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실용성보다는 개념의 정립과 연구의 대상인 양자(퀀텀)컴퓨팅을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양자컴퓨팅의 등장과 발전
양자컴퓨팅은 양자 역학 프로세스를 이용해 전에 없었던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술이다. 양자컴퓨터의 개념은 1980년 폴 베니오프가 양자 역학을 계산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 후, 198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차드 파인만 교수가 양자컴퓨터라는 단어를 고안했고, 옥스퍼드 대학의 데이비드 도이치 교수가 1985년에 양자컴퓨터가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그 청사진을 제시했다. 1994년 벨 연구소의 수학자 피터 쇼가 소인수 분해와 같은 암호를 어떻게 깰 수 있는지 처음으로 알고리듬을 제시하면서 연구계와 산업계에서 본격적인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큐빗(Qubit)이라는 단위로 정보를 인코드하면 수십억 년 걸려서 풀 수 있는 계산을 양자컴퓨터는 수 주일이나 몇 시간 안에 풀 수 있다는 혁명적인 컴퓨팅 패러다임이다. 2007년 캐나다의 D-웨이브라는 스타트업이 양자컴퓨팅 칩을 발표하고, 2013년에 구글이 나사와 함께 D-웨이브의 하드웨어를 시험하는 랩을 만들었다.
2016년 IBM이 양자 프로세서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했으며, 2017년에 리게티(Rigetti)라는 스타트업은 구글이나 IBM과 경쟁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소개했고, 2019년에 구글은 시커모어(Sycamore)라는 53큐빗을 가진 칩을 이용해 화학 반응 시뮬레이션에서 기존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 우월성을 달성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양자 역학 프로세스는 매우 미묘하고 열이나 전자기장 노이즈에 의해 아주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큐빗을 만들고 유지하기는 매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제어를 위해 외부에서 연결하는 와이어링이 가장 큰 과제이기도 하다.
시장 분석 회사인 트랙티카에 따르면 양자컴퓨팅에 투입하는 자금은 2020년 2억 6천만 달러에서 2030년에는 91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본다. 현재 가장 큰 단위의 큐빗을 만든 회사는 구글, IBM, 인텔 정도이며 50큐빗 수준이다. 또한, 양자컴퓨터는 운영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기업은 자체의 양자컴퓨터를 구매하거나 구축하는 것보다는 클라우드서비스를 통해서 접근하고 있다. IBM과 구글 역시 자체 하드웨어를 고객이 접근할 방안을 얘기할 뿐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여러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양자컴퓨팅 개발 환경을 소개하기로 한다.
IBM
IBM은 양자컴퓨팅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를 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이미 53큐빗 양자컴퓨터인 IBM Q 시스템 원을 선보였고, 이를 기반으로 IBM Q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했다.
IBM ‘양자 경험[footnote]Quantum Experience[/footnote]’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미 2020년 4월 기준으로 22만 5천 명이 경험했으며, 100개 이상의 회사가 Q 프리미엄 서비스에 유료 가입했다고 한다.
IBM의 ‘양자 경험’ 서비스에는 서킷 컴포저(Composer)를 통해 시뮬레이터나 실제 양자 하드웨어에서 동작하는 양자 회로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코딩 없이 드래그 앤드 드랍 방식으로 회로 개발이 가능하다. 이를 다시 Q-스피어 시각화 도구를 통해 실시간으로 서킷을 시뮬레이트 할 수 있다.
IBM의 퀀텀 랩 서비스를 통해서 실행 가능한 주피터 노트북으로 코드, 방정식, 시각화, 설명문을 결합한 스크립트를 작성할 수 있게 한다. 다시 말해, 퀀텀 랩은 퀴스킷(Qiskit)이라는 오픈 소스 기반의 양자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에 필요한 개발 도구를 모두 제공하며 이는 클라우드 기반의 주피터 노트북 환경에 임베드된다. 여기에는 클라우드에서 1GB의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시뮬레이터는 로컬에서 또는 클라우드를 통해서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서킷과 솔루션에 대한 검사, 최적화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실제 양자컴퓨터에서의 상황과 비교할 수 있다. 시뮬레이터는 오픈 소스인 퀴스킷 소프트웨어 스택을 위한 퀴스킷 에어(Aer)로 제공하는데 퀴스킷은 깃허브를 통해 원하는 하드웨어에 시뮬레이터를 설치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는 스테이트벡터, 스태빌라이저, 확장된 스태빌라이저와 같은 서킷 시뮬레이터가 있다.
IBM 양자 경험에서 제공하는 시뮬레이터는 서킷 시뮬레이터로 ‘스테이트벡터 투 32Q’가 있으며, 현재 준비 중인 ‘스태빌라이저 투 50,000Q’ 그리고 ‘확장된 스태빌라이저 투 63Q’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IBM은 현재 뉴욕에 기반을 두고 15개의 양자컴퓨터 군단을 클라우드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독일과 일본에도 정부와 협약을 통해 하나씩 제공할 예정이다.
IBM은 연구자 네트워크 강화와 상호 협력을 위해 Q 네트워크를 구축해 서비스하는데, Q 네트워크는 양자컴퓨팅 개발에 관심을 두는 주요 기업, 아카데미 연구소, 스타트업, 국립 연구소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이며 이를 통해 서로 필요한 지식과 협력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참여 기관에는 IBM 클라우드서비스와 함께 퀴스킷의 제한된 확장 기능을 제공한다. 교육과 지원 역시 Q 네트워크를 통해서 제공 받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퀀텀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로 양자컴퓨팅에 투자 하는 회사이며 이제 애저 클라우드서비스를 통해 선정된 일부 고객들에 몇 가지 양자컴퓨터 프로토타입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양자컴퓨터 프로토타입을 제공하는 기업으로는 하니웰을 포함해 메릴랜드 대학과 협력하는 이온큐(IonQ), 예일 대학에서 출발한 QCI 같은 스타트업이 있다.
또한 ‘1QBit’라는 캐나다 밴쿠버의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 회사도 주요 파트너이다. 하니웰과 이온큐는 전자기장에 갇힌 개별 이온을 통해 데이터를 인코드하는 방법을 제공하며, QCI는 IBM이나 구글과 같이 초전도 금속 회로를 사용한다.
아직 실용적인 양자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상황은 아니지만, IBM이나 구글처럼 개발자가 기업이 양자 알고리듬과 하드웨어를 통해 양자컴퓨팅을 이해하고 어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하드웨어 기업이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사업 기반을 만들어주는 면도 있다.
애저 퀀텀이라는 서비스에는 양자컴퓨팅 도구를 통합해, 프로그래머가 시뮬레이션으로 구현된 양자 하드웨어나 실제 양자 하드웨어에서 양자 코드를 동작하도록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퀀텀 개발 키트라는 오픈 소스 개발 도구를 제공해 개발자들이 퀀텀 애플리케이션과 최적화 문제를 풀 수 있게 하고 있다. 여기에는 고급 양자 프로그램 언어인 Q#, 라이브러리 셋, 시뮬레이터, Q#을 지원하는 비주얼 스튜디어 코드, 주피터 노트북과 파이썬이나 닷넷 언어와 상호 운용성을 지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랫동안 운영한 양자 연구 프로그램이 있지만, 아직 자체의 양자컴퓨터 하드웨어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는 이론적으로 기존의 큐빗보다 더 안정적이라는 위상학적 큐빗 기술에 베팅하고 있으며, 재료 과학 기술을 이용해 미래에 수백만 큐빗을 실리콘 웨이퍼에 장착하는 방향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버전의 하드웨어가 나오면 기존에 지원하던 하드웨어와 병행해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아마존 브라켓(Braket) 양자컴퓨팅 지원 서비스
지금까지 다른 회사에 비해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아마존이 2020년 8월에 아마존 브라켓(Braket)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양자컴퓨팅 영역에 뛰어들었다. 브라켓이라는 이름은 양자 역학적 상태를 표시하는데 사용하는 물리학자 디랙이 제안한 표기법으로 브라-켓 표기법이라고도 한다.[footnote]예를 들어, “[f|“와 ”|v]” 와 같이 브라와 켓을 표시한다. 브라는 행 벡터이고 켓은 열 벡터를 의미한다.[/footnote]
아마존 역시 자체 하드웨어를 만든 것이 아니라 D-웨이브 2000Q, 이온큐(IonQ), 리게티 아스펜-8을 AWS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은 각각 양자 어닐링 초전도체 컴퓨터(D-웨이브), 이온 트랩 컴퓨터(이온큐), 게이트 기반 초전도체 컴퓨터(리게티) 방식의 양자컴퓨터를 지원한다는 의미이고, 원하는 방식의 알고리듬도 지원한다.
또한, 브래킷 파이썬 SDK 서킷 모듈을 이용해 프로그래밍 할 수 있으며, 동일한 코드를 양자 시뮬레이터에서도 실행할 수 있다. 이 SDK는 이미 발표한 IBM Q, 퀴스킷, 애저 퀀텀, 마이크로소프트 Q#, 구글 서크(Cirq)와 경쟁한다고 보면 된다. 시뮬레이터에는 로컬 시뮬레이터(기본)와 상태 벡터 시뮬레이터(SV1) 두 가지가 있다. 로컬 시뮬레이터는 25큐빗까지, 상태 벡터 시뮬레이터는 34큐빗까지 지원하며, 최대 런타임은 6시간이다.
또한 칼텍 근처에 양자컴퓨팅을 위한 AWS 센터와 아마존 양자 솔루션 랩을 만들었다. 양자컴퓨팅 센터에는 전 세계 양자컴퓨팅 연구자와 엔지니어를 불러들여, 양자컴퓨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구 개발하고자 하며, 양자 솔루션 랩은 AWS 고객과 양자컴퓨팅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아마존 브라켓은 양자컴퓨팅을 시작할 수 있는 관리형 서비스로 빌드, 테스트, 런의 세 개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빌드 모듈은 브라켓 SDK를 포함해 샘플 알고리듬, 리소스, 개발자 도구로 사전 구성된 주피터 노트북으로 제공한다. 테스트 모듈은 관리형 고성능 양자 서킷 시뮬레이터 접근을 제공하며, 런 모듈은 여러 종류의 양자 컴퓨터에 온디맨드 액세스를 제공한다.
현재 브라켓이 유용한 이유는 양자컴퓨팅을 배우거나 양자 알고리듬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양자컴퓨터와 시뮬레이터에 입문하도록 지원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브라켓을 통해 유용한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2048 큐빗의 D-웨이브 어닐러는 주로 최적화 연산에, 11큐빗의 이온큐 QPU는 비교적 긴 일관성을 갖지만, 양자컴퓨터 알고리듬을 구현하기에는 너무 작다. 30 큐빗의 리게티 아스펜-8 역시 너무 작다.
브라켓은 무료가 아니지만, 가격은 저렴한 편인데, IBM Q가 완전 무료라는 점에서 비교된다. 다만 IBM은 QPU가 너무 작다. 아마존의 양자 시뮬레이터는 시간당 4.5 달러이며, 양자컴퓨터는 작업당 0.3 달러 그리고 1샷당 0.00019~0.01 달러라고 한다.
구글 써크와 기타 기업
구글은 아직 클라우드에서 양자컴퓨팅 지원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2018년 7월에 NISQ[footnote]Noisy Intermediate Scale Quantum[/footnote] 알고리듬을 위한 오픈 소스 프레임워크인 써크(Cirq)를 공개했으며, 오픈페르미온-써크라는 화학 문제를 위한 양자 알고리듬 개발을 위한 플랫폼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20-30 큐빗을 갖는 로컬 시뮬레이터가 있으며 22큐빗의 팍스테일(FoxTail)과 20-30큐빗의 브리스틀콘(Bristle- cone)이라는 양자 하드웨어가 있지만, 아직 일반에게 공개하진 않았다.
구글 연구소에 있는 AI 퀀텀팀은 양자컴퓨팅을 위한 양자 프로세서와 새로운 양자 알고리듬을 개발하는 그룹이다. 2019년 10월에는 프로그래머블 초전도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양자 우월성을 달성했다는 발표했다. 이때 사용한 것이 54큐빗의 시커모어 프로세서이다.
2020년 3월에는 양자 머신 러닝을 위한 오픈 소스 라이브러리로 텐서플로우 퀀텀(TFQ)이라는 라이브러리를 공개했는데, 이는 워털루 대학, X, 폭스바겐과 협력을 통해서 만들었다고 하며, 50-100큐빗의 NISQ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써크와 텐서플로우를 통합한 것으로 보이며 차별적이고 생성적인 양자 모델의 디자인과 구현을 위한 하이 레벨의 추상적 기능을 제공한다.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가 아닌 기업에서도 프로그래머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데, 스트레인지웍스(Strangeworks)라는 스타트업도 프로그래머가 IBM, 구글 등의 양자컴퓨팅 도구를 통해 개발이나 협업을 할 수 있는 알파 플랫폼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키스킷(Qiskit) 역시 양자컴퓨터를 펄스, 서킷, 알고리듬 수준에서 다룰 수 있는 오픈 소스 SDK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그로버 알고리듬 외에 VQE, QAOA, QSVM 등의 알고리듬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퀴스킷 소프트웨어 스택을 위한 고성능의 시뮬레이터 프레임워크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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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클라우드스토어 씨앗 이슈리포트에 동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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