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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이 글은 총 10편으로 기획된 ‘힝고의 스페인 유람기‘ 중 1편~4편을 담은 글입니다. (편집자)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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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란 리본에서 읽는 스페인의 지역 갈등 문제

 

ⓒ 힝고
ⓒ 힝고

독자들께서 현재 보시고 계신 사진은 바르셀로나 근교에 위치한 작은 마을 콜로니아 구엘(Colonia Guell)의 안내판이다. 보시면 좌측 하단에 우리에게도 익숙한 노란 리본이 보이실 것이다. 그러나 이 리본은 조금 이상하다. 위아래가 붉은 색으로 덧칠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리본에서 남부 유럽의 중심국 스페인의 지역 갈등을 읽을 수 있다.

이 노란 리본은 우리나라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용으로 쓰이지만, 같은 색과 같은 모양의 이 리본이 바르셀로나를 위시한 카탈루냐 지역에서는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상징으로 사용된다. 다들 아시다시피 카탈루냐의 독립운동은 지난해 실질적인 독립 선언으로까지 이어졌으나, 스페인 중앙정부의 강경한 대응으로 인해 현재 독립 지지파 정부는 와해되고 중심 인물들은 구속되거나 벨기에로 망명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이 붉은 덧칠은 무엇인가? 이는 독립 반대파 시민들이 덧칠해 놓은 것이다. 스페인의 국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비대칭 삼색기로 아래와 위가 붉은색, 가운데가 노란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독립 반대파 시민들은 노란 리본의 위아래를 덧칠함으로써 통합된 스페인을 지지하고자 하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카탈루냐 이곳저곳에는 길 한복판부터 시작해서 곳곳에 이러한 노란 리본과 붉은색이 덧칠된 리본이 널려 있다.

스페인 국기

그래서 한국에서 스페인 여행을 하시는 분들께서는, 어지간해서는 세월호 추모 리본을 떼고 다니시는 편이 낫다. 카탈루냐 지방에서야 독립 지지파 시민들에게 환영받을지도 모르겠으나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그 외의 지방에서는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도치 않게 외국인이 여행지의 정치적 문제에 간섭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현재 카탈루냐 독립 문제는 어떠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가? 지난 9월 3일 사회노동당 소속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곧 카탈루냐 지역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투표를 시행할 것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에서 여전히 주장하고 있는 독립 투표는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때문에 아직 충돌의 불씨는 계속 남아 있다. 실제로 산체스 총리의 발표 뒤인 9월 4일 큄 토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독립 투표 실시를 받아들여 줄 것을 재차 요구한 바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한 산체스 대통령(왼쪽, 2018년 6월 26일,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https://en.wikipedia.org/wiki/Pedro_S%C3%A1nchez_(politician)#/media/File:2018-06-26,_Pedro_S%C3%A1nchez_se_re%C3%BAne_con_Angela_Merkel_4.jpg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한 산체스 총리(왼쪽, 2018년 6월 26일,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현재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오는 10월 1일 재차 독립 투표를 실시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의 여론조사상 독립 찬성이 46.7%, 독립 반대가 44.9% 로 상당히 팽팽한 상태이다. 게다가 현재 여당인 사회노동당은 의회 단독과반 점유에 실패한 상태여서, 카탈루냐 독립에 우호적인 정당들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다. 그래서 독립 투표 자체는 무산시키더라도 지난해 독립 추진파의 중진 정치인들에 대한 석방은 충분히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바르셀로나에서는 작년과 같은 과격한 시위와 독립 찬반파의 대립은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긴 하다. 그러나 수감된 독립 추진파 정치인들에 대한 석방 및 독립 재추진 등의 불씨는 아직도 지속적으로 남아 있다. 또한, 독립 반대파의 세력 역시 찬성파 못지않게 만만찮다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참고로 지난 4일 독립 투표 요구를 재차 전달한 킴 토라(Quim Torra) 자치정부 수반의 가슴에는 여전히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킴 토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2018년 5월 17일,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https://en.wikipedia.org/wiki/Quim_Torra#/media/File:Official_photo_of_Quim_Torra_(cropped).jpg
킴 토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2018년 5월 17일,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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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르셀로나 지하철에는 광고판이 없다

 

이제는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바르셀로나이지만, 바르셀로나 지하철(Metro de Barcelona)에서 다소 특이한 점을 발견하신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바로 광고판의 유무이다. 바르셀로나 도시교통국(TMB)은 최근 신형 전동차가 도입되고 역사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1호선을 제외하면 역사 내 광고가 거의 없으며, 전동차내에는 광고가 아예 없다시피한 수준이다. 광고로 도배가 되다시피한 한국이나 일본의 지하철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다.

바르셀로나 지하철 5호선 라 사그레라 역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CC BY SA 2.0) https://ko.wikipedia.org/wiki/%EB%B0%94%EB%A5%B4%EC%85%80%EB%A1%9C%EB%82%98_%EC%A7%80%ED%95%98%EC%B2%A0#/media/File:Barcelona_-_Estaci%C3%B3_de_la_Sagrera_(7495880838).jpg
바르셀로나 지하철 5호선 라 사그레라 역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CC BY SA 2.0)

그렇다면 바르셀로나 지하철에는 왜 광고판이 없을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바르셀로나는 지하철뿐만 아니라 옥외에도 광고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오래 전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바르셀로나 시에서 지난 2016년부터 광고물 설치를 강력하게 단속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2016년 당시 카탈루냐 광장에 설치되어 있던 삼성의 광고 역시 현재 철거되었다. 시 당국은 전체 광고의 20% 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시 당국이 각종 규제에 나선 것은 비단 광고뿐만이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이미 지난 2015년 12월 에어비앤비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여 미허가 에어비앤비 광고에 대해 약 6만 유로 가량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2017년 1월에는 신규 호텔의 건축을 금지했다. 이러한 규제에는 하나의 명확한 방향성이 존재한다. 바로 ‘바르셀로나 본연의 모습을 해치는 것’으로 규정된 것들에는 가차없는 규제를 가하는 것이다.

문제는 바르셀로나 본연의 모습이 과연 무엇이냐는 것이다. 지난 2017년 5월 영국의 보수 성향 언론 텔레그래프(Telegraph)는 바르셀로나를 ‘세계에서 8번째로 여행객들을 싫어하는 도시’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현재 제조업 비중이 20% 수준에 불과한 서비스업 중심의 도시인데다가, 8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 기준 관광업이 기업이익의 18%를 차지하는 도시다. 사람이 많이 몰리니 당연히 광고 수요가 커진다. 결국, 여행객들이 바르셀로나의 상당 부분을 먹여 살리는 것도 사실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더더욱 역설적인 것은, 바르셀로나에 이렇게 많은 여행객들이 몰리게 된 것은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바르셀로나의 강력한 도시 규제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19세기 신도시 계획을 세울 당시 깊게 참여했던 불멸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중앙 첨탑의 높이를 몬주익 언덕의 해발고도 대비 약 10m 낮게 설정한 이후, 강력한 도심 고도규제를 통해 고층 건물의 높이 및 도심 재개발을 강하게 억제해 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CC BY SA 3.0) https://ko.wikipedia.org/wiki/%EC%82%AC%EA%B7%B8%EB%9D%BC%EB%8B%A4_%ED%8C%8C%EB%B0%80%EB%A6%AC%EC%95%84#/media/File:Sagrada_Familia_01.jpg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CC BY SA 3.0)

결국 이러한 규제가 바르셀로나의 모습을 가우디의 시절 그대로 남기게 된 것이고 이것이 1992년 바르셀로나 하계 올림픽을 통해 여행객을 끌어모으게 된 계기가 되었으니, 결국 바르셀로나는 규제로 성장해서 그 성장의 부작용을 또 다른 규제로 단속하려 하는 아주 특이한 도시가 된 것이다. 규제가 반드시 경제적으로 문제만을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좋은 예시이다. 열린 경제에서는 규제로 인해 특정 재화의 희소성이 상승하고, 이를 외부 수요가 찾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에 문제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과거 아라곤 왕국 시절의 건축물이 수백년 째 보존되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바리 고딕 지구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공실률은 10% 이상 증가했으나 해당 지구 내의 거주민은 무려 17.9% 감소했다고 한다. 시 당국에서 새로운 규제에 나선 것이 이해가 영 안 되는 것은 아니다. 3차 산업 위주의 경제 재편을 노리는 나라들은 바르셀로나의 선례를 잘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힝고
ⓒ 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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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람블라스 거리에서 스페인 노동시장 읽기

 

우리가 스페인을 방문하게 되면 다른 유럽 주요국과는 한 가지 다른 점을 느낄 수 있는데, 한국 못지않게 많은 자영업자의 숫자이다. 실제로 바르셀로나의 중심지 람블라스 거리나 마드리드의 쏠 광장에 나가 보면 한국의 강남이나 홍대 뺨치는 밀집도로 자영업자들이 즐비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중심가가 아니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슈퍼마켓 밀집도는 한국 편의점 수준이다.

Mark_M CC BY, "Las Ramblas", CC BY https://flic.kr/p/qoYJrS
Mark_M CC BY, “Las Ramblas”, CC BY

실제로 스페인의 자영업자 비율은 2017년 OECD 기준 16.5%다. 25% 수준인 한국보다는 한참 낮지만, 대개 10~11% 수준인 서유럽 주요국 대비로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이는 비단 스페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23.2%), 포르투갈(16.9%), 그리스(34.0%) 등 남유럽 국가 전반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특히 이 국가들은 자영업 비율과 실업률이 동시에 높은 경제 구조다. 남유럽, 특히 스페인의 이러한 경제 구조가 형성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역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노동시장과 복지 정책을 들 수가 있겠다. 스페인은 유럽에서도 상당히 노동시장이 경직된 국가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과거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시절의 유산이기도 하다. 80년대 이전까지 스페인 노동법에는 노동자를 해고하지 못하는 각종 규제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이것이 재정 위기 직전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를테면, 스페인 노동법은 1984년 이전까지 정규직 근로자의 해고를 거의 원천봉쇄하는 수준의 허들을 자랑했으며 비정규직 역시 무기계약직이 원칙이었고 사용 제한 역시 아주 강력했다. 이 상황에서 84년 비정규직의 사용을 자유화하자 순식간에 비정규직 비중이 34% 까지 폭증했다. 경직된 노동시장이 이중화되는 아주 흔한 사례이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여기서 실수를 하나 저지른다. 94년 노동시장 효율화를 위해 정규직 해고요건을 완화한 것이다.

이로 인해 스페인에서는 비정규직이 더욱 빠르게 정규직을 대체하기 시작했고, 특히 이는 청년 일자리에 집중되었다.[footnote]90년대 초 30세 미만 청년 일자리의 80% 가 비정규직이었다는 통계가 있다. 출처: 매일노동뉴스.[/footnote] 그래서 이런 현상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12년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며 자연스럽게 청년 실업률로 연결되었고, 현재 스페인은 전체 실업률 20%에 청년 실업률은 45%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복지 제도에 있자. 스페인은 지난 2004년부터 재정 위기 직전까지인 2011년까지 약 8년간 좌파 사회당 정권이 집권하며 유럽 내에서도 수위권을 다투는 복지 제도를 정비한 바 있다. 스페인의 의료·교육은 거의 무상으로 운영되며, 실업 급여 역시 유럽 최고 수준이다. 그런 이유로 스페인에서 자영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이민자 유색인종인 경우가 많다.[footnote]참고로 2016년 기준 카탈루냐 주 실업급여제도 적자액은 67억 유로 수준이다.[/footnote]

스페인은 앞으로 노동시장을 효율화해야 함과 동시에 자영업 구조조정도 추진해야 하는 우리나라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높은 자영업 비율로 연결되었지만, 노동시장의 이중화 문제와 부족한 사회보장제도를 해결하지 않은 채로 고용시장부터 유연화시킨다면 오히려 자영업 비율이 그리스는 우습게 보일 정도로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이미테이션을 파는 흑인 청년 노점상들이다. 이들은 아마 자영업자 비율에 포함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 힝고
사진은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이미테이션을 파는 흑인 청년 노점상들이다. 이들은 아마 자영업자 비율에 포함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 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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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비야의 택시는 동유럽에서 왔다

 

이탈리아도 겪는 문제이지만, 스페인 역시 지역간 소득 격차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북부의 바스크 지방과 동부의 카탈루냐 지방은 EU 평균 이상의 소득을 거두고 있으나,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은 아직 상대적으로 저소득에 머무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거리를 다녀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바로 택시의 차종이 묘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건축물의 ‘때깔’이나 음식점 가격으로도 바로 체감할 수 있다.

이를테면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빌바오 등지에서 택시를 잘 관찰하게 되면 주로 폭스바겐, 토요타 등이고 간간이 시트로엥 등이 보인다. 그러나 안달루시아 지방의 도시로 내려오게 되면 특이한 차종들이 눈에 띈다. 바로 폭스바겐 산하 브랜드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슈코다(Škoda)’ 의 4도어 세단들이다. 종종 스페인 토종 브랜드인 ‘세아트(SEAT)’ 도 보인다. 동부나 북부에서는 찾기 어려운 차량들이다.

슈코다 택시 ⓒ 힝고
슈코다 택시 ⓒ 힝고

슈코다는 1905년부터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 유서 깊은 완성차 업체이나, 2차대전 이후 국유화되었다가 1990년대 체코의 민주화 이후 체코 민주 정부가 민영화를 결의하면서 폭스바겐 그룹에게 인수되었다. 이후 슈코다는 폭스바겐 그룹의 중저가 브랜드로 맹활약하면서, 동유럽을 벗어나 서유럽에서도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특히 통일 이후 독일에서 저렴하지만 신뢰도 높은 브랜드로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하긴 슈코다의 간판 준중형차 ‘옥타비아’ 는 1930년대부터 양산되었으니.

이 때문에, 대한민국 자동차 업계의 자존심인 현대기아차는 유럽 진출에 있어서 슈코다가 은근슬쩍 걸림돌이 되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유럽 현지의 쟁쟁한 기업들과 프리미엄 라인업 대결을 하기는 어려운 현대기아차의 입장에서는 중저가 브랜드인 슈코다와 세아트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장 5년 전인 지난 2013년만 해도 슈코다-세아트(둘 다 폭스바겐 그룹 산하)의 판매량은 79만 대, 현대-기아는 68만 대로 현기차가 10만 대 가량 뒤처지지만, 나름 팽팽한 대결 구도를 보였다.

현대차

현재인 2018년까지 이와 같은 구도는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와 슈코다-세아트 브랜드는 재정 위기 이후 소비자들이 실용성을 찾기 시작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거듭했는데, 슈코다-세아트 브랜드는 지난 2017년 각각 70.5만 대와 39.7만 대를 판매하여 총 110만 대가량을 판매했으며, 현대기아차 역시 2018년 99.8만 대를 판매하여 지속해서 10만 대가량의 판매량 격차를 두고 브랜드 경쟁을 지속 중인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와 같은 비즈니스 구조가 어떻게 변모하게 될 지 모른다. 폭스바겐 그룹이 산하 브랜드가 하도 많았던 탓에 중저가 세그먼트 구분 관리가 상당히 애매하다는 것[footnote]이를테면 필립 G. 로젠가르텐의 2006년 저서 ‘프리미엄 파워’ 에서는 폭스바겐이 폴로나 골프 브랜드를 슈코다로 내놓았다면 세그먼트 관리가 훨씬 용이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footnote]과 슈코다의 라인업에서 친환경차가 현대기아차 대비 부족하다는 것이다.

폭스바겐

현재 슈코다는 2019년 컨셉카 출시 및 2020년 하이브리드·전기차 양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미 아이오닉을 유럽에서 판매하면서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보다는 조금 뒤떨어져 있다. 정작 국내에서는 비웃음도 많이 산 아이오닉이지만,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작년 유럽에서만 22,037 대가 판매되어 전체 전기차 판매량 16.4 만 대의 12.5% 가량을 차지하는 한편 30,586 대를 판매한 르노의 Zoe 에 이어 전기차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그래서 유럽 전기차 시장이 매년 4~50% 씩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슈코다의 2020년 전기차 라인업 확대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싶은 것이다. 물론 슈코다는 그 등 뒤에 폭스바겐 그룹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기 때문에 다방면의 기술 지원 등을 통해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에서 빠른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 아무튼 현대기아차의 해외 시장 전략에서 전기차·SUV 가 더욱 빨리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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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고의 스페인 유람기

슬로우뉴스는 힝고마스터 님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연재한 ‘힝고의 스페인 유람기'(총 10편)를 3~4편씩 묶어 3회에 걸쳐 발행합니다. (편집자)

카탈루냐의 노란 리본에서 세비야의 택시까지 (1편~4편)

1. 노란 리본에서 읽는 스페인의 지역 갈등 문제
2. 바르셀로나 지하철에는 광고판이 없다
3. 람블라스 거리에서 스페인 노동시장 읽기
4. 세비야의 택시는 동유럽에서 왔다

오랜 도시 아름다운 건물에 남은 독재의 여운 (4편~7편)

5. 세비야의 구시가지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6. 쓰러져 가는 나사리 궁전에서 유럽의 민주주의를 논하다
7. 전통의 보존과 끔찍한 소음을 맞바꾼 그라나다

고야, 플라멩코 그리고 스페인 투자이민 (8편~10편)

8. 고야의 ‘검은 그림’에서 우리의 미래를 고민하다
9. 올라! 플라멩코, 올라! 최저임금
10. 스페인에 투자 이민을 하려면 어디에 부동산을 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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