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2023년 11월 27일 (월).
‘이게 대통령의 뜻이냐’는 조선일보의 질문.
- 윤석열(대통령)에게 “총선에 지면 임기와 상관 없이 물러나야 한다”고 했던 조선일보다.
- 인요한(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윤핵관의 갈등을 보는 조선일보의 논조에 날이 서 있다. 인요한이 윤핵관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을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선거에 도움이 될지도 불투명하다”면서도 “친윤 핵심들이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이 김석기(국민의힘 의원)를 최고위원에 임명하자 “도대체 반년 후 총선을 어떻게 치르겠다는 것인지 궁금해진다”고 지적했다.
- 토요일 사설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한 걸 두고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면서 “이런 일이 대통령의 뜻과 상관없이 벌어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뜻이냐는 질문은 윤석열에 대한 우회적인 압박이다.
- 조선일보의 메시지는 두 가지다. 첫째, 선거에서 지면 윤석열의 책임이다, 둘째, 윤핵관을 버려라.
“김기현 출마는 국민의힘 망하는 길.”
- 조선일보는 계속해서 김기현이 결단을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김기현이 울산에서 5선 출마에 도전한다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망하는 길이라는 점을 모르겠느냐”는 측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 “‘총선 승리를 이끈 당대표’로 남고 싶어 한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그래야 총선 이후 김기현의 정치적 입지도 보장된다”고 지적했다.
- 김기현은 주말에 울산에서 의정보고회를 열고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했다. “만나면 3시간도 이야기하고 하루 3~4번씩 전화도 한다”고 말했다.
- 박성민(정치컨설팅민 대표)이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인요한 혁신위가 ‘조기 해산’ 한다면 어떤 지도부라도 못 버틴다”면서 “책임지고 물러나는 방식으로 김기현 체제는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심상치 않다.
- 윤석열이 조선일보의 조언을 들을까.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행정망 먹통, 8일만에 반쪽짜리 결론.
- 라우터 포트가 손상돼서 서비스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아일보는 “또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장비 불량의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라우터는 2016년에 설치한 제품으로 사용 연한 9년을 다 채우지 않은 상태다.
- 소프트웨어냐 하드웨어냐 원인을 두고 진단도 엇갈린다. 한겨레는 “2019년에 단종된 제품이었다”고 지적했다. 염흥렬(순천향대 교수)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패킷의 선택적 전송은 소프트웨어 장애일 수 있다”며 “면밀히 점검한 건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김휘강(고려대 교수)은 “정부의 예산 삭감 1순위가 정보통신과 보안이고 특히 유지 보수 요율의 현실화가 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정부 기관에서 예산 100억 원을 줄 테니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하면 어떤 통합적이고 전체적인 시스템 전략에 따라 바꾸는 게 아니라 주먹구구식으로 당장 편의에 맞게 바꿀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이야기다.
- 김승주(고려대 교수)는 “대기업 참여 제한 철회 같은 이야기를 할 게 아니라 디지털 정부 전환을 전문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진짜 문제는 내부 갈등의 표출.
- 김규현(국정원장)을 비롯해 차장 둘을 경질했다. 내부 인사 갈등과 지휘 책임을 물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보안이 생명인 정보기관의 내부 문제가 외부에 표출된 것 자체가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정권 교체기마다 인적 교체로 몸살을 앓았지만 1년 반이 넘도록 인사 갈등이 이어진 것은 전례가 드물다”는 분석이다.
순방 다녀온 윤석열 앞에 놓인 과제.
- 국회를 통과한 노란 봉투법과 방송 3법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은 이동관(방통위원장) 탄핵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도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북한이 합의 파기를 선언했고 접경 지역에서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
“이준석 창당 좋게 본다”, 35%.
- 한국 갤럽 조사다. 8월 조사보다 10%포인트 올랐다. 특히 광주호남 지역에서 좋게 본다는 답변이 55%나 됐다. 아직은 여론조사도 들쑥날쑥하고 전망도 엇갈린다.
- 하태경(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과 유승민이 우리와 다른 길을 갈 경우 40~50석이 날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박영환(경향신문 정치부장)은 “이준석 신당이 정권 심판론을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준석 신당이 흥행하면 피해자는 흡수해야 할 정권심판 표를 빼앗기는 민주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KBS가 ‘대한뉴스’로 돌아갔다.”
- 최경진(KBS 시청자위원장)이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도저히 제대로 된 공영방송 보도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 정부 행정망 먹통으로 난리가 났는데 윤석열 보도로 시작했다. 영국 순방 보도는 5분36초나 됐다. “국제 사회에서 가장 화려한 의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앵커 멘트는 “1960~70년대 ‘대한뉴스’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나흘의 시한부 평화, 풀려난 인질들.
-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96시간의 휴전에 돌입했다. 250여 명의 인질 가운데 50명이 풀려났다.
- 아홉살 딸이 인질로 잡혀가 “고통받기보다 죽은 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했던 아버지는 딸을 만났다.
- 이스라엘은 휴전이 끝나면 곧바로 전쟁을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민간인 사망자가 이미 1만4000명을 넘어섰다.
다르게 읽기.
정신병원 장기 입원이 많은 이유.
- 한국은 정신·행동장애 환자의 평균 재원 기간이 200일이다. OECD 평균은 33일. 한국이 가장 길고 두 번째는 스페인인데 60일이다.
- 김예원(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은 “편리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병원과 시설에 가둬두면 비용도 적게 들고 관리하기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비자의 입원이 늘면서 정작 응급 환자를 다룰 병상은 줄어들고 있다.
- “정부는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지역사회에 ‘돌아다니는’ 정신질환자를 줄일 수 있으니 좋고, 비질환자 입장에서는 나라에서 알아서 정신질환자를 격리해 주니 좋다.”
- 김예원은 “일상생활을 이어가다가 정신질환의 급성기가 찾아올 때 병원 대신 갈 수 있는 위기지원 쉼터가 시군구마다 하나씩만 설치되어 있어도 동료 상담가의 지지와 안정화를 통해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제안했다.
더 깊게 읽기
준연동형으로 가면 국민의힘이 35석 더 가져간다.
- 민주당 시뮬레이션 결과다. 한 중진 의원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연동형으로 갈 경우 원내 1당을 잃어버린다는 결론”이라며 “당론을 포기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 최병천(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계산에 따르면 준연동형을 유지하고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내지 않는다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지역구에서 120석을 확보하고 정당 지지율 35%를 기록할 경우 국민의힘 비례 대표는 26석, 민주당은 0석이 된다. 정의당이 10%, 이준석 신당과 조국 신당이 각각 15%와 5%를 기록한다는 가정에서다. 최병천은 “연동형 실험은 실패였음을 인정하고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탄희(민주당 의원)는 “정치공학과 표 계산으로는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이재명은 합니다’를 보여줄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에서 사라진 언론사들.
- 포털 사이트 다음이 뉴스 검색 결과를 바꿨다.
- 150여 개 콘텐츠 공급사(CP) 제휴 언론사들만 남고 1200개 이상의 검색 제휴 언론사들은 노출이 되지 않는다. 검색 옵션을 바꾸면 노출되지만 그런 기능이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사실상 퇴출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 이유가 뭘까. 메이저 언론사들 중심으로 포털 뉴스를 재편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관측이 돈다. 다음에 이어 네이버까지 검색 제휴 언론사를 배제하면 여론 다양성이 크게 위축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 인터넷신문협회는 “언론사는 기사의 품질로 그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지 언론사의 규모 또는 운영 기간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면서 “CP사라는 타이틀이 해당 언론사의 뉴스 품질을 담보하는 것도 결코 아니며, 언론사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학폭 업무를 경찰로?
- 대통령과 교사들 간담회 이후 교육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이 일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에서는 교사의 92%가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 한국일보는 “학폭은 단순한 가해자 처벌이 아니라 선도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의 일부라 경찰이 맡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 2017년 3만1240건이던 학폭 사건이 지난해에는 6만2053건으로 늘었다.
해법과 대안.
마약 치료 병원이 부족하다.
- 적발된 마약 사범은 1만6395명.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421명뿐이다.
- 마약 전문병원이 25곳인데 실제로 인천 참사랑병원과 경남 부곡 병원이 97%를 치료하고 있다.
- “마약 중독자는 자해 등 위험이 큰 데다 병원 입장에선 적자 환자”라며 “중독이 아무리 심각해도 보낼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 마약 치료는 결국 참도록 하는 것이다. 금단 현상으로 불면증이 생기면 수면제를 주는 것 외에 특별한 의학적 처방도 없다. 마약을 끊어야 한다는 동기를 계속 불어넣으며 운동 등을 시키는 재활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 조선일보가 만난 경찰 관계자는 “최근 투약 사범 체포가 급증하고 있는데 마약 중독자는 감옥에 보내는 것보다 치료와 재활이 더 중요하다”면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중독 사범이 치료 병원이 없어 다시 마약에 손대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 천영훈(참사랑병원장)은 올해 9월 1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경영난으로 인해 “올해 말까지 병원 문을 닫으려고 한다”고 밝혔지만, 보건복지부는 기사가 나간 당일 “경영난에 폐업 방침을 세웠다는 기사 내용은 확정된 바 없지만 운영상 어려움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참사랑병원에 직접 확인한 결과 폐원 계획은 철회된 상태다.
재생 에너지 전기 직구 늘린다.
- 기업들이 발전 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기 요금이 오르면서 직접 조달이 유리한 환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 SK그룹은 SKE&S에서 재생 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연간 537GWh를 직접 구매하기로 했다. RE100(재생 에너지로 100% 전략 조달) 달성을 위한 변화다.
- 한겨레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면서 출력제한 등 전력 계통 운영의 안정성도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계통 영향을 받지 않는 부지 내(on-site) 재생에너지 공급 방식을 활용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국가 주도’가 미래의 키워드다.
- “권력을 잡기 위한 정치적 투쟁과 갈등은 격화되고 있지만 그렇게 권력을 잡아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 국가를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다.” 최준영(율촌 전문위원)의 비판이다.
- 프랑스는 한때 청년 실업률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나라였다. 에마뉘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재산업화’라는 목표를 내걸고 법인세를 33%에서 25%로 낮췄다. 인허가 행정 절차를 줄였고 연금 개혁을 강행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는 신속하게 재정정책을 집행했고 전력공사(EDF)를 과감하게 국유화했다. 4년 연속 해외 투자 유치 유럽 1위를 기록했고 4년 동안 누적 성장률이 독일의 두 배에 이른다.
- 최준영은 “탈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국가의 역할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가 주도’는 더 이상 과거의 단어가 아닌 미래를 위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고민 그리고 빠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다.
생각 다른 언론사들끼리 ‘좌담 협업’을 해보자.
- “이제 언론은 논쟁을 회피할 뿐만 아니라 아예 경멸하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색깔이 다른 언론사들은 최소한의 소통마저 단절된 가운데 각자 자기 팬덤에 충실한 정보와 주장만 공급하기에 바쁘다.”
- 강준만(전북대 교수)은 “상호 소통하는 채널을 만들지 않은 채 광야에 선 선지자들처럼 확신에 찬 고함을 외쳐대는 건 나라를 두 개로 찢는 민폐”라고 지적했다.
- 강준만의 제안은 “의제 설정 합의를 기반으로 한 팩트체크 협업과 더불어 정기적인 좌담 형식의 의견 교환을 해보자”는 것이다. ‘우리 편’ 패널만 심어놓고 뻔한 이야기를 끌어내지 말고 다른 생각을 충돌시켜보자는 이야기다.
오늘의 TMI.
‘얼죽아’가 대세.
-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는다는 말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아이스 음료 판매 비율이 77%에 이른다.
- 지난겨울(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만 놓고 보면 아이스 음료 판매 비율이 61%, 가장 추웠던 1월도 57%를 기록했다. 6~8월에는 87~89%까지 치솟았다.
- 아이스 비중이 높아진 건 2015년부터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일수록 차가운 음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내일 엑스포 투표, 일본도 “부산 지지”.
-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정부가 2030 엑스포를 부산으로 유치하려는 한국 정부를 지지할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 부산일보는 80표 이상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투표에서 변수가 될 아프리카와 태평양 도서국, 카리브해 도서국, 중남미 등의 ‘캐스팅 보트’ 국가에서는 사우디와 한국이 사실상 ‘반반’ 확률로 겨룬다”는 분석이다.
중국 신생아 5년 동안 40% 줄었다.
- 인구 프리미엄을 자랑하던 중국의 성장 엔진이 꺼져간다는 말이 나온다. 올해 신생아는 지난해보다 10% 줄어든 850만 명에 그칠 전망이다.
- 중국의 합계 출산율은 1.09. 한국은 0.778이다. 한국이 가장 심각하고 중국이 그다음이다.
- 원인은 세 가지, 가임 적령기 여성이 줄고 있고 결혼을 꺼리는 비혼 풍조가 퍼지고 있고 젊은 부부들도 출산을 꺼린다. 중국 인구는 2040년 12억7700만 명에서 2070명이면 8억7800만 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1공영 다민영으로 간다.”
- 이동관(방통위원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게 공영방송 정상화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공영방송이 많은 나라는 비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이다, 그래야 언론을 컨트롤하기 좋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MBC를 민영화하겠다는 의미다.
- “자진 사퇴는 없다”면서 “탄핵을 해도 제2, 제3의 이동관이 나온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일 이동관 탄핵소추안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모든 옷에는 착취가 묻어있다.
- 해마다 옷 9200만 톤이 버려지는데 1000억 벌의 옷을 새로 찍어낸다.
- 이소연(‘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작가)은 “내 수중에 있는 물건을 되도록 여러 번 오랫동안 쓰는 것이 가장 좋은 제로웨이스트”라고 말한다.
-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섬유폐기물이 38만 톤 발생하는데 재활용된 폐섬유류는 6% 밖에 안 된다. 섬유 쓰레기 가운데 빈티지 의류로 가는 비율은 5%다.
- 이슬아(작가)는 “아직은 옷이 또 다른 옷이 되는 이상적 순환경제가 가능하지 않은 시대”라며 “옷 생산량 자체를 줄이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 “무언가를 멈추는 일이 장마철에 빗방울을 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게 느껴지는 세상이다. 빠르고 잦은 소비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설계된 이 시대에서 착취에 덜 가담하려면 의지와 기쁨이 필요하다. 죄책감만으로 바뀌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 않던가. 마음을 틀어서 새로운 쾌락을 연습해야 할 때다.”
“여론조사는 사람을 미치게 한다.”
- 성한용(한겨레 선임기자)은 “여론조사가 갑자기 잘 나오면 멀쩡했던 사람도 판단이 흐려진다”고 분석했다. “어쩌면 내가 바로 하늘이 내린 대통령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 2년 반 전 윤석열이 그랬고 지금 한동훈이 그렇다.
- 다만 성한용은 “실패한 사례가 훨씬 더 많다”고 지적했다. 정주영과 조순, 문국현, 정운찬, 안철수, 반기문 등이 그랬다. 한동훈은 어떨까.
- 성한용은 “윤석열은 어쨌든 공정과 상식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는데 한동훈에게는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아직은 싸움꾼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한동훈은 윤석열보다 불리하다.
- 윤석열은 대선을 앞두고 바람을 탔지만 한동훈이 대선을 노린다면 아직 3년 이상을 버텨야 한다.
- 김성환(한국일보 논설위원)은 한동훈이 확장성을 입증하려면 윤석열에게 왼쪽을 가리키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명박에 맞선 박근혜는 성공했고 문재인에게 맞서지 못한 이낙연은 실패했다.
- “역린이라는 말이 붙으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길을 가게 되겠지만,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에게 상식 같은 이야기”라는 지적이다.
- 정용관(동아일보 논설실장)은 “한동훈은 긁지 않은 복권”이라고 지적했다.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김웅(국민의힘 의원)은 “만약 한동훈이 비례로 나가거나 대구에서 나가게 되면 우리 당이 일종의 태자당(중국 혁명 원로나 고위 관료의 자제들로 이뤄진 집단)이 돼버린다”고 지적했다.
방송 3법, 본질을 보자.
- 국회는 통과했지만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강형철(숙명여대 교수)에 따르면 방송 3법은 그대로 시행되더라도 문제다.
- 국회가 2명, 시청자위원회가 4명,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가 6명, 직능단체 3개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하게 돼 있는데 일단 학회를 방통위가 고르게 돼 있고 시청자위원은 경영진이 추천하게 돼 있다. 사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100명으로 구성하게 돼 있는데 기구 구성과 운영 방식을 이사회가 결정한다. 디테일에서 여전히 구멍이 많다는 지적이다.
- 최근 KBS처럼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하든 정권 바뀌면 자르고 새로 뽑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방송법을 어떻게 바꾸든 공영방송 사장의 막무가내 해임을 방지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민주당 과반 차지하면 윤석열 임기 채울 수 있을까.
- 이상돈(중앙대 교수)의 전망이다. “내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절반을 넘는 의석을 차지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다면 윤 대통령이 과연 임기를 채울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 “문재인 정부의 실패에 따른 반사적 이익의 시효는 이미 끝났는데 윤석열 정부는 자신들의 어젠다를 국민에게 전파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제3지대를 내걸고 창당을 선언한 정치인들도 자신들만의 ‘제3의 길’ 철학을 제시하기보다는 반윤이니 반명이니 하면서 상대방을 비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러다간 내년 총선에선 유권자들이 대거 기권할 가능성이 있으니 이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