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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데이터] 키워드는 아이메시지와 연결성, 인스타그램… 20대 여성이 주도하는 아이폰 열풍.




한국과 미국에서 이른바 MZ 세대의 아이폰 선호도가 두드러진다. 특히 여성의 아이폰 선호도가 높다. 배경과 전망을 살펴봤다. 다음은 뉴스토마토 이원재의 ‘끝내주는 경제’에서 아이폰과 갤럭시의 15년 전쟁을 주제로 나눈 대화를 정리하고 보완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20대 3명 가운데 2명이 아이폰을 쓴다고 하던데.


  • 갤럽이 2013년부터 10년 동안 조사하고 있는데 [그림 1]이 지난해 7월 조사 결과다.
  • 아이폰 점유율이 20대는 65%, 30대도 41%나 됐다. 40대는 18%로 줄고 50대와 60대는 6%와 4% 밖에 안 된다.
  • 20대의 아이폰 점유율은 최근 10년 사이 계속 올랐다. 20대만 놓고 보면 2014년 15%에서 네 배 이상 뛰었다. 물론 10년 전 20대가 지금은 30대가 됐다. 갤럭시폰은 계속 줄었다. [그림 2]가 18~29세의 아이폰과 갤럭시폰 점유율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다.
  • 재미있는 게 40대만 돼도 갤럭시폰 점유율이 매우 높고,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림 3]은 40대의 아이폰과 갤럭시폰 점유율 추이다.
그림 1. 갤럽이 해마다 실시하는 스마트폰 사용률과 브랜드 조사. 2023년.
그림 2. 20대 미만(18~29세)의 아이폰과 갤럭시폰 점유율 추이. / 갤럽 자료를 슬로우뉴스가 취합해서 가공.
그림 3. 40대의 아이폰과 갤럭시폰 점유율 추이. / 갤럽 자료를 슬로우뉴스가 취합해서 가공.

그러니까 처음 스마트폰을 사는 학생들이 아이폰을 선호한다, 이런 이야기가 되나.


  • 아이폰이 아니면 친구들 사이에 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아이폰끼리는 무제한 무료로 아이메시지가 되니까 아이폰 이용자들끼리의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 지금 20대가 10년 뒤에 30대가 될 테니까 선호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30대와 40대까지 아이폰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림 4. 애플 아이메시지(왼쪽)과 문자 메시지의 비교. 아이메시지는 무료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iOS 기반 디바이스끼리만 가능하다.

한국적인 상황인가.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


  • 글로벌은 애플과 삼성이 각각 30%와 25% 정도다. 미국은 애플과 삼성이 각각 56%와 27%다. 확실히 미국은 애플 점유율이 높다. [그림 5]를 보면 한국이 얼마나 튀는지 확인할 수 있다.
  • [그림 6]과 [그림 7]은 안드로이드폰(갤럭시폰 포함)과 아이폰을 세대 별로 비교한 결과다.
  • 글로벌로 보면 확실히 안드로이드폰 점유율이 높다. (중국이나 인도가 시장이 큰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 때문에 점유율이 높지 않다.)
  • 미국만 놓고 보면 아이폰 점유율이 더 높은데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Z세대는 83%를 기록한다. 아이폰 편중이 한국보다 더 심하다.
그림 5. 글로벌과 미국, 한국의 주요 스마트폰 점유율 비교.
그림 6. 안드로이드 OS와 iOS의 점유율 비교. 글로벌 평균. / Statista 자료.
그림 7. 안드로이드 OS와 iOS의 점유율 비교. 글로벌 평균. / Statista 자료.

성별 격차도 크다고 하던데.


  • 아이폰 비율과 정당 지지율을 비교해 봤다. [그림 8]은 성별과 연령대별 스마트폰 점유율이고 [그림 9]은 2022년 지방 선서 출구 조사 결과를 성별과 연령대별로 분류한 결과다.
그림 8. 성별과 연령대별 스마트폰 점유율 비교. 2023년 7월 기준. / 갤럽 자료.
그림 9. 2022년 지방 선거 출구 조사 결과.
  • 알아보기 쉽게 20대만 따로 떼서 보면 [그림 10]와 같다.
그림 10. 20대 남녀의 스마트폰 점유율과 정당 지지율 비교.
  • 위의 두 줄은 20대 남녀 성별에 따른 스마트폰 점유율이고, 아랫줄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정당 지지율이다. 20대 여성의 아이폰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20대 남성은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고 여성은 민주당 지지자가 많다.
  • 이게 단순히 아이폰 이용자가 민주당 지지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20대 남녀의 정치적 견해 차이와 취향의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진다는 것.
  • [그림 11]은 남녀 스마트폰 점유율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다. 빨간 색이 20대 여성이고 파란색이 20대 남성이다.
그림 11. 20대 남녀 스마트폰 점유율 추이. / 갤럽 자료.
  • 격차도 크지만 추이를 보자. 20대 여성은 원래 아이폰 점유율이 높았다. 이미 4년 전부터 점유율이 58%가 넘었다. 지난 4년 동안 20대 남성의 아이폰 점유율은 두 배로 뛰었다. 그러니까 여성이 취향을 주도한다,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
  • 한국뿐만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애플 이용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림 12]은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의 남녀 점유율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 12. 애플과 삼성전자의 남녀 점유율 차이.

세대별 & 성별 격차를 확인했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건가.


  •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파이낸셜타임스의 분석에 따르면 크게 세 가지다.
  • 첫째, 아이메시지. 한국에서 카톡을 쓰는 것처럼 아이폰끼리 아이메시지로 대화. 친구 중에 아이폰이 아니면 문자 메시지 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에 대화가 중단된다고 한다.
  • 둘째, 락인 효과. 한 번 들어오면 빠져나갈 수 없다. 애플은 맥북을 쓰면 아이폰을 쓰게 되고 애플워치를 쓰게 되고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 [그림 13]는 스마트폰을 구입했을 때 한께 팔리는 연관 제품 시장을 비교한 것이다. 애플 아이폰이 100대 팔리면 아이패드가 26대 팔리고 애플워치와 에어팟이 각각 17대와 35대 팔린다. 갤럭시폰은? 100대 팔리면 갤럭시 노트가 11대,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버즈는 각각 6대씩 팔린다.

그림 13. 아이폰과 갤럭시폰의 연관 제품 판매 현황. / 파이낸셜타임스.
  • 셋째, 상호연결성도 중요한 포인트. 아이클라우드(사진과 데이터 저장)와 연동 효과 때문에 한 번 아이폰에 발을 담그면 빠져 나가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애플워치로 맥북을 잠금 해제하는 등 디바이스끼리 연결성도 좋다.
  •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건 카메라 성능이다. 사실 스펙은 큰 차이가 없고(갤럭시가 사양은 더 좋은데) 아이폰이 색감이 좋아 인스타그램 사진이 잘 나온다는 평가가 있고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애초에 스마트폰은 패션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전망은 어떤가. 아이폰 점유율이 30대로 확산된다고 보면 되나.


  • 삼성전자가 AI에서 승부수를 두겠지만 애초에 스펙 경쟁이 아니다.
  • [그림 14]은 영국의 조사 업체 자료다. 한국의 30세 이하 설문 조사에서 85%가 첫 스마트폰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썼다고 답변했는데 이들 가운데 53%가 지금은 아이폰을 쓴다고 답변했다.
  • 첫 스마트폰으로 아이폰을 썼다고 답변한 30세 이하 응답자 가운데 8%가 안드로이드로 갈아탔고 92%는 그대로 아이폰을 쓰고 있었다. 첫 스마트폰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썼다고 답변한 30세이하 응답자 가운데 47%가 그대로 안드로이드폰을 쓰고 있고 53%는 아이폰으로 갈아탔다.
그림 14. 한국의 30세 이하의 첫 스마트폰과 유지 비율 조사. / 카운터포인트 테크놀로지 마켓 리서치.
  •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넘어가긴 하는데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넘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파격적인 변화가 없다면 지금 20대가 30대가 되면 아이폰 점유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폰이 아니라 갤럭시폰의 위기 아닌가.


  • 한국에서 아이폰이 인기가 없었던 건 첫째, 통화 녹음 안 되고, 둘째, 페이 안 되고, 셋재, USB-C 안 되고, 이렇게 세 가지였는데 모두 해결됐다.
  • 아이폰의 잘 알려진 장점 가운데 하나가 아무 링크나 눌러도 해킹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애플이 허용하지 않은 앱 설치가 안 되기 때문에 어르신이나 어린이에게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보안이 뛰어나서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아이폰은 영국의 보안 업체도 뚫지 못했다.
  • 젊은 사람들에게는 애플이 환경을 생각한다는 마케팅도 어필했다. 2030년까지 협력업체들도 RE100을 하겠다고 했다. 그린 워싱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먹히는 마케팅인 건 부정할 수 없다.
  • 갤럭시의 포지셔닝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아이폰에 밀리고 중저가에서는 중국 폰에 밀린다.
  • 젊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아이폰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폰을 잘 만드는 기업이다. 아이폰과 갤럭시폰은 애초에 시장이 조금 다르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올해는 애플이나 삼성전자나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거라는 전망이 많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고 중국 업체들이 추격이 심상치 않다.

애플 주가가 새해 들어 폭락하다가 반등했다.


  • 폭락했던 이유는 세 가지다.
  • 첫째, 지난해 아이폰 15 판매가 부진했고 올해 나올 아이폰 16 판매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 때문이다. 중국 판매도 심상치 않다.
  • 둘째, 반독점법 이슈도 있다. 배타적인 앱스토어와 폐쇄적인 iOS 생태계가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많다.
  • 셋째, AI(인공지능) 개발이 늦은 것도 장기적인 성장성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삼성전자가 이달 말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생성형 AI 폰을 공개할 계획인데 애플은 내년에나 가능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 투자 은행 바클레이스가 애플의 투자 등급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변경하면서 위기감이 확산됐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지금이야말로 애플 주식을 살 때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S&P 마켓인텔리전스 조사에서는 45명의 애널리스트 가운데 20명이 강력 매수(Strong Buy), 7명이 매수(Buy) 의견을 냈다. 중립이 14명, 매도와 강력 매도가 3명과 1명이었다.
  • 반등한 이유도 세 가지다.
  • 첫째, 비전 프로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애플이 10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디바이스다. 마지막은 2015년 애플워치였다.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다. 드미트로 스필카(프리딕토 창업자)는 “애플의 미래는 아이폰 너머에 있다”고 전망했다.
  • 둘째, 애플도 AI에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6월 개발자 대회에서 대형 언어 모델 기반의 AI를 소개할 가능성이 있다.
  • 셋째, 아이폰 판매가 반등할 거란 기대도 사라지지 않았다. 중국 판매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가 10년 만에 가장 적었고 올해는 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 세상 쓸모 없는 게 건물주 걱정과 애플 걱정이라고 한다. 애플의 기업 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가 있지만 아이폰은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잘 팔리는 폰이다. 아직까지는 20대의 아이폰 열풍을 꺾을만한 새로운 변수는 없다. 올해의 관전 포인트는 AI 전쟁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얼마나 선도적인 입지를 굳히느냐, 그리고 애플의 비전 프로가 과연 스마트폰 너머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이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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