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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캐스트를 어찌하오리까? [특집]

슬로우뉴스는 제3호 특집으로 네이버 뉴스캐스트와 온라인 저널리즘의 문제를 다룹니다. 뉴스캐스트를 둘러싼 포털과 온라인 저널리즘, 그 애증의 관계를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하고, 고찰할 예정입니다. 이번 3호 특집이 어느 한 편에 대한 단순한 비판과 성토가 아니라, 저널리즘을 고민하는 독자들과 함께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기회이길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어떤 병원에는 특별히 선택받은 51명만 들어갈 수 있는 특별병동이 있다. 들어가기만 하면 어떤 병도 고친다는 소문 때문에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하지만 정작 입원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밀려드는 환자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던 병원은 아예 새로운 환자는 더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렸다.

한 번 입원한 환자들은 절대 스스로 퇴원할 생각이 없다. 그뿐 아니다. 새 환자를 받는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병실이 비좁다며 난동을 부리고, 걸핏하면 퇴원하겠다고 큰소리를 친다. 하지만 정작 뒤에서는 어떻게 하면 일가친척 한 명이라도 더 데려올 수 있을지 궁리하느라 바쁘다. 요즘에는 환자들끼리도 서로 편을 나눠 격이 맞지 않는다는 둥 퇴원하라는 둥 싸우기까지 한다. 이런 이유로 병원 측이 아주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이 특별병동이 이렇게 인기 있는 이유는 병도 잘 고치지만 병원비도 무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병실에서 장사를 해도 병원 측이 모른 체 하고 있어 그야말로 임도 보고 뽕도 딸 수 있다. 일반병동에 만족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뒷돈을 받고 대실을 해주거나, 일반환자나 병원방문객들을 꾀어 입에 담기 어려운 요상한 물건들을 팔고 있다는 소문도 자자하다.

병원 게시판에는 벌써 몇 년째 일반환자들의 항의가 올라오지만, 병원 측은 묵묵부답이다. 마스크도 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특별병동 환자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외래환자들의 항의로 몇 명을 퇴원시키려고 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것은 병원이 할 일인데 환자더러 나가라고 한다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통에 없던 일이 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 데도 병원 측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특별병동을 이런 모양으로 만든 것도 병원이고, 들어오기 싫다는 환자들까지 기어이 모셔온 것도 병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3년이 넘도록 특별병동에서만 살아 이제는 나가서 살 수도 없는 환자들을 병원비 축낸다고 쫓아내기도 어려운 일이어서 병원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제목 때문에 이미 다들 눈치챘겠지만, 네이버 뉴스캐스트 문제를 병원 병동에 비유한 이야기다.

지난 12일 NHN(네이버)은 ‘뉴스캐스트의 전망과 과제’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언론정보학회 세미나의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네이버가 언론사를 초청해 뉴스캐스트를 어떻게 해야 할지 토론하는 자리였다. 뉴스캐스트를 시작한 지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공개적인 논의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언론사들은 이제는 어떤 식으로든 뉴스캐스트를 손봐야겠다는 네이버의 의지가 표현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현실 대안 찾지 못한 ‘뉴스캐스트’토론회

150여 명의 언론사 관계자들이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을 가득 채운 뜨거운 열기 속에 토론회가 진행되었지만, 이날도 별 뾰족한 해법은 제시되지 못했다. 발제를 맡은 학회 소속 교수들도 주제의 무게에 눌려 명확한 방향성과 결론을 제시하는데 망설이는 모습이었고, 토론 패널로 참석한 언론사 관계자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개선점을 찾아 나가자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할 뿐이었다.

아니, 해법은 여러 측면에서 제시되었지만, 네이버와 언론사가 당장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해법들뿐이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뮤즈얼라이브 이성규 대표의 진지한 제언도 있었고, 폐지밖에 답이 없다는 나의 용감무식한 제안도 있었지만, 어느 쪽이든지 양 이해당사자가 실행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로 보였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토론회

7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뉴스캐스트의 전망과 과제’ 토론회 모습. 미디어오늘 제공.

언론사를 대표해 나온 패널들에게는 애당초 대안 제시를 기대할 수 없었다. 뉴스캐스트를 폐지할 경우 당장 막대한 매출감소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폐지를 주장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현재의 뉴스캐스트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형편이니 지엽적이거나 원론적인 얘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네이버 역시 구체적인 방향 제시는 고사하고 입장 표현조차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토론에 참석한 윤영찬 NHN 미디어서비스실장은 뉴스캐스트가 어떤 식으로든 변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이미 마련된 어떤 생태계 자체를 쉽게 없앨 수가 있느냐. 그리고 그것을 네이버 마음대로 없앨 수가 있느냐. 그건 아닐 거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언론의 산소호흡기가 돼버린 뉴스캐스트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면서도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개편 방향에 따라 언론사들의 수익구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너무 커져 있기 때문이다. 어느 신문사에게는 뉴스캐스트가 영양제 정도에 불과하겠지만, 어느 신문에게는 떼는 즉시 사망을 불러올 수도 있는 산소호흡기일 수도 있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디지털타임스(91.03%), 지디넷(90.15%), 미디어오늘(93.21%), YTN(90.26%) 등 네이버 의존도가 이미 90%를 넘긴 언론사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오늘, 네이버 없으면 언론사 트래픽 반의 반토막 난다, 2012년 7월 10일) 한 언론사 간부가 토론회가 끝난 뒤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를 폐지한다면 언론발 민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한 말이 그냥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뉴스캐스트를 이대로 두기는 어렵다. 연성기사의 범람, 선정적인 낚시성 제목 달기, 악성코드, 언론사 사이트의 선정적인 광고 문제에 이르기까지 네이버 이용자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네이버도 2009년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여러 차례 서비스 방식을 바꾸어 왔다. 과도한 불만을 초래한 언론사들을 퇴출하거나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서비스 개선책을 찾으려고 노력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도해 본 개선책이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토론회에서 “폐지밖에 답이 없다”고 외친 뒤에 만난 한 언론사 고위관계자는 내게 “사전에 네이버와 조율한 것이냐?”고 물어왔다. 네이버가 내게 뉴스캐스트를 폐지하라는 주장을 해달라고 주문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불쾌한 일이기는 했지만, 나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를 의심하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이 모든 것은 네이버가 그동안 투명하고 솔직하게 일을 진행하지 않은 탓이다.

밥그릇 싸움에 소비자 목소리는 실종

이제 슬로우뉴스가 뉴스캐스트 특집을 하게 되면 내게 쏟아진 의혹의 눈초리는 슬로우뉴스로 확대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숱한 논란에도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것은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할 주체들이 한국의 온-오프라인 미디어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의 슈퍼갑인 네이버와 권력의 제4부인 언론이 벌이고 있는 밥그릇 싸움에 뉴스 소비자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다.

사실 병원에 불만이 있으면 환자가 떠나면 그만이다. 다른 병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네이버 병원이 가장 의술이 뛰어나다고 사람들 대부분이 생각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반 환자들이 떠나면 특별한 병도 없이 눌러앉아 있는 특별병동 환자들도 장사가 시원찮아 스스로 병원을 나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뉴스캐스트가 문제가 많다고 누구나 나서서 떠들지만, 네이버는 여전히 대적할 상대가 없는 국내 1위의 포털이며 뉴스캐스트 때문에 네이버를 떠났다는 사람은 극소수다. 아직도 절대다수 사람들에게 네이버와 인터넷은 동의어나 다름없이 습관적으로 네이버를 방문하며, 낚시인 줄 뻔히 알면서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경악’하는 미끼기사를 클릭하고야 만다.

모바일과 SNS가 포털의 뉴스유통 주도권을 빼앗아 갈 것이라는 예측은 숱하게 나온다.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 땅에서 네이버의 아성이 흔들리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한국의 온라인 저널리즘을 황폐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되지만, 온라인 ‘끝판왕’ 네이버는 스스로 변신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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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뉴스 편집위원

미디어와 IT벤처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저를 이끌어줄 후배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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