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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가 뭐길래: 한중 FTA와 원산지 판정

곽신영 관세사 뭐길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2012년 5월 협상을 개시했고, 수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쳐 연내 발효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2015년 11월 30일 국회 본회 막바지 표결에서 가결되었다. FTA 협정문에 따르면 국회 비준 통과 후 양 당사국이 합의하고, 서면통보로 확정 기간 내에 발효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변이 없는 한 연내 한중 FTA 발효가 예상된다.

뜨거운 관심의 타깃, 최대 수출대상국과의 FTA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대상국(전체 수출의 약 25%)이다. 이번 한중 FTA 발효로 인한 관세 철폐는 우리나라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2004년 4월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EU, 미국, 아세안 10개국 등 대부분의 교역상대국과 FTA를 통해 경제협력을 지속해서 강화해왔다.

이번 한중 FTA 발효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의 90% 이상에 해당하는 상대국과 FTA로 연결되었다. 이제 FTA를 제외하고는 수출 비즈니스를 논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다양한 국가와의 FTA가 이루어졌지만, 이번 한중 FTA는 발효도 되기 전부터 현장에서 수출입업체가 보내는 뜨거운 관심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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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의 정식 명칭은 ‘대한민국 정부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간의 자유무역협정’이다. FTA 협정문 상에는 육지, 내수, 영해 및 상공을 포함한 중국의 전체 관세영역에 대하여 적용된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홍콩, 마카오는 중국과는 별도의 관세영역으로 적용에서 제외된다. 수출자는 FTA를 통해 수출가격경쟁력을 강화하고 싶을 터이다.

그러나 실무상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내가 수출하는 물품이 FTA 협정상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다. 이는 원산지결정기준에 따라 판정이 된다. 일전에 FTA와 원산지결정기준에 대해 간략히 언급한 바가 있는데, 이번에 한중 FTA라는 주제를 다루는 김에 원산지 판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FTA에서의 원산지는 완전생산 기준

원산지는 통상적으로 어떤 물품이 성장하거나 생산, 제조 또는 가공된 국가로 물품의 국적을 의미하며 FTA 협정에서는 FTA 특혜세율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단순히 현품에 “Made In Korea”라고 찍혀있다고 FTA 특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FTA 협정마다 정해진 원산지 기준이 있고 이를 충족해야 가능하다.

물품의 원산지를 결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기준은 완전생산기준이다. 당해 물품 전부를 완전히 생산, 가공 또는 제조한 나라를 원산지로 인정하는 기준으로 보통 농수산물이나 광산물이 주요 적용대상이 된다. 물품의 생산과정에서 재료 투입이나 공정이 여러 국가에서 진행될 경우에는 FTA 체약상대국에서 발생한 생산과정 투입요소도 자국의 것으로 간주한다.

이를 재료누적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자동차 에어백을 생산하는데 인플레이터(에어백 가스 발생 장치)는 한국산을, 커버는 중국산을 사용했다면 한중 FTA 협정상 역내산(국내산)1 원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도장 스탬프

FTA에서 누적기준은 다음과 같이 인정된다.

  • 재료누적: 모든 FTA 협정에서 인정
  • 공정누적:  미국, 싱가포르, 칠레, 캐나다, 호주, 페루 등 몇 개 협정에서만 인정

재료누적 기준을 적용할 때 미소기준이라는 부가적 기준이 적용된다. 이는 협정세율 적용의 편의를 위해서, 제품에서 제품 생산과정에 사용된 비원산지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협정 별로 정한 최소 범위 내라면 원산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예외규정을 말한다. 한중 FTA의 경우 가격 또는 중량 기준으로 10% 범위 내에서 인정해주고 있다. 쉽게 말해 자동차 에어백이라는 제품에 역내산으로 인정되는 인플레이터와 커버 외에 역외산 재료인 쿠션이 9% 결합된다면 전체를 한국산 제품으로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역외가공 제품의 원산지 인정

또한 FTA 협정에서는 FTA 협정 당사국 한쪽이 제조, 가공을 위하여 자국의 영역 밖으로 반출하여 재수입한 물품으로서 일정 요건을 충족한 경우 원산지 물품으로 간주하기로 합의하고 있다. 이를 역외가공 기준이라고 한다. 한중 FTA의 경우 예외적으로 개성공단 가공 물품에 대하여 인정하고 있으며, 비원산지재료의 총 가치가 최종상품의 수출가격의 40%를 넘지 않을 경우 상품 전체에 대해 FTA 특혜 적용이 가능하다.

원산지증명서 발급 개요 페이지 중에서 (출처: Yes FTA 차이나-Info) http://china-info.customs.go.kr/info/info05.do

원산지증명서 발급 개요 페이지 중에서 (출처: Yes FTA 차이나-Info)

최종 생산품이 한 국가에서 완전히 생산되지 않고 여러 국가에서 가공단계를 거쳤을 경우에는 역내에서 당해 물품의 실질을 변형시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공정을 거쳐서 생산된 물품에 한하여 원산지 물품으로 인정된다. 완전생산기준을 보완하는 원산지결정의 일반 원칙으로 이를 충분가공원칙이라고 한다.

그럼 질문해보자.

Q. 제품 생산을 위한 재료들을 협정 비당사국으로부터 수입한 후 국내에서 단순 조립하여 중국으로 수출하였다면?

충분가공원칙에 따라 FTA 특혜를 적용받을 수 없다. FTA 협정상에서는 운송 및 저장을 목적으로 상품을 보전하기 위한 작업, 단순 조립, 포장, 분류 및 등급화, 혼합, 연마, 단순 절단, 세트 구성 등은 일반적으로 특정 작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특별히 생산되거나 설치된 특별한 기술, 기계, 도구 또는 설비가 필요하지 않은 “단순한” 활동으로 보고 원산지 불인정공정으로 구분하고 있다.

원산지 판정 또 하나의 원칙, 직접운송원칙

원산지를 판정하는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가 바로 직접운송원칙이다. 물품이 운송 도중에 다른 나라(제3국)를 경유하지 않고 원산지국에서 수입국으로 직접 운송된 경우에 한하여만 특혜관세 혜택을 부여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한중 FTA에서는 직접운송원칙을 일반원칙으로 두고 예외적으로 하역 및 재선적, 상품 보관 필요 등의 사유로 3개월 내(불가항력인 경우 6개월) 기간 동안 제3국 경유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 기간에 제3국 내 거래·소비 행위는 금지된다. 중국으로 수입할 경우 지리적·운송상의 이유로 홍콩을 많이 경유하게 되는데 홍콩이라는 물류허브의 특성상 장기간 보관 및 상품 분리, 거래 행위가 빈번히 발생하게 되므로 직접운송원칙 위반으로 인한 특혜 비적용 사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실무상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무역 컨테이너

원산지증명서 발급

FTA는 협정당사국간 무역 증진을 위하여 관세 등 규제를 철폐한 제도이므로 우리나라에서 발급한 특혜원산지증명서가 협정상대국인 수입국에서는 관세 특혜로 작용한다. 따라서 원산지가 제대로 판정되고 적절한 절차에 따라 원산지증명서가 발급되었는지를 심사하는 사후 검증도 강화되어 있다. 국내 수입업체가 관세법에 따른 의무를 위반한 경우 관세청 심사기관의 제재로 추징 등을 받지만, FTA 원산지 검증의 경우 수출국 세관 당국에 의한 사후 심사 또한 가능하다.

한중 FTA의 경우 다음과 같은 단계로 사후 검증을 한다.

  1. 중국 세관 당국이 주체가 되어 중국의 수입자로부터 원산지와 관련된 정보를 요청
  2. 한국 세관 당국에 원산지 검증을 요청
  3. 필요한 경우 수출자 또는 생산자에 대한 방문검증을 요청

원산지를 판정한 결과물이자 FTA 협정세율을 적용받기 위한 필수서류인 원산지증명서를 수출자가 직접 발급할 수 있도록 많은 협정에서 자율성을 부여함에 따라 사후 검증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미국 세관에 의한 직접검증이자 불시현장검증 방식을 택하고 있어 FTA 특혜를 받고자 무분별하게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했다간 사후 추징은 물론이고 무역 상대방과의 거래관계 유지에도 심각한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중 FTA에 대해서는 국내 수출입업체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여 관세청에서도 Yes FTA 차이나센터를 개설하여 필요한 내용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서울·부산·인천 등 각 본부세관별로 FTA 공익관세사를 지정하여 중소 수출업체의 FTA 활용에 대한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또한 Yes FTA 컨설턴트 제도를 만들어 컨설턴트인 관세사를 통하여 내부 생산 프로세스 파악을 통한 원산지 판정, 원산지증명서 발급 및 사후관리 등을 할 수 있도록 국가 지원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수출입업체 입장에선 FTA를 누락 없이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내부적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필요할 경우 조력자의 도움을 받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소외되는 산업에 대한 고민과 대책 필요

끝으로 새로운 FTA가 타결될 때마다 산업부문별로 득과 실을 따지게 되고,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일차산업군에서 반발이 심하게 일어나는데 이번 한중 FTA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글로벌 경제의 활로를 찾기 위한 국가전략이자 대세 흐름임에는 분명하지만,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다.

잘나가는 대기업의 첨단기술산업만 밀어주다 팔도강산의 볍씨가 마르지 말란 법도 없을 터이다. 다양한 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현 정부의 실질적인 고민과 대책을 기대해본다.


  1. 자유무역협정, 관세동맹 등과 같이 지역경제통합이 이루어진 지역 내에서 체약국 간에 통용되는 용어로 ‘역내산’이라는 말은 협정 내 ‘국내산’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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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곽신영
초대필자. 관세사

세금을 다루지만, 계산기를 싫어하고 재테크는 꽝인 평범한 관세사입니다. 관세법인 '청우'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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