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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선균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유서가 발견됐고 경찰은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혐의를 단정 짓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고 광고가 중단되고 이미 찍은 영화도 상영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유명인의 죽음이 아니라 피의 사실 공표와 언론의 받아쓰기 관행을 돌아보는 계기로 이어져야 한다.
  • 마약 투약 혐의는 본질이 아니다. 설령 범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으면 될 일이고 법정에 서기도 전에 경찰과 언론이 한 개인을 이렇게 난도질할 권리는 없다. 피의자가 유명인이라 해도 달라질 게 없다.

경찰이 흘린 사건이다.


  • 인천경찰청이 영화배우 L 씨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영화배우라는 키워드가 거론된 이상 언론이 흘려 넘기기 어려운 사건이었고 “특유의 저음의 목소리” “유명 배우” 등의 힌트가 나오면서 하루 만에 실명이 드러났다.
  • 강남 유흥업소에서 마약이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받았는데 이 유흥업소 종업원이 이선균과 연락한 정황이 있다는 정도였다. 이선균은 이 종업원에게 공갈과 협박을 받아왔다고 해명했다.
  • 떠들썩한 관심과 달리 이선균은 소변 검사와 모발 검사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최근 1년 안에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었다는 증거다.
  • 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경찰은 언론 탓을 했다. “죽이 될지 밥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불에 앉히기도 전에 알려졌다.”
  • 김희중(인천경찰청장)은 “마약 투약 혐의에 관한 상당히 구체적인 제보가 있었다”며 “수사에 착수해 혐의가 없으면 없다고 밝히는 것도 경찰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제보가 있으면 수사를 하는 건 당연하지만 혐의를 확인하기도 전에 언론에 흘린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언론의 여론 재판.


이상보 사건의 교훈.


의도적으로 흘렸나.


  •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이후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 안민석(민주당 의원)이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바보가 아니라면 누군가 의도하고 기획했을 수도 있다”며 “그런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타이밍”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한동훈(당시 법무부 장관)은 “마약은 정치와는 무관하고, 마약은 정치를 모른다”며 “저 정도면 병 같다”고 일축했다.

알권리라는 핑계.


좌표 찍기를 넘어.


인천참사랑병원 개원 11주년 기념 동영상 중 캡처. 2014년 12월 5일. 인천참사랑병원 유튜브. 지난 9월 경영난에 의한 폐원 논란이 있었지만, 당국은 “폐원 확정은 아니”라고 밝혔다.

해법은 없나.


  • 의혹이 공개된 이상 언론에 일단 지켜보자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가십에 쏠리는 대중의 관심을 문제 삼는 것도 한계가 있다.
  • 다만 수사 내용을 보도할 때는 수사 관계자 실명을 쓰는 것만으로도 무분별한 피의사실 공표를 막는 효과가 있다.
  • 수사 기관의 일방적인 주장뿐만 아니라 피의자의 반론을 함께 알리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 언론의 반성과 자율 규제도 필요하다. 확인되지 않는 의혹을 공개할 때 따르는 무거운 책임을 인식하는 것과 동시에 권력 기관의 무분별한 피의 사실 공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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