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리포트] 낮은 PBR의 근본 원인은 열악한 지배구조와 낮은 주주 환원율, 관치와 주주 자본주의를 극복해야 진짜 ‘밸류업’이다.
목차.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계속 나온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보다 시장 가치가 더 낮다는 말도 나오고 40% 이상 디스카운트 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금융위원회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하면서 일부 기업들 주가가 뛰었는데 오히려 관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부른다는 말도 나온다. 얼마 전 삼성물산 재판에서 이재용(삼성전자 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구조적 요인이란 지적도 있었다.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는 주주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도 본격화하고 있다.
요즘 뉴스에 계속 뜨는데,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게 뭔가.
- 정부가 나서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 시장의 평가를 높이겠다는 정부 주도 프로젝트. 26일에 발표한다고 한다.
- 대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주요 투자지표를 비교 공시한다. (PBR 1배 또는 ROE 8%가 넘어야 한다는 등의 목표치를 제시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둘째, 기업가치 개선 계획을 공표하도록 권고한다. 셋째,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한다. (S&P500처럼 우량 기업만 따로 뽑아서 세일즈를 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 주가순자산비율은 Price to Book value Ratio.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시가총액÷순자산=주가÷주당순자산가치(BPS).
시장의 반응은 어떤가. 일부 기업들 주가가 크게 올랐다.
- 정부가 종목 찍어주기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 저PBR주 열풍이 불고 있다.
- PBR 1배 미만 종목 529개 가운데 360개 종목이 올랐다.
- 하나금융지주와 현대차, LG, 금호석유, KCC, 삼성화재 등이 저PBR주로 꼽힌다. 주가도 많이 올랐다.
- 주식이라는 건 한 번 오르는 게 아니라 계속 올라야 하는 것이고 뉴스가 뜨면 오히려 팔라는 격언도 있지 않나. 일단 시장의 반응도 좋고 주가 흐름도 좋다. 한국 주식이 너무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더 오를 거라는 기대도 늘고 있다.
- PBR 1배 미만 상장사는 1104개. 상장 종목의 58%다. 코스피 PBR은 0.90 배로 미국 상장주 평균인 4.6배와 비교해 크게 낮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 1.4배보다도 낮다. S&P500는 평균 4.58배다.
- 포스코홀딩스(0.66배)와 현대차(0.46배), 기아(0.89배), SK텔레콤(0.96배), LG전자(0.82배) 등도 1 미만이다.
저PBR주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 아닌가.
- 싼 건 다 이유가 있다. 전문가들은 “‘밸류 트랩(Value Trap, 가치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PBR이 1배 미만이었으면서 수익률이 코스피 성과를 밑돈 기업들을 ‘밸류 트랩’ 기업이라고 하는데 대략 60% 정도 된다. 달리 말하면 자산은 많지만 돈이 안 돈다, PBR이 1미만이면 회사를 청산했을 경우 지금 주가보다 더 받을 수 있다, 이런 개념일 뿐 실제로 그렇게 주가가 떨어져 있을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PBR만 보면 안 된다.
- 한국 시장이 전체적으로 PBR이 낮기도 하지만, 특히 지배구조 이슈가 있는 종목들이 낮았다. (코스피200에 속한 일반지주 29개사+금융지주 10개사 평균 PBR은 0.56배로 코스피200 PBR 0.95배 대비 저평가됐다.)
- 지주회사들이 전반적으로 PBR이 낮은데. 지주회사는 지배가 목적이라 배당을 잘 안 준다는 인식이 있다. 총수들은 이익을 빼내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30년 뒤에도 경영권을 잃지 않는 게 목표다.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아야 하니까. 이게 주주 가치와 총수 가치가 충돌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 이마트와 롯데쇼핑도 많이 올랐는데 자산 규모는 큰데(부동산이 많기 때문)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들이 있다. PBR과 PER을 같이 봐야 한다.
테슬라나 애플 같은 혁신 기업들과 비교하면 삼성전자 주가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과 비교하는 게 적절치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저평가 돼 있는지 살펴볼 수는 있다.
- 애플의 2022년 매출액은 3857억 달러(513조 원), 삼성전자는 302조 원이다. 매출은 애플이 1.7배인데 2023년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7.4배 정도 된다.
- 애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2년 기준으로 175%로 삼성전자(17%)를 크게 웃돈다.
- 테슬라와 현대차를 비교해 보면 매출은 현대차가 많은데(0.8배) 시가총액은 테슬라가 현대차의 21배가 넘는다.
-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증시 투자자를 붙잡아둘 수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테슬라의 PBR은 9.84배, 주가수익비율(PER)은 44.98배로 자기자본이익률(ROE)는 33.6%다.
- (며칠 전 워렌 버핏이 애플 주식을 팔았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무려 19억 달러어치다. 보유량의 1% 밖에 안 되지만 장기 성장성이 의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애플은 엄청난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는데도 주가가 높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 애플을 보면 주주 환원과 성장성이 배치된다는 우려를 반박하는 사례 아닌가.
- 만약 팀 쿡(애플 CEO)이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잘린다. 스티브 잡스(전 애플 CEO) 때는 자사주 매입 같은 것 안했다. 주주들의 요구에 굴복한 것인데, 애플은 계속해서 혁신 제품들을 내놓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는 구조다.
- 삼성은 장치+설비산업이라 다르다. 애플은 이미 폭스콘 등에 제작을 외주하고 있고 핵심 경쟁력은 제조업이 아니라 R&D다. 애플은 설비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삼성은 150조 원 이상 현금을 들고 있고 해마다 수십조를 설비 투자에 투입해야 하지만 애플은 현금 유동성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 2022년 12월 말 기준 애플은 205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 1449억 달러어치 매도 가능 증권(Marketable securities)을 포함해 1655억 달러 보유하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 도요타와 현대차를 비교하면 어떤가.
- 삼성전자가 TSMC 보다 매출 규모는 큰데 시가총액은 더 적다. 매출은 3배, 기업 가치는 0.7배다.
- 현대차와 도요타를 비교해 보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실감할 수 있다. 도요타가 매출은 2.4배 많은데, 시가총액은 6.7배나 된다.
기업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한국 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평가가 낮았던 이유가 뭔가.
- 코스피 PBR은 평균 0.9배. 미국(4.6배), 대만(2.1배), 일본(2.0배), 중국(1.2배)보다 낮다. PBR은 시가총액(시장가치)을 순자산(장부상 가치)으로 나눈 값이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콜롬비아 뿐이다.
- 자본시장연구원이 45개국 증시 PBR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선진국의 52%,신흥국의 58%에 수준이었다.
- ‘WorldPerRatio’에 따르면 한국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0.4, 세계 평균은 12.1이다. 20년 평균 PER도 한국 9.6, 세계 평균은 12.2다. 순자산과 비교해도 낮고 이익에 비교해도 낮다.
- 이유는? 일단 주주 환원율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주주 환원율이란 기업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쓴 돈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이 이익을 주주들에게 더 많이 나눠준다는 의미. 한국은 29%인데 미국은 92%, 중국도 32%다.
- 주주 환원율이 낮은 이유는 전문 경영인 체제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벌 체제에서는 굳이 배당이나 자사주를 늘릴 이유가 없다. 기업 가치가 뛰는 것보다 지분을 늘려잡는 게 더 시급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상속세 부담 때문에 저평가 상태가 유리한 이유도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이 재벌이다, 이런 이야기가 되나.
- 그 영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매출액 5조원 이상 71개 재벌기업집단의 제조업 점유율이 46%나 된다. 5대 기업으로 보면 30% 정도다.
-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배주주의 소유권(cash flow rights)과 지배권 (control rights)의 괴리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 지배주주가 사적이익을 추구할 유인은 높은 반면 무능한 지배주주를 교체하는 것은 어려운 구조다. 반면 지배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소액주주 권리보호 수단, 이사회 기능, 기관투자자 기반은 취약하다. 지배주주의 사적이익 추구는 외부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 장기적으로 성장할 거라는데 그게 주가에 반영 안 된다면 배당이 적거나 여전히 리스크가 있어서 위험 요인이 크다고 보거나 두 가지다.
-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해서 갑자기 재벌들이 배당을 늘릴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이 단기 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지적도 있었다.
- 한국 시장의 구조적인 요인을 봐야 한다.
- 2020년 기준으로 기관 투자자 비중이 45개국 평균은 25%인데 한국은 18%로 낮은 수준이다. 거래 회전율도 높다. 한국은 평균 161% 67개국 가운데 2~7위 수준. 그만큼 변동성이 크고 장기 투자자 비중이 낮다는 의미다. 기관 투자자 비중이 적은 건 지정학적 리스크도 반영된 것이다. 회계투명성은 개선됐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앞서 두 가지 주주 환원율과 지배구조가 가장 큰 요인이고 다른 요인들은 연결돼 있지만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투자자들의 성향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면 왜 주식을 팔겠나.
주주 환원율이 문제였다면, 주주 환원율을 높이면 주가가 오를거다, 이렇게 단순하게 전망할 수 있나.
- 주주 환원율이 높지 않았던 이유를 봐야 한다.
- 블룸버그가 이런 평가를 했다. “한국은 부실한 기업 지배구조와 소액주주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낮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 코스피는 글로벌 주식 장부가치의 약 3분의 1 수준에 거래된다.” 원인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접근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 블룸버그는 “한국 정부가 기업들을 망신을 주는 방법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려 한다South Korea Considers Shaming Companies Into Boosting Valuation”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주 행동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가치를 올리자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실제로 압박이 큰 것 같다.
- 시티오브런던 등 행동주의 펀드들이 삼성물산에 주주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더 많이 매입하라고 요구했다. 1조2364억 원 규모다. 삼성물산은 “경영상 부담이 되는 규모”라며 “ 이러한 규모의 현금유출이 이뤄지면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어렵다”고 맞섰지만 결국 1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 KT&G와 삼양그룹, 현대엘리베이터 등이 행동주의 펀드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 KT&G는 실제로 경영이 방만하다는 비판이 많고 실적이 안 좋은데도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 덕분에 백복인(KT&G 사장)이 9년 동안 재임했다. 주인 없는 기업에서 전문 경영인이 이사회를 장악했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라는 비판이 많았다. 백복인은 4연임에 도전하겠다고 나섰다가 반발 끝에 포기했다.
- 경제지들은 이 참에 주주 가치 극대화 하려면 총수들 경영권 보호 장치도 필요하다고 바람을 잡고 있다. 포이즌필이나 차등 의결권 등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의 숙원 과제다.
삼성물산 자사주 매입은 이재용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 자사주를 위기 상황에 우호 세력에게 넘겨서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목적도 있다.
- 실제로 제일모직과 합병 과정에서는 우호 지분을 확보하려고 자사주를 KCC에 넘기기도 했다.
- 어차피 이재용(삼성전자 회장)은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가져갈 거라 지분 가치가 높으면 담보 대출을 받기도 쉽다. 대출을 받아 상속세를 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을 벤치마킹했다는데 일본과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 지난해 3월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배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자본 효율성 개선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일본 기업 자사주 매입 총액은 8조3000억 엔, 배당금은 15조6000억 엔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 일본도 저PBR주들을 묶어서 세일즈를 했는데 반짝 주가가 올랐다가 실제로 주주 환원이 안 되니 지지부진한 상태다. 자사주 매입 등 일회성 주주환원 확대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기업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 환원 확대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와 자원의 적정 배분이 핵심이다.
역대 정권 주가를 보면 진보 정권에서 오르고 보수 정권은 지지부진했다.
- 정권 영향 보다는 외부 변수가 컸지만 노무현 때 가장 많이 올랐고 문재인 이명박 김대중 순이다. 저점 대비 상승률을 보면 문재인-이명박 순이다.
- 정책적 효과보다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국제유가, 환율, 국제 분쟁 등 글로벌 대외 변수 영향이 더 크다.
- 윤석열 정부는 공매도 금지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부작용이 더 크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켜봐야 한다. 김우찬(고려대 교수)은 “정책의 일관성을 해친다고 비판. 자본 이득세를 도입하기 위해 논의해온 결과가 금융투자소득세인데, 이것을 하루아침에 없애자고 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없애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주주 가치와 기업의 성장성이 충돌한다는 지적도 있다. 성장판이 닫힌다는 기사도 있더라.
-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 첫째, 주가가 안 오르는 게 지배구조 때문이고 재벌 체제 때문이라고 본다면 오너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갈 수밖에 없고,
- 둘째, 공장 짓고 연구 개발 투자 해야 하는데 그 돈을 배당으로 나눠주고 자사주 사들여서 소각하면 당장 주가는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보수 경제지들은 두 번째를 강조한다. 정부는? 둘 다 이야기하지 않고 투자자들이 우리 기업의 가치를 잘 몰라서 주가가 낮은 것처럼 이야기한다.
- 장하준 등은 주주 자본주의 Vs 재벌의 구도로 보고 오히려 장기 성장 투자를 재벌 체제의 강점이라고 보기도 했다.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는 합리적인 시장과 이사회 제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주주 자본주의가 1원1표의 원칙을 강조한다면 그게 절대 불변의 원칙이어서는 안 된다는 게 장하준 등의 주장이다. 주주의 단기 이익 추구를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 스타트업과 비교해도 좋은데 기업이 성장 단계에서는 미래를 보고 모험 투자를 한다. 성장 단계를 지나 IPO를 하고 주주가 늘어나면 단기 주주와 기업이 이해 관계자의 이익이 불일치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 주주 자본주의를 보완하는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장기 주주에게 투표권을 더 주는 방안도 가능하고. 노동자 주주에게 의결권을 더 주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2년 이상 보유하면 1표 더 주는 방식도 있다. 황금주나 포이즌필 이외의 대안이 얼마든지 있다.
관치 논란도 있었다.
- 이복현(금감위원장)이 금융 지주 기업들에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해야 한다”고 했다가 “배당을 자제하라”고 해서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있었다.
- 윤석열이 “시장이 디스카운트(저평가)되면 국민연금이 제대로 이익을 창출해나갈 수 없다”며 “사학연금, 국민연금 등 많은 기금의 재산이 제대로 형성되고 구축된다면 그게 결국 국민에게 환원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 “금융기관을 못 믿고 여기저기에 불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다보니 서로 상충될 가능성이 크다”며 “본인의 인기는 올라가겠지만 제대로 된 금융당국의 역할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비판도 있었다.
- 관치 논란과 별개로, 오히려 국민연금이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물산 합병 때는 국민연금이 손해를 감수하고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니까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 이번에 포스코 사장 선임 때도 국민연금이 개입했어야 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정치권의 간섭에서 자유롭되 무엇이 주주=국민들을 위한 최선의 판단인가 주주 가치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연금 역할론은 어떻게 봐야 하나.
- 국민연금은 어항 속의 고래라고 할 정도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그래서 당장 배당이 늘고 주가가 오르는 것도 좋지만 이게 10년 20년 뒤를 보고 투자해야 하고, 주식을 팔아 치울 때 주가가 폭락하면 안 되기 때문에 장기 성장성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 경제와 같이 성장해야 하는 모델이다.
- 국민연금이 주주 자본주의의 대안이 돼야 하는데 주주 자본주의 논리로 움직이면 매우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 주주 가치와 총수 가치가 충돌하는 게 문제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다. 주주 가치와 총수 가치가 맞물리도록 하는 방법도 있고 둘을 단절시키는 방법도 있다. 지주회사 전환이 첫번째고 재벌 개혁이 두 번째다.
- 주주 환원율을 높이는 게 세계적 추세라고 하지만 무조건 맞는 방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주인 없는 기업이 대리인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총수가 사라진 자리에 펀드들이 주인이 되기 쉽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법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장기적인 성장성을 훼손하는 결과가 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