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한 주 동안 주목을 받은 주요 IT, 테크놀로지 관련 뉴스의 의미를 한상기 박사가 ‘주간 테크 리뷰’를 통해 요점 정리해 드립니다.[/box]
6월의 마지막 주에도 구글 I/O 같은 대규모 행사가 있었고, 스마트아메리카라는 미 정부 후원의 IoT 관련 행사 결과에 대한 뉴스와 페이스북의 연구 방식에 대한 논란, 망 중립성에 대한 지속적인 토의가 온라인에서 벌어졌다. 그 밖에도 아마존의 배달 서비스 계획, 일본에서 인간 같은 로봇이 박물관에 도입된다는 뉴스들이 내 관심을 끌었다.
1. 구글 I/O 컨퍼런스
너무 많은 기술과 제품, 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애플처럼 신제품 발표와 개발자를 위한 컨퍼런스를 나누어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나오기까지 했던 행사이다. 일부 뉴스는 구글 I/O에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 등의 리스트를 작성해서 보도하기까지 했다. 버지는 가장 중요한 발표 17개를 선정해서 보도했고, IT월드는 33개를 정리해서 보도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구글의 ‘머티리얼(Material) 디자인 전략’과 ‘클라우드 데이터플로우’다.
(1) 구글의 머티리얼 디자인 전략
구글의 안드로이드 부문 디자인 총괄인 마티어스 듀아르테(Matias Duarte)가 발표한 구글의 새로운 디자인 원리는 이제 구글이 단지 엔지니어링 중심의 회사에서 자체 디자인 주제를 갖는 회사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카드 더미와 같은 물리적 객체를 기반으로 움직임과 피드백을 제시하고, 음영, 동작, 모든 화면에서의 일치성 등을 강조해 각각을 움직이는 로직과 상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UI 프레임워크는 앞으로 구글의 모든 제품에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마티아스는 지난 4월 액셀 파트너스가 주관한 디자인 컨퍼런스에 나와서 ‘모바일은 죽었다’고 선언했던 인물로 그의 발표는 디자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모바일이 죽었다는 얘기는 이제 모바일이 더 이상 특별한 플랫폼이 아니고 디자이너는 모든 플랫폼을 총체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의미였다. 그의 머티리얼 디자인은 이에 대한 그가 주는 대답인 것이다. (아래는 버지와의 인터뷰 동영상)
(2) 클라우드 데이터플로우
클라우드 데이터플로우는 구글이 2004년부터 이끌어온 맵리듀스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대규모의 비정형 데이터 처리 기술이 등장했음을 알리는 소식이었다. 이를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 데이터 처리와 분석을 위한 아마존의 레드시프트, 일래스틱 맵리듀스나 하둡 진영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동시에 페타바이트 수준의 데이터 처리에는 맵리듀스가 효율적이지 않음을 인정하고 맵리듀스는 이제 더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에 저장된 막대한 데이터를 가공하고 처리하는데 더 효율적인 기술을 선 보임으로서 하둡 사용자를 옮겨오게 하는 것보다는 하둡으로 이동하게 하지 않기 위함으로 보인다.
대규모 데이터 처리는 이제 컴퓨팅의 핵심이고, 누가 더 데이터 중심 컴퓨팅 기술을 선보이는 지가 모든 IT 기업의 관심사다. 이 IT 기업의 전쟁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블로그 내용을 참고하기 바란다.
(3) 스마트 왓치 전략
예상대로 IoT에 대한 대응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안드로이드 웨어가 선언되었으며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등의 스마트 왓치가 등장했고, 커넥티드 카를 위한 안드로이드 오토는 애플의 카플레이에 대한 대응으로 파악할 수 있다. TV를 위한 안드로이드 TV도 국내 전자업체의 관심을 끌 것이다.
그러나 구글의 스마트 왓치 전략에 핵심으로 있는 구글 나우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적은데 대부분이 시계 자체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구글의 스마트 왓치가 다른 기술과의 가장 큰 차이는 구글 나우 서비스와 연동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구글 나우의 보다 더 혁신적인 모습이 나타나지 않아 실망이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기반의 ‘기어 2’에 이어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의 기어 라이브를 선보였는데, 아직도 삼성은 자사가 주도하는 플랫폼 전략에 자신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LG전자가 하는 일에 다 끼어들고, 안드로이드 웨어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타이젠이 있어도 일단 한 발 걸쳐보자는 생각은 많은 타이젠 개발자를 맥빠지게 하는 일이다. 이젠 타이젠을 버린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은데, 개발 그룹은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4) 피트니스 / 트래킹 분야 및 기타
피트니스와 트래킹 분야에서는 구글 핏을 발표해 API를 통해 피트니스 스트림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모으겠다는 전략을 보이고 나이키와 협력을 발표했다. 애플의 헬스킷에 대한 대응이다.
크롬캐스트는 이제 같은 와이파이 지역이 아닌 어디서나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다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시했고, 안드로이드 앱을 크롬OS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방식은 점점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통합하는 과정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흥미로운 기사 중 하나는 이번에 구글이 발표하지 않은 10가지 이야기를 정리한 리드라이트웹의 기사이다.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 하는 구글의 행보를 다뤘다.
2. 페이스북의 2012년 연구는 조작?
내용은 이렇다. 페이스북은 종종 자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외부 학자들의 협력으로 사용자들의 행태, 패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변화, 참여 방식, 영향력 분석 등에 관한 연구를 발표한다.
페이스북의 애덤 크레이머, UC 샌프란시스코의 제이미 길로리, 코넬 대학의 제프리 핸콕이 2012년 1월 한 주 동안 사용자 68만 9천 3명을 대상으로 긍정적인 감정의 글과 부정적 감정의 글에 노출되었을 때 어떻게 영향을 받는가에 관한 실험 결과를 PNAS에 발표한 것이다. (전체 논문 링크)
문제는 이때, 감정 전염을 알기 위해 사용자의 포스팅 노출과 빈도를 조절함으로써 감정 전염 또는 전이가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관찰했는데 결과는 역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즉, 긍정적 단어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 표현을 부정적 단어에 주로 노출된 사람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특히 부정적 단어에 노출된 사람이 더 강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그 영향의 수준은 아주 낮았다. 관찰된 변화는 0.1% 수준에 불과했다. 동시에 그렇다고 이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페이스북의 사용자 크기가 막대하다는 것이다. 저자들 스스로 2013년 초반의 사용자 규모로는 하루에 수십만 개의 감정 표현에 해당하는 것이다.
각 언론은 이 논문이 발표되면서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글을 제어하고 감정을 유도했다는 프라이버시 지지자, 시민 운동가들의 격렬한 반대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으로서는 데이터 사용 정책에 따라 회사가 사이트에 올리는 정보의 접근과 사용의 권리를 갖고 있음을 기반으로 이 실험이 절대로 위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
사실 2012년 정보 확산을 파악한 연구 논문에서도 링크의 노출 여부를 조절해서 정보 확산이 약한 유대와 강한 유대 사이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연구했던 적이 있었다. 이때는 정보의 문제라 크게 관심을 두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사람의 감정에 관련된 연구라 많은 언론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12년 논문 링크)
그러나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의 피드를 제어하고 조작한다면 그 미칠 파장이 엄청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이번에 나타남으로써 많은 언론인과 학자들, 사회 운동가는 페이스북의 윤리 경영에 더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사실 페이스북의 연구 분석이 얼마나 사회적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것부터, 연구 방식, 사용 도구, 사용 데이터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기의 데이터를 밖에 노출할 수 없으므로 데이터를 통한 검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페이스북 데이터 팀의 연구 결과는 늘 학계에서도 비판을 받아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3. ‘와이어드’ 로버트 맥밀리언, ‘망 중립성’ 시리즈 3회 연속 기고
첫 글은 ‘모두가 망 중립성 논쟁에서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시작했다. 수요일에는 ‘망 중립성의 아버지가 컴캐스트와의 싸움에 돌아오다’, 금요일에 ‘망 중립성 케이스의 핵무기 옵션’이라는 도발적 제목으로 나왔다.
첫 글에서 우리가 흔히 인터넷이 모두에게 평등한 구조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지만 이미 대형 인터넷 업체는 피어링이나 CDN을 통해 초고속 전송망을 제공하고 있으며, 2009년에는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대부분을 150여 개 기업가 발생시켰지만, 지금은 단지 30여 개 기업에 의해 그 트래픽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의 주장은 경쟁을 통해서 많은 ISP와 웹 회사가 있게 만들고, 이를 통해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있어야 특정 ISP가 제어할 수 없게 되는 환경이 되리라는 것이다. 즉, 경쟁이 망 중립성보다 더 중요한 이슈라는 것이다.
망 중립성에 관심이 있는 독자은 세 기고문을 다 읽어 보시기 바란다.
4. 개(dog)로 구성한 인터넷?
아주 재미있는 뉴스가 올라왔다. 미국이 사이버 물리 시스템 전략을 추진하면서 스마트아메리카라는 챌린지를 열었다. 여기에 나온 아이디어 하나가 ‘개로 구성한 인터넷(The Internet of Dogs)’. 컴퓨터 사이언티스트, 학술 연구 기관, 산업체가 협력해서 대규모의 위급 응대 시스템 구축 아이디어를 냈다. 드론, 로봇, 개, 인간이 서로서로 소통하는 망을 구상한 것이다.
드론이나 로봇과 달리 개의 후각을 이용해 돌무더기에 갇힌 인간을 찾아내도록 하는 것인데 동시에 개들의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개의 심박 수 변화를 모니터하고 진동 노드의 네트워크와 움직임을 추적하는 센서를 사용하는데 이를 향후 언어로 변환하게 된다면 개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개가 피곤하면 주인에게 지금은 너무 피곤하고 더 이상 훈련받고 싶지 않다’고 얘기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타 뉴스
5. 아마존의 음식 배달 서비스 진입
- 테크크런치의 관련 기사 (영어)
아마존이 아마존 로컬을 통해서 그루폰 방식의 서비스와 앱을 제공하는데 이제 음식 배달 서비스도 할 예정이란다. 그럽허브, 심리스, 딜리버리히어로 같은 기업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론칭이 아니라 이미 야채 등을 위한 프레시 딜리버리 서비스 처럼 점차적으로 지역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은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거나 지역 플레이어로 인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본다.
6. 일본 도쿄박물관에 인간을 닮은 로봇이 고용되다
- 허핑턴포스트의 관련 기사 (한글)
최근 흥미롭게 읽고 있는 ‘왜 로봇의 도덕인가’ 에서 보면, 일본의 로봇 연구가 모리 마사히로는 1970년대에 이미, 사람들은 인간과 유사한 특징과 동작을 지닌 로봇에 더 편안함과 공감을 느끼다가 로봇이 너무 인간처럼 보이기 시작하면 매우 불편해하거나 심지어 혐오감을 느끼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이번에 고용된 도우미는 오토나로이드와 코도모로이드이다. 여러 종류의 목소리를 내고 눈썹을 꿈틀거리고 머리도 갸우뚱거리는 시범과 손을 움직이는 등 매우 외관상 사람과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과 닮은 로봇을 만들었던 이시구로 교수는 일본이 생활로봇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다고 말하는데 이는 일본의 오래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가사 도우미, 노인 돌봄 로봇, 섹스 로봇은 일본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주간 테크 리뷰 첫 회에 소개한 소프트뱅크의 감정인식 로봇 페퍼도 이 영역에 속한다.
사람들이 인간과 닮은 로봇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아직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앞으로 20~30년 안에 로봇과 연애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http://youtu.be/aASm6r2Ed28
7. 커즈와일이 말하는 구글 검색의 미래
- 테크놀로지리뷰의 관련 기사 (영어)
저명한 미래학자이자 구글에서 일하고 있는 레이 커즈와일은 지난주 열린 구글 I/O 2014에서 인간의 말을 이해하는 기술이 곧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글 검색은 인간의 음성을 인식해서 관련성 있는 링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만,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현실 세계의 비서가 대답하는 듯한 반응이 가능해지리라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