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텍스트] 1143만 명 가운데 뉴스 구독자는 789만 명… 미국 인구 2%가 뉴욕타임스 유료 구독자, 디지털 싱글 상품 제외 성장률은 6%로 둔화. (⏳3분)

지난해 뉴욕타임스 유료 구독자가 1143만 명을 돌파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올해 지표는 조금 다르다. 뉴욕타임스가 한계를 맞은 것일까.
이게 왜 중요한가.
- 뉴욕타임스는 ‘넘사벽’이다. 대부분 뉴스 기업들과 비교조차 적절치 않지만 그래도 북극성 지표처럼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확인할 수 있다.
- 세계적으로 전통적인 뉴스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져 가는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유료 구독 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 왔다.
-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트럼프 1기 때 나타났던 ‘트럼프 범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구독자 증가도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아직도 종이신문 보는 사람이 있다고?
- 2022년 73만 명에서 2023년 66만 명으로, 지난해 61만 명으로 줄었다.
- 유료부수가 116만 부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조선일보의 절반 수준이다(2020년 기준). 참고로 동아일보 73만 부와 중앙일보 67만 부에도 못 미친다.
- 디지털과 페이퍼를 나눠서 보면 광고는 이미 68%가 디지털로 넘어갔고 구독은 70%의 매출이 디지털에서 발생한다. 성장의 축이 디지털로 넘어간 지 오래다.

끼워팔기 성장, 불안한 지표.
- 세계적으로 뉴스 시장의 광고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선방하고 있지만 성장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종이신문이 무너지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 뉴욕타임스 구독자 통계에는 뉴스뿐만 아니라 크로스 워드나 쿠킹, 와이어커터 등 뉴스가 아닌 구독 상품이 포함돼 있다.
- 뉴스와 다른 디지털 상품을 함께 구독하는 번들 상품 구독자가 544만 명으로 전체 구독자의 48%를 차지한다.
- 싱글 디지털 상품 구독자는 345만 명으로 늘었다. 그러니까 전체 구독자 가운데 뉴스를 구독하지 않는 구독자가 30%라는 이야기다.
- 뉴스만 구독하는 독자는 193만 명인데 1년 전보다 30% 줄어든 규모다. 어차피 번들을 주력으로 밀고 있고 번들 상품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1500만 목표 가능할까.
- 메러디스 코핏 레비언(뉴욕타임스 CEO)은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모든 호기심 많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구독 서비스가 되려는 우리의 여정이 한층 앞당겨졌다”고 자평했다.
- 뉴욕타임스는 이미 2010년부터 구독 매출이 광고 매출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구독 매출이 광고 매출의 3.5배다.
- 2027년까지 1500만 구독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 20%의 구독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TMI.
- 뉴욕타임스의 월평균 순 방문자 수는 9300만 명이다. 자체 추산으로는 1억3700만 명.
- 발행 부수는 25만3000부, 주말판은 별도로 62만3000부.
- 1인당 매출(ARPU)은 9.42달러.
- 뉴욕타임스는 끼워팔기 마케팅으로 구독자를 늘려왔다.
- 뉴스 온리 구독자는 11.95달러를 내는데 크로스 워드나 쿠킹 등 싱글 상품은 평균 3.58달러밖에 안 된다. 뉴스와 쿠킹, 뉴스와 크로스 워드 등을 묶은 번들 상품은 평균 12.53달러다. 뉴스를 보면서 이왕이면 몇천 원만 더 내고 다른 상품도 이용하라는 마케팅 전략이다. ‘All Access(전체 접근)’ 구독은 월 25달러지만 2달러부터 시작하는 프로모션 상품이 있다.
- 여전히 뉴욕타임스 상품 구성 가운데 가장 비싼 상품은 뉴스다. 장기적으로 뉴스가 주력 상품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 뉴욕타임스 ‘쿠킹’은 한국에서는 한식을 빙자한 괴식으로 악명이 높다. ‘쿠킹’이 메리디스 코핏 레비언의 기획이라 애정이 많다고 한다. 디인포메이션과 인터뷰에서는 “시트 팬 비빔밥(sheet-pan bibimbap)과 계란밥(gyeran bap)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평가와 전망.
- 뉴욕타임스는 세계를 통틀어 가장 잘나가는 신문사지만 구독자 수에 어느 정도 거품이 끼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 뉴스 구독자가 늘어나는 것보다 뉴스가 아닌 디지털 상품 구독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 뉴스와 뉴스 번들 상품만 놓고 보면 구독자 성장률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40% 이상 성장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난해 성장률은 6%에 못 미쳤다.
-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이런 속도라면 2027년 1500만 독자 목표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 종이신문의 시대가 끝나고 이제 막 디지털 구독의 시대가 열렸지만 성장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뉴욕타임스의 도전이 세계적으로 수많은 언론사에 주는 메시지는 각별하다.
- 아서 슐츠버거(뉴욕타임스 발행인)는 “승자 독식이 아니라 밀물이 밀려와서 모든 배가 떠오르는 과정”이라고 했고 마크 톰슨(전 뉴욕타임스 CEO)은 “남들을 도우려면 먼저 나부터 산소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가 유료 구독 시장을 만들고 다른 언론사들이 따라가는 구도였는데 뉴욕타임스가 주춤한다면 가뜩이나 작은 시장의 전망이 더욱 위축된다.
-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략 미국 인구의 2%가 뉴욕타임스 유료 구독자다. 뉴욕타임스는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 구독자 관련 통계나 소식을 볼 때마다 개인적인 궁금증이 있었는데요,
제가 얼마 전까지 뉴욕시에서 대학원에 다닐 때 재학생들 모두 재학 기간동안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릿저널을 1년 단위로 무료 구독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유용하게 활용했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기관 구독자 비중이 전체 구독자 중에서도 만만치 않게 높을거라는 추측을 했었는데, 이런 통계가 나올 때 대학이나 기업 같은 기관 구독자의 수가 반영이 되는지 관련한 통계는 없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