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통제하느냐 통제당하느냐, CCTV의 역설
비선실세 최순실이 국내로 귀국해 강남의 한 호텔에 투숙해 있다는 사실을 잡아낸 건 CCTV였다. CCTV는 곳곳에서, 범죄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감시한다. 범죄를 막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지만,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중앙일보가 CCTV 공화국이 되어버린 현실을 짚었다.
‘2016 행정자치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공공 CCTV는 73만 9,232대(2015년 기준)이고, 건물 내부 등에 설치된 민간 CCTV까지 합치면 전체 숫자는 총 150만여 대로 추산된다. 인구 34명당 1대꼴이다. 2011년 36만여 대였던 전국의 공공 CCTV는 4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CCTV의 가장 큰 역할을 범죄 예방이다. 올 1월~8월 살인·강도·강간 범죄자 총 240명이 CCTV 분석을 통해 체포됐다. 하지만 CCTV가 해킹되거나 유출돼 사생활을 침해하는 일도 계속 벌어진다. CCTV가 HD급 화질로 증가하면서 사생활 침해의 우려는 더 커진다.
동두천은 한 가지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시내 전역에 설치된 282대의 공공 CCTV의 위치를 시민들에게 모두 공개한 것이다. 인적이 드문 밤, 불안한 시민은 CCTV 지도를 보며 안전지대로 이동하고, CCTV에 비상벨까지 달았다. 결국, 문제는 통제하느냐, 통제받느냐에 달려 있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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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삶의 질 보여주는 스타벅스 폐점 시간
‘헬조선’을 보여주는 여러 가지 지표 중 하나가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이다. 연합뉴스가 장시간 노동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를 소개했다. ‘스타벅스 폐점시간’이다. 일본의 도쿄 298개 스타벅스 매장은 평균 오후 10시 6분에 문을 닫는다. 프랑스 파리는 오후 8시 52분이다. 중국 베이징, 홍콩, 독일 베를린도 모두 9시대에 문을 닫는다. 하지만 한국 서울은 평균 10시 36분이다.
왜 한국의 스타벅스는 오후 11시까지 문을 열까. 한국의 야근, 심야 활동이 심야의 커피 소비자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2015년 한국 노동자의 연 근로시간은 총 2,071시간으로 OECD 2위다. 수면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OECD 최하위다. 커피 그만 마시고 잠 좀 자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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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검찰은 알고 있었다
검찰이 20일 최순실 게이트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서 상당한 공모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기엔 검찰은 언론에 중간수사결과를 흘리며 청와대와 맞서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며, 시민들의 촛불은 검찰을 향하고 있다. KBS 추적60분이 검찰이 심판자 노릇을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정리했다.
검찰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고발이 이루어진 후 약 20일간 사건을 수수방관하다 대통령의 ‘처벌’ 언급이 있고 난 뒤에야 수사를 시작했다. 그 사이 최순실의 회사들은 이미 문을 닫았고 자료는 사라졌다. 검찰은 최순실이 비행기를 통해 입국하는데도 체포를 하지 않았고 증거를 은폐할 수도 있는 하루 동안 최순실을 내버려 뒀다.
더 큰 문제는 검찰이 최순실과 비선 실세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최순실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과 법적인 분쟁 중이던 한 의료회사는 이례적으로 검찰 등 사정기관의 집중적인 수사를 받는다.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칼럼을 썼던 카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은 검찰 조사 중 ‘최순실 일가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후 터진 정윤회 문건 사건에서도 검찰은 비선 실세가 아니라 문건유출에 대해 수사했다.
검찰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수사했다면 비선 실세 사건은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검찰이 이제 심판자를 자처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을 수사하고 있다. 여론의 눈치와 레임덕을 고려하며 움직이는 이들은 언제든지 다시 심판자가 아닌 공범의 위치에 설 수 있다.
● KBS 추적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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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이 내린 정당’ 새누리당은 왜 무너졌나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3주째 5%를 기록하고 있다.(한국갤럽 기준) 박근혜의 콘크리트와 함께 새누리당의 콘크리트도 무너졌다. 늘 35%의 고정 지지층을 보유해 ‘신이 내린 정당’이라는 말까지 듣던 새누리당은 국민의당에도 밀리며 지지율 3위로 밀려나기까지 했다. 시사IN이 새누리당이 무너진 과정을 복기했다.
새누리당의 균열은 고정 지지층이던 TK‧PK 연합과 5060 세대 연합이 흔들리면서 시작됐다. 부산‧경남의 젊은 층은 새누리당 정당 일체감이 없었고, 50대도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결정타는 수도권 중장년층의 이탈이었다. 당파성보다는 전략적 투표 선택 성향이 강한 수도권 중장년층은 보수 정권의 결과물에 실망해 등을 돌렸다. 이는 총선에서 수도권 참패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이 수도권 참패에 실패하고 영남에서 살아남으면서 역설적으로 총선 이후 새누리당의 권력은 영남의 친박으로 집중됐다. 다수파 연합이 흔들리면서 전국 민심과 동떨어진 텃밭 의원의 비중이 높아지고, 그 결과 친박 강경드라이브가 등장한다. 그리고 전국 민심은 더욱 등을 돌리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지금 새누리당의 위기는 구조적 위기다.
●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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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박근혜의 세일즈 외교? 사라진 128조 원
최순실이 만들어준 옷을 입고 해외를 돌아다녔던 박근혜 대통령. 늘 ‘세일즈 외교’를 앞세웠다. 박 대통령이 어느 나라를 방문해서 경제효과가 얼마 생겨났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올해 9월까지 25차례, 총 49개 나라(중복 포함)를 방문했고, 정부가 발표한 경제 효과는 모두 128조 원에 달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훅뉴스’가 이 128조 원의 실체를 검증했다. 일단 128조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거짓말이다. ‘수출하기로 계약했다’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계약이란 법적 효력이 없는 MOU(양해각서)가 대부분이다. 기업들이 이미 체결하기로 했던 계약을 박 대통령 순방에 맞춰 발표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경제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경제사절단 규모는 갈수록 늘어났다. 170여 명에 달하는 기업인들이 대통령을 따라가지만, 기업인들은 현지 기업인 한 명도 만나지 못한 채 관광만 하다 돌아온다. 이런 자아도취식 해외순방에 쓴 돈만 575억 원이다. 대통령은 세계 일주하러 대통령이 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