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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문송’ 논쟁을 넘어서: 김건우 연구원 인터뷰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

JTBC는 지난 18일 가상통화에 관한 토론을 방송했다. 제목은 [가상통화 긴급토론: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 손석희가 말한 것처럼, 가상통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 ‘긴급토론’이었다. 여담이지만, 이 토론에서 ‘문송’(문과라서 죄송)이라는 신조어를 처음 접했다.

토론은 논리와 지식을 무기로 하는 지적이고, 동시에 무엇보다 감성적인 게임이다. 그래서 마치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들이 칼과 방패로 결투를 벌이듯, 방송 토론회에는 패널은 자신의 세계관과 논리, 방법론으로 싸운다. 물론 그 승부가 필연성을 띠고 옳고 그름으로 이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옳은 편도 패배할 수 있고, 옳지 않은 편도 승리할 수 있다.

그리고 현실에서 대다수 토론이 다루는 문제(소재)에 관한 옳고 그름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맥락적’이고, ‘상대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토론은 유일무이한 정답을 찾는 게임이라기보다는 문제 해결의 방법론으로서 최선을, 최선이 없다면 차선을 발견하려는 게임 요소가 강한 협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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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그럼에도 굳이 누가 승리했는지를 묻는다면, JTBC의 비트코인 콜로세움에서 승리한 검투사는 유시민 작가다. 이것이 대체적인 평가일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 승리를, 아주 거칠게 비유해서 표현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으리라.

‘문송파 유시민, 공학파 정재승과 거래소파 김진화를 압도하다.’ 

유시민의 승리가 논리적으로 윤리적으로 정치적으로 얼마나 정당한 지를 따지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다. 다만, 나는 유시민의 승리, 특히 그 승리의 정치적 함의가 현실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유시민의 승리는 여론의 향배에 반응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유시민의 승리는 토론 내용과 그 정당성 여부와는 상관 없이 정치적인 승리다.

하지만 나는 문외한이다. 그야말로 ‘문송’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한 LG경제연구원 김건우 연구원을 길라잡이로 삼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는 의도적으로 JTBC [긴급토론: 가상화폐,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를 논의의 실마리로 삼았다. 가상통화를 둘러싼 대중적인 토론의 주요 인물인 정재승 교수와 유시민 작가가 토론자로 참여했고, 지금까지 가상통화에 관한 가장 대중적인 토론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 인터뷰가 극단적인 오호에 따른 과격하고 단정적인 주장이 넘치는 가상통화 담론시장에서 문제의 핵심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정책적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판단 재료가 되길 바란다.

  • 2018년 1월 24일~2월 1일
  • 인터뷰이: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인터뷰어: 민노씨

¶ 알림: 이 글에서는 ‘가상통화'(금융위), ‘가상화폐’, ‘암호화폐’를 혼용해서 사용한다. 이것은 대중적으로 쓰이는 용어의 빈도(구글 검색 기준: 가상화폐, 가상통화, 암호화폐 순서)를 반영한 것일 뿐,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 혹은 블록체인에 대한 입장(가치평가)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가상증표'(법무부)는 대중적 용례로는 그 빈도가 적은 것으로 판단해 쓰지 않는다. 물론 인터뷰이의 답변에 쓰인 용어는 인터뷰이가 말한 그대로다. (편집자)

¶ 안내: 가상화폐 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래 링크한 글은 블록체인을 쉽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글이라고 판단한다. 이 기나긴 인터뷰를 정독할 독자라면, 아래 블록체인 글을 먼저 읽으면 좋겠다.

= 우선 간단한 자기 소개.

이름은 김건우. 디지털경제와 핀테크에 관심이 많다. LG 경제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한다.

= 본격적인 인터뷰 전에 개인적인 질문 하나. 취미는? 

취미라고 하기엔 좀 민망하지만, 철인3종(바다수영, 사이클, 마라톤). (=오!)

철인 3종 경기가 취미(?)인 김건우 연구원.

김건우 연구원. 2014 통영 철인3종 대회(2014 ITU 통영 트라이애슬론월드컵) 때 모습. “훈련이 부족해서 컷오프 당하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로프에 매달리거나(수영), 끌거나(사이클), 걷거나(마라톤)하지 않고 완주했습니다. (ㅎㅎ)”

실마리: JTBC 토론(‘문송’ 논쟁)

 

= 대중적인 이해 수준에서 그리고 논의 진행의 편의상 지난 1월 18일에 있었던 JTBC 토론회를 ‘실마리’ 삼아 논의를 풀어보자. 그 토론은 유시민으로 대표되는 ‘문송파'(가상화폐 반대 진영)와 정재승으로 상징되는 ‘공학파 혹은 비문송파'(가상화폐 지지 진영)의 입장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토론이었다. 물론 이런 이분법이 올바른 분류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지만 말이다. 

현재 가상화폐 담론의 큰 흐름을 평가한다면? 

문송파 대 비문송파… 혹은 문과 대 이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문과니까 기술을 몰라’, ‘엔지니어니까 화폐를 몰라’라는 식의 편견만 강화해서 논의의 본질을 흐린다.

해당 토론에서 유시민 작가가 말한 “비트코인은 (화폐를 모르는) 엔지니어의 장난감”이라는 주장은 그런 편견을 대표하는 주장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토론을 통해서 그 주장이 제대로 논박되지 못하고, 오히려 그러한 편견에 기반을 두고 이야기했던 ‘암호화폐는 바다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더욱 많은 이에게 공감을 샀다는 평가가 있는 것 같아 조금은 당황스러운 점도 있었다.

= JTBC 토론의 패널 구성을 평가한다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급하게 마련한 토론이란 점을 고려해도, 애초에 논쟁 당사자였던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교수만으로 토론을 하고 마치는 것이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암호화폐를 ‘바다이야기’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반대쪽 패널로 거래소 관계자(김진화 코빗 공동창업자)가 출연해서 주장하는 것이 과연 시청자 입장에서 얼마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졌을지 의문이다.1

우리나라 최초의 거래소 '코빗' 공동창업자 김진화 대표. 거래소 관계자가 토론에 나오면 시청자는 어떻게 그의 발언을 수용할까.

넥슨의 지주회사인 (주)엔엑스씨가 910억 원에 매입한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공동창업자 김진화 대표.

= JTBC 토론에서 다뤄진 주요 논점들을 우선 검토해보자.

토론은 가상화폐 생태계 전체가 아닌 비트코인에만 주목한 측면이 강하다(유시민 작가의 주장이 반영된 측면). 이를 토론의 효율성을 높이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볼 수도, ‘장님 코끼리 만지기’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 ‘비트코인만 국한해서 보자’라는 주장은 암호화폐 현상을 제대로 짚는 것이 아닌 것이라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이미 비트코인만 해도 여러 번의 하드포킹(분기)을 거쳐서 다양한 경로로 진화해 나가고 있고, 지난해 암호화폐 급성장의 한 축이었던 이더리움은 논란 속에서도 ICO(암호화폐를 이용한 자본조달), Dapp(분산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자본조달 및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비트코인만 국한해서 보자라는 것은 암호화폐 전체 현상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는 것이다.

= 토론에서도 현실에서도 가상화폐 논의의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분리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양자는 불가분인가? 아니면 분리 가능한가? 

토론 화두로 부상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분리할 수 있다’라는 주장은 ‘비트코인만 국한해서 보자’는 주장과 모순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국민 다수가 암호화폐 투기 현상에 대해서 우려하는 현실에서 그 의미가 왜곡되어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큰 주장이다. 개인적으로 토론 이후에 주위 분들께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것이 이 주장의 사실 여부이기도 했다. 투기의 원흉인 암호화폐는 없애고, 기술적 잠재력이 큰 블록체인만 살리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개방형 블록체인(퍼블릭 블록체인)암호화폐 없이 블록체인 기술 만을 도입하기 위해서 고안한 폐쇄형 블록체인(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토론에서 엄밀히 구분했다면, 문제가 될 수 없는 질문이었다고 본다.  사실 이미 기존 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이 도입을 검토해 왔던 폐쇄형 블록체인은 암호화폐가 없어도 구현하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다.

반면,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개방형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를 떼놓고 생각하기 힘든 개념이다. 이들 개방형 블록체인은 중앙관리자 없이 네트워크를 운영하기 위해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채굴자에게 암호화폐로 보상함으로써 참여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이러한 유인구조가 없으면 개방형 블록체인은 성립하기 힘들다.

개방형(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암호화폐는 불가분적이다.

개방형 블록체인(퍼블릭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를 떼놓고 생각하기 힘든 개념이다.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구조를 이론적으로는 다양하게 설계할 순 있어도, 현실에서 제대로 구현한 것은 블록체인을 세상에 처음 소개한 비트코인이 최초다. 이러한 비트코인의 천재적인 아이디어에 기반해서 지금껏 수많은 알트코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금처럼 무시 못할 현상으로 부상한 것이다.

즉, 이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해서 바라보던 폐쇄형 블록체인이 있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해서 생각하기 힘든 개방형 블록체인이 있는 것인데, ‘분리 논란’은 암호화폐에 생소한 사람들을 혼동에 빠뜨릴 수도 있었던 주장이라 아쉬움이 많았던 지점이다.2

= 유시민은 비유를 들어, “블록체인은 건축술이고, 비트코인은 건축물”인데, 사토시 혹은 사토시 그룹이 “마을회관(공익)를 지으려고 했지만, 결국 도박장(사익 혹은 범죄)이 됐다”고 말한다. 

일종의 ‘답정너’와 같은 논리다(‘답정너’: 답을 정해 놓고 말하는 것을 뜻하는 조어). 지금 암호화폐 거래에 투기 현상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이를 도박으로 간주하고, 거래소를 폐쇄하자고 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다. 기존의 금융시장도 투기적으로 보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곧바로 거래소나 시장 자체를 폐쇄하자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블록체인이 건축술이고, 비트코인이 공익을 위한 마을회관이다’라고 보는 건 유시민의 결론(도박장)을 위한 ‘논리’에 불과하다. 거래소 폐쇄가 아니라 제대로된 규율이 먼저다. 마을회관인지 도박장인지 판별하는 것은 모호할 수밖에 없지만, 법적 공백이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토론을 사실상 '주도'한 유시민 작가.

토론을 사실상 주도한 유시민 작가. 토론회에서 “문과생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바꾸면”이라는 표현을 관용구처럼 사용하면서 토론을 압도했다.

가상화폐를 보는 세 가지 관점 

 

= 가상화폐 담론을 바라보는 관점을 나눈다면. 

비트코인 혹은 암호화폐는 단순히 화폐인가 아닌가, 거품인가 그렇지 않나 등의 단편적인 평가로는 제대로 다룰 수 없다. 비트코인은 정말 보면 볼수록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자 현상이다. 경제학만 이해한다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기술만 이해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현상에 대한 연구는 현재 우리가 도입중인 정치, 시장 체제를 반추해보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비트코인 혹은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1. 경제학적 관점.
  2. ‘블록체인’ 등 기술적 관점.
  3. 사상적 관점.

화폐냐, 금융자산이냐, 상품이냐 등을 두고 따지는 경제학적 관점이 있고, 인터넷에 블록체인이라는 층위가 올라가서 새로운 형태의 어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들이 구현될 수 있다는 기술적 관점이 있으며, 나아가서는 현재 우리 인류가 영위하고 있는 ‘근대국가 모델’의 대안으로 제3의 신뢰기관(법, 제도, 금융기관) 없이도 경제, 정치, 사회 체제가 운영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 가능성에 관해 논의하는 사상적 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 세 가지 관점은 서로 대립적인 성격이 강한 관점인지 아니면 상호보완적인 관점인지.

후자에 가깝다고 본다. 암호화폐의 잠재력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모두를 보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암호화폐를 경제적인 현상으로만 이해하는 사람들은 이를 화폐냐 아니냐 정도로만 축소해서 바라보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한편, 기술적인 관점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맞지만, 아직 기술적인 성숙도가 부족한 부분도 많고, 이것의 잠재력이 십분 발휘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과 법, 제도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측면을 간과하는 면이 보이기도 한다. 기술만 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사상적 관점에서는 아직도 가능성의 영역이고, 상상의 영역인데, 그래서 논란이 많을 수 있다. 잠재력으로 치면 엄청난 잠재력이다. 지금 나오는 사례로는 탈중앙화된 기업을 들수가 있는데, 최근 주목 받는 블록체인 기반의 SNS인 스팀잇(Steemit)이 대표적이다.

스팀잇

이러한 탈중앙화 방식의 기업을 조금 더 추상화해서 생각해 보면, 결국 사람과 자원이 모여서 어떤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모든 조직으로 확대 적용해 볼 수 있다. 근대 이후의 여러 조직들, 관료제랄까, 중앙의 리더가 부하 직원을 이끄는 방식으로 조직되어 왔고, 대표적인 것이 기업과 국가, 군대이다.

결국, 이러한 모든 조직들이 중앙화된 형태의 네트워크 구조라고 본다면, 블록체인 기반으로 탈중앙화된 조직을 만들면, 의사결정 구조가 완전히 새롭게 짜여질 수 있다. 그리고 기존 조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들이 사람이었다면, 블록체인 기반에서는 인공지능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탈중앙화된 자율조직(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에 관한 논의가 대표적이다.

= ‘탈중앙의 네트워크’나 ‘근대국가 모델의 대안’과 같은 담론은 대단히 추상적이거나 먼 미래의 일로 보이는 것에 비해서, 유시민이 지적하는 ‘부의 편중’이나 ‘투기 과열 현상’은 아주 밀접한 피부에 와닿는 이슈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암호화폐를 불법화하자는 것은 여전히 과하다. 그러한 피부에 와닿는 이슈는 비트코인 거래 시장이 아니라더라도, 이미 현재에도 로또, 스포츠 토토, 경마, 환투기, 옵션, 코스닥 테마주, 부동산 갭투자 등 다른 현실적인 대체재들이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거래와 시장을 악으로 규정하고 중지하자고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부작용이 훨씬 더 심해지니까. 다른 금융상품들 처럼 제도의 틀안에서 제대로 규율하고, 과세도 해서 규율해 나가면서, 미래의 가치는 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편이 훨씬 낫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투기 과열 문제에만 너무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정작 필요한 규제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ICO(Initial Coin Offerings; 암호화폐공개)를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하는 대표적인 분야이다. 특히, 정부에서 법적인 근거 없이 ICO 금지를 선언한 가운데서 사실상 법망을 우회해서 ICO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추후에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ICO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제도권으로 편입하여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ICO, 가상화폐공개는 기업을 설립 후 가상화폐를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로,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으로 주목받는다. (참조: 블로터) https://www.bloter.net/archives/295475

ICO, 가상화폐공개는 기업을 설립 후 가상화폐를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로,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으로 주목받는다. (참조: 블로터)

=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의 관계를 간단히 정리하면.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한 최초의 어플리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화폐는 가장 높은 수준의 신뢰가 유지되어야 하는 네트워크인데,  비트코인은 중앙의 통제(관리) 없이 금융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다. 이렇게 요구 조건이 높은 시스템이 운영되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준 이후 블록체인을 이용한 다양한 시도가 나오게 되었다.

거래소, 폐쇄가 답인가? 

 

= 유시민이 JTBC  토론에서 결어로 삼은 현실적인 정책 대안은 다음 세 가지다.  

  1. 단기: 온라인 도박 규제에 준하는 규제.
  2. 중기: “중개소”(=거래소) 폐쇄. 중개소의 탄생은 비트코인의 실패를 방증한다.
  3. 장기: P2P 거래를 어떻게 (규제/규율)할지는 장기에 걸쳐 논의하자.

우선 단기 대책인 ‘온라인 도박에 준하는 규제’안에 관해 평가하면. 

투기적인 성향이 있다고 해서 도박으로 단정하고, 규제하자는 것은 지나치게 과하다. 암호화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내로남불’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다. 단순히 도박이니까 폐쇄하자는 주장은 투기적인 문제, 암호화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법이 아닐 뿐더러 투자자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때문에 정책 효과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에는 ‘도박면책권’ 규정이 있는데, 그 규정의 취지는 금융상품, 특히 파생금융상품이라는 것도 자세히 뜯어보면, 어떤 특정한 조건에서 돈을 잃거나 버는 것인데, 이러한 금융거래가 도박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0조 (다른 법률과의 관계) ② 금융투자업자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246조(도박, 상습도박)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가령, 개인이 많이 이용하는 ELS(Equity Linked Securities; 주가연계증권; 파생상품과 주식, 외환 등의 금융상품을 조합해서 만든 상품)도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이익을 주고, 아니면 손실을 주는 측면에서 도박적인 성격이 가진다. 그래서 ‘도박 면책조항’을 넣은 거다. 돈 잃은 사람이 자신이 체결한 금융계약이 도박에 해당한다며, 계약을 파기하려는 소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박적 성격이 있다, 투기적 성격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폐쇄가 답은 아니다. 다시 정리하면 두 가지다.

  1. 모든 사람이 투기하는 것은 아니다.
  2. 투기적인 성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 금융상품에서는 면책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합법화할 여지가 있다.

개방형 블록체인은 암호화폐가 불가분의 요소이기 때문에 이를 곧바로 불법화하면 개방형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사장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하기 힘든 개방형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거래를 완전히 막는 것은 이런 시도들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관련 기업들이 국내를 피해서 해외로 나가는 사례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에 여론의 비난도 거세질 수 있다. 오히려 이런 시도를 국내에서 할 수 있게 해서 관련 산업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낫다.

그리고 풍선효과처럼 해외에서 거래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 단순히 국내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사정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정책 수단은 제대로 된 규제를 하는 것이다. 정치적 반발, 풍선효과, 기술 발전의 가능성 훼손 등을 고려해서 폐쇄를 선택하지 말고, 제대로 규율하는 쪽을 선택하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규제는 절대로 “폐쇄”의 동의어가 될 수 없다. 제대로 규율하고, 양성화해서 발전시키자는 의미에서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 “거래소의 등장은 비트코인의 실패”라는 주장이 있다. 왜냐하면 P2P라면서 직접 거래해야지 왜 거래소가 필요하느냐는 논리다. 

우선 하나 미리 짚고 넘어가야 할 게, 거래소도 블록체인을 기반해서 운영된다고 ‘착각’하는데, 기존의 블록체인 처리속도는 제한적이다. 비트코인만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가능한 거래 수가 1초 7개에 불과하다고 토론해서 말한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해(2017년) 세그위트(‘Segwit’)라는 새로운 거래 처리 방법을 통해서 1초에 평균 11개 수준으로 개선되었다. 이를 ‘확장성 이슈’라고 말하는데, 거래소의 초당 수십 개에서 수천 개 거래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은 현재로선 쉽지 않다. 거래소는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 기반이고, 블록체인 기술은 제한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marketingfacts.nl, CC, BY) http://www.marketingfacts.nl/images/made/ea109cffee915110/database_900_450_90_s_c1_smart_scale.jpg

현재의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술이 아니라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출처: marketingfacts.nl, CC, BY)

P2P라서 직접 거래해야 한다는 논리는 좀 답답한 소리인데, 무슨 이야기냐면, 거래소의 기본 기능이 암호화폐를 획득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암호화폐를 획득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직접 채굴을 하든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서 자신의 돈(법정화폐)을 줘서 획득하든지, 비트코인을 가진 사람에게 기부를 받든지… 그런데 그런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없으니까 비트코인을 가진 사람을 ‘주선’해주고, 기능적으로 만나게 해준 게 거래소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거래소’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와 같은 거래소의 형태를 비트코인의 정신에 위배되서 문제라는 것은 조금은 교조적인 논리지만, 반드시 비트코인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도 어렵다. 그저 암호화폐 생태계가 진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 탈중앙화된 거래소가 더 편리하고, 안전하다고 알려지면, 경쟁을 통해서 (현재 모습의 거래소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도 있다.

단, 현실적으로 거래소가 투기적인 수단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거래소가 투기를 조장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거래소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존 금융상품의 대체 투자수단으로 암호화폐를 보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그러한 거래를 중개하는 거래소는 여전히 통신판매업자로 등록되어 있다보니까, 투자자 보호에 대한 아무런 장치가 없었다. 그게 현실이었다. 거래소의 운영 리스크(해킹, 보안 문제)나 ‘도덕적 해이’에 관한 규율장치가 전혀 없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다.

=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거래소의) 아마추어에 의해 (거래소의) 많은 돈들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는데.

거래소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코스닥 거래량을 넘을 정도로 엄청난 금액이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 분명히 문제가 있다. 다만 이는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을 방증한다. 통신판매업자로 누구나 쇼핑몰 만들듯이 손쉽게 거래소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호의 사각지대가 되어 버렸다. 스타트업 수준의 기업들이 수수료 수입을 얻기 위해서, 진입장벽도 없다보니까, 너나할 것 없이 가세했다.

'그알' 비트코인 편에서 한국의 거래소가 아마추어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비판한 김건우 선임연구원.

‘그알’ 비트코인 편에서 한국의 거래소가 아마추어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비판한 김건우 L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일본은 암호화폐를 취급할 수 있는 조건을 제도화했다. 암호화폐 취급 인가제를 도입한 것이다. 자금세탁 방지규정이라든지 소비자 피해 방지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암호화폐를 양성화하고, 소비자 피해를 피해가 위한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덕이다. 최근에 또 ‘코인체크’라는 일본 거래소에서 해킹 사고가 벌어졌지만, 거래소가 규제에 미흡한 수준으로 운영하다가 낸 사고였다.

미국은 가령, 뉴욕주의 경우에는 ‘비트 라이센스’를 만들어서 암호화폐 취급업자의 자격증을 주정부에서 발행하고 있다.

= 그런데 우리나라는? 

우리는 원래는 금융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의 가상통화 TF가 만들어져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작업 중이었는데, 지난해 12월부터는 “가상화폐는 금융거래가 아니다”라고 한 걸음 물러났고, 대신에 법무부가 주무부처가 됐다. 그러면서 법무부 ‘거래소 폐쇄’ 발언3이 있어 홍역을 치른 것이다.

즉, 암호화폐에 관한 정부의 전문기관은 금융위인데, “가상화폐가 화폐나 금융상품이 아니며 정부가 가치의 적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입장 하에서 주무부처가 법무부로 넘어간 것이다. 금융위가 규제하려면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규정해야 할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된다면 어떤 형태이든지 정부가 이것을 합법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주무부처가 법무부로 넘어간 것이었다.

금융위 법무부

법무부 장관 발언 이후 청와대에서는 ‘조율이 안 된 말’이라고 거리를 유지했고, 밖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가상화폐 규제 반대)이 20만 명 넘어서고, 이 문제가 정치적 부담이 되는 모양새라서 인제서야 금융위가 나서서 하려는 모습이 보이는 형편인데, 지금 모습을 보면, 금융위는 정식으로 규제하기 보다는 ‘관치’의 관행 하에서 금융업, 증권회사를 통해서 비공식적으로 규제하려는 접근법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17년 12월 초중순,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선물’로 거래하자, 우리나라에서는 증권사에서 이를 취급하지 못하도록 지시한 적 있다. 법적인 틀에서 운영이 되어 왔는데, 은행들에 계좌 발급하지 말라는 식으로 어느 순간부터는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 발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런 접근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정공법’을 써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를 하나의 금융거래로 보고 취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 31일 “가상통화를 없애거나 탄압할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현재 전자상거래법으로 미흡하게 규제하고 있는 27개 가상통화 취급업소가 가장 큰 문제인 만큼 정부내 TF에서 시급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제 문제를 총괄하는 기관이 (주무부처 혹은 컨트롤타워 역할) 하는 게 좋지 않나 하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의 말처럼 된다면, 가상화폐 주무부처는 1) 금융위에서 2) 법무부로, 다시 3) 기재부로 옮겨지게 된다.

기획재정부

= 불법자금, 탈세 문제가 부각되기도 한다. 

규제가 없으면 하기 쉬운 게 사실이다. 심지어 미성년자도 별다른 문제 없이 암호화폐 투자도 할 수 있을 지경이다. 실질은 금융 거래인데, 실상 법은 이런 것들을 쇼핑몰로 취급하도록 내버려 둔 탓이다.

'안티 에이징'이라는 본능적인 욕구는 돈과 권력이라는 연결고리로 '줄기세포시술'이라는 무지로 표출됐다.

= 정공법이라고 했는데, 혹시 관련 법안이 마련된 게 있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17년 7월). 이후에도 여러 정책토론회가 활발하고, 입법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 (박용진의원 대표발의)

발의 연월일: 2017. 7. 31.
발의자: 박용진, 김해영, 민병두, 심상정, 기동민, 최명길, 김관영, 김두관, 박영선, 정인화 의원(10인)

제안이유: 

최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통화의 등장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투자를 목적으로 한 가상통화의 거래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음.

그런데 최근 가상통화를 매매하던 이용자들이 해킹사고를 당하고 다단계판매 등으로 인한 투자사기행위가 급증하고 있으나 현행법상 가상통화의 정의와 가상통화거래에 대한 규정이 없어 가상통화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음.

이에 가상통화의 정의규정을 마련하고, 가상통화 취급업의 인가 등에 대한 규정을 신설함과 동시에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의무와 금지행위 등을 규정함으로써 가상통화 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것임.

주요내용: 

가. 가상통화를 교환의 매개수단 또는 전자적으로 저장된 가치로 사용되는 것으로서 전자적 방법으로 저장되어 발행된 증표 또는 그 증표에 관한 정보로 정의하되, 화폐·전자화폐·재화·용역 등으로 교환될 수 없는 전자적 증표 또는 그 증표에 관한 정보 및 전자화폐는 제외함(안 제2조제23호 신설).

나. 가상통화취급업을 가상통화매매업, 가상통화거래업, 가상통화중개업, 가상통화발행업, 가상통화관리업을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각각의 업을 정의함(안 제2조제24호 신설).

다. 가상통화취급업의 인가 요건 및 인가의 신청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함(안 제46조의3 및 제46조의4 신설).

라. 가상통화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가상통화거래업자로 하여금 가상통화예치금을 예치기관에 예치하거나 피해보상계약을 체결하도록 함(안 제46조의5 및 제46조의6 신설).

마. 가상통화와 관련하여 시세조종행위의 금지, 자금세탁행위 등의 금지, 거래방식의 제한, 가상통화이용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규정함(안 제46조의7부터 제46조의10까지 신설).

= 그렇다면 거래소 문제의 현실적인 해법은?

도덕적 판단을 통해 ‘악이다’ 규정하고, 시작하면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수가 없고 오히려 거센 반발에 부딪혀서 제대로 된 정책도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 투기와 투자가 모호한 가운데 수조 원 이상의 개인 재산이 투자된 상황이다. 이를 단순히 사기, 거품이라고 판단하고 거래를 불법화하는 것은 그런 재산들의 가치가 제로(0)라는 주관적이고 임의적인 판단에 근거한 것이 되어 버린다.

오히려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규제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제도권 편입이라는 반대 주장도 있을 수 있지만,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자가 통신판매업자나 소트프웨어 개발업자인 현실에서 일반인은 금융거래로 사실상 간주하는 이러한 갭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금융상품이나 화폐가 아니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폐쇄한다는 극단적인 대응이 아니라,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고 부작용을 없애고, 장점을 살릴까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규제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거래소가 너무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으니까. 시스템 필요 요소를 구비하고 있는지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 실사구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경제적 문제를 접근할 때 옳다 그르다는 차원의 접근이 있다. 가치 판단을 정해놓고 접근한다. 하지만 실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문제 해결을 위한 객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투기로 단정한 뒤에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객관적인 접근이라고 보기 어렵다.

주관적인 편견이 개입할 수 없는 객관적 분석의 방법, 접근이 필요하다. 일반인은 일종의 금융 거래, 자본 이득을 위한 투자대상으로 이해하는 데 반해서 정부만 그렇게 보지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금융 거래로 인정되어야 시세 조정과 같은 어뷰징을 방지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 사람들이 “일종의 금융 거래, 자본 이득을 위한 투자대상으로 이해한다”고 말했지만, 그것 역시 주관적인 해석에 불과하지 않나.

부동산 거래나 주식 거래를 막는 것은 아니지 않나. 투기적 행위가 일어날 때는 부동산 규제나 주식 거래와 관련된 정책들로 문제를 풀지, 부동산 거내라 주식 거래 자체를 막지는 않는다는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다.

= 만약에 거래소 폐쇄가 되면 그 이후 시나리오는.

음성적 거래가 늘 것. 당장 중국만 보더라도 위안화와 암호화폐의 교환을 금지했는데, P2P로 거래하는 것도 있고, 해외에 가서 거래하는 것도 있고, 이런 저런 거래 현상이 나타났다. 계속 거래하고 싶은 사람들은 다양한 우회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정책적 시그널’, 즉 정책적으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 될 테니,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는 한국에선 안되겠구나’라는 자기검열 같은 것이 생길 것이고, 싹이 잘릴 수 있다. 생태계의 활력이 급감할 것으로 본다.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가령 과장해서 비유하면, ‘로또 없애라’, ‘내로남불이냐’ 이런 사회적 갈등도 커질 것으로 본다.

붕괴 좌절

= 정부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나. 

지금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조사를 통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고, 필요에 따라 입법을 통해서 규제하고 있다고 말하는 상태다. 일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거래소는 폐쇄될 가능성이 있고, 기준을 충족하는 소수의 거래소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난립 구조는 오래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ICO도 단순히 지금처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수준으로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해외에서는 ‘백서만 달랑 있는’ 완전 초기 기업 뿐만 아니라 텔레그램처럼 검증받은 기업들도 ICO에 참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만 금지로 일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정부가 과세를 위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반적인 논의는 G20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논의를 하자고 제안한 상태라서, 글로벌 차원의 규제 협력이 나오면, 그 결과에 따라 국내 정책도 그런 방향에 맞춰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 중국 변수는?) 채굴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암호화폐의 특징이 ‘검열저항적’ 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중국은 ATM에서 현찰을 뽑을 때도 누가 뽑았는지 기록하는 자유도가 낮은 사회 시스템이다. 그래서 검열저항적인 속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는 중국만의 특수성이라고 봐얄 것 같다.

비트코인, 혹은 우리시대의 또 다른 욕망 

 

= 유시민 작가의 주장이 적어도 대중에게 강한 설득력을 가지는 부분은 다음과 같은 지적이라고 본다.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누가 돈을 벌고 있느냐를 딱 보면, 이 사업이 이렇게 번성하는지 그냥 알 수 있어요.

1) 우선 첫 번째는요, 채굴기업이고요. 채굴기업의 지분을 가진 기업 또는 개인.
2) 두 번째는 중개업소. ‘거래소’라고 하는데, 이거는 거래소가 아니예요. 중개소예요. 여기에서 거래를 주선하거나 중개하거나 그런 기능 하나도 없고요. 그냥 거래를 중개만 해요. 거래소라고 이름은 돼 있지만. 사실 중개손데요. 암호화폐 중개소를 세운 사람들과 거기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요.
3) 세 번째는요. 채굴업체와 중개소에 연관되어 있는 기업의 주주요. 주가가 엄청나게 오르고 있거든요.
4) 그리고 거대 투기자본을 운영하는 개인이나 펀드요.
5) 수익을 은닉하고 자금을 세탁하려는 범죄자요. 이건 너무 좋거든요.
6) 그 다음에 상속세나 증여세를 하나도 안 내고, 돈을 물려주려고 하는 사람들. 이거는 100%입니다. 비트코인 사고, 비트코인 지갑을 넘겨주는 끝이예요, 그걸로. 아무도 알 수가 없고요.
7) 그리고 영민하고 운이 좋은 일반 투자자.” (유시민, JTBC 토론 중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의 내러티브다.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 까봤나.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만약에 모두가 돈을 벌 수 있었다면, 다 채굴하고, 거래소 만들고 그랬을 것이다. 모두가 사기꾼이 아닌 이상 나름의 판단과 노력을 통해서 큰 수익을 거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운에 의해서 기대치 않았던 거액의 수입을 거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경제체제 아닌가?

기존 주식시장도 똑같이 비유해 보자. 첫번째는 거래의 대상이 되는 주식을 발행하는 기업, 두번째는 주식이 거래되는 증권거래소, 세번째는 주식 발행 기업과 증권거래소에 연관되어 있는 기업의 주주, 그리고 거대 투기자본을 운영하는 개인이나 펀드. 5)번과 6)번은 일단 스킵. 그리고 영민하고 운이 좋은 일반 투자자. 마찬가지다. 누가 돈을 벌고 있느냐를 딱 보면 사업이 이렇게 번성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주식시장 문닫자고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5)번과 6)번이 현재 규제가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다. 자금세탁방지(AML), 고객알기제도(KYC) 같은 것을 통해서 거래소에 의무를 부과할 법적 근거가 없다보니까 완전히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쇼핑몰에 준하는 규제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의 모두를 싸잡아서 사기꾼 혹은 개미들을 등쳐먹는 사람들로 이야기 하려면, 그만한 근거가 필요하다. 그런 그런 근거가 과연 무엇이 있었나? 언론 보도나 주변 이야기 정도를 통한 인상비평에 가까운 판단으로 그냥 자기가 보기에 이건 ‘투기다’ 라는 정답만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조사가 선행되지 않고 있다. 그게 일단 문제다.

물론 투기 열풍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케이스가 있는 것은 진실이지만, 그런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언론의 보도 케이스만으로 이 현상 전부를 일종의 ‘폰지 사기’(Ponzi scheme: 아무런 이익 없이 투자자 돈으로 수익을 지급하는 사기 수법)인 것 처럼 말할 수는 없다고 본다.

JTBC 토론의 분위기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여겨서 선택한 컷. 유시민은 열심히 주장하고, 정재승은 한숨 쉬고, 김진화는 방어하는데 급급하고.

JTBC 토론의 분위기. 유시민 작가는 열심히 주장하고, 정재승 교수는 한숨 쉬고, 김진화 대표는 방어하는데 급급하고. (이것은 인터뷰어의 인상평이다. – 편집자)

= 실태 파악이 아주 미흡하다고 보는 건가.

그렇다. 현재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진 바가 없다. 거래소가 진행한 천 명 정도 단위의 조사, 앱서비스 조사 업체에서 암호화폐 앱을 얼마나 설치했는지를 조사한 설문, 이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으니 은행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실태파악에 나선 수준인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과세도 하고, 불법 거래도 방지하기 위해선 암호화폐 취급에 대한 법률 제정을 통해서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 그렇다면, 객관적인 지표, 판단의 재료로 삼을 수 있는 자료들은 ‘현재’를 기준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암호화폐를 금지하고 있지 않다는 점.
  • 일본은 암호화폐 취급업자를 법으로 규율하고, 인가제를 도입했다는 점.

즉, 법적인 제도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 방치되었던 문제는 무엇인가. 금융거래를 통신판매업으로 방치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서버가 갑자기 다운되는 거래소가 나타나고, 서버를 복구하니까 가격이 다운되었다든지 하는 의심스러운 일이 발행한다. 남의 돈을 받는 사람들을 프로라고 한다. 정부가 제도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다보니 아마추어들이 시장에 진입하도록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 가상화폐 거래 규모가 코스닥 규모를 넘어서기도 하는 과열 투기의 객관적인 ‘시그널’이 있지 않나. 

물론 정황상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에도 ‘시그널’과 ‘노이즈’가 섞여 있다고 본다.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고, 성급한 폐쇄나 불법화는 잘못된 순서고, 합리적인 규제가 먼저다.

만약에 합리적인 규제에도 불구하고, 폐해만 남는다면, 그때 폐쇄나 불법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폐쇄나 불법화의 판단 근거가 부족하고, 섣부른 폐쇄 결정에 의해서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버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봐야 한다.

= 실패 파악의 주체는.

정부에서 직접 할 수도 있고, 거래소에 보고 의무를 부과해서 할 수도 있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암호화폐에 관해선 참고할 만한 선례가 없다는 점이다. 미래에 대한 가치판단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암호화폐에 대한 가치판단이 다양한 맥락에서 주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극단적인 예지만, 베네수엘라처럼 통화 시스템이 허술한 일부 나라에서는 비트코인을 자국 통화보다 안정적인 자산으로 생각해서 거래하고 있는 형편이다. 어떤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디지털 금’이라고 생각해서 자산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구성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가치가 어떻고 말고는 그 사람(어떤 나라, 어떤 투자자)이 결정할 문제다.

지금은 수수료가 많아서 문제이긴 하지만, 일본처럼 지급결제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나라도 생기고 있고. 누군가에는 ‘튤립 버블’(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과열 투기현상. 역사상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보다 더 심한 거품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투자할 가치가 있는 투자 자산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비트코인

비트코인의 가치도 처음에는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다가 2013년 키프로스(유로존의 작은 나라) 금융위기 사태가 발생했을 크게 주목받았다. 그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냐면 은행이 부실해져서 예금을 인출 중단하고, 예금 일부를 은행주식으로 전환한 사례가 있었다(‘베일인’; bail-in; 은행이 어려울 때 주주와 채권자의 내부 자금으로 해결. 반대 개념은 베일아웃; bail-out). 우리나라도 그때 이후 베일인 규정을 도입했다. 정부나 은행을 못믿겠다는 신뢰의 위기를 증폭시킨 사태였고, 그때 비트코인의 가격이 폭등했다.

이처럼 맥락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처럼 투기적인 현상이 있지만, 너무 단기로만 ‘답정너'(비트코인은 투기야!)로만 평가하면 곤란하다.

더불어 언론에서는 이 문제를 너무 선정적으로 다루고 있다.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다양한 접근, 학문적인 접근, 사회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사안을 너무 단순화해서 해법도 너무 극단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나 싶다. 비판적인 시선, 투기적 현상에 사회적 우울증을 느낀 사람들에게는 ‘사이다’ 발언일 수 있지만,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우를 범하고 있기도 하다.

= 언론 이야기가 나와서 첨언하면, 비트코인을 다룬 [그알]이 결과적으로 “인터뷰한 2시간 동안 30억 늘어났네요”(8만원 투자해 280억 벌었다는 23살 청년)만 남겼다는 비판이 있다. 해당 방송에 출연했던 인연이 있는데, 어떻게 보나. 

서양 속담에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말이 있다.

선의로 접근하는 많은 일이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 것 같다. 도덕적 판단을 통해 접근하기보다는 규제적 측면의 미비점들, 규제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전혀 아니고, 규제를 전혀 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개인들은 주식이나 채권이나 대안적인 투자 상품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규제 측면에서는 주식 같은 경우에는 주식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발생하고, 충족해야 하는 조건도 까다롭고, 세금도 내야 하고, 사회적 책임을 부여하고 있었는데, 암호화폐는 그런 관점에서 보지 않으니까, 규제기관은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지 않으니까.

한쪽은 규제하고, 한쪽은 규제가 없어서 ‘규제 차익’이 발생했다. 거래소가 난립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알’ 방송 경우에는 일확천금 사례만 부각되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본다.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문제인데, 도덕적인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사안을 본 측면이 강하고, 부작용만 부각되는 역효과를 낳았다.

'그알' 비트코인 편 취재 PD의 선의를 의심하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희대의 '멍청한' 장면을 남겼다. 그 각인 효과는 엄청났고, 비트코인 열풍에 기름을 붙고, '사회적 우울증'을 증폭시켰다.

‘그알’ 비트코인 편은 대다수 평범한 시청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각인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정부도 그런 식의 극단적인 접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사회적 우울증’이라고까지 표현한 현상이 체감되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분명한 부작용이라고 생각한다. 본업에 충실하던 많은 사람의 의욕을 꺾고, 암호화폐에 몰두하게 만드는 것은 부작용이다.

특히,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 즉, 무언가에서 놓치거나 소외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하는 디지털 시대의 사회병리현상과 맞물리면서 더 악화되었다고 본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SNS로 세상 소식을 금방금방 접할 수 있는 시대에 매일 같이 뉴스나 SNS를 통해서 가격이 폭등하고, 일확천금을 거두고 사표를 낸다는 영웅담을 접하게 되면, 이러한 포모 증후군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당장 암호화폐를 불법화하고 거래를 중지시키는 것은 그것보다 더 큰 부작용을 만들지도 모른다. 많은 시민들의 이익이 걸려있는 문제를 이렇게 극단적으로 처리할 경우 사회적 갈등이 더 첨예해 질 수도 있다. 법적 근거를 마련해서 과도한 수익에 대해서 과세하고, 암호화폐 투자의 위험에 대한 제대로된 인식을 할 수 있는 노력 등을 통해서 과도한 열기를 식혀나가는 접근이 바람직 하다.

FOMO에 일부 기여하고 있는 언론들의 과도한 암호화폐 보도도 조금 자제될 필요가 있다.

= 좌절한 젊은 세대의 탈출구라는 해석에 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남의 삶에 가타부타하기도 싫고, 이 문제를 단순히 청년세대의 프레임으로 보는 것도 동의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투자는 자기 책임 하에서 하는 것이다.

좌절한 젊은 세대들 암호화폐를 탈출구로 해석하는 ‘가설’은 여러가지 검증이 필요한 가설인데, 너무 손쉽게 증명된 가설인 양 인용되고 확대재생산된 것 같다.

=

“우리 국민들은 가상화폐로 인해서 여태껏 대한민국에서 가져보지 못한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내집하나 사기도 힘든 대한민국에서 어쩌면 집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하고싶은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 생활에 조금 보템이 되어서 숨좀 돌릴 수 있을지 모른다.. “

위에 옮긴 글은 ‘가상화폐 규제 반대’를 골자로 한 청와대 국민청원의 일부다. 이 청원문이 국민을 대표하지 않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를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합리적인 시선으로 보면, 이런 막연한 기대심리야 말로 위험하지 않나.

맥락이 중요한데, 법무부 장관의 발언(거래소 폐쇄)이 나온 뒤에 이런 주장이 힘을 받은 것이라고 본다. 투자하는 모든 사람을 대변할 수도 없다. 일확천금 기대든 합리적 투자 목적이든 다양한 투자의 동기를 제3자가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청원종료]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적 있습니까?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76020

‘가상화폐규제반대’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적 있습니까?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 친한 후배나 친동생이 지금 투자하겠다고 조언을 구한다면.

우리가 실시간으로 겪고 있듯, 암호화폐 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위험성이 큰 시장이다. 아직까지 법적으로 정의되지도 않았고, 규제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 따라 술렁이고 있기도 하다. 거래소 파산 등의 리스크도 산재해 있다. 무엇보다 암호화폐를 가치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나 제도가 마련되지 못한 형편이다. 그야말로 위험한 자산이고, 함부로 투자하라고 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 끝으로 독자에게 한마디. 

(인터뷰이의 취지를 수용해 마지막 답변은 ‘존대말투’로 씁니다. – 편집자)

암호화폐가 명실상부한 최고의 키워드로 부상한 상황이지만, 수많은 장밋빛 전망에 비해서 현실적으로 기술적, 제도적 난관이 산재한 상황입니다. 암호화폐에 대한 주관적 기대의 집합이 암호화폐의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고 한다면, 그 기대가 현실화될 시기가 그렇게 가깝지는 않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단기적인 자본이득을 추구하는 투기적 수요가 비트코인부터 수많은 알트코인 가격의 급등락에 영향을 미쳤고, 그 상승신호 자체가 또 다시 가격을 밀어올렸으며, 하루가 멀게 포털 메인을 도배한 암호화폐 보도가 쇼핑몰에서 물건 살 수 있는 수준으로 거래가 용이했던 거래소 상황과 맞물리면서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것도 있을 겁니다.

이러한 막대한 열풍 속에서 명백한 사기와 잘 포장된 사업이라는 넓은 스펙트럼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돈들을 쓸어 담은 사람들도 있을테고, 조금 일찍 소식을 접하고 돈을 넣었다가 횡재한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반면, 친구따라 강남가듯 돈을 넣었다가 다단계사기에 넘어간 사람들, 매일 같이 포털 1면을 장식하는 암호화폐 뉴스보고 지금이라도 안 넣으면 바보가 될까봐 넣었다가 상투잡은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수많은 혼동거리를 제공하는 암호화폐 거래나 발행을 전면 금지하고, 처벌하는 법을 만든다면 정부와 암호화폐를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매우 간편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입니다. 현재의 어떤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 가장 간편한 방법을 선택한다면, 미래에 있을지 모를 어떤 혁신적 가능성을 완전히 잃어버릴 위험도 존재합니다. 점점 더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전자보다 후자가 사회 전체에 주는 손실이 더 클 수 있음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술로 인한 변혁이 미래에 가져올 가치를 평가하는 건 쉽지 않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모두 높은 만큼 이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가격의 진폭이 매우 크고, 기대의 쏠림으로 인해서 거품이 형성되었다가 붕괴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사전에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혁신의 본질이라면, 가능성의 원천은 살려두되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만약, 그 제도적 장치가 부재하다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기술 혁신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묻지 마 금지’는 ‘묻지 마 투자’만큼 위험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끝) 


  1. 참고로, “김 대표는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해설서인 《넥스트머니 비트코인》의 저자이자 지난(2017년) 9월 게임회사 넥슨의 지주회사인 (주)엔엑스씨(NXC)가 910억원에 매입한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공동창업자다.” (한국경제 기사 중에서)

  2. JTBC 토론에서 김진화 대표는 개방형 블록체인과 폐쇄형 블록체인을 구별해서 논의하려는 취지로 몇 번 발언하지만, 전반적으로 토론은 개방형 블록체인과 폐쇄형 블록체인을 명확하게 구별하지 않고 진행된 측면이 강하다. – 편집자 

  3.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 금지 법안을 준비 중이다. 거래소 폐쇄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2018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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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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