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데이터] 국민의힘 지지율 역전? 보수 성향 응답 비율이 늘었다. (⏳4분)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앞질렀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
NBS 지표조사와 한국갤럽 조사 모두 국민의힘 지지율이 크게 뛰어올랐다. 한국갤럽 조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수 성향 응답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현직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데 집권 여당 지지율이 야당 지지율을 앞질렀다.
- 탄핵 반대는 늘지 않았지만 찬성 여론이 줄었다.
-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과다 표집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추세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경향이 확인된다.
- 한국갤럽은 한국 정치 여론조사 가운데 가장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0명 중의 4명이 국민의힘 지지한다.
- 지난주와 비교해서 민주당 지지율은 36%로 같은데 국민의힘 지지율이 34%에서 39%로 늘었다.
- 탄핵 반대 여론도 32%로 같지만 찬성 여론은 64%에서 57%로 줄었다.

여전히 이재명이 압도적인 1위다.
- 탄핵 소추안 가결 이전 29%에서 탄핵 직후 37%로 올랐다가 다시 31%까지 빠진 상황이다.
- 여권 주자는 김문수와 한동훈, 홍준표, 오세훈 등이 있지만 모두 10% 미만이다.
- 여권 주자를 모두 합치면 25% 정도다. 야권은 이재명 외에 조국(전 조국혁신당 대표)과 우원식(국회의장), 김동연(경기도지사) 등이 있지만 모두 2% 이하다.
-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은 한때 이재명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탄핵 국면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 여전히 지지 후보가 없다는 답변이 36%에 이른다.

대구경북은 탄핵 찬성이 34%뿐.
- 반대 여론이 56%에 이른다.
- 광주전라 지역에서도 찬성 여론이 92%에서 81%로 줄었다. 찬성 여론이 가장 높았던 40대도 79%에서 67%로 줄었다.

“탄핵 찬성”과 “이재명 지지”의 격차.
- “탄핵을 찬성한다는 응답”과 “이재명이 차기 대통령감으로 적합하다”는 답변 사이에 26%포인트의 격차가 있다. NBS 조사에서는 31%포인트나 된다.
- 여전히 정권 교체 여론이 높지만 민주당 지지나 이재명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보수 과다 표집 가능성은 없나.
- 진보와 보수가 정확히 반으로 나뉘는 건 아니다.
- 지역과 연령을 중심으로 표본 수를 할당해서 표집하는데 이 과정에서 특정 정치 성향의 응답이 들쑥날쑥하게 된다.

-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연령과 지역 비율은 주민등록 인구 비율에 맞추지만 정치적 성향은 비중이 계속 달라진다.
- 다음 그림을 보면 탄핵 직후인 12월 둘째 주와 셋째 주,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1월 넷째 주는 27%인데 12월 셋째 주는 36%까지 늘었다가 다시 1월 셋째 주는 26%까지 줄었다.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탄핵 직후 24%까지 줄었다가 1월 셋째 주 34%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검토해 볼 수 있다.
- 첫째, 정치적 신념은 이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을 ‘중도’라고 생각했지만 탄핵 직후에는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을 수도 있고 윤석열 체포 이후 ‘보수’로 돌아선 사람들이 늘었을 수도 있다.
- 둘째,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론조사에 더 적극적으로 답변하면서 비율이 늘었을 수도 있다.
- 애초에 진보와 보수의 비율이 정해진 게 아니라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1월 들어 보수 성향 응답자 비율이 많이 늘어난 게 국민의힘 지지율이나 탄핵 반대 여론을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
- 지난해 7월부터 18개월 동안 평균은 진보와 보수가 각각 27%와 30%였는데 1월 들어 응답 비율이 진보와 보수 모두 평균보다 높았다. 보수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응답했다.

- 조귀동(민컨설팅 전략실장)은 “유권자들은 이미 윤석열 수호나 반대가 아니라 대선으로 넘어간 상황”이라면서 “민주당은 전통적 지지 세력의 결집 밖에서 점수를 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실제로 정치적 성향에 따른 여론 흐름을 보면 보수 진영의 결집이 확인된다. 스스로를 보수라 평가한 사람들의 탄핵 반대 여론은 12월 둘째 주 50%에서 1월 셋째 주 73%까지 늘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57%에서 79%로 늘었다.


보수 과다 표집 어떻게 볼까.
- 특정 성향의 유권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답한다는 건 그것 자체로 여론의 반영일 수 있다.
- 첫째,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사람들은 투표장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둘째, 투표율이 낮으면 정치 고관심층의 영향력이 커진다. 관망하는 중도가 판을 가른다.
- 셋째, 여론조사는 실제 득표율을 예측한다기보다는 여론의 추이를 확인하는 용도로 참고하는 게 좋다.
- 선거는 기세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지만 흐름을 바꿀 수는 있다.
결론.
- 최근 여론조사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 응답이 과다 표집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 보수 진영의 탄핵 반대 여론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진보와 보수 모두 본격 대선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 윤석열이 돌아올 가능성은 0%에 가깝지만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관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한국의 선거는 어느 쪽이 중도를 더 많이 끌어안느냐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상황은 중도 성향 유권자의 일부가 탄핵 반대로 돌아서는 양상이다. 여론조사에 표집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탄핵 심판이 여야 공방으로 흐르는 매우 위험한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잡습니다.
정치적 성향 분포 그래프가 잘못돼서 수정했습니다. 처음 나간 그래프는 12월까지 데이터에서 진보와 보수가 거꾸로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