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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한 주 동안 주목을 받은 주요 IT, 테크놀로지 관련 뉴스의 의미를 한상기 박사가 ‘주간 테크 리뷰’를 통해 요점 정리해 드립니다.[/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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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테크 리뷰’를 시작하면서

슬로우뉴스에 어떤 글을 올릴지 몇 개월을 고민했다. 하나의 주제를 갖고 지속성 있게 글을 쓰고 싶었기에 무작정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편집위원인 필로스 님과 싱글 몰트 위스키 한 잔을 마시면서 (물론 내가 사주면서), 일주일 동안 기술 영역에서 발생한 주요 뉴스를 내 나름의 시각으로 리뷰하거나 소개 또는 진단해 보는 것으로 합의했다.

슬로우뉴스는 사회, 문화, 미디어, 정치 부문에 매우 좋은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으나 테크 영역에서는 아직 양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계속 테크 영역에서 글을 써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시작하는 6월 첫주에 매우 큰 의미가 있는 뉴스들이 쏟아졌다. 테크 뉴스 리뷰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스쳤다. 그래도 지난 한 주의 테크 뉴스를 돌아보는 것은 나한테도 또는 기술과 산업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도 천천히 다시 읽어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칼럼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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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플의 WWDC 2014

WWDC 2014이번 주 많은 전문가가 가장 기대를 하고 지켜본 것은 매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선보인 기술과 제품들이다.

그러나 아이폰의 신제품이 소개되지 않자 하드웨어가 아니면 혁신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능력이 없는 국내 언론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이번에도 혁신은 없었다.’라는 뉴스로 뒤덮이지는 않았지만, 소프트웨어의 혁신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국내 언론의 시각 차이가 우리 소프트웨어 수준을 나타내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들었다.

많은 블로거나 외국 미디어가 발표 내용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신속하게 제시했기 때문에 관심이 가는 주제는 검색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전체 흐름을 알기 위해 큰 주제만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새로운 데스크탑/모바일 운영체제 소개

애플은 iOS 8, 맥 OS X 요세미티 등 새로운 운영체제를 선보이면서 매우 다양한 새로운 기능과 혁신을 선보였다.

iOS 8예측 타이핑, 제스처가 추가된 메일, 위치 공유 메시지, 액티브 알림, 음악 판별이 가능한 시리, 다양한 기기 간의 파일 공유가 가능한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아이튠스 콘텐츠를 6명까지의 가족이 공유하는 패밀리 공유 등이 iOS 8에 추가되었다. 또한, 애플은 안드로이드에서 봤던 커스텀 위젯을 만들어내거나 제3의 키보드 채택도 이번에 확장성(extension)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OS X Yosemiti맥에서는 스팟라이트(Spotlight) 검색 기능이 개선되었고, 에어드랍(AirDrop)은 iOS와 맥 사이에서도 가능해졌다. 핸드오프(HandOff)를 통해 다양한 기기에서 작업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메일을 작성하다가 맥을 열면 그대로 연속적으로 작업할 수 있으며, 아이폰으로 전화가 와도 바로 맥에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작업 환경의 완벽한 통합을 제공한다.

헬스키트과 홈키트

키트(kit)의 부상이라고 부를 정도로 여러 가지 키트를 소개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사물인터넷 시대 새로운 플랫폼으로 제시된 헬스키트(HealthKit)홈키트(HomeKit)이다.

헬스키트헬스키트는 많은 피트니스/활동 트래커에서 이루어진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헬스 앱과 다른 앱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건강에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모으는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동시에 메이요 클리닉과 같은 헬스케어 기업들의 의료 정보를 헬스키트로 통합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마디로 걷기 횟수나 혈압 측정 정도로 머무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디지털 헬스케어의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의미이다.

홈키트마찬가지로 홈키트 역시 앞으로 등장할 많은 가정용 스마트 기기(도어락, 조명, 카메라, 온도조절기, 플러그, 스위치 등)를 제어할 플랫폼을 지향한다. 가정용 기기의 스마트화나 사물인터넷 시각에서의 전쟁은 이제 삼성전자, LG전자, 월풀 등의 가전 회사에서 구글, 애플이 참여하는 다자간의 경쟁이 되어가고 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스타로 떠오른 크레이그 페더리기가 우쭐해서 얘기했던 ‘합리성(rationality)’을 추구한다는 의미는, 새로운 표준을 지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

스위프트개발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발표 중 하나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위프트(Swift)’의 제공이다. 그동안 오브젝트-C로 애플의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 환경에서 좀 더 빠르고 안전하고 인터랙티브한 언어로 진화한 것이다. 동시에 현대적 언어에서 제공하는 주요 기능을 대거 흡수하면서 기존의 코코아(데스크탑용) 및 코코아 터치(모바일용) 프레임워크 개발환경에 적용할 수 있다.

모바일 3D 게임을 위한, 메탈

메탈게임 개발자들에게는 메탈(Metal) 플랫폼 또한 관심사였다. 3차원 게임 개발을 위해 3D 그래픽 성능과 품질을 개선해 자체 API를 갖추고 이를 통해 OpenGL을 넘어서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국내의 문제는 지나치게 안드로이드에 편향된 개발 풍토로, 이러한 새로운 개발 환경에 대해 점점 관심이 없어지고 있는 것과 이를 전문으로 하는 인재들에게 제공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회사엔 애플의 개발환경 변화가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나는 3년간 맥을 쓰다가 다시 PC 환경으로 옮겼는데, 이번 발표로 다시 맥 환경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런 소프트웨어의 혁신은 아직 국내 회사가 이끌어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아니라 오히려 이제 구글, IBM 등과 본격적인 플랫폼 전쟁을 벌이겠다는 대규모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애플의 WWDC 2014 발표의 주요 요지는 매셔블의 Everything You Need to Know From WWDC 2014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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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프트뱅크의 감정인식 로봇 페퍼 발표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세상을 두 번 놀라게 한 날이 6월 5일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나는 개인 로봇 페퍼(Pepper)의 발표이고 또 하나는 스프린트가 T-모바일 인수에 합의했다는 발표이다. 페퍼를 발표하기 전날 손 회장은 자신이 트위터에 “25년 동안 이날이 오기를 꿈꿔왔다”고 강한 기대를 표현했었다.

개인적으로는 동반, 안내 로봇에 관심이 있던 나로서는 페퍼의 발표가 흥미로웠다.

페퍼는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최초의 로봇이라고 발표했고,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통해 많은 페퍼들이 서로 연동해서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성능이 개선될 것이라고 한다. 발매는 알려진 대로 2015년 2월에 약 200만 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 가격에 판다는 것은 서비스 가입을 통해 매월 사용료를 받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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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는 사실 2012년에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지분의 78%를 소유) 프랑스의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aran Robotics)와 공동 개발로 이루어진 결과이다. 생산은 중국의 폭스콘이 할 예정이다. 120 센티미터의 키, 28kg의 무게, 12시간 유지되는 배터리, 가운데 10.1인치 터치스크린을 가졌다.

사용되는 운영 체제는 나오키(NAOqi)로서 이는 알데바란이 이전에 발표한 더 작은 사이즈의 나오 로봇에서 붙인 이름이다.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소나, 레이저, 범퍼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할 수 있다.

과거 소니의 아이보(AIBO)나 혼다의 아시모(Asimo)가 대중 시장 개척에 실패했던 전례가 있지만, 소프트뱅크는 발전한 인공지능 기술과 클라우드 기반, 그리고 SDK를 통한 제3자의 앱을 통해서 시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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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발표는 매우 잘 짜인 각본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매우 놀라운 성능을 보여줬다. 그러나 감정 인식이라는 영역이 아직은 매우 초보적인 단계이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는 하고 있지 않다. 얼굴의 모양, 음성, 제스처 등을 통한 감정인식은 문화적으로도 차이가 있으며, 여러 첨단 기업이 시도한 상업화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었다.

가장 흥미로운 면은 클라우드 AI 서비스인데, 소프트뱅크는 ‘코코로 SB(Cocoro SB)’라는 서비스 회사를 설립했다. 이는 다수의 페퍼가 상황에 따라 얻어지는 학습 효과를 클라우드를 통해 모든 페퍼에게 제공하겠다는 개념인데, 명확한 기술 내용을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 개념을 갖고 얘기할 수 없다. 만일 발표한 대로 그룹 학습과 이를 통한 성능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로봇 영역에서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손정의 회장과 페퍼 (비디오 캡처). 테즈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을 꿈꿨던 손 회장이 마치 미켈란젤로의 천지 창조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손정의 회장과 페퍼 (비디오 캡처). 테즈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을 꿈꿨던 손 회장이 마치 미켈란젤로의 천지 창조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국내에서 수많은 긍정적인 글이 올라오고 보도가 이루어졌지만 해외 언론의 반응은 매우 냉정하다. 손 회장의 발표를 그대로 전하고 있거나 약간 두렵다는 보도가 있을 뿐이지 페퍼에 대한 보도보다는 T-모바일 합병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이는 퍼스널 로봇의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좀 더 신중한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인공지능 기술, 특히 딥러닝(deep learning)을 기반으로 하는 인지와 학습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준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문가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표정과 음성에서 감성을 추론한다 하더라고 말하는 사람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처리와 지식 베이스가 필요한데 이는 구글이나 IBM보다 더 뛰어난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과연 알데바란과 소프트뱅크의 기술로 가능할 것인가 대해 비판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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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흥미로운 발표였지만 아마 아주 재미있는 고급 장난감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물론 200만 원이라면 나도 구입할 의사가 있다. 또한, 가게 안내, 노인과 대화 상대, 외로운 싱글에게는 좋은 동반자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심심이’하고도 노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노인 지원 로봇과 남녀를 위한 애인 로봇이 향후 가장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손정의 회장의 키노트 발표 전문을 한글로 보려면 bartkoh 님의 2014년 6월 5일 SoftBank Pepper 발표회 한국어 전문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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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삼성전자의 타이젠 TV와 클라우드박스

삼성전자가 새로운 운영체제로 가능성을 타진하는 타이젠(Tizen) 개발자 컨퍼런스가 6월 2일부터 3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 2014

그동안 발표가 계속 연기되었던 타이젠 폰인 ‘삼성 Z’가 드디어 언론에 공개되었지만 갤럭시 S5의 기능을 따라 했다는 측면과 러시아에서만 (향후 인도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판매된다는 점에서 별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기조연설에는 약 600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앱 생태계 구축 위해 1년간 앱 매출 100%를 개발자에게

‘앱 생태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일단 HTML5 기반의 웹앱을 주 기반으로 할 예정이라는데, 아직은 속도 등의 성능에서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할 듯하다.

개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향후 1년간은 모든 매출을 개발자의 몫으로 제공한다고 하는데(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는 매출에서 개발자의 몫이 70%), 개발자가 신경 쓰는 것은 내가 받는 몫만은 아닐 것이고 얼마나 팔릴 것인가가 제일 중요할 것이다.

타이젠은 IoT나 스마트TV에 비중을?

타이젠은 오히려 스마트폰 보다는 다른 사물인터넷 기기 (기어 2나 기어 2 네오 같은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TV에서의 사용에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흘러나오는 루머로는 이미 스마트폰보다는 다른 제품에 적용하는데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렇다고 TV 쪽에서 이를 꼭 환영하고 있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국내에 크게 부각되지 않은 소식 중 하나는 타이젠 TV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으며 차량용 (타이젠 IVI, In-Vehicle Infotainment), 타이젠 웨어러블 등 다양한 프로필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타이젠 진영에서는 본격적으로 타이젠이 안드로이드의 대항이 될 가능성을 알리고자 했으나 아직 대부분의 기업은 지켜보는 입장이다.

타이젠 TV 시제품과 SDK

눈길을 끄는 타이젠 TV는 이번에 시제품을 선보였는데, 나름 고민한 UI를 소개했으나 LG전자가 CES에서 소개한 웹OS TV의 인터페이스에 비해 파격적이지 못했다. 앞으로 스마트 TV 시장이 자체 OS를 내장하는 방식과 크롬캐스트, 아마존의 파이어TV, 로쿠와 같은 동글형 기기를 통한 TV의 변환 또는 업그레이드를 이끌어주는 방식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므로 이 정도의 변화로 타이젠 TV 구매를 유도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나저나 내가 기다리는 애플의 스마트TV 다음 버전은 언제나 나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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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젠 TV용 앱을 개발하기 위해서 제공하는 SDK의 이름은 카프(Caph)이다. 이번에 베타 버전을 선보였는데 이는 HTML5 표준을 지원하며 TV 화면과 같은 가상 개발 환경을 지원해 TV 없이도 TV의 모든 기능을 실제와 동일하게 작업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동되는 클라우드박스

타이젠 관련 뉴스에서 하나 더 살펴볼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타이젠 클라우드박스(CloudBox)라는 이름의 미디어 클라우드 서비스인데, 클라우드박스는 여러 서비스에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한 화면에서 찾고 검색할 수 있다. 연동되는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는 드롭박스, 슈가싱크, 구글 드라이브, 원드라이브, 박스, 아마존 S3 등이다. 아직은 프로토타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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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K 플래닛의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시럽’ 발표

SK플래닛 시럽SK플래닛이 OK캐쉬백의 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한 지는 좀 된다. 이를 위해 다음(Daum)에서 김지현 상무가 영입되고 내부 TF와 팀이 구성되었다. 시럽(syrup)은 통합 전자지갑으로 스마트월렛, 통합 마일리지, 모바일 상품권 및 기프트권을 모두 담았다고 한다.

시럽 가맹점에는 시럽 스토어가 제공되어서 마케팅 솔루션이 제공되고 고객의 방문 횟수나 선호 상품까지 분석하며 이를 위해 지오펜싱, BLE, NFC 등의 기술이 활용될 것이라고 한다.

이미 전국 8만 개 점포가 등록되었고 스마트월렛은 ‘시럽’으로, OK캐쉬백은 ‘OK캐쉬백 by 시럽’이 된다고 한다. 국내 170만 개의 매장으로 넓히며 해외에도 진출한다고 한다.

SK플래닛 시럽이 열어가는 세상

어려운 게임을 펼친다는 생각이다. 일단 매장의 POS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얼마나 주어질지 궁금하며, 사용자들의 편의성과 혜택 또한 얼마나 간편하게 얻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SK플래닛 중심의 또 하나의 닫힌 플랫폼?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자기 위치 확인은 매우 예민한 정보이기 때문에 쉽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 많은 서비스가 나왔지만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며, 게다가 OK캐쉬백 카드를 그냥 꺼내는 것이 스마트폰을 켜고 앱을 여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스퀘어가 이 문제를 매우 흥미롭게 해결해 나가고 있긴 하지만.

BLE, NFC 모두 아직은 사용자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지오펜싱 역시 사용자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가정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수준이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이 아닌 SK플래닛이 진입한다면 당분간 필요로 하는 마케팅 비용을 감수할 수는 있을 것이지만 시럽이 오픈 커머스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시럽 기반의 다양한 플레이어가 등장해야 할 것인데 그보다는 SK플래닛 중심의 닫힌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힘든 싸움, 성공할 수 있을까

시럽은 위치 정보, 구매 정보, 방문 정보 모두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가정한다. 세 가지를 고객이 순순히 내놓는 것은 매우 간편하면서도 이익이 명확한 상황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각 상점이 고객의 프로필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이나 세일즈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제공한다는 것도 대규모 프랜차이즈를 제외하면 기대하기 어려운 가정이라고 본다.

아임인, 포스퀘어, 씨온이 체크인을 기반으로 도전했으나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전략 변경을 했고, 옐프가 가장 대표적인 리뷰 평가 사이트이고, 페이스북이 이 영역을 절대로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이며, 구글의 여러 시도 역시 아직 명확한 결과를 얻고 있지 못하다. 국내 포털도 여러 번 지역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한 바 있다.

SK플래닛이 OK캐쉬백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얼마나 의미 있게 분석되는지, 시럽이 어떤 제휴 프로그램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할지, 개인에게 어떤 이득을 제공할지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지만, 매우 힘든 싸움을 시작했구나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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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타 흥미로운 뉴스들

– 미국 CIA가 페이스북 페이지와 트위터 계정을 오픈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단 두 개의 포스팅(커버 사진 변경, 블로그 소개)을 올렸고(6월 8일 현재) 1만여 명의 팬을 모았다. CIA가 블로깅 하는 것을 처음 알았다. 트위터에는 ‘이것이 우리의 최초 트윗임을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로 첫 포스팅을 했다.

6월 6일 자 블로그에 보면 CIA는 트위터와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플리커와 유튜브 계정도 있다는 것을 알리면서 이제 CIA도 소셜 공간으로 간다(CIA Goes Social)고 했다.

CIA보다 우리 국정원이 이 영역에서는 훨씬 앞서나간 거 아닐까 한다. 수많은 가짜 계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CIA가 배울 생각이 있다면.

– 유럽의 잊힐 권리 판결에 따라 구글 웹 양식 제공

지난 5월 유럽의 법원에서 구글에 사용자의 잊힐 권리를 존중하고 개별 사용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불필요하고 오래된 정보를 삭제하라는 판결이 나온 이후 구글은 사용자가 이를 요청할 수 있는 웹 양식을 공개했다.

유럽 법원의 판결은 다시 한 번 전 세계적으로 잊힐 권리와 표현의 자유, 역사의 기록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웹에 올라온 글 중에 제일 권하고 싶은 글은 구글의 정보 윤리에 대해 자문하고 있는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OII)의 철학 교수 루치아노 플로디기(Luciano Floridi)가 가디언지에 기고한 글 (The law needs bold ideas to address the digital ag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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