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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_pb_column type=”4_4″][et_pb_text admin_label=”Text”]공공뉴스포털에 대한 논의를 환영한다. 우리에게는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안 포털이 필요하다는 수준을 넘어 좀 더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 번째 질문. 언론사들이 모여서 새로운 포털 사이트를 만들면 떠났던 독자들이 몰려올까.
  • 번째 질문. 그 새로운 포털은 네이버나 다음과 무엇이 다를까.
  • 번째 질문. 그 새로운 포털은 위기의 저널리즘구원할 수 있을까.

세 가지 질문은 모두 연결돼 있다. 네이버나 다음과 확실하게 다른 뭔가를 보여줄 수 없다면 새로운 포털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독자들의 불만은 뉴스에 있지, 포털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포털이 좋은 뉴스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서 여론이 왜곡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렇다면 새로운 포털에서는 뉴스를 어떻게 다르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를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뉴스포털, 고쳐 쓸까 새로 만들까?

과거 네이버 뉴스캐스트 시절 언론사에 뉴스 편집을 맡겼더니 온갖 낚시와 어뷰징 기사가 쏟아졌다. 그래서 알고리즘에 편집을 맡겼더니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독자들이 뉴스 채널을 선택하는 지금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언론사가 요구한 아웃링크는 다음이 먼저 도입했고, 네이버도 새해 도입할 예정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이라는 불확실한 (출처라고 할 수 없는) 출처로 기사를 썼던 2014년 언론의 모습. 커뮤니티 발 ‘믿거나 말거나’ 소식이나 교차 검증  없는 커뮤니티 받아쓰기 기사들은 2014년이나 2022년 지금이나 여전하다. (출처: 충격 고로케, 2014년)

여기에서 다시 질문이 필요하다. 우리가 새로운 포털을 만들어서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가. 한국 국민들이 포털에서 뉴스를 보기 때문에 문제라면 포털이 뉴스를 다루지 못하게 만드는 게 근본 해법이겠지만,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네이버와 다음이 진짜 중요한 뉴스를 보여주지 않는 게 문제라면, 그걸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누군가는 네이버가 보수 편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는 그 반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뉴스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공정성 논란을 피하려면 기사를 등록한 순서대로 죽 늘어놓고 업데이트만 하면 된다. 하지만 속보와 단신, 기획 기사가 구분되지 않고 기사 중요도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타임라인이 엉망이 될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에 쏟아지는 뉴스가 하루에 6만 건에 이른다. 언론사마다 동일하게 노출 비중을 둔다면 메이저 언론사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겪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기자 수나 기사 건수로 비율을 나눌 수도 없다. 사람이 편집하거나 알고리즘에 맡기면 네이버나 다음이 부딪혔던 편향성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하루 6만 건, 어떤 뉴스를 보여줄 것인가

포털이 언론사에 수익 배분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문제라면, 이건 새로운 포털을 만들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네이버나 다음보다 강력한 포털을 만들어서 독자를 빼앗아 오고 언론사에 더 많은 수익을 안겨 준다는 건 몽상에 가깝다. 한때 네이버나 다음이 뉴스를 다루지 못하게 만드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맞다. 정부광고를 공공포털에 쏟아 붓고 구독자 수에 따라 언론사에 배분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오히려 뉴스 소비의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

우리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세금을 들여 만든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지루한 서비스를 숱하게 알고 있다. 분명한 것은 공공포털이 네이버와 다음에 맞설 만큼 충분한 독자 수를 확보하려면 네이버와 다음에 없는 혁신적이고 매력적인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를 편집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건 네이버와 다음의 자의적인 편집이 공정하지 않거나 편향적이라는 문제의식 때문이겠지만, 애초 좋은 뉴스를 선별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면서 뉴스 서비스의 차별화를 모색하는 건 모순이다.

공공포털의 논의를 진전시키려면 네이버와 다음이 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석해야 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진짜 뉴스에 대한 갈망이 있다. 낚시 기사와 악플에 지치고 극단을 오가는 논쟁에 피로를 느끼고 있다. “해장국 언론”(강준만)을 찾는 게 우리 모두의 본성이지만, 읽어야 할 기사를 읽게 만드는 게 포털의 공적 책무다. 읽어야 할 기사가 무엇인지를 선택하고 제안하는 것이 포털의 경쟁력이다. 불편한 진실을 들여다보고 논쟁을 끌어내고 의제가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게 포털의 진짜 힘이다.

△ 네이버는 11월 17일 뉴스 콘텐츠 제휴 언론사를 대상으로 ‘2022 미디어 커넥트 데이’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네이버는 뉴스 구독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상과 향후 방향성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2023년 4월부터 언론사 선택에 따라 아웃링크를 도입한다면서, 아웃링크를 선택할 시 언론사 편집과 기사 본문에 해당하는 광고 수익은 제외된다고 밝혔다.  (출처: 네이버)

공정성은 적극적 선택과 토론으로 가능

공정성은 치열한 고민과 실험 끝에 겨우 이르는 것이지, 판단을 해야 할 때 한발 뒤로 물러나 있다고 해서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쟁점을 뭉개고 논쟁을 외면하는 것이 공론장에는 더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정성은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적극적 선택과 토론으로 가능하고, 공공포털 논의는 결국 뉴스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서 출발해야 한다.

네이버와 다음이 오랜 시행착오 끝에 선택한 것처럼 독자가 채널을 선택하고 언론사가 주요 뉴스를 선별해서 제안하는 큐레이션 모델을 우선 검토할 수 있다. 독자 추천을 반영해 노출 비중을 결정할 수도 있다. 투명성이 보장돼야 하고 어뷰징을 막는 장치가 필요하다. 독자가 알고리즘 필터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진보 성향의 뉴스와 보수 성향의 뉴스를 교차해서 볼 수 있는 옵션을 주거나 다양성 필터나 공정성 필터를 두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보고 있는 기사에 대한 다른 견해를 같이 읽도록 추천하거나 팩트 체크 기사해결 지향 기사로 넘어가도록 제안할 수도 있다. 미디어 바우처도 여전히 살아 있는 아이디어다. 소수자 문제나 기후 변화를 다루는 독립언론이나 뉴스의 사막을 지키고 있는 지역신문에 세금이 쓰인다면 그것만으로도 공공포털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안포털과 새로운 뉴스 생태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보자.

공공포털 논의는 결국 뉴스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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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언론 관련 이슈를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토론할 목적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언론포커스’ 칼럼으로,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의 필자는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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