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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7일, 버즈피드 본사는 버즈피드 프랑스의 서비스를 곧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14명의 버즈피드 프랑스 종사자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생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버즈피드 프랑스의 편집국장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말 실망했고 놀랐다. 우리는 10개월 전에도 직원을 고용했고, 트래픽도 상승세였으며, 2018년에는 꽤 많은 특종을 터뜨리기도 했다. 우리는 런칭 이후부터 우리가 해온 일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버즈피드 프랑스' https://www.buzzfeed.com/?country=fr&utm_term=.diM857oQX#.uaMqlZk2R
이제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버즈피드 프랑스’ (캡처 시각: 2018. 6. 20. 오후 1시)

신뢰할만한 매체로 떠오른 프랑스 버즈피드

2013년 11월, 런칭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버즈피드 프랑스는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통해 프랑스 미디어 환경에서 나름대로의 위치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주 잘 편집된 카드뉴스나 틈새를 공략한 리스티클(리스트 + 아티클의 합성어, ‘목록형 기사’) 등의 오락적인 콘텐츠를 통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었을 뿐 아니라, 전통미디어 출신의 저널리스트들을 고용해 웹 문화, 미디어, 정치, 사회 등 다양한 주제에서 독점적인 탐사보도와 심층보도로 저널리즘 콘텐츠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버즈피드, “당신에게 매우 실망한 동물 33마리” 스크린샷. 버즈피드는 '리스티클'을 유행시켰다.
버즈피드, “당신에게 매우 실망한 동물 33마리” 스크린샷. 버즈피드는 ‘리스티클’을 유행시켰다.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 버즈피드 프랑스는 사르코지와 르펜의 대선 관련 보도, 아랍 고객과 차도르를 착용한 여성을 거부하는 레스토랑에 관한 보도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소수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인 태도, 이슬람 문제, 여성 및 소수자의 권리 옹호 등 주로 성차별, 인종차별 등 주로 프랑스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다루는 데 집중했다.

그럼에도 버즈피드 프랑스는 미국 본사의 결정에 의해 창간 5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버즈피드는 이미 영국에서 20명, 미국에서는 100명가량을 해고했다. 그런데 프랑스어 서비스는 아예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유는, 왜 아니겠는가, 바로 ‘돈’이다. 프랑스 미디어 시장에서 버즈피드 프랑스의 경쟁력이 희박하고, 수익성에 있어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버즈피드의 수익모델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페이스북 알고리즘 변경에 타격

어쩌면 프랑스 버즈피드는 페이스북 알고리즘 변경의 첫 번째 희생양인지도 모른다.

르몽드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서비스 중단은 버즈피드가 선택한 비즈니스 모델의 허약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100% 광고에 기대는 모델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버즈피드의 컨텐츠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인스타그램(Instagram), 핀터레스트(Pinterest), 트위터(Twitter), 스냅챗(Snapchat)과 같은 다른 플랫폼도 활용하지만, 버즈피드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여전히 버즈피드 콘텐츠 유통의 주된 경로다.

버즈피드 유입 경로 비교: 페이스북(파랑) vs. 구글(빨강)
’11년 말에서 ’13년까지 버즈피드 유입 경로 비교: 페이스북(파랑) vs. 구글(빨강) (출처: re/code)

그러나 지난 1월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친구’가 포스팅한 게시물을 뉴스사이트의 게시물보다 더 많이 노출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변경한 후 버즈피드의 트래픽은 상당히 감소했다. 여기에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동안 가짜뉴스 논란이 제기되면서 독자들이 ‘스낵커블’[footnote]스낵커블(snackable): (특히 미디어 컨텐츠가) 스낵(간단한 식사, 간식)처럼 가볍고 쉽게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footnote]한 콘텐츠 중심의 버즈피드보다는 전통적인 뉴스미디어로 발길을 돌린 것도 한몫했다.

구체적인 매출액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버즈피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목표치(3억 5천만 달러)에 15~20%가량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런 상황은 단지 버즈피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에 의존하는 수많은 미디어가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미디어 비평 전문 매체, 아레 쉬르 이마쥬는 버즈피드 프랑스의 서비스 중단 선언에 많은 이용자와 저널리스트가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한다. 비록 광고에 기대는 모델이지만, 독창적인 콘텐츠로 사랑받던 매체가 결국 사라지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그중엔 “버즈피드 프랑스가 그토록 오래 지속될 수 있었다니 놀랍다”, “이게 무슨 저널리즘 매체냐, 남의 기사 도둑질하는 매체지?”라는 상반된 시각도 존재한다.

Duncan Hull, CC BY https://flic.kr/p/7YkGur
버즈피드는 허핑턴포스트와 더불어 남의 매체 기사를 훔쳐서 팔아먹는 ‘소매치기’ 미디어라는 악명이 늘 따라다녔다. (출처: Duncan Hull, CC BY)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미국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 수를 보유한 사이트 중 하나가 된 후, 2013년 버즈피드는 매우 현대적인 편집과 다양한 언어로의 콘텐츠 번역을 통해 세계적인 확장을 시도했다. 또한, 기존 배너광고보다 훨씬 정교한 스타일인 네이티브 광고를 개척하면서 디지털 혁신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디지털 광고에 기대는 유사한 경쟁 매체들이 많아지면서 버즈피드의 성장세는 주춤하기 시작했고, 2년 전부터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창업자인 조나 페레티(Jonah Peretti)는 하나의 콘텐츠에서 다양한 파생상품을 개발해 수익을 창출하는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영감을 받아 이전과는 다른 수익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주주인 NBC 유니버설 그룹과 트위터나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가시성을 가질만한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음식과 관련된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관련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요리책을 만들고, 요리 수업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 도구 판매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버즈피드 프랑스 폐간 결정으로 미뤄 보건대, 이러한 버즈피드의 새로운 시도가 아직 뚜렷한 수익 창출로 이어진 것 같지는 않다.

페이스북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변경(‘친구’ 게시물의 노출도 상향 조정)으로 버즈피드 프랑스의 트래픽은 상당히 줄었고, 이는 버즈피드 본사의 폐간 결정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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