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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공포가 점점 더 확산하고 있습니다. 노환규 박사(전 의사협회장)가 메르스에 관한 과학적 접근법과 최신 정보를 전합니다. (편집자)

  1.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말하는 메르스
  2. 감추는 것이 불안을 키운다
  3. 떠도는 소문의 진실 
  4. 박원순 시장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5. 환자와 의료진에게 응원이 필요하다
  6. 중동과 한국의 차이
  7. 임산부 감염과 ‘메르스 룰렛’
  8. 사이토카인 폭풍, 젊으면 더 위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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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에 합성, 출처: Nesster, viewing back, CC BY SA)
(원본에 합성, 출처: Nesster, viewing back, CC BY 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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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2015년 6월 4일 오전 7시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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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소문의 진실

– 첫째, 실제 메르스 환자는 수백 명 이상? (아닙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메르스 진단에 최대 15~20일이 걸리고(사실 아님), 현재 메르스 진단통계는 약 2주일 전의 통계를 반영하기 때문에(사실 아님) 실제 메르스 환자는 수백 명 이상에 이를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아다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시행하는 ‘유전자분석을 이용한 메르스 진단’은 수 시간이 소요됩니다. 의심환자가 폭증함으로 인해 진단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이틀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간편한 진단키트를 임시 보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 둘째, 메르스는 돈에 눈먼 의사와 제약사의 합작품? (아닙니다)  

메르스는 돈에 눈먼 의사들과 제약사들이 만들어낸 병이니 염려할 것 없는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정반대입니다. 병원에서 곡소리 나고 있습니다.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제약사에도 도움이 안 됩니다. 병원 환자들이 떠나가니 제약사도 손해이죠.

Matthias Ripp, CC BY https://flic.kr/p/opGxp5
Matthias Ripp, CC BY

– 셋째, 영양보충제 뉴트리? (정상식사 불가능한 경우에만 도움) 

면역 활성화를 위해 영양보충제 뉴트리를 먹어야 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식사가 불가능하신 분에게만 도움이 됩니다.

– 넷째, 코 밑에 바셀린을 바르면 메르스 예방? (전혀 근거 없음) 

코 밑에 바셀린을 바르면 도움된다는 소문은 앞서 관련 글을 통해 전한 바와 같이 전혀 사실이 아니고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메르스 확진 환자 30명 → 35명

메르스 환자가 하루 사이에 5명 늘었습니다. 5명의 신규환자 중 3차 감염자가 2명 포함되어 있어 3차 감염자는 총 5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격리자는 총 1.364명으로 이 중 103명이 격리시설(병원)에, 1,261명은 자택에서 자가격리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http://www.vop.co.kr/A00000895121.html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서울삼성병원 메르스 환자 발생 발표 고의 누락 사실로 드러나

지난 2일 메르스가 확진된 삼성서울병원의 외과 의사(38)가 정부 발표에서 누락되었다가 프레시안의 보도가 나간 후에 뒤늦게 추가되었습니다. 이로써 질병관리본부가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메르스 확진 사실을 고의로 숨겼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정부기관인 질병관리본부가 특정 기업병원의 이해관계를 배려하여 메르스 통계를 조작했다면 이는 매우 중대한 사건입니다.

KCDCP

질병관리본부 체육대회

첫 메르스 감염환자가 확진된 다음 날인 2015년 5월 21일, 비상사태에 돌입했어야 할 질병관리본부에서 체육대회가 열린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컨트롤타워 부재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지 14일 만인 어제 3일,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민관 합동 긴급점검회의를 열어 주재했습니다. 그리고 청와대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메르스 종합대응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정부는 국민안전처와 복지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메르스 대책지원본부’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뒤늦게나마 다행인 소식이지만 얼마나 실행력을 가질지는 의문입니다.

컨트롤 타워
컨트롤타워? 얼마나 실행력을 가질지 의문입니다.

보건소의 현실

어제(6월 3일) 언론 기사 중 일부입니다.

2일 오후 서울 Y구 보건소. 한 20대 여성이 “내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에 걸린 것 같다”며 찾아왔다. 보건소측은 이 여성을 대기하게 했다. 일반 직원이 다가서더니 구두진료인 문진만 하게 한 후 “메르스가 아니다”고 말하고 돌려보냈다.

Y구 보건소에는 무엇보다 감염 의심 환자를 위한 전용 대기실과 화장실이 없었다. (…중략…) Y구 보건소측은 그 이유를 묻자 별다른 해명도 없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서 일반인에 배포하기 위해 제작했다는 전단지만 내놓았다.

– 아시아경제, [메르스공포]’공포’ 확산…서민들이 찾는 보건소 직접 가보니 (2015년 6월 3일) 중에서

핑퐁식 환자 떠넘기기

보건소와 메르스 지정대학병원이 서로 환자 떠넘기기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의사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올라온 글 일부입니다.

“메르스 의심환자를 보건소에 연락했더니 C 대병원으로 보내라 하고, C 대병원에 연락했더니 우리는 진단도 안 되고 치료도 안 되니 보건소로 보내라 하더라. 다시 보건소에 연락했더니 그럴 리가 없다면서 C대병원이 뭘 모르고 그러는 거라고 하더라. 도대체 어쩌라는 거냐.”

전용 병원과 격리시설

정부는 뒤늦게나마 어제(6월 3일) 전용 병원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용 병원의 가동은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전에 공공의료기관의 기능정립이 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조기실행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격리시설의 준비 역시 님비(NIMBY; 공익적 일이도 자기 지역의 이익에 반하면 반대) 현상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설득과 보상을 병행함으로써 반드시 추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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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2015년 6월 3일 오후9시 30분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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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

메르스 공포가 전국을 휩쓸고 있습니다. 메르스가 ‘팬더믹'(pandemic; 전국적인 유행병)은 아니지만, 메르스 공포는 가히 팬더믹급입니다. 제 지인마다 전화가 와서 제게 위험성에 관해 물어봅니다. 학부모의 불안 때문에 전국 544개 학교가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모두 정보가 목마른 상태인데, 정부가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인들은 “질병관리본부의 그 누구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이 정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고 지금의 공포는 그 결과입니다.

정부가 감추면 국민은 더 두려워집니다. 불안에 떠는 국민에게 있는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고 메르스 퇴치를 위해 모두 힘을 합해줄 것을 호소하는 지도자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대규모 휴교령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의학적 판단이지만, 국민의 공포를 정부 스스로가 자초했기에 그 불안에 떠는 이들을 탓하기 어렵습니다.

책임을 회피하는 일은 책임을 지는 일보다 쉽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옳은 일이 아닙니다. 지금 보건의료에 관한 한 무정부 상태와 다름이 없습니다. 누군가 책임을 지고 소신 있게 옳은 정책을 밀어붙여야 합니다.

국내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추가로 늘어난 2일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직원이 적외선 발영 감지 카메라를 이용해 입국자의 체온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http://www.vop.co.kr/A00000895121.html
국내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추가로 늘어난 2일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직원이 적외선 발영 감지 카메라를 이용해 입국자의 체온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환자 발생 발표 고의 누락 의혹

오늘 오후 4시경 프레시안에 ‘삼성서울병원 의사 메르스 확진, 정부 은폐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의 의사가 2015년 6월 2일에 메르스 확진을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정부가 이를 고의로 누락하고 발표한 의혹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후 6시 반 TV조선에서 공개적으로 또다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비공식적으로 삼성서울병원 관계자에게 확인한바 사실이었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러자 2시간 후 뉴스타파는 서울시 관계자가 위 의혹이 사실임을 인정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아래 링크 참조)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6월 4일 현재 사실로 밝혀짐. – 편집자). 정부가 고의로 메르스 환자를 누락해 발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서울병원이 질병관리본부에 보고를 누락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메르스 검사는 지금까지 질병관리본부만이 할 수 있고, 그렇다면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검사결과도 질병관리본부가 직접 한 것이며 그 결과도 질병관리본부만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병원 질병관리본부

이런 문제에 대해 정부는 감추어서도 안 되고 정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더더욱 안됩니다.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메르스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지금 지휘부의 역할이 실종된 데 이어 이제는 거짓말까지 하는 것이 드러난다면 그다음은 정말 상상하기에도 암울합니다.

감염학회의 정보 공개 반대 의견 

의료기관 공개는 정부가 공개해야 할 많은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감염학회가 불필요한 혼란이 일 것을 염려하여 메르스 관련 병원정보공개는 의료진들에게만 허용하고 일반 국민에게는 알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취지와 어려움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국민의 알 권리는 중요하며 정보 비공개가 불안을 확산시킨다는 것에 대한 저의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의 생각은 제 주위 대다수 의사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단, 의료기관 정보공개와 함께 ‘병원 방문 시 감염 가능성의 크기와 실제 위험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국민에게 함께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Truthout.org, CC BY
Truthout.org, CC BY

휴교령

544개 학교가 휴교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학부모가 요청하면 학교 측은 따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누구도 책임질 수 없으니까요. 동의하는 일은 쉽습니다. 책임을 회피할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대규모 휴교령은 적절하지 않은 결정입니다. 현재로써는 그렇습니다.

이 글로써 제가 비난을 받더라도 사실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공포심을 이해는 합니다. 워낙 정부가 불신을 키웠고, 정보가 부족하고 정부를 신뢰할 수 없는 국민은 자신을 스스로 지키는 자구책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퍼블릭 도메인

병원 방문과 위험성

오늘 80이 넘으신 고령의 제 부모님 두 분은 수원의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오셨습니다. 병원에 환자가 너무 없어서 가자마자 진료를 일찍 받을 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메르스에 감염되고 증세가 있는 환자가 발견되지 않는 한, 병원의 외래진료를 통해 메르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크게 낮아 아직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격리시설

우리는 지금 지정 공공병원과 격리시설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홍콩은 메르스 환자 1명이 거쳐 간 곳에 불과하지만, 휴양시설을 격리시설로 지정하고 그곳에 격리했습니다. 우리는 확진 환자가 30명, 격리환자가 1천 명이 넘어가는데 격리시설이 없습니다.

격리시설은 집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수용소가 되어서도 안 되며 격리 저항을 일으켜서도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홍콩의 초기대응은 부러울 따름입니다. 참고로 아래 인용문은 홍콩의 격리시설을 설명하는 언론기사입니다.

“맥리호스 휴양촌은 홍콩 레저·문화사무서(康樂及文化事務署) 산하 휴양소로 3∼15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갈로로 구성돼 있으며 총 수용 규모는 280명이다. 방갈로는 거실과 침실, 샤워시설을 갖춘 화장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휴양촌에는 수영장과 테니스장 등 각종 휴양 시설을 갖추고 있다.”

– 연합뉴스, 중국·홍콩, 메르스 확진자 접촉 56명 격리…한국인 8명(종합) (2015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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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1. 메르스에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려요!

  2. 우울증, 치매, 조울증, ADHD, 자폐, 광황장애, 틱장애, 불면증, 학습장애

    정신적인 문제, 양극성장애, 두통, 뇌경색, 스트레스, ADHD, 뇌졸증

    등 이런것은 대부분 뇌의 영양결핍으로 생기는 것입니다.

    메리스바이러스도 음..면역력으로 대처를..하면 좋겠어요

    15일정도 드시면 완화되는데…음..

    카스 : ana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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