적인 형평성’때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관점을 아예 버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소체계논의는 행정과 길찾기 이상의 의미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며, 이는 지방행정체계(ex 도-군-면-리) 와 맞물려서 결국 ‘지역 공동체’를 어떤 단위로 어떻게 꾸릴 것이냐, 그런 공동체는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거버넌스), 그 운영원리에서 중요하게 생각할 점들은 무엇이냐(생태주의, 기타등등)를 통해 결국 ‘잘 살아보자’는데 있다고 봅니다.

    “사실, ‘도로명 주소 체계’를 옹호하는 글 같은데 다른 사람의 논리를 반박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 섞여있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네, 맞습니다. 둘중 하나를 고르라면 도로명 체계를 고르겠다고 본문에서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점, 그리고 ‘현재 한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로 이름들이나 도로의 길이’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려던 것이 필력의 부족으로 혼란의 여지를 드린 것 같습니다.

    다시금 정리드리자면, 1. 도로명 체계는 직교체계의 도시나 역사성이 없는 미국에서만 쓰는 것도 아니고, 유서깊은 도시에서도 많이 쓰며, 체계 자체가 나쁜게 아닌데, 심지어 소규모 주민 공동체를 위해서는 더 나은데, 2. 지금은 추진되는 방식에서는 이름이 너무 졸속이고 3. 숫자가 많이 붙고.. (무슨무슨1로에서 무슨무슨2백몇로까지라니..) 4. 간격을 너무 길게 잡은 것 같고 (하나의 도로명으로 가는 도로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5. 제일 반발이 심한 사항인데, 굳이 동명을 생략 안해도 될 듯 한데, 아니, 여러모로 생략 안 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한데 생략하고 있고 (단순히 주소의 단계를 4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면, 그 문제는 지방행정체계 개편으로 접근해야 할 듯 한데 말이죠. 즉 도로명은 ‘번지’만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6. 궁금한건 십몇년 넘게 준비했다는데 그동안 도대체 뭐한건지 모르겠다는 것(비아냥대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궁금합니다)입니다.

  14. 필지가 합병되는 경우를 설명하셨는데, 그렇다면 필지가 나뉘는 경우는 어떨까요? 현재 필지 번호가 순서대로가 아니고 뒤죽박죽인 것은 합필이 아니라 분필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이미 도로명 주소체계를 오랬동안 사용해 온 외국의 경우엔 좋은 해결방안이 확립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긴 하지만 외국 생활 경험이 없어 잘 몰라서 여쭤보는 것입니다.

    동 보다는 길 을 중심으로 공동체 정체성이 형성된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은 반론의 여지가 너무 많아서 굳이 본 글에 포함시키지 않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합니다.
    1 예를들어 큰 길의 경우에는 세종대로나 을지로 퇴계로 등의 경우를 비롯해서, 쉽게 예를 들자면 남부순환로는 어떨까요. 과연 남부순환로 남측의 주민들과 북측의 주민들이 공동체 정체성이 있을까요?
    2 우리나라에는 아파트가 많습니다. 대치역부근을 예로들자면 – 은마아파트때문에 비교적 잘 알려진 곳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 남부순환로 북측의 은마아파트 단지 사람들과 남측의 미도아파트 단지 사람들이 공동체 정체성을 가질까요? 오히려 같은 아파트 단지 내의 주민들이 공동체 정체성을 가질 것입니다. 동 의 구분은 보통 큰 아파트 단지의 경계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신문기사에서 통일로 의 경우 서울 중구 부근부터 일산 넘어까지 하나의 길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나, 그 길 양측에 사는 사람들이 공동체 정체성을 가질까요? 길도 넓거니와 – 상권분석만 해봐도 넓은 길이 있으면 사람들은 길 건너의 상점엔 잘 가지 않게 됩니다. 길이 생활 반경을 경계짓는 것입니다. – 그 길이 수 km에 이르는 데도 그럴까요?

    너무 억지라 여기실 수 있지만 글 읽자마자 떠오르는 생각이라서 써 보았습니다.

  15.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랜덤주소체계를 서->동, 남->북 방향으로 좌는 홀수, 우는 짝수로 개정해서 실제로 길찾는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편익이 무엇이냐……

    1.생소하고 무수한 길이름에 어거지로 익숙해져라와 같은 우격다짐행정에 아연실색

    2.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를 비교했을때 도로명주소가 거의 길어서 검색입력시에도 더딤

    3.왜 동이름을 없애 인문학적 측면을 고려치않았느냐, 그러지않아도 길어진 도로명주소에 동명까지 추가해버리면 저절로 육두문자가 아니나올수없기에 정책추진입장에서는 꼼수로 괄호를 사용해도좋다에서 이제는 괄호까지 없앰

    4.경쟁력측면에서
    1)무역회사마다 주소정정,부동산사무실마다 끙끙대고 순발력,기민대응할 소방,경찰에서 50년이고 100년이 지나도 주소검색시간이 더 오래걸리는 약점, 강력사건과 화재사건이 부지불식간에 일어났는데 당장 나부터도 무슨동 어느아파트를 대는게 빠르지 동명과 아파트명을 없애버린 도로명주소,무슨로 몇동몇호 이게 말이 되냐말이야, 오백년이가도 안바꿔진다니까. 밥쳐먹을때 손으로 먹지 발로먹겠냐?

    2)치킨집,중국집, 배달업종에서 고객도 불편하고,업소에서도 불편하다.이게 익숙해지면 괜찮다고라? 5백년이가 안익숙해질수밖에… 아니 내가 짜장면하나 시켜먹을껀데 굳이 자기집 도로명주소를 일부러 찾아서 수고할 필요가 왜 있냐말이야
    업소입장에서도 이미 데이타베이스되어있는 고객주소를 굳이 도로명주소로 바꿔야하는 수고를 왜 해야한단말이지. 촌각을 다투는 배달특성을 개무시

    3)공적영역에서는 의무이나 사적영역에서는 기존번지를 써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택배등의 배달업종에서는 굳이 도로명주소를 쓸 강제조항이 아닐뿐더러 부동산지적관련해서는 어차피 기존번지, 즉 땅주소를 쓰게되어있는 이원화시스템이라 아주 명박스럽기 이루 말할수없음

    4)길찾기쉬우라고 좌는 홀수, 우는 짝수,, 어쩌고 하는데 막상 길이름대고 홀수짝수 똥개훈련시켜보라 . 램덤번지체계를 순차적건물번호로 바꾼다고해서 공간감각이 없기는 매한가지.기존번지체계에서는 중구난방흩어진 땅번지가 문제인데 이번 도로명주소는 중구난방흩어진 길이름이 새로이 대두.. 백년이가도 안익숙해진다니까 ..좌는홀수,우는홀수하면서 초딩들 놀이터에서 노는 수준

  16. – 외국의 경우는 필지가 나뉠경우 3A 3B.. 이런식으로 알파벳을 붙이더군요. (그게 좋다는 주장을 하려는 건 아니고, 외국의 경우를 궁금해 하셔서 말씀드립니다)

    – 길 중심으로 공동체 정체성이 형성되기가 ‘용이하다’는 주장은 제 글의 핵심 2가지 중에 하나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도로명주소는 역사성이나 장소성이 없는, 개활지의 직교체계에서 가능한 것이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것)

    – ‘너무 긴 길’의 경우에 생기는 문제점은 본문에서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하여 공동체를 위해서는 ‘도로명체계냐 번지체계냐’보다, ‘적정규모의 마을’이고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본문에서 했습니다. 모든 ‘길’에서 도로명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할 필요는 없겠지요. 남부순환로쯤 되는 대로(간선도로)에서는 당연히 ‘남부순환로’를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 될리가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간선도로변의 ‘용도지역’은 대부분 ‘주거지역’이 아니라 ‘상업지역’입니다.

    – 아파트의 경우는 본문에서도 고민을 조금 했는데,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주거밀도를 고려한다면, 주차장 입구를 공유하는 1~3개의 동을 하나의 길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기도 하고, 고민이 좀 되긴 합니다. 쉽지 않은 문제 같습니다.

  17. 뭐라고 설명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상당히 감정적으로 반발하시는 것 같은데요,

    1. 우격다짐행정에 대해: 저는 “도로명 주소체계”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글을 쓴 것이고, 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졸속개편 추진’ 자체를 옹호하려고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현재 익숙한 체계를 바꾸는 것에는 (그것이 주소체계든 버스노선이든) 당연히 ‘전환비용’이라는 것이 들어가겠지요. 문제는 그 전환비용이 ‘전환편익’보다 더 크냐 작으냐는 것일테죠. ‘전환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얼마나 애를 썼느냐는 비판에는 저도 같은 입장입니다.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여서’는 안되겟죠.

    2. 검색입력시 더디겠죠. 그런데 얼마나 자주 검색을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하지만 번지체계 보다 외우기는 쉬울겁니다. (쑥고개22길.. 이런 도로명이 문제긴 합니다만, 제대로 된 도로명인 것을 전제로)

    3. 동명의 인문학적 가치를 중시하시는 분들이 왜 ‘무의미한 숫자들의 중구난방 나열’인 번지체계에 그리 집착하시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개성있는 동명에, 개성있는 도로명이면, 주소 조금 길어져도 훨씬 좋은 것 아닌가요? 지금과 같은 졸속 도로명에 대해서는 저도 불만입니다만 그건 애초에 ‘도로명 주소체계’의 원죄가 아닙니다. 그동안 당국에서 도로명 주소를 졸속으로 정했다고 해서(누가 한국어로 욕을 했다고 해서), ‘도로명주소체계’자체를 절대 추진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안타깝네요(한국어 자체에 문제가 있다, 한국어를 배우지 말자, 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4. 앞의 내용과 중복되거나, 다 전환비용에 대한 말씀이군요. 다만 4)의 비판은 도무지 뭐가 문제라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빼고 거의다 도로명주소체계인데..다들 초딩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거라는 말씀인지..?

    ..어쨌든 저는 현재의 무개성하고 졸속적으로 지어진 도로명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우리나라 도시의 주거밀도를 고려할때 과연 ‘도로명’을 죄다 개성있게 지을 수 있을지도 걱정이 좀 되긴 하고요. 하지만 ‘도로명 주소체계가 무조건 전통파괴요 쓸데없는 짓이다..’라는 분위기로 휩쓸려가게 된다면 너무 놓치는 것이 많을 것 같네요.

  18. 90번길 *-2*번지 이렇게 길갯수를 많이 만들게 아니고 동명만 살려서 **동의 **으로 **로혹은 **길 몇 번지 이러면 안되나 싶네요

  19. 안녕하세요 저는 명지대학교 학생입니다. 제가 진행하고 있는 발표가 도로명주소인데 혹시 실례가 되지않는다면 ‘봄날의 곰’님 인터뷰를 하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혹시 가능 하시다면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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