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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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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6년 6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19세 청년노동자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었다

지난 5월 28일 홀로 스크린 도어를 정비하다 숨진 청년노동자 김 모 씨에 대한 추모 열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김 씨를 바라보는 일각의 시선은 ‘불쌍하고 어린’ 청년이 힘겹게 일하다 사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JTBC 뉴스룸이 전하는 김 씨의 모습은 ‘불쌍하고 어린’ 청년의 모습과는 다르다.

김 씨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상징한다. 그 열악한 상황에서도 김 씨는 쉬는 날이면 서울메트로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갓 졸업한 공고생 자르는 게 청년 일자리 정책인가’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김 씨. 메트로가 자회사를 설립할 때 심사를 통해 일부 용역 직원들을 채용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울메트로 퇴직자를 채용하겠다는 문건이 공개됐고 이어 김 씨와 같은 공고 졸업생 23명이 채용되지 못할 거라는 방침이 전해졌다.

김씨가 사망한 이후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메피아(메트로+마피아)’, 그리고 ‘위험의 외주화’ 같은 문제가 화제가 되고 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말하기 전에, 김 씨는 자신이 열악한 환경에 놓인 이유가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불쌍하고 어린’ 청년이 아니다.

●JTBC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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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녀린 여성 의원’은 있는데 왜 ‘가녀린 남성 의원’은 없나

언론과 미디어는 약자에 대한 편견을 강조한다.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을 ‘ㅇㅇ녀’라고 규정하고, 남자라면 붙이지 않을 ‘가녀린’과 같은 수식어를 붙이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미디어오늘이 미디어가 ‘여성’에게 붙이는 딱지를 총정리했다.

1997년 성폭행을 당해 사망한 피해자에게 MBC 뉴스데스크는 “정조 관념이 희박해진 요즘 세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도했다. 거듭된 항의에 MBC는 사과방송을 했지만, 약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언론의 성 고정관념은 여전하다.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도 늘 ㅇㅇ녀라는 이름이 붙는다. 원조교제 사건도 성매매를 일삼는 남성 대신 여성이 주목받는다. ‘여대생 살인사건’에도 ‘강남 명문대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뛰어난 외모” “남자친구가 많았다”는 불필요한 정보도 피해자인 여성에게 덧씌워진다.

여성 CEO나 여성 정치인을 보도할 때도 고정관념은 여전하다. 여성 정치인, CEO는 구색을 위한 주변인으로 등장하고, ‘여성성’을 강조하는 단어가 늘 따라다닌다. 은수미 의원의 필리버스터에 대해 보도할 때도 “가녀린 50대 여 의원의 미친 체력”, “정청래, 여성 은수미 필리버스터 기록 꼭 깨야 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다. “남편은 뭐 하세요” 같은 질문도 늘 여성 지도자들을 따라다닌다. 남성 정치인에게 “부인은 뭐 하세요”라고 묻지 않으면서 말이다.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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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쌀국수 먹는 오바마’ 사진 왜 한국엔 없을까

지난주 허름한 베트남 식당에서 3달러짜리 쌀국수를 먹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진이 큰 화제가 됐다. 백악관 청소부와 주먹 인사를 나누거나 아이가 머리를 쓰다듬을 수 있도록 고개를 숙이는 사진 등 오바마의 ‘일상 사진’은 공개될 때마다 화제다. 쇼라는 비판도 있지만, 회의를 주재하거나 박수를 치는 딱딱한 모습의 대통령 사진만 보는 입장에서 ‘쇼라도 해서 소통하려는 게 어디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한국일보는 ‘전속 사진사’의 차이점에서 미국 대통령의 소탈한 사진이 한국 대통령에게 없는 이유를 찾았다. 백악관 전속 사진사 피트 수자는 사관처럼 대통령의 일정을 따라다닌다. 그에게 사진은 기록이다. 반면 한국의 사진사들에게 사진의 이유는 기록이 아니라 보도 혹은 대국민 홍보다. 대통령의 좋은 모습만 찍고 보여 주길 원하는 청와대 분위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백악관의 사진사는 몇 인치 앞에서 대통령을 찍지만, 청와대의 사진사는 대통령 사진을 마음대로 찍을 수 없다. 촬영 일정은 홍보수석실이나 비서실에서 결정해 통보하고 특별한 경우 외엔 출입기자단과 함께 행사 초반 짧은 시간 내에 촬영을 끝내야 한다. 대통령 집무실 가까이 있는 백악관 사진사의 사무실과 달리 청와대 사진사는 집무실과 분리된 춘추관에서 대기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오바마 같은 대통령 사진이 임기 중 공개되었더라면 당장 대통령 업무가 장난이냐며 야당과 여론의 비난이 쏟아졌을지도 모른다. ‘소탈하다’가 아니라 ‘가볍다’는 말이 당장 튀어나온다. 대통령의 지나친 권위주의는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 한국일보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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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위공직자 재산 정보 여기 다 있다

공직자 재산공개는 공직자윤리법에 근거해 1993년 처음 시행됐지만, 시민들이 각 기관의 공보나 관보를 직접 찾아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상 공개가 아니었던 셈이다. 뉴스타파가 그동안 기관별로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고위공직자 재산 명세를 한 곳에 다 모아둔 이유다.

뉴스타파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가 공동으로 만든 ‘고위공직자 재산 감시 사이트’에서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연인원 2만 3천여 명의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신고 내용이 들어 있으며, 특히 20대 국회의원 300명의 재산을 별도로 분류했다. 시민 누구나 고위 공직자의 재산형성 과정을 직접 추적할 수 있다. 데이터는 모여 있어야 힘을 가진다.

● 뉴스타파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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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경유차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둔갑한 이유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경윳값’ 인상을 내놨다.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많이 만들어낸다는 이유다. 하지만 새누리당마저 경유값 인상에 반대하며 대책은 흐지부지됐다. 경윳차가 ‘갑자기 툭’ 미세먼지 주범이 된 사연을 CBS 김현정의 뉴스쇼 ‘훅뉴스’가 분석했다.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만드는 건 사실이지만 경유차가 주범으로 지목된 데에는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휘발유차는 애초에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환경부가 경유차의 미세먼지 배출을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경유차가 주범이라면 신규등록차 가운데 53%가 경유차인 유럽도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아야 한다.

진짜 이유는 환경부의 ‘반경유차’ 입장이다. 환경부 퇴직 공무원들이 경유 경쟁 연료인 LPG 산업계에 진출해 있으니까, 환경부가 경유차산업을 축소하려 한다는 것. 한마디로 관피아 때문에 미세먼지 주범으로 경유차가 지목됐다는 것이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처음부터 끝까지 구멍투성이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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