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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리포트] 최대 실적 내고도 주가가 안 오르는 이유: 검색 광고 시장 위축에 한 발 늦은 AI 전략, 새로운 성장 엔진이 필요한 시점.

  1. 라인야후 사태는 표면적 위기다. 진짜 위기의 본질은 한국 네이버 본판에 있다.
  2. 네이버 주가는 거의 3분의 1토막 났다. 개인투자자 94%가 손실을 보고 있다.
  3. 최근 실적? 좋은 편이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4. 위기의 원인은? 다음 성장 엔진이 없다는 것.
  5. 광고 시장 전망은 둔화 추세다. 커머스 매출이 검색 광고 매출을 따라잡았다.
  6. 커머스가 답인가? 알리와 테무가 온다. 커머스도 거래 금액은 꺾였다.
  7. 네이버 덜 쓴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간다.
  8. 국경이 무너지는데 AI는 아직 그림이 안 나왔다.
  9.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진입한다. 웹 트래픽의 3분의 2가 사라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10. 라인은 어차피 네이버의 성장 엔진이 아니었다.
  • 네이버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적 모델이었다. 가두리 양식장이라고 비판했지만 장점도 많았다.
  • 문제는 한국에서의 성장 모델이 외국에서 안 통했다는 것.
  • 한국 시장에 갇히면 한계가 명확하다.
  • AI도 기존 수익 모델을 자기 잠식할 가능성 크다.
  •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과 성장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누구나 잘 아는 것 같지만 의외로 잘 모르는 기업. 오늘 슬로우리포트에서는 네이버의 위기를 살펴봅니다. 국민주 네이버는 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가 지지부진할까요? 라인야후 사태도 심각하지만 근본적으로 전망이 안 보인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라인야후 사태, 어떻게 봤나.


  • 네이버가 침묵하는 이유가 있다. 라인야후 지분을 일부 팔고 AI(인공지능)에 투자하겠다는 말이 돌았다. 결국 문제는 일본의 라인이 아니라 한국의 네이버 본판이 위기라고 본다는 이야기다.
  • 일본 정부의 요구는 명백히 부당하다. 하지만 네이버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에 제값 받고 팔고 떠나는 게 전략적 판단일 수도 있다.
  • 한때 한국 인터넷 인구 4500만 명 가운데 3500만 명(78%)이 웹 브라우저 시작 페이지가 네이버라고 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별 의미가 없는 데이터다. PC 트래픽이 줄기도 했고 모바일에서는 시작 페이지 자체가 없다.
  • 네이버 검색 점유율이 80%가 넘던 때도 있었는데 60% 밑으로 줄었다. 한동안 네이버와 구글과 다음의 점유율을 60:30:5라고 했는데 네이버는 60이 무너졌고 구글은 30을 넘어섰다.
  • 네이버는 그동안 압도적인 검색 점유율에 기반한 독점에 가까운 사업 모델로 성장해 왔는데 그게 꺾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커머스에 힘을 쏟고 있지만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많다. 큰 그림에서 보면 (다른 사업 부문이 아니라) 커머스가 잘 나간다는 게 네이버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가. 네이버 주가가 거의 3분의 1토막 났다.


  •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를 묶어 국민주 3종 세트라고 불렀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이 세 회사에 애정이 많다. 카카오 소액 주주가 180만 명, 네이버는 100만 명 수준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적자를 냈지만 네이버는 꾸준히 성장하는 데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 네이버 개인 투자자의 93.99%가 손실 구간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NH투자증권이 고객들 분석을 했더니 평균 단가가 28만9333원, 평균 수익률은 -28.6%였다.
  • 네이버를 안 쓰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내가 이렇게 많이 쓰는데 이 회사가 성장하지 않을 리 없어!) 네이버의 성장성을 높게 보기도 했고 실제로 실적은 나쁘지 않았는데 주가가 빠진 상황이다.
  • 5월22일 기준 주가가 18만2600원. 2021년 8월에는 45만 원이 넘었던 주식이다. 코로나 팬데믹 때 자산 거품 덕분이지만 한때 비대면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고 실제로 실적도 좋았다.
  • 시가총액이 74조 원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30조 원 미만으로 줄었다.
  •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은 다른 기술 기업들과 비교해서 낮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35배가 넘는다. 위의 그림은 주요 정보기술 기업의 주가수익비율을 비교한 결과다. 당기순이익 대비 시가총액, 또는 주가 대비 주당순이익을 말한다.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실제 이익 대비 높은 편이라는 이야기다. 결국 주가는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데 네이버의 주가가 오르지 않는 건 시장의 기대가 지금보다 더 크지 않다는 의미다.

최근 실적은 어땠나.


  • 지난해 매출이 거의 10조 원(9조6706억 원), 영업이익이 1조4888억 원이니 꽤 좋은 편이다.
  •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할 만한데 주가는 오르지 않았다. 매출이 2조5261억 원에 영업이익이 4393억 원이나 된다. 영업이익률이 17%다.
  •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고 하지 않나. 주가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잠깐 오르더니 더 떨어졌다.
  • 주주총회에서는 “혁신이 죽었다”, “자화자찬식만 하고 있다”, “도대체 성장 전략이 뭐냐” 이런 비판이 쏟아졌다.
  • 위의 그림이 네이버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다. 매출이 느는 만큼 이익이 늘지 않고 있다. 물론 영업이익 1조5000억 원이면 엄청난 금액이다. 다만 시장의 기대는 더 큰데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 위의 그림이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 추이다. 광고+커머스는 올해 1분기 들어 꺾였고 콘텐츠와 클라우드는 계속 적자다.

위기의 원인이 뭔가.


  • 한 마디로 다음 성장 엔진이 없다는 거다.
  • 일단 네이버의 근간인 검색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성이 꺾였고 스트리밍(OTT) 서비스로 광고 시장의 파이를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트래픽이 숏폼과 인플루언서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포털의 시대가 끝나간다는 말도 나온다. 포털의 가두리 양식장 전략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 커머스가 성장 엔진이었는데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의 공습이 심상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세계적으로 경쟁이 격화하고 성장의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 아직 이들 C-커머스의 시장 점유율은 2%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패션과 의류, 잡화 카테고리에서는 6.4%까지 늘어났다.
  • 무엇보다도 인공지능 시대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 한 마디로 실적이 안 좋다기보다는 기대할 게 없다는 의미다. 중요한 건 매출보다는 이익 추이다.
  • 아래 그림이 2024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비교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광고와 커머스를 묶어서 발표했는데 영업이익률이 32% 정도 된다. 매우 좋은 편이다.
  • 최수연(네이버 대표)이 웹툰은 의도된 적자라고 했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 전망도 좋다. 다만 아직은 투자하는 단계라 한동안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씩 보자. 광고 시장 전망이 안 좋은 건가.


  •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는 올해 광고 시장이 2.7%, 온라인 광고만 놓고 보면 4.1% 성장할 거라고 한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이 정도면 둔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 광고 매출은 검색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로 나뉘는데 커머스가 이미 검색 광고를 따라잡았다.
  • 아래 그림이 2020년과 2024년의 매출 비중을 비교한 것이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역성장하고 있다. 광고(검색+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56%였는데 34%로 줄었다. 물론 다른 사업 부문이 성장하면서 비중이 줄었다고 보는 게 맞다. 커머스는 20%에서 28%로 늘었다. 전체적으로 늘었지만 그림이 좋지 않다. 핵심 사업 부문의 성장성이 꺾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네이버를 과거보다 덜 쓴다고 할 수 있나.


  • 인터넷 이용 패턴이 달라졌다. 일단 유튜브 사용 시간이 압도적으로 늘었고 네이버는 이미 정체 상태를 지나 줄어드는 국면이다.
  • 다음 그림이 와이즈앱 데이터다. 2년 전 한국인은 유튜브를 월 740억 분 봤는데 올해 4월 1021억 분으로 늘었다.
  • 네이버는 지난해 7월 237억 분이었는데 올해 4월 200억 분으로 줄었다. 심지어 총선이 있었는데도 사람들이 네이버를 덜 찾았다는 이야기다. 뉴스 소비의 상당 부분이 유튜브로 넘어갔다.
  • 뉴스 트래픽도 줄었다. 위의 그림은 미디어오늘과 마켓링크가 11개 언론사 트래픽을 집계한 결과가 있는데 35억 뷰에서 23억 뷰로 줄었다. 3분의 1 정도가 빠진 셈이다. 사람들이 어디로 갔나. 유튜브로 갔다.
  •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 엔데믹으로 넘어오면서 콘텐츠 이용 패턴이 바뀌었다. 다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 이게 어떻게 다른가.


  • 검색 광고는 ‘운동화’를 검색했을 때 검색 결과에 운동화 판매 링크를 보여주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불특정 다수의 방문자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다. 흔히 배너 광고라고 한다. 맞춤형 광고도 있지만 실제로 클릭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 네이버의 검색 광고 점유율은 2019년 64.6%에서 지난해 56.9%로 줄었고 디스플레이 광고는 16.9%에서 22.5%로 늘었다. 네이버 매출에서 검색 광고는 핵심이었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점유율이 늘었다기보다는 시장 전체가 꺼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맞춤형 광고가 더 중요하게 될 거라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광고는 매력이 떨어진다.

네이버가 AI에 뒤처졌다는 평가가 많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 AI 검색 큐(Cue)라는 게 있는데 성능이 뛰어나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해부터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CBT)를 하고 있는데 올해 7월에 정식 오픈하겠다고 했다가 9월로 연기한 상태다.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이야기다.
  • 지난해 8월에 공개한 하이퍼클로바X는 아직 업데이트 버전이 나오지 않았다. 1조 원 이상을 투입했다고 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약하다고 할 수 있다.
  • 디올투자증권에서 이런 분석을 내놨다. “라인을 매각해서 현금이 들어오더라도(AI에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이익 상승에 대한 확신이 어렵다. 왜냐하면 패러다임 전환이 없기 때문이다.”

AI 검색이 늘면 검색 서비스에 타격일 거란 우려가 많았다.


  • 검색은 원래 다른 세상으로 가는 링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AI 검색이라고 하지만 AI는 링크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링크를 읽어서 답을 내놓고 새로운 질문을 받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 트래픽을 유발하지도 않고 링크를 넘겨주지도 않는다. 지금까지의 검색 서비스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 가트너가 생성형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검색 트래픽이 2026년까지 25% 줄어들 거라고 했다.
  • 광고 서비스 업체 랩티브는 콘텐츠 사업자들의 손해가 20억 달러에 이를 거라는 분석을 내놨다. 트래픽이 최대 3분의 2까지 줄어들 거라는 분석이다.

라인 사태는 어떻게 될 거 같은가.


  • 주식시장에서는 라인을 매각하고 현금을 챙기는 게 주가에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도 있다.
  • 일본은 디지털 광고 침투율이 43%, 한국은 56%다. 전자상거래는 일본이 9%, 한국은 25%다. 그래서 오히려 일본 시장에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기대가 많았다.
  • 다만 일본에서 야후(라인 말고)는 점유율이 낮고 성장 속도도 더딘 편이고 어차피 네이버에 경영권이 있는 것도 아니라 적당한 시점에 팔고 나오는 게 이익이 될 수도 있다.
  • 네이버는 한국에서 카카오+다음 모델처럼 메신저 서비스 점유율을 기반으로 커머스와 핀테크 등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공동 경영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이스마트스토어와 라인뱅크는 모두 실패했다.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도 좌절되나.


  • 라인을 글로벌 서비스하는 기업이 라인플러스인데 네이버는 지분만 있을 뿐 경영권은 소프트뱅크에 있다.
  • 네이버와 야후재팬이 A홀딩스 지분을 반반씩 보유하고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을 65% 보유하고 있다. 라인야후가 Z글로벌을 지배하고 Z글로벌이 라인플러스를 지배하는 구조다. 라인야후 경영권이 넘어간 이상 라인플러스 역시 네이버 손에서 벗어 났다고 할 수 있다.
  • 라인의 동남아 시장 가입자는 2억 명에 이른다.
  • 라인야후의 지난해 영업이익 1.49조 원 가운데 2665억 원이 지분법 이익으로 잡혔는데 해마다 들쑥날쑥하다.
  • 만약 라인야후 지분을 10조 원에 팔 수 있다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네이버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도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라인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네이버제트는 소프트뱅크가 1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제페토 가입자는 3.5억 명에 이른다.

알리와 테무가 네이버 커머스에 위협이 될까.


  • 커머스가 잘 나가는 것 같지만 거래 금액이 이미 꺾였다. 그런데도 매출이 늘었던 이유는 브랜드스토어 때문인데 브랜드스토어 비중이 지난해 1분기 13%에서 올해 1분기 21%로 크게 늘었다.
  • 스마트스토어는 거래액(GMV)이 이미 꺾였다. 지난해 2분기 8.3조 원에서 올해 1분기 8조 원으로 줄었다.
  • 브랜드스토어가 2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어 2500개에 육박한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브랜드 입점 수수료를 안 받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타격이 클 수 있다.
  • 최수연이 이런 말을 했다. “네이버 쇼핑은 근본적으로 광고를 중심으로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브랜드스토어와 다양한 사업자들이 경쟁하고 판매하는 모델이라 알리나 쿠팡과 직접 비교가 어렵다(비교를 하지 말아달라).
  • 알리익스프레스와와 테무도 네이버에 광고를 한다. 미국에서도 구글의 톱 5 광고주에 들었다.

네이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 네이버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적 모델이었다. 네이버의 장점과 한계를 나눠서 봐야 한다. 가두리 양식장 모델이라고 비판하긴 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장점도 많았다.
  • 다만 문제는 한국에서의 성공 모델이 해외에서는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라인을 교두보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한계가 있었다.
  • 네이버의 핵심 사업 영역인 검색과 커머스, 주력 사업인 AI까지 모두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가뜩이나 AI는 전통적인 인터넷 서비스의 수익 모델을 자기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타고 온 뗏목을 내려놓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놓고 새로운 성장 모델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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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가두리가 통하는 나라. 그 자체가 이상하고 연구대상감 아닐까.
    그 특유의 폐쇄성, 답답함에 네이버 이용 안 한지 한참 됨.

  2. 성과금 받을 놈들과 주식 털고 나올 주주들이야 팔고 나오는 게 이득일 수 있지만 라인도 주면 앞으로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국내 기업이 ai쪽으로 투자해서 성과내는 게 상상이 안 됨 언플로 주가조작 하는거라면 모를까 그리고 일본이 손해보는 요구를 할리 없는데 우리가 들어줄 필요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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