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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홀대론은 실존하는가 – 지역내총생산, 지역총소득과 1인당 개인소득

지난 글(호남홀대론은 실존하는가 – 국무총리와 장관 인사)에서는 국무총리와 장관 인사를 통해 호남홀대론이 실존하는지를 살펴봤다. 이번에는 지역 소득을 중심으로 호남이 특정 정부의 집권 기간 중 개발에서 소외됐는지를 알아본다. 역시 쿠데타 세력 집권 기간을 지난 문민정부 때부터 이명박 정부까지를 확인한다.

이 글에서 ‘호남홀대론’은 경상도 출신의 노무현 정권이 호남 출신의 김대중 정권과 비교해 호남을 홀대했는지에 관한 것으로 그 의미를 한정한다. 단, 호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호남의 큰 지지를 받는 더불어민주당(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세력을 모으지 못한다거나 대우를 더 잘 받지 못하고 있는지는 다루지 않는다.

지역내총생산

지역내총생산(GRDP)은 쉽게 말하면 지역별 국내총생산(GDP)이라 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서 창출한 제화와 서비스 등 최종 생산물의 가치를 평가한 것이다. 1년에 1회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지역내총생산은 지역의 경제규모, 생산수준 등을 파악하는 데 이용한다.

한국의 지역별 지역내총생산은 김영삼 정부가 초래한 IMF 사태 당시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성장해왔다. 그렇다면 특정 정부에서 특별히 성장률이 저하되거나 성장하지 못했다거나 한 경우를 살펴보면 개발에서 소외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는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가져왔다. 참고로 각종 수치는 2010년 기준년 가격이다.

시도별로 데이터를 정리한 후 이를 다시 6개 권역(수도권,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으로 재분류하여 데이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권역별 지역내총생산 (1993년 ~ 2013년)

그렇다면 문민정부 첫해인 1993년부터 수도권, 경상도, 전라도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자.

지역별총생산 전년 대비 성장률

그래프를 보면 김영삼 정부 말에 터진 IMF 사태 때문에 큰 성장률 후퇴가 일어났다. 특이한 점은 당시 5개 권역에서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는데, 경상도 지역만 플러스 성장(+1.5%)을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오히려 김대중 정부 집권 1년 차에 경상도가 전라도보다 지역내총생산 성장률이 비교적 높게 (+6% 이상) 나타난 것이 특이하고, 그 외에는 노무현 정부에 들어 성장률의 차이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지역내총생산 전년 대비 성장률을 6개 권역 전부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지역내총생산 전년 대비 성장률

물론 전년 대비 성장률(%)이 비슷하다고 해도 그 값이 누적되거나 특정 시기의 차이가 크다면 차이가 유지되기는 한다. 1993년의 지역별 지역내총생산을 100%로 했을 때의 성장세를 그래프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지역내총생산 성장세 (1993년 기준)

성장률로 보면 두 정부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김영삼 정부 말기와 김대중 정부 초기에 경상도의 지역내총생산이 전라도와 비교했을 때 줄지 않고 오히려 성장했고 여기서 생긴 격차가 노무현 정부를 통해서도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역총소득

지역총소득(GRNI)은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최종생산물의 합계를 뜻한다. 지역내총생산을 이용해 간단하게 수식으로 만들면 다음과 같다.

  • 지역총소득 = 지역내총생산 – 외부인이 지역에서 창출한 소득 + 지역민이 외부에서 창출한 소득

예를 들어 울산은 전통적으로 지역내총생산보다 지역총소득이 낮다. 울산에는 현대차 공장 등 대규모 공업 단지가 존재하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에는 부산, 경남 등 타지 사람들이 섞여 있고 그들이 벌어가는 비용은 울산의 지역총소득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즉, 특정 지역 사람들이 수도권에 많이 올라왔다, 실제로 이쪽 지역 소득을 저쪽 출신들이 빼간다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지역총소득을 보면 한결 도움이 된다.

국가통계포털에서는 1인당 지역총소득만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것을 지역별 인구수로 곱해서 지역총소득을 구한 후 다시 권역별로 묶어서 수도권,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로 나누어서 계산했다.

권역별 지역총소득

지역총소득 역시 그래프를 그려보았다. 단, 지역총소득은 국가통계포털에서 2000년 자료부터만 제공하므로 2010년 기준으로 했다.

지역총소득 성장세 (2000년 기준)

김대중 정부(2010년부터)와 노무현 정부 동안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모든 권역의 지역총소득 증가 추세는 대동소이하다. 아래 그래프처럼 수도권, 경상도, 전라도만 떼어놓고 봐도 그 차이를 유의미하다고 보긴 어렵다.

지역총소득 성장세 (2000년 기준)

1인당 개인소득

지역총소득만 보면 해당 지역의 기업이나 정부 그리고 국민의 소득 수준을 각각 알 수 없다. 지역총소득(GRNI)에서 정부와 기업소득을 빼면 개인소득을 구할 수 있다.

  • 개인소득 = 지역총소득 – 정부소득 – 기업소득

역시 국가통계포털에서 정보를 구했으며, 시도별로 나뉜 정보를 권역별로 묶어 계산했다.

권역별 1인당 개인소득

그럼 실제 개인소득에는 전라도와 경상도 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을까?

1인당 개인소득 성장세 (2000년 기준)

이 역시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수도권, 경상도, 전라도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그래프가 거의 겹칠 정도로 그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1인당 개인소득 성장세 (2000년 기준)

정리하며

참고로 위의 정보는 김대중 정부 이전에 발생한 빈부 격차를 드러내주지는 않는다. 김대중 정부 시작(혹은 2000년)을 기준으로 지역별 소득을 100%로 놓고 그에 대한 성장률만 보여줄 뿐이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기 이전에 이미 발생했던 지역별 소득 격차를 제외하고 적어도 성장률에 있어서는 정부별로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지역내총생산의 경우 김대중 정부 때보다 노무현 정부에서 1993년 대비 성장률이 조금 더 낮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건 김영삼 정부를 거치면서 생긴 차이가 계속해서 유지되는 수준이라 할 수 있고, 1인당 지역총소득이나 1인당 개인소득의 성장세 역시 차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슷했다. 분명한 건 노무현 정부 기간 동안 지역 소득과 지역민 소득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호남이 ‘홀대’당했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다른 부분도 살펴보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사 차별과 개발 소외 관점에서 ‘호남홀대론은 실존하는가’라는 질문에 관한 글을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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