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법 통과.
-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4시간 만에 종료되고 표결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이 퇴장한 상태에서 찬성 189명에 반대 1명으로 통과됐다. 22대 국회 첫 표결이다.
- 100명의 수사팀이 70일 동안 수사하고 30일 연장할 수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한 명씩 후보를 추천하고 윤석열(대통령)이 이 가운데 한 명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과 출국 금지 해제도 다룬다.
-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겨레에 이런 말을 했다. “위헌에 위헌을 더한, 반헌법적 특검법으로 되돌아왔다. (중략) 민주당이 탄핵으로 헌정 중단을 가져오려고 의도적으로 이러는 것이다.” 특검=탄핵이라고 생각하는 대통령실 관계자는 누굴까.
- 윤석열(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은 안철수만 찬성.
-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안철수와 김재섭만 퇴장하지 않고 남아 각각 찬성표와 반대표를 던졌다.
- 본회의장 밖에 있던 김대식(국민의힘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당론을 어긴 사람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계속 철수야.”
이탈표 8표가 관건.
-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로 돌아오는데 재의결의 시한은 없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적절한 시점을 본다는 계획이다.
- 재의결은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국민의힘 108명 가운데 8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 이진숙(전 대전MBC 사장)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언론 특보를 맡았다. 중립과는 거리가 뿐만 아니라 “방송 장악 기술자”로 불리는 사람이다.
- “지금 공영방송은 흉기”라고 말했다. “바이든-날리면 보도는 최소한의 보도 준칙을 무시했다”면서 “공영방송 다수 구성원이 민주노총 조직원”이고 “언론이 정치권력, 상업 권력의 압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스스로 노동 권력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 민주당은 “방송 장악의 선전포고”라며 반발하고 있다.
쟁점과 현안.
“이태원 참사는 좌파가 배후.”
- 이진숙이 지난해 3월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썼다.
- “좌파 시민단체와 좌파 언론의 뒤에는 대한민국을 뒤엎으려는 기획자들이 있었을 것이다. “MBC와 KBS는 (참사 발생) 이틀 전부터 핼러윈 축제를 예고하면서 더 많은 청년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
- 최민희(민주당 의원)는 “이태원 참사를 좌파 언론 탓으로 몰았던 대통령이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했다”면서 “극우 유튜버 수준의 대통령과 방통위원장이 나라를 얼마나 더 망가트리려는지 너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다시 읽는 이진숙과 최필립의 대화.
- 드라마에서 나올 것 같은 사건이었다. 2012년 대선을 앞둔 12월8일의 일이다.
- 최성진(한겨레 기자)이 최필립(당시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통화를 하고 있는데 이진숙이 최필립을 찾아왔다. 최필립이 그만 끊자고 하고는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통화는 계속 녹음 중이었다. 둘의 대화는 다음과 같다.
- 최필립: “요란하게 할 필요 없이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하는 게 나은 것 아닌가.”
- 이진숙: “이게(기자회견) 굉장히 정치적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그림은 좀 괜찮게 보일 필요는 있다.”
- 최필립: “이걸 하게 되면 비꼬는 말이 상당히 나올 거라고…”
- 이진숙: “네, 맞습니다. 박근혜에게 뭐 도움을…”
- 최필립: “대선 앞두고 잔꾀 부리는 거라고 이야기는 나올 텐데.”
- 검찰은 최성진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대법원까지 가서 징역 6개월에 선고 유예를 받았다.
‘그 나물’ 개각.
- 윤석열 측근들이 대거 장관이나 차관으로 옮겨갔다. 동아일보는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지난 총선에서 정부와 여당에 쇄신을 촉구한 민심과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 인수위 출신의 김완섭(기획재정부 차관)이 환경부 장관 후보로, 김병완(전 비서관)은 금융위원장 후보로 지명됐다.
더 깊게 읽기.
조선일보 1면은 바이든 사퇴론.
- 중요한 이슈지만 채 상병 특검법을 밀어낼 정도는 아니다. 이진숙 논란도 1면에 없다.
- 뉴욕타임스가 “바이든이 사퇴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한 걸 인용했다. 바이든이 이미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 1면 머리기사로 끌어 올렸다.
- 바이든이 물러나면 민주당은 8월7일까지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 미셸 오바마(버락 오바마 부인)가 지지율에서 가장 앞선다. 트럼프와 붙으면 11%포인트 앞선다는 여론 조사도 있었다.
영국 노동당 14년 만에 정권 교체.
-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 출구 조사 결과 노동당이 하원 650석 가운데 410석을 확보했다. 출구 조사가 크게 틀리지 않았다면 키어 스타머(노동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 2019년 총선에서는 보수당이 365석을 확보하고 노동당이 203석에 그쳤다.
한동훈이 김건희 메시지를 ‘읽씹’했다는 의혹.
- 김건희(대통령 부인)가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 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다. 한 위원장님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
- 한동훈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규완(CBS 논설실장)에 따르면 디올 백 문제로 시끄럽던 1월18일과 21일 사이에 보낸 메시지다. 한동훈이 김건희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고 말한 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던 무렵이다. 총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였는데 뭉갰다는 이야기다.
- 김웅(전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배신자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와서 도대체 저 말이 무슨 뜻인가 생각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모든 게 다 설명이 된다”고 말했다.
“브레이크가 딱딱했다.”
- 시청역 사고 운전자의 말이다. 급발진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입증할 방법이 없는 상태다.
-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했는데 법원이 기각했다.
다르게 읽기.
윤석열이 깎아준 세금 63조 원.
- 법인세 감세가 27조 원이고 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가 각각 19조 원과 8조 원에 이른다.
- 이명박 정부 때보다 크다. 이명박(전 대통령)은 46조 원을 깎아줬다.
-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2020년 47조 원에서 지난해 55조 원으로 늘었다. 그런데 법인세는 12조 원에서 8조 원으로 줄었다. 세금 감면이 3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무능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 한쪽에선 대출을 늘리면서 다른 쪽에선 억제하는 모순된 정책을 펴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부동산 연착륙과 가계부채 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정부 정책이라면 최소한의 일관성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법과 대안.
의류 수거함이 사라진 이유.
- 서울에서만 4년 동안 3000개 가까이 사라졌다. 2020년 1만4827개에서 올해 1만2039개로 줄었다.
- 쓰레기 무단 투기가 늘어 철거 민원이 많았다고 한다.
- 헌 옷 수거와 판매도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업자들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말도 나온다.
마늘 농사 못 짓는 이유.
- 명품 마늘로 유명한 의성에 마늘 농가가 줄고 있다. 의성은 인구 5만 명이 안 되는 대표적인 소멸 위험 지역이다.
- 의성의 육쪽마늘은 알린(alliin) 성분이 중국산보다 7배 많다고 한다. 한국 마늘 재배 면적의 20%를 차지했는데 재배 면적이 계속 줄고 있다. 기계화율이 낮고 인건비가 폭증하면서 일손을 구할 수 없다고 한다.
- 10년 전 5만~6만 원이던 인건비가 최근 13만 원 이상으로 뛰었다. 2주 안에 집중적으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기도 쉽지 않다.
오늘의 TMI.
삼성전자 20대 이하 직원 27%뿐.
- 27만 명 가운데 7만 명 수준이다. 2008년에는 16만 명 가운데 10만 명이었다.
-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도 모두 30%를 밑돌았다.
- 동아일보는 “한국의 중위 연령이 2008년 36.7세에서 올해 46.1세로 올라간 인구구조가 반영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공채 위주에서 경력 위주로 바뀌고 신입 사원을 대거 뽑는 신사업이 정체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실 이전 비용 지금까지 641억 원.
- 지난해 87억 원의 예비비를 추가 배정했다. 윤석열이 당선인 시절 밝힌 496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 정성호(민주당 의원)가 “가뜩이나 56조 원의 역대급 세수 결손으로 나라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비비가 쌈짓돈처럼 쓰인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자유는 정의와 진실 위에 존재한다.”
- 윤석열이 자유총연맹 창립 기념식에 가서 한 말이다. 대표적인 보수 관변단체다.
- 참석자들이 “윤석열”을 연호했다. 기념사진에 등장한 사람이 100% 남성이라는 것도 놀랍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이재용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은 이미 2010년대 중반에 한계를 맞았다.
-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세 배 이상 규모로 성장했는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분기 17%에서 지난해 4분기 11%로 줄었다. TSMC는 같은 기간 55%에서 61%로 늘었다.
- 박상인(서울대 교수)은 이재용(삼성전자 회장)이 두 가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 첫째, 반도체 설계 부문을 포기하고, 징벌 배상과 디스커버리 제도를 입법 청원해야 한다. 기술 탈취 우려를 피하고 주문 생산 시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둘째, 재생 에너지 수급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허브로 가려면 RE100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술 취한 삼촌’ 같은 민주당.
- “Know-it-all”은 ‘자신을 남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적 오만을 두고 하는 말이다.
- “’술 취한 삼촌’처럼 항상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는 리버럴의 태도가 정치적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깔보고 정복해야 할 야만 부족인 양 혐오하는 부족적 오만(tribal arrogance)을 낳았고 이게 위기의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마이클 린치(코네티컷대 교수)가 미국 민주당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한국 정치에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다.
- 이철희(전 청와대 정무수석)는 요즘 민주당을 두고 “보수 세력의 정체성을 의도적으로 친일-독재에 가두고 자신과 그들의 차이를 선악으로 구분하며 적대한다”고 지적했다. “상대를 인정하는 가운데 우열을 다투면서 성과를 만들어 내는 책임 정치가 아니라 지적 도덕적 우월감으로 윽박지르는 신념 정치에 빠져 있다”는 이야기다.
- “지금까지 검증된 진보의 성공 문법은 약자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그들의 사회적 정치적 힘을 강화하는 것뿐이다. 반사이익에 취해 시끄러운 소수의 환호해 취해 시간을 허비하면 흉내만 내는 ‘유사 트럼프’를 넘어 포퓰리즘 문법에 충실하고 팬덤 정치에 능한 ‘진성 트럼프’가 순식간에 이 땅의 정치를 삼켜버릴지도 모른다.”
피드백.
나이와 사고율의 상관관계.
- 어제 슬로우레터에서 한겨레 기사를 소개하면서 “사고를 가장 많이 내는 연령대는 20대”라고 인용했는데 실제로 한겨레 기사 원문은 “사고를 가장 많이 내는 연령대는 20살 이하”였습니다. 바로 잡습니다.
- 저희는 여전히 “나이와 사고율은 비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는 한겨레의 설명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이 기사를 “사실과 다르다”고 평가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합니다. ‘사실과 다르다’기 보다는 ‘정확한 설명이 아니다’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 슬로우뉴스는 지난 슬로우리포트에서 20세 이하(16~20세)는 애초에 면허 취득자 수가 많지 않아(21~30세의 5분의 1 수준) 비교 대상으로 적절치 않다고 봤습니다. 나이와 사고율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선형적으로 판단하지 않더라도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65세 이상 운전자의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서 유의미하게 많다”는 게 슬로우리포트의 결론이었습니다.
- 몇 가지 근거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세 이하 면허 취득자는 일단 숫자가 너무 적어 다른 연령대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확인하려는 건 40대가 30대보다 교통사고를 더 많이 내느냐 내지 않느냐가 아닙니다. 65세 이상이 다른 연령대보다 사고율이 더 높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검증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 기사에서 나이와 사고율이 상관관계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면 독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위험이 있습니다.
- ’비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고 했으니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애초에 비례관계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죠.
- 한겨레 기사는 ① 65세 이상 운전자의 사고 비율이 늘고 있다면서도 ② ‘인구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③ 가장 사고를 많이 내는 연령대는 20세 이하고 ④ 나이와 사고율이 비례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어제 슬로우레터에서 지적한 것처럼 ②를 인정하더라도 ①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고 ③과 ④를 근거로 ①이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40대 운전자와 65세 이상 운전자의 사고 사망률이 3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 그리고 조금 다른 이야기 하나 추가합니다. 운전면허 취득 경과 햇수에 따른 사고율을 살펴보면 놀라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흔히 초보 운전자들이 사고를 많이 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지난 19년 동안의 교통사고를 누적해 보면 51%가 면허 취득 이후 15년이 지난 운전자들이 낸 사고였습니다.
- 이것도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텐데 면허를 취득한다고 모두 운전을 시작하는 건 아니고요. 그래프가 주는 착시 효과도 있습니다. 1년 단위 구간과 5년 단위 구간이 다르고 ‘15년 이상’은 일단 숫자가 가장 많죠. 정확히 몇 명씩인지는 데이터가 없습니다. 65세 이상 운전자 가운데 상당수가 이 구간에 포함돼 있을 수도 있지만 이 그래프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