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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밀리터리블’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공군이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하여 제작한 이 작품이 이토록 화제가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미디어와 캠페인 관련 컨설팅 그룹인 Peak15 Communications가 분석합니다. 이 글은 Peak15 Communications의 블로그에 실린 원문을 일부 축약하였습니다. 또한 본문에 언급된 ‘소셜 부스팅’과 ‘공공커뮤니케이션 에디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2013 커뮤니케이션 트렌드 6을 잡아라”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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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에서 만든 ‘레밀리터리블’이 유튜브에 올라간 지 하루 만에 조회수 40만을 넘기며 소셜 부스팅(Social Boosting) 되고 있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자베르 역할을 맡았던 배우 러셀 크로가 ‘레밀리터리블’의 소개 트윗을 리트윗했고,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국외 언론들도 기사를 냈다.
‘레밀리터리블’의 성공에는
- 고퀄리티 콘텐츠로 인한 소셜 부스팅
- 대중문화를 이해하는 공공커뮤니케이션 에디터의 기획력
- 약점을 문화 트렌드로 프레임 쉬프트
라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고퀄리티 콘텐츠로 인한 소셜 부스팅
소셜 부스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임팩트 포인트다.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다양한 사용자가 하나의 구심점으로 모일 수 있는 요소가 부스팅을 만들어낸다. 2012년의 소셜 부스팅은 결과물을 약속하는 진정성 있는 행동과 재미가 느슨한 커뮤니티에서 영향력 있는 아젠다 커뮤니티로의 전환을 만들어냈다. T24 소셜 페스티벌과 솔로대첩은 기존의 PR에서는 보기 어려운 자발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냈다. 2013년의 소셜 부스팅은 임팩트 포인트를 잘 기획된 고퀄리티 콘텐츠로 점화시켜 사용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차이를 보인다.
‘레밀리터리블’은 영화 [레미제라블]의 패러디 작품이다. [레미제라블]은 역대 뮤지컬 영화 중 국내 흥행 1위(관객수: 약 489만 명)를 차지하며, 중장년 관객층까지 사로잡은 대중성을 확보한 영화다. ‘레밀리터리블’은 [레미제라블]의 주요 곡들을 13분 안에 편집해 넣으면서도, 공군의 군 생활 전반을 충실히 다뤘다. 지미집(카메라를 매달아 사용하는 크레인)을 활용한 카메라 워크, 핸드헬드와 패닝 등 다양한 촬영 기법을 시도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 [레미제라블]의 장면과 비슷한 프레임, 장면 전환 등 원작을 공들여 패러디한 장면이 감각적으로 편집되어 있다. 중앙일보의 인터뷰를 보면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출신 방성준(24) 상병이 촬영을 맡았다고 한다. 또한 출연진이 성악을 전공한 공군 군악대 소속 병사들이다. 이현재(24·장발장 역·한국예술종합학교) 병장, 김건희(28·자베르 역·독일 쾰른음대) 병장, 이민정(28·코제트 역·계명대 음대) 중위 등이다.
특히 영어로 먼저 가사를 쓰고 한국어로 옮겼다고 해도 될 만큼 높은 퀄리티의 영어 자막이 같이 나오고 있다. [레미제라블]의 ‘Look down’을 ‘Dig down’으로,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Do you hear the soldier sing?’으로 바꾸는 등 본래 영어 가사의 운율을 잘 살린 번역이 돋보인다.
대중문화를 이해하는 공공커뮤니케이션 에디터의 기획력
공군은 육군이나 해군보다 영상 홍보 콘텐츠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전투기 등에 대한 항공 촬영 노하우도 가지고 있으며, ‘레밀리터리블’의 연출을 맡은 정다훈 중위는 공군 정훈공보실의 미디어 영상팀에 속해있다.
콘텐츠의 대세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이다. 잘 만든 동영상과 인포그래픽에 사용자들은 반응한다. 공공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있어 대중문화와 트렌드를 정확히 이해하는 공공 커뮤니케이션 에디터의 기획력으로 ‘레밀리터리블’은 탄생했다. ‘쓸데없는 고퀄’ 혹은 ‘잉여력’으로 대변되는 콘텐츠가 사용자들에게 전파되는 추세를 잘 포착하고, 이를 군대의 ‘제설작업’으로 연결한 것이다.
‘레밀리터리블’의 엔딩 크레딧을 보면 제작부터 출연, 노래와 연주까지 전부 공군이 맡아서 했음을 알 수 있다. 음향 녹음에는 8급 군무원 박용범씨도 포함되어 있다. 공군 내부의 원활한 소통과 협조를 통해 제작된 이 작품은 공군 대표 블로그 공감과 공군 트위터 등 SNS 채널을 통해 확산됐다. 특히 공감 블로그는 ‘레밀리터리블’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네이버 영화 섹션을 철저히 패러디한 내용으로 구성하여 재미를 더했다. 동영상 제작부터 블로그와 SNS 채널의 특성에 맞는 온라인 콘텐츠 제작과 확산까지 재미라는 코드로 일관성 있게 기획하고 제작한 내부 공동 작업의 승리다.
또한 ‘레밀리터리블’이 성공하면서 공군 유튜브 채널 전체에 관한 관심까지 환기되었다. 힙합 뮤직비디오 형식의 ‘밀리터리 스웨거’, ‘춤추는 공군’이라는 주제로 제작된 공군 비보이팀(Airforce B-Boy Team)의 활약을 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 등의 고퀄리티 영상이 같이 주목받고 있다.
약점을 문화트렌드로 프레임 쉬프트
피크15가 작년에 공식PR 파트너인 트렌드워칭닷컴과 함께 개최한 ‘소비자 트렌드 세미나’에서는 ‘플로섬(flawsome)’이라는 신조어가 소개되었다. ‘결함이 있는 상태를 오히려 인간적으로 접근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강점은 ‘남의 입’에서, 약점은 ‘내 입’에서 먼저 나올 때 PR은 더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레밀리터리블’은 군대에서 하는 제설작업을 소재로 한다. 군에 복무했던 사람이라면 모두 제설작업을 고통스럽게 기억하고 있다. 하늘에서 끝없이 쏟아지는 눈을 군인들이 계속해서 치워야 한다는 사실은 군으로서는 홍보할 것이 아닌 알리지 말아야 할 약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레밀리터리블’은 이를 대중문화의 패러디를 통해 선제적으로 프레임을 전환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레밀리터리블’은 잘 기획된 콘텐츠 소셜 부스팅을 통해 국외까지 진출한다. ‘강남스타일’의 경우 저스틴 비버를 발굴한 스쿠터 브라운의 리트윗, 티-페인 등 국외 유명 가수의 리트윗을 통해 국외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레밀리터리블’ 또한 러셀 크로의 리트윗을 통해 국외 사용자들에게 알려진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한국군이 [레미제라블] 패러디 영상을 만들었다며 먼저 멘션을 보낸 것을 크로가 리트윗한 것이다.
그러나 ‘레밀리터리블’이 뛰어난 영어 자막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러셀 크로는 리트윗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적극적인 입소문에 힘입어 텔레그래프의 문화면에 비디오가 소개되었고,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 중 한국 이슈만 모은 ‘코리아 리얼타임’이라는 페이지에도 이민선 기자가 올린 기사가 실렸다. 워싱턴 포스트 월드 뷰에도 특파원 페이지에 영상과 기사가 실렸다.
‘레밀리터리블’은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에서 PR 콘텐츠가 대중문화와 트렌드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러한 프레임 하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확산하는 단계까지 철저히 기획함으로써 소셜 부스팅에 성공했다. 새로운 공공 커뮤니케이션 기획과 콘텐츠 제작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다.
레밀리터리블을 아는 사람의 공유에 의해 접했는데, 정말 참신하구나. 공군에서 여러 능력자들을 끌어다가 했나? 하는 궁금증을 가진 기억이 있네요.
재미있는 시도이고 앞으로 공군 뿐 아니다 타 군에서도 이런 시도가 있었으면 하고, 그냥 따라하기가 아니라 부정적인 부분을 인정하는 각 기관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지게 되네요.
뭐 쉽진 않겠죠. :)
이거 좀 찾아보니 출연진도 빵빵했고
이현재(24·장발장 역·한예종) 병장, 김건희(28·자베르 역·독일 쾰른음대) 병장, 이민정(28·코제트 역·계명대 음대) 중위, 방성준(24.촬영·중앙대 연영과) 상병
뉴욕타임즈에도 소개글이 실렸더군요
http://www.nytimes.com/2013/02/11/world/asia/les-militaribles-south-korean-video-spoof-goes-viral.html?_r=0
좋아, 아주 재미있어. 영어번역 잘 했기에 더욱 조회수가 많아질꺼,,,,,,,,,,,
이런 영상은 성공이 ‘회자’인가요? 눈은 장병들이 계속 치우고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