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box]
7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손 안의 도청장치” – 카톡 해킹 직접 시연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전문용어의 남발로 많은 사람이 이 논란을 자기 일이라 여기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사안을 쉽게 풀어주는 것이다. 해킹 프로그램을 직접 시연한 JTBC 뉴스룸 보도가 대표 사례다.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보안전문가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는 카카오톡 해킹 프로그램을 직접 가동했다. 손석희 앵커가 메시지를 보내자 이 메시지 내용이 권 대표의 PC 화면에 자동으로 뜬다. 메시지 내용뿐만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손석희 앵커의 얼굴까지 실시간으로 보인다. 마이크를 통해 목소리까지 다 들린다. 심지어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까지 제3자가 다운로드할 수 있다.
화면을 꺼도 이런 추적을 피할 수 없다. 스마트 폰을 아예 꺼버리지 않은 한 악성 코드가 카메라와 마이크 등을 움직여 감시 대상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업체를 찾아가기 전까지는 해킹당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기술발전이 가져온 감시사회의 한 단면이다.
- JTBC 뉴스룸 – “휴대전화 화면 꺼져도 정보 빼가”…카톡 해킹 시연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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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성혼 승리의 비밀, ‘다수파’ 전략
2015년 6월 26일 미국 연방 대법원은 동성애 결혼 합헌 결정을 내렸다. 퀴어퍼레이드에도 온갖 혐오를 쏟아내는 대한민국에 비하면 확실히 진보적이다. 기독교 사회로 지독하게도 보수적인 미국에서 이런 결과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시사IN이 미국에서 동성결혼이 인정받게 된 과정을 분석했다.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블로거인 앤드루 설리번. 그는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이자 보수주의자다. 그는 동성애자들의 목표를 시민결합이 아닌 결혼으로 설정한다. 동성애자 그룹이 이성애자와 자신들의 ‘차이’를 강조할 때, 그는 “우리가 그들과 같다고 설득하자”는 다수파 전략을 내놓았다. 설리번은 ‘사랑의 동등함’, ‘사회적 책임’, ‘전통의 존중’, ‘일부일처제로의 진입’을 끊임없이 내세웠다. 그 결과 동성혼은 정체성이 아닌 인간의 기본권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공화당 내 자유주의자 그룹은 이 다수파 전략의 지지자가 됐다. 공화당 지지층에서 동성혼 찬성여론은 30%까지 올라갔다. 설리번의 다수파 전략을 성공하게 한 사람이 오바마다. 오바마 대통령은 철저하게 ‘같음 전략’을 시도했다. 그의 동성혼 지지는 재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동성혼은 보수적인 기획에서 시작했으나 그 결과물은 급진적이었다.
- 시사IN – 한 동성애 보수주의자의 ‘역사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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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목 잘 뽑고 싶다면 잊지 말아야 할 3가지
글에서 제목은 첫인상이다. “기사 앞부분 몇 줄만 읽어보면 대충 제목이 떠오른다”는 안충기 중앙일보 섹션&디자인부장이 뇌리에 첫인상을 남길 방법을 소개한다. 세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 ‘무조건 간결’
- ‘어쨌든 쉽게’
- ‘심각하면 지는 거야’
물론 이 세 가지 원칙에 앞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품위’다.
안 부장은 “인터넷에 흔한 낚시제목처럼 튀는 용어들로 떡밥을 던지면 반응이야 금세 오겠지만, 지면은 삼류 찌라시가 되어버린다.”고 말한다. 온라인에는 다음 세 가지 원칙이 지배하는 것처럼 보인다.
- ‘무조건 자극적’
- ‘어쨌든 자극적’
- ‘품위지키면 지는 거야’.
트래픽(조회 수)를 위해서는 삼류 찌라시가 되어도 좋다는 걸까?
- 중앙일보 J플러스 – 데스크 칼럼 – 제목을 잘 뽑는 3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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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국익’이라는 황당한 논리
지난 17일 삼성 승계구도의 사활이 걸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이 통과에는 삼성의 승리 = 합병 = 곧 국익이라는 논리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삼성과 언론은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의 문제 제기를 투기자본의 침략 야욕으로 규정했다. 합병이 결정된 이후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총동원돼 삼성의 후계 체제 안정을 도와준 셈”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러한 프레임은 옳았을까. SBS 취재파일은 먹튀 프레임이 안 먹히자 국익 프레임으로 전환됐다고 지적한다. 삼성물산의 합병 관련 홈페이지에는 태극기 그림까지 걸렸다. 합병을 공정하게 하라는 주장이 투기자본의 국내 경영권 탈취 시도로 이어지고, 공포 마케팅은 황금주, 포이즌 필,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이번 사태는 거꾸로 삼성의 취약함, 그리고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한 한국경제의 취약함을 잘 드러냈다. 삼성은 정당성이 부족한 승계과정에 ‘국익’이라는 무적의 논리를 가동했다. 과연 다음에도 이 논리가 먹힐까.
- SBS 취재파일 – 삼성이 아니었다면, 엘리엇이 아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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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담뱃값 올려 흡연율 줄었다? 복지부 ‘꿰맞추기’ 통계
정부는 담뱃값을 올리겠다며 그 이유로 ‘국민건강’을 꼽았다. 지금도 그렇게 주장한다. 복지부는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5월 27일~6월 1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2,544명을 대상으로 ‘흡연실태 수시조사’를 벌인 결과 성인 남성 흡연율이 5.8%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한국일보가 이 통계의 허점을 하나하나 짚었다.
5.8%포인트 감소를 말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해 이런 조사를 한 바가 없다. 5.8포인트 감소는 ‘최근 1년간 담배를 끊었다’고 말한 사람의 숫자에 불과하다. 게다가 복지부는 담뱃값 인상 이전에 금연한 사람도 통계에 넣었다.
게다가 담배를 끊었다고 말한 사람의 숫자도 78명으로, 표본 자체가 너무 적다. 흡연율 공식통계인 국민건강영양조사는 매년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왜 정부는 이런 엉터리 통계를 발표하는 걸까. 담뱃값 인상의 이유가 ‘세금인상’이라는 점을 감추기 위해서일까.
- 한국일보 – 흡연율 줄었다지만…복지부 통계 허점투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