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텍스트] 한국은행 보고서, 진짜 문제는 AI발 빈익빈 부익부. (⏳4분)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자들이 10일 보고서 ‘AI와 한국경제’를 냈다. 글로벌 혁신 동력으로 떠오른 AI가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AI발 ‘부익부 빈익빈’에 대응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이게 왜 중요한가.
- AI는 인간 노동력을 보완하고 생산성을 늘릴 수 있다. ‘초고령 사회’ 대한민국이 어려움을 겪는 의료 서비스 개선, 노인 돌봄에도 혁신적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 그러나 AI 사회 전환 과정서 일자리 대체, 소득 감소, 불평등 심화가 우려된다.
- 한국은행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첫째, AI 도입은 한국 경제 생산성을 1.1~3.2%, GDP를 4.2~12.6% 높일 수 있다. 고령화와 노동 공급 감소로 인한 성장 둔화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다.
- 둘째,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증대 효과는 대기업과 업력이 긴 기업에서 나타난다. 생산성 향상이 모든 기업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과 신생·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
- 셋째, 국내 일자리 중 절반 이상(51%)은 AI 도입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전체 근로자의 24%는 AI 생산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그룹(“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이지만 27%는 AI에 의해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그룹(“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이다. 여성, 청년층, 고학력·고소득층에게 AI는 위기이자 기회다.
- 넷째, 한국은 선진국 대비 우수 디지털 인프라와 혁신 역량을 보유했다. AI 도입 준비가 잘 돼 있다. 그러나 인적 자본 활용과 노동 시장 정책 측면에서는 개선 여지가 크다.
- 다섯째, 교육 및 재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 시장 유연성을 제고하고,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AI가 외과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가.
- 보고서는 AI가 어떤 직업을 대체할지 예측했다. 두 가지 지표를 활용했다.
- 첫째, 특정 직업이 수행하는 직무가 AI에 의해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지 나타내는 지표(‘AI 노출도’)와
- 둘째, 직업의 사회·물리적 속성으로 인해 AI의 직업 대체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 정도를 나타낸 지표(‘AI 보완도’)를 활용했다.
- 판사와 외과 의사는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이지만 대체하기 어렵다. 보고서는 “의사 결정의 중대성, 오류 발생 시 심각성 등을 고려할 때 특정 직무는 우리 사회가 AI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인간의 감독하에 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 그룹의 직업은 AI로 생산성 향상과 임금 상승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층이다. 의사, 대학교수, 금융 전문가, 기업 대표 및 고위 임원 등 주로 전문직이다. 단, 혜택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 반면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 직업은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크며 낮은 임금, 실직 위험에 직면한다. 통신 관련 판매 종사자, 회계·비서·경리 등 사무직이 대표적이다.
- 국내 근로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AI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에 종사한다. 선진국과 유사한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국내 근로자 24%는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에 속한다. 27%는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에 속하는데, 이들은 AI에 의해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위험이 있다.
- 보고서는 “학력이 높아질수록 AI 노출도와 보완도가 동시에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고학력 노동자들이 AI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 과거 기술 발전은 중위 소득 직업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AI 기술의 경우 소득이 높을수록 AI 노출도와 보완도가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고소득 직업의 근로자들은 AI에 단순히 대체되기보다는 AI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 향상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저학력 고령층이 취약하다.
- AI로 인한 일자리 재배치는 누구에게는 기회이지만, 누구에게는 위기다.
-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에서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로 이동하는 비율은 2009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31%. 이 수치를 높이는 게 과제다. “높은 보완도” 그룹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AI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지식 및 기술 요구에 적응했다는 뜻이다.
-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는 이전 직업의 노출도 수준에 관계없이 남성보다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 직업군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반면, 저학력 근로자는 대부분 AI 노출도가 낮은 직업에 머무르며, 보완도가 높은 직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작다.
- 과거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 직업에 종사했던 핵심 연령층 근로자 중 43%가 동일 범주 직업으로 재취업한 반면, 고령 근로자 중에서는 이 비중이 35%에 그쳤다.
-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 직업에서 실직한 고령 근로자들은 대부분 노출도가 낮은 직업으로 재취업했으며,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로 이동할 가능성은 0.8%에 불과했다.
- 고령 근로자가 AI로 인한 노동 시장 변화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이야기다.
결론: 취약 계층의 AI 전환을 도와야 한다.
- 보고서는 ‘노동 유연성 제고’와 ‘취약 계층 보호’를 강조했다.
- 첫째, 비정규직과 자영업자에 대한 실업 보험 확대 및 사회 지원 프로그램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취약 계층의 AI 전환 적응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 둘째, 기업이 AI 도입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 시장 규제 완화와 직업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 셋째, AI 도입으로 대기업 생산성 향상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는 중소기업 및 신생 기업에 대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노출도, 보완도 .. 2가지 개념을 처음에는 헷갈렸는데 다 읽어보니 이해는 됐습니다. 제 생각에는 ‘보완도’ 보다 ‘보호도’가 더 쓰신 글을 이해하는데 낫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드려 봅니다.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