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한 주 동안 주목을 받은 주요 IT, 테크놀로지 관련 뉴스의 의미를 한상기 박사가 ‘주간 테크 리뷰’를 통해 요점 정리해 드립니다.[/box]
1. 인스타그램의 혁신적인 비디오 앱: 하이퍼랩스
스마트폰으로 비디오 촬영을 해보면 누구나 흔들림 때문에 원하는 수준의 영상 촬영이 쉽지 않음을 느꼈을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이런 모바일 비디오 시장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아주 혁신적인 비디오 촬영 앱인 ‘하이퍼랩스’(Hyperlapse)를 발표했다.
비디오 속도 조정과 디지털 이미지 안정화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을 프로 수준의 비디오 촬영 장비로 변화시킬 수 있는 앱을 소개한 것이다. 와이어드는 이 앱이 15,000달러의 장비를 우리 손에 가져다준 것과 같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 앱에는 두 가지 큰 기능이 있다.
첫째는 타임랩스 기능이다. 타임랩스는 여러 광고 영상에서 보았듯 꽃이 피는 장면, 밤하늘의 움직임, 태양이 지는 장면 등을 실제 촬영한 속도보다 빨리 돌려서 보여주는 방식을 말한다. 인스타그램은 영상에서도 이 타임랩스를 12배까지 가능하게 했다.
http://vimeo.com/104409950
두 번째는 영화 촬영에 사용하는 스테디캠이나 트래킹 리그와 같이 주요 촬영 대상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케 하는 흔들림 보정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인스타그램이 인수한 루마(Luma)라는 회사의 기술을 적용한 것이고, 창업자인 알렉스 카르펜코(Alex Karpenko)가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 논문으로 만든 알고리듬을 활용한 것이다.
http://vimeo.com/104410054
카르펜코의 아이디어는 흔히 비디오 편집기에서 사용하는 프레임 기반의 이미지 분석을 통한 안정화가 아니었다. 스마트폰은 그런 컴퓨팅 파워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가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자이로스코프였다. 자이로스코프 정보를 이용해 카메라가 일정한 위치를 유지하는 것과 같이 만들어서 영상 이미지를 조정한 것이다.
토마스 딤슨과 알렉스 카르펜코가 만든 영상을 본 인스타그램의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은 한 줄 코멘트를 보냈다고 한다. ‘이거 멋진데'(This is cool)라고.
국내에서도 여러 스타트업들이 다수의 사람이 찍은 비디오를 통합하거나 특수 효과나 보정을 위한 비디오 앱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근본적인 알고리듬과 영상 기술에 대한 혁신이 없이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의 기술 기반의 앱이 아니라면 그냥 ‘재미있네’ 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사실 이번 발표로 어정쩡해진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일 것이다. 지난 시그래프에서 1인용 하이퍼랩스 비디오 기술을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 연구소에서 연구 개발하면서 논문 발표하는 동안 인스타그램에서는 두 명이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앞으로 많은 훌륭한 여행 비디오, 스포츠 영상, 개인 초단편 영화들이 이 앱을 통해 만들어지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올 것이다. 아직은 아이폰용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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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킥스타터의 펀딩 기록을 깬 새 제품: 쿨리스트 쿨러
- 테크크런치 – A Fancy Cooler Has Stolen The Title Of Most-Funded Kickstarter Project From Pebble
- 킥스타터 – COOLEST COOLER: 21st Century Cooler that’s Actually Cooler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품에 대해 크라우드펀딩을 하는 킥스타터에서 그동안 가장 사랑받았던 제품은 페블(Pebble)이었다. 페블 스마트워치는 나도 사용하고 있는데 킥스타터에서 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받았다. 그러나 최근 이 기록을 깬 새 제품이 등장해서 화제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l4irb2K1p8E
쿨리스트 쿨러(Coolest Cooler)는 피크닉 등 야외 활동을 할 때 사람들이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스박스다. 이 제품은 62,642명을 통해 13,285,226달러를 지원받았다. 자신을 반은 비전을 가진 사람(visionary)이고 반은 미친 과학자라고 주장하는 라이언 그레퍼(Ryan Grepper)의 작품이다.
쿨리스트 쿨러에는 얼음 분쇄기, 블루투스 스피커, USB 충전기, 내부 조명, 병따개 등 우리가 야외에 나가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했으며 이동이 간편하게 바퀴를 달았다. 때로는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도 생활의 혁신이다.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물건이 뭔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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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트위치는 결국 아마존 품으로
지난 7월 28일 자 테크 리뷰에서 매셔블 기사를 근거로 구글이 트위치를 10억 달러에 인수하고자 한다고 전했으나 결과는 아마존의 9억 7천만 달러 현금 인수로 드러났다. 그러나 드는 생각은 “왜 아마존이지?”. 아마존은 일반인이 만든 비디오를 업로드하는 비즈니스가 없는데? 비디오 게임 예고나 리뷰를 위한 섹션은 존재하지만.
결국 아마존은 어떤 사람들이 어느 게임을 좋아하고 즐겨하는지 파악하고, 게임 구입을 위한 리뷰를 트위치를 통해서 제공함으로써 게임 판매를 확대하고자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얼마 전 워싱턴포스트에서 책 리뷰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아마존으로 구입 링크를 달았듯이, 트위치 비디오 업로더의 영상에 아마존으로 가는 링크가 생길 것이라는 의미이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트위치의 주 사용자가 젊은 세대이기 때문에 이 세대의 활동 데이터 확보는 광고 네트워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트위치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플레이어는 이미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동시에 이들을 후원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을 것이고 이를 통한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급해진 유튜브는 가격을 15억 달러까지 올려서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위치는 아마존을 통해 강력한 지원을 받게 되면 유튜브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할 가능성을 봤을 수 있다. 단지 유튜브의 파트너나 채널로 존재하는 것보다는 그게 더 큰 도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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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파밸리 지진이 조본 업 사용자의 수면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25년 만에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큰 지진이 났다. 흥미로운 데이터 분석이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웨어러블 기기 업체인 조본(Jawbone)의 데이터 과학자가 자사의 조본 업(Up) 제품 사용자들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것이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진앙의 15마일 이내에 있던 사용자의 93%가 지진이 시작한 오전 3시 20분에 잠에서 깨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진앙에서 좀 더 떨어진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사용자의 55%가 깼으며 100마일 떨어진 산타크루즈 사용자는 25% 수준이었다.
이후 다시 잠든 시점을 파악해 보니 진앙에서 15마일 이내에 있는 업 사용자 45%는 밤새 잠을 못 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분석은 재미있다. 그리고 조본 사는 모든 데이터는 익명화 처리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기기에서 생성하고 있는 데이터가 모이면 어떤 분석이 가능하고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웨어러블이나 스마트 기기를 주변에서 사용할 텐데, 이런 기기에서 만들어지는 나와 관련된 데이터를 누가 / 언제 / 얼마 동안 / 어디까지 가지고 있거나 / 분석하거나 /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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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구글의 비밀 드론 프로젝트 ‘프로젝트 윙’이 공개되다.
- 애틀란틱 – Inside Google’s Secret Drone-Delivery Program
- BBC – Google tests drone deliveries in Project Wing trials
아마존이 드론(drone)을 통한 배송 서비스를 마케팅용으로 홍보한 이후에 드론에 대한 일반 관심이 높아졌고,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6월 이후 31건의 드론 비행 허가 요청을 접수했다.
지난주 구글 X 프로젝트의 하나인 ‘프로젝트 윙'(Project Wing)이 여러 언론에 공개되었다. 프로젝트 윙은 이미 2년간 추진되어왔다. 구글은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 지진, 홍수, 극심한 기후 등 재난에 의해 고립된 사람들에게 구호 물품을 배송하는 데 사용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드론은 테일 시터(tail sitter)라는 디자인으로 비행기와 헬리콥터를 결합한 방식이다. 즉 수직 이륙 후 수평 비행을 하는 방식이다. 길이는 1.5미터, 네 개의 전기 작동 프로펠러가 부착되어 있으며, 무게는 8.5kg이고 이번에 배송 물품을 합쳐서 10kg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리더는 닉 로이(Nick Roy)라는 MIT 로봇공학자로 지난 2년간 ‘구글 X’에서 일하고 곧 다시 MIT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한다. 닉 로이의 논문 지도 교수는 세바스챤 쓰런(Sebastian Thrun)으로 구글 X의 설립자이다.
구글이 이 영역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은 드론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이다. 즉, 드론을 상용화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자금 지원과 정부 정책에 대한 로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미 무인 자동차에서 보이고 있는 구글의 힘이 드론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FAA가 앞으로 몇 년 안에 상업용 드론을 위한 정책과 프로세스를 제시해야 하지만 아직도 분위기는 우호적이지 않다. 사람, 나무, 전력선, 새, 다른 드론 등과의 충돌 가능성이나 위해 가능성에 대해 만족스러운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완전 무인 드론을 상업용으로 허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허가해도 완전 자동이 아닌 지상에서 제어하는 조종사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에 구글 드론이 실험한 장소가 호주가 된 것도 다른 나라에 비해 드론에 대해 좀 더 유연한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포니 익스프레스와 페덱스가 세상을 바꿨듯이 드론 배송이 또다시 사회를 크게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이 구글이고 그 중심에는 컴퓨터와 로봇공학이 있다. 구글은 자동화된 장비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소요 시간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기술 기반의 세상 변화에 대한 구글의 신념이 구글 X를 통해서 하나씩 구현되고 있지만, 과연 사회에서 이를 모두 수용할 것인가를 지켜보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관전이 될 것이다. 어쨌든 구글은 지지를 얻기 위해 이 기술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회적 목적으로 사용할 것임을 홍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