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데이터] ‘흑백 요리사’ 레스토랑 미션 매출 분석: 비싸게 팔아서 이긴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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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 요리사’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레스토랑 미션 편에서는 팀마다 300만 원의 예산과 24시간의 준비 시간을 주고 메뉴 선정과 재료 구입과 손질, 요리 준비를 마치고 실제로 손님을 받아 매출을 가장 많이 내는 한 팀이 생존하는 조건이었다.

우승팀의 팀장 최현석(쵸이닷 대표 셰프)은 랍스터와 캐비어를 얹은 고급 요리로 승부를 걸었다. 어차피 제한된 조건의 특수한 시장이고 누군지 모르지만 손님들의 지급 의사가 높을 거라고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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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매출.

  • 최현석 팀: 477만4000원.
  • 트리플스타 팀: 222만 원.
  • 에드워드 리 팀: 149만8100원.
  • 안유성 팀: 134만8000원.

메뉴 구성.

최현석 팀.

  • 캐비어 알밥 천국. 5만8000원.
  • 랍스터 마라 크림 짬뽕. 4만2000원.
  • 트러플 금까스. 3만6000원.

트리플스타 팀.

  • 마라 크림 새우 딤섬. 2만4000원.
  • 고추장 버터 감자 뇨끼 치킨. 3만 원.
  • 한우 바싹 불고기 번. 2만2000원.

에드워드 리 팀.

  • 장 아저씨 쌈장 파스타. 1만3900원.
  • 캐비어 모둠전. 2만6000원.
  • 고추장 버터 스테이크. 3만4000원.

안유성 팀.

  • 옛날 동파육. 2만4000원.
  • 대통령 명장 텐동. 2만2000원.
  • 요리왕 비룡 마파두부. 2만 원.

그릇 수 계산.

유일한 힌트는 가장 많이 팔린 메뉴 그릇 수다. 트리플스타 팀의 ‘마라 크림 새우 딤섬’이 39그릇이 팔렸다. 20명의 모두 두 그릇씩 먹은 셈이다.

트리플스타 팀.

  • 딤섬 39그릇이 고정이니 트리플스타 팀은 두 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 딤섬+뇨끼+불고기=39+23+27=89그릇.
  • 딤섬+뇨끼+불고기=39+34+12=85그릇.

에드워드 리 팀.

  • 에드워드리 팀은 쌈장 파스타가 끝자리가 900원이고 매출 끝자리가 100원이라 19그릇 확정이다. (9그릇과 29그릇은 계산이 안 맞는다.)
  • 스테이크가 8그릇 이상 팔린 건 확실해 보이니 가능한 경우만 뽑아보면 파스타 19그릇, 모둠전 20그릇, 스테이크 21그릇이 유일한 경우의 수다.
  • 파스타+모둠전+스테이크=19+20+21=60그릇.

최현석 팀.

  • 세 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 알밥+짬뽕+금까스=34+35+37=106그릇.
  • 알밥+짬뽕+금까스=37+30+38=105그릇.
  • 알밥+짬뽕+금까스=37+36+31=104그릇.

안유성 팀.

  • 안유성 팀은 무려 103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 가격대가 비슷해서 큰 차이는 없지만 각각의 메뉴가 10그릇 이상 팔렸다고 가정하면,
  • 합계 59~63그릇이 된다. 세 가지 메뉴가 각각 20그릇 정도? 대부분 심사위원이 한 그릇씩 맛을 본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결과.

  • 네 팀의 최종 합계는 다음과 같다. 어떤 경우의 수든 대략 4그릇 차이라 대세에 지장이 없다.
  • 압도적으로 최현석 팀이 많이 팔았다.

게임의 규칙.

  • 심사위원단은 모두 20명이었다.
  • 최소 60+85+104+58=307그릇.
  • 최대 60+89+106+64=319그릇.
  • 평균 313그릇이니 20명이 1인당 대략 평균 15~16그릇을 먹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심사위원마다 편차는 있을 수 있다.
  • (유튜버 히밥은 라면 25개와 고기 80인분, 초밥 270개, 소 곱창 10m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다고 한다.)
  • 식비 예산은 1인당 100만 원씩 전체 2000만 원이었는데 지출은 984만100원에 그쳤다.
  • 1인당 평균 49만2005원, 절반도 채 못 썼다. 역시 심사위원마다 편차는 있을 수 있다.
  • 4개 팀 메뉴가 모두 12개였으니 결국 한 번씩 먹고 뭘 더 시켜 먹느냐의 경쟁이었다.
  • 어차피 대략 전체 메뉴를 한 번 이상 먹는다 치면 가격이 높은 게 유리하지만 최현석 팀은 모든 메뉴가 고르게 많이 팔렸다.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이 최현석 팀의 메뉴를 각각 한 번 이상, 많게는 두 번이나 세 번 시켜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

분석.

  • 1인당 100만 원 예산이 너무 많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한도가 50만 원이었어도 달라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 백종원(더본코리아 대표)이 말한 것처럼 두 그릇 먹게 만드는 요리가 무엇이냐의 대결이었다. 1인당 예산이 10만 원 미만이거나 심사위원들이 먹방 유튜버가 아니었다면 게임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을 수 있다. ‘내돈내산’이 원칙이었다면 또 전혀 다른 결과가 됐을 수도 있다.
  • (예산 100만 원은 사실 무제한 무료나 마찬가지였다. 이왕 먹는 거 평소에 못 먹는 고급 메뉴를 시키자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 어차피 가격이 쟁점이 아니었다면 매출뿐만 아니라 판매 그릇 수에서 최현석 팀이 압도적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 단일 메뉴로는 트리플스타 팀의 딤섬(39그릇)이 가장 많이 팔렸지만 최현석 팀의 캐비어 알밥(37그릇)과 랍스타 짬뽕(36그릇)도 몇 그릇 차이 안 난다.
  • 결국 구체적인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을 읽는 능력도 중요했다.
  • 최현석 팀은 매출뿐만 아니라 판매량도 압도적이었고 어쨌거나 최대한 좋은 재료를 써서 지불 의사를 높였다. 어차피 공짜인데 많은 사람이 이왕이면 새우튀김보다는 캐비어에 손이 가지 않았을까.
  • 꼼수가 지배하는 미션이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규칙은 모두에게 동일했다. (다만 방출팀에게 너무 가혹했다는 비판도 있다.)
  • 어차피 심사 위원들이 자기 돈 내고 먹지는 않을 거라는 걸 간파한 게 승패를 갈랐다.
  • 애초에 이 게임은 20명에게 300그릇을 파는 게임이었고 배가 불러도 한 번 더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세팅하는 게 관건이었다.
  • 메뉴 선택에서 가격표는 큰 의미가 없었다. (어차피 100만 원을 다 쓰지 못한 심사위원이 대부분이었다.)
  • 안유성 팀은 아마도 그릇 수로는 에드워드 리 팀보다 많이 팔았을 가능성이 크다. 단가만 살짝 높았어도 순위가 바뀌었을 수 있다. 캐비어나 랍스터 같은 시그니처 메뉴가 중요했고 딤섬처럼 가볍게 임팩트 있는 메뉴도 필요했다. 텐동은 조리 시간에 실패했다. (실제로 일부 심사위원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다음에는 못 시키겠다고 말했다.)
  • 맛도 중요하지만 제한된 시간의 특별한 기회에 어떤 메뉴를 선택할 것인가의 경쟁이었다. 경쟁의 성격을 알아야 이긴다.
Culinary Class Wars Choi Kang-rok in Culinary Class Wars Cr. Sangwoo Kim/Netflix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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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

  1. 1인당 100만원 줬는데 50만원 밖에 못 씀 (돈을 무제한 지급한 셈)
    이 경우 지출에 고민이 사라지면서 “비싸면 오히려 수요가 올라가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 (모든 메뉴가 사실상 공짜)
    돈에는 제한이 없고, 시간 제한과 위가 수용할 수 있는 양의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더 사먹는다면, 비싼 걸 고르게 됨.
    그리고 돈 걱정 없이 메뉴를 고를 수 있는 타켓(손님)이란 걸 처음부터 밝히지 않음. 여기서 모두 삽질하게 만듬.
    그래서 그냥 메뉴 가격을 2배로 설정해 놓은 최현석 팀이 이기고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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