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고속도로는 민간 용역업체 제안.”
- 용역업체들(동해기술공사와 경동엔지니어링)이 문재인 정부 때 선정됐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양평군 제안이었다고 했는데 말이 바뀌었다.
- 한겨레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했다. 대안 노선이 나온 게 2022년 5월, 공교롭게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던 시점과 겹치는 게 이상하다는 이야기다. 경향신문은 강상면 종점은 최종 보고서에만 있다고 지적했는데 국토교통부는 “내부 검토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양평은 없고 양편만”이란 표현을 썼는데 논점일탈이면서 유체이탈이다.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가 문제고 “대화할 수 있는 규범이 사라졌다”는 진단이지만 질문을 던지고 실체를 밝히는 게 언론의 책임이고 정부는 계속해서 설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 김희원(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 실장)은 고속도로 백지화 폭탄을 던진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을 겨냥해 “누가 봐도 ‘오버 액션’”이고 “몸값을 키웠다고 착각하겠지만 더 큰 정치의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학을 신봉하는 조선일보에 빠진 이야기.
- 요즘 부쩍 과학을 강조한다. 한현우(조선일보 문화전문 기자)는 “오염수도 라돈침대처럼 잊힐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고 조형래(조선일보 부국장)는 “과학은 사라지고 현수막 전쟁과 괴담 공방전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윈스턴 처칠이 과학자를 신뢰했다는 사족도 곁들였다. 사설에서는 “후쿠시마 인근 바다 물고기를 계속 섭취할 경우 늘어나는 피폭량이 아파트 1층에서 살다가 4층으로 이사할 때 늘어나는 피폭량의 28만 분의 1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민들이 과학을 몰라서 오염수를 반대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 경향신문 김기범(경향신문 차장) 칼럼이 이에 대한 적절한 반론이 된다. “일본 정부 입장에 경도돼 과학적 불확실성을 무시하는 과학자, 정치가들의 기만행위와 반대로 상식과 양심을 갖춘 과학자, 시민들의 인류와 해양 생태계의 미래에 대한 우려 사이의 간극이 바로 오염수 해양 투기로 인한 사회적 갈등의 본질일 것이다.”
- 과학 잡지 ‘사이언스’에 실린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논문 가운데 일부다. “(오염수에) 무엇이 들었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 “도쿄전력은 저장탱크의 4분의 1에서만 소량의 물을 채취해 농도를 측정했을 뿐”이고 “여과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지적이다. 미국 해양연구소협회도 “일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적절하고, 정확한 과학적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엘리엇 취소 소송, 삼성이 원한다.
- 재미있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낸 소송에서 패소해서 1500억 원 정도를 물어줘야 하는데 취소 소송 시한(7월17일)이 얼마 안 남았다.
- 취소 소송이 받아들여질 리 없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지만 일단 취소 소송을 내면 지금 이재용(삼성전자 회장)의 재판에서 유리한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한겨레는 “법무부가 자기 모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삼성물산 뇌물 사건은 윤석열(대통령)과 한동훈(법무부장관)이 검사 시절 했던 수사다. 수사는 잘 했고 박근혜와 이재용이 감옥에 갔다가 풀려났다. 그런데 이제 정반대의 논리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 질 게 뻔하지만 그렇다고 취소 소송을 내지 않으면 굴욕적인 패배를 인정하는 모양새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조국과 추미애 신당 창당설.
- 조응천(민주당 의원)이 흘렸다. “개딸들을 포함한 강성 지지층들은 아마 열광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추미애는 총선을 넘어 대권까지 노릴 거라는 분석도 흥미롭다.
- 조민이 고려대와 부산대에 낸 소송을 취하했고 의사 면허도 포기하겠다고 했다. 조원은 대학원 학위를 반납했다. 조선일보가 인터뷰한 익명의 민주당 의원은 “광주 같은 곳에서는 무소속으로 나와도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전 역주행.
- 문재인 정부 때 백지화한 원전도 다시 살릴 거란 이야기가 나온다.
- 경향신문은 “세계적으로 원전 비중이 줄어드는데 한국만 나홀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세계 원전 비중은 2000년 17%에서 지난해 9%까지 줄었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의 원전 비중을 23%에서 35%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 20기의 원전이 더 필요하게 된다.
집값 49주째 하락, 통계가 이상하다고?
-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부동산원은 7주 연속 상승했다고 하고 KB국민은행은 49주 연속 하락이라고 한다. 각각 3만 가구와 6만 가구가 표본이라 태생적 한계가 있다는 게 조선일보 분석이다. 7월3일 기준으로 한국부동산원은 0.03% 상승, KB국민은행은 0.02% 하락으로 차이가 크지는 않다.
- 이창무(한양대 교수)는 “공공 데이터를 개방해서 통계의 정확성 경쟁을 벌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면플레이션은 담합 맞지만 직접 압박하는 건 하수.”
- 독과점 연구 권위자라는 신광식(김앤장 이코노미스트)의 말이다. 라면 가격 인상을 묵시적 담합이고 이윤 주도 인플레이션이라고 본다. “고수라면 경쟁을 촉진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정부 권한을 강화하지 말고 이해관계자나 시민권리를 강화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법과 대안.
빨간불 잔여 시간 표시 신호등, 교통사고 67% 줄인다.
- 전체 25만 개 가운데 218개 밖에 안 된다. 바뀌기 전에 미리 건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어차피 몇 초 안 남았다면 기다리는 게 사람의 심리다.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
- 녹색불에 시간 표시를 하는 신호등은 14만 개다.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삶을 버티게 됐다.”
- 서울신문이 조력 사망을 지원하는 디그니타스(Dignitas)에 가입한 한국인들을 만났다. 골수이식 대신에 안락사를 선택한 한 환자는 “버킷리스트가 잘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스위스에 무난히 갈 수 있는 체력이 남아있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다.
- 다른 환자는 15개월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거부했는데 지금 3년이 지났다. 의사가 완치는 어렵고 시간을 버는 거라고 했지만 오히려 더 오래 살아남았다. 의사에게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부담스러워 편지를 썼다고 한다.
- 진통제를 하루 24알씩 먹는 다른 환자는 “하루하루 사는 게 고문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안락사 외에 통증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의사가 “곧 신약이 나올 테니 3년만 참아보자”고 했지만 역설적으로 “마지막 선택권이 주어지니 삶에 최선을 다하게 됐다”고 한다.
- 취재 후기에 이런 대목이 있다. “모두가 인간답게 살다가 인간답게 죽는 걸 원하지만 잘 죽는 사람은 많지 많다. 어떤 것이 좋은 죽음인지 우리 사회가 성역 없이 고민하고 토론해 봤으면 한다.”
간호사 수 늘렸더니 나타난 변화.
-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 이상을 보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있다. 중환자실에서는 간호사 1명이 환자 2명을 본다.
- 1999년 도입 이후 간호사 수가 3000명 수준에서 1만 명까지 늘었다. 병원의 수익이 줄어들 거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5년 동안 병원들 순이익이 두 배로 늘었다. 합병증이 줄고 입원 기간도 줄었다.
- 한국은? 종합병원은 1인당 16.3명의 환자를 보고 일반 병원은 43.6명을 본다. 보건의료노조가 13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4만5000명이 참여한다.
탄소 포집, 성공 사례가 없다.
- 캐나다의 바운더리댐은 탄소포집과 저장 설비(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를 도입한 석탄발전소다. 100만 톤의 탄소를 포집하겠다고 해서 세계적으로 벤치마크 모델이 됐지만 결국 실패했다. 8년 동안 포집률이 55% 수준에 그쳤다.
- 배기 가스를 아민이라는 촉매와 접촉시켜야 하는데 석탄재가 아민을 분해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고 한다. 효율이 크게 떨어졌는데 석탄재를 걸러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캐나다 정부는 CCS 추가 설치는 없다고 공식화했다. 재생 에너지보다 비용은 더 들면서 탄소 배출도 줄이지 못했다.
- 미국의 탄소 포집 플랜트 13곳 가운데 10곳이 포집 목표를 맞추지 못했다. 한국의 중부 발전 3발전소도 포집률이 50% 밖에 안 된다.
- 탄소를 줄이기 위해 탄소를 배출하는 역설적인 상황이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주장도 있다. 20톤의 탄소를 배출하면서 100톤의 탄소를 포집한다면 그만큼 효과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오늘의 TMI.
압구정동-성수동 한강 보행로 만든다.
- 1km 길이다. 2500억 원이 드는데 압구정동에 50층 안팎의 초고층 미니 신도시를 짓고 재건축 조합이 기부채납으로 부담한다. 전체 가구의 10% 1200가구가 임대 주택으로 나온다.
- 조선일보는 벌써부터 ‘압구정 힐스’와 ‘성수동 밸리’라며 고무된 모습이다. 요즘 오세훈(서울시장)과 죽이 잘 맞는다.
K-기업가 정신? 폐교 마케팅.
- 삼성과 LG, GS, 효성의 사업보국 철학이 발원했다는 경남 진주시 승산 마을. 원래 천석꾼 마을로 불리던 곳이다. LG와 GS의 창업주 구인회와 허만정이 이곳에서 태어났고 사돈을 맺었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도 이곳에서 구인회와 함께 초등학교를 다녔다.
- 이들이 다닌 지수초등학교가 인구 감소로 폐교돼 9년 동안 방치돼 있다가 ‘K-기업가 정신 교육센터’로 살아났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은 있지만 덕분에 인구 34만 명의 진주에 외국인들이 북적거린다고 한다.
물 따뜻해지니 상어가 몰려왔다.
- 해수욕장마다 비상이다. 백상아리는 동해에서 보기 어려운 어종이었는데 수온 상승에 따라 올라왔다고 한다. 백상아리는 사람도 공격한다.
- 속초에서는 그물망을 쳤고 포항에서는 수상 오토바이에 상어 퇴치기를 배치했다.
프리고진 반란 닷새 뒤 푸틴 만났다.
- 두 사람의 관계는 정말 이해불가다. 벨라루스에 머물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크렘린궁이 둘이 만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권력층의 동요가 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프리고진을 죽이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싶었겠지만 프리고진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 강윤희(국민대 교수)는 “프리고진의 반란은 푸틴 제거를 목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읍소나 청원에 가까웠다”면서 “푸틴도 지금 이 순간 프리고진을 암살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먹태깡 품절 대란.
- 1주일에 100만 봉이 팔렸다. 출시 첫 달 10억 원을 넘으면 히트 상품이라고 하는데 1주일만에 넘었다.
- 일부러 판매 물량을 제한해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헝거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과자는 생산 라인이 각각이라 아무리 인기가 좋아도 생산 물량을 한꺼번에 늘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 가장 많이 팔린 과자 1위는 농심 새우깡(575억8200만원), 2위는 오리온 초코파이(404억7천만원), 3위는 해태 홈런볼(403억1500만원), 4위는 오리온 포카칩(381억4500만원), 5위는 롯데 꼬깔콘(378억6200만원) 등이다. 한때 ‘품절 템’이었던 허니버터칩은 14위다.
연두색 번호판 앞두고 수입차 법인 구입 늘었다.
- 1억5000만 원 이상 고급 수입차가 올해 상반기에 1만5926대 팔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어난 규모다. 3억 원 이상 수입차 925대 가운데 748대가 법인 명의였다.
- 8억 원이 넘는 롤스로이스 팬텀 익스텐디드는 10대 가운데 8대가 법인차, 5억 원 상당의 컬리넌 모델도 85대 가운데 77대가 법인차였다.
- 9월부터 법인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된다. 회사 차 타고 다니며 부자 행세를 하기 곤란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밑줄 쳐가며 읽은 칼럼.
IAEA 보고서가 믿음을 주지 않았던 이유.
- 지난 4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 발표 때와 비교해 보자. 한 달 전에 일정을 공개하고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고서 저자들이 모두 나와 질문에 답변했다.
- 그런데 IAEA는? 일본에 가서 총리에게 보고서 전달하는 인증샷을 찍고 홈페이지에 올려놨다.
- 김정수(한겨레 선임기자)는 “용역 수행자가 용역 발주자에게 용역 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을 연상시키는 이 이벤트는 보고서의 성격을 드러낸 상징적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 기자회견은 없었고 잘 써줄 것 같은 언론사를 골라서 인터뷰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연합뉴스, 한국일보, JTBC 5개 언론사다. “마실 수도 있고 수영도 할 수 있다”거나 “오염수보다 북핵이 더 문제다”라는 등의 발언을 과학적인 설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비판적인 언론을 만나 인터뷰했다면 이런 한가한 답변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저질 정보 넘치는데 양질 정보는 유료화 벽 안에.
- 가디언 편집국장을 지낸 앨런 러스브리저의 말이다. 양질의 뉴스는 엘리트의 것이 되고 대중은 허위 조작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은 “KBS까지 바닥을 향한 경쟁에 나서면 허위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대중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믿을 수 있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맛없는 분식점 같은 대학들.
- 메뉴는 많은데 먹을 게 없고 그래서 유명한 집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문턱을 넘는 데 연료를 소진하고 문턱을 넘는 게 끝인 것처럼 구조가 설계돼 있다.
- 장대익(가천대 교수)은 “그동안 우리는 학생들에게 킬러 문항을 던져주고 마치 ‘오징어 게임의 탈락자를 관람하는 방관자처럼 살았다”면서 “킬러 문항은 대학으로 넘기고 그들이 풀게 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의 반갑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늦은 각성.
- 손호철(서강대 교수)의 통렬한 비판이다. 문재인 정부 때 노란봉투법을 외면했던 민주당이 정권이 바뀐 뒤 밀어붙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를 흔들어 일 못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라는 게 김기현(국민의힘 대표)의 말이다. 손호철은 “헐리우드 액션이란 김기현의 비판에 일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 “아니 김기현이 틀렸을 수도 있다. 자신들(민주당)이 집권했고 국회 다수의석을 차지했던 2020년 7월14일부터 2022년 5월9일까지는 몰랐는데, 정권을 내주고 나니 갑자기 노란봉투법이 노동자 생존권을 위해 필요한 법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을 수 있다.” 손호철은 “역사적 사명을 방기한 원죄는 남는다”고 지적했다. 지금이라도 잘 하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