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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우리 아이들이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꿈꿀 수 있는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주변을 돌아봅시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살아가는 2018년 대한민국은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입니다.

선택된 극소수 아이들은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재력으로 탄탄한 미래를 준비합니다. 고액 영어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빈틈없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스펙 관리로 이어집니다. 심지어 요즘은 일부 교수들은 지도 학생의 논문에 자기 자식 이름을 저자로 버젓이 끼워 넣기 하기도 한다더군요. 결국, 이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비슷한 배경의 짝을 만나서 결혼합니다. 그리고는 아이를 낳아 또다시 그 사회적 지위와 부를 대물림합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잔인한 진실'을 보여준 정유라(유연)의 페이스북 게시물
“돈도 실력이야”라고 말하는 정유라(유연). 이 천박한 인식도 어쩌면 우리 사회의 ‘잔인한 진실’을 비춘 거울 조각에 불과했던 건 아닐까요. 돈도 실력이라고 말하는 ‘철없는 괴물’을 길러낸 어른들은 모두 사라졌을까요…

반면에 힘 있는 부모를 만나지 못한 아이들 대부분은 미래에 대해 꿈을 꾸는 법을 배우기 전에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법을 먼저 배웁니다. 이 아이들은 사회에 나와도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합니다. 그러다가 또 다른 상처를 입고 기약 없는 절망의 밑바닥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이 아이들을 꿈이 없다고 탓할 수 있겠습니까. 아르바이트 최저시급을 올려달라고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가상화폐로 인생 역전을 꿈꾼다고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못하겠습니다. 그 아이들은 꿈꾸지 않는 것이 아니라 꿈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고통… 저도 잘 압니다 

저는 그 아픔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합니다.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고통이 무엇인지 압니다. 꿈꾸지 않는 것이 아니라 꿈꿀 수 없는 것의 의미를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직접 써 내려간 글들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저는 학창시절의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습니다. 병원에 있느라 오랫동안 학교 수업을 듣지 못했으며, 과외는 고사하고 학원 간판도 보기 어려운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심지어 고등학교 마지막 1년은 천장에서 쥐가 뛰어다니는 독방에서 보냈습니다.

그 당시 저에게는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앞의 끝도 없이 이어진 어두운 터널에는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누구보다도 헌신적이었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ㄴㄴ
고등학교 마지막 1년은 천장에서 쥐가 뛰어다니는 독방에서 보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그런 힘들었던 시절도 지그시 돌아볼 수 있을 만큼 나이가 들었습니다. 지혜로운 아내를 만나 결혼도 하였습니다. 사랑스러운 딸이 태어났고, 해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잠자리에 들면서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합니다.

따뜻한 집 안에서 가끔 저와 제 아내는 서로가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저희 부부, 대단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

저희 부부는 참 운이 좋았습니다 

사실, 저와 제 아내는 둘 다 운이 좋았습니다. 여러 가지가 부족했을지언정 결정적인 ‘한 가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중요한 시기에 꿈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 ‘한 가지’가 무엇인지 궁금하십니까. 저희 부부는 학창시절에 중요한 멘토를 만났습니다. 그분들은 학창시절 저와 제 아내의 삶을 180도 바꾸었습니다.

저에게는 이모부, 제 아내에게는 외삼촌이 멘토였습니다. 두 분 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저희의 스승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분들은 저희가 나아갈 길을 비추어 주었습니다.

 

청춘 젊음 젊은이 소녀 석양 꿈 소망 희망
저희 부부는 운이 좋았습니다. 제 이모부와 아내의 외삼촌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스승이 되어주었습니다. 두 분 덕분에 미래를 꿈꿀 수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멘토들이 왜 저희를 도와주었을까 이따금 생각해봅니다. 저희들끼리 잘 먹고 잘 살라고 그랬을까. 아닐 겁니다. 무언가 세상에 보탬이 되라는 뜻에서 도움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혼 전부터 저희 부부는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틈날 때마다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한 구상으로 시작하였지만 차차 구체화하였고, 이제 드디어 실행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꿈의 서재’에 동참할 ‘멘티’를 찾습니다

저희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꿈의 서재’라는 이름으로 저희 부부를 멘토로 삼고 싶은 학생들을 만나고자 합니다. ‘꿈의 서재’란 ‘꿈꿀 수 없는 아이들이 꿈꿀 수 있게 하는 공간’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꿈의 서재’는 ‘꿈꾸지 않는 게 아니라 꿈꿀 수 없는 현실에 놓인 아이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구체적으로 중고등학교 학생 가운데 이과 쪽으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 2명, 문과 쪽으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 2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과 쪽 2명은 제가 담당하고, 문과 쪽 2명은 제 아내가 담당할 것입니다. 저희는 수시로 서로 담당한 학생에 관하여 의견을 나눌 것입니다.

이렇게 담당을 나눈 것은 마침 저희 부부가 해당 분야를 전공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하였고, 현재는 국립중앙의료원 소속의 외과 의사입니다. 제 아내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였고, 현재는 국책은행 소속의 금융인입니다. (저와는 다르게 제 아내는 신상이 널리 밝혀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인원 수 제한을 두는 것은 저희 부부가 집중할 수 있는 적정 인원이 각자 2명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저희가 가늠한 저희 능력의 최대한입니다. 한 학생 한 학생의 인생을 두고 하는 멘토링입니다. 하려면 제대로 하고, 아니면 아예 안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

Elisabeth Audrey, CC BY ND https://flic.kr/p/5d3b7b
Elisabeth Audrey, CC BY ND

‘꿈의 서재’는 가상의 공간입니다. 시공간적 제약을 없애기 위해서 모든 멘토링은 실제로 만나지 않고, 이메일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것입니다. 멘토링은 학생이 원하는 목표에 안착할 때까지 진행하며, 모든 과정은 무상으로 진행합니다.

‘꿈의 서재’는 다음과 같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공부가 유일한 희망이지만, 현실적인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 학생
  • 현재 놓여있는 절망적인 상황을 돌파하고 싶지만, 답이 안 보이는 학생
  •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고 싶지만, 주변에 조언해 줄 사람이 없는 학생

반면에 다음과 같은 이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 특정 교과목에 대한 족집게식 수업을 원하는 학생 
  • 이미 풍족한 학습 환경을 누리고 있는 학생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자신이 직접 쓴 참가 사유서를 아래의 신청서에 작성해 주기 바랍니다. 분량을 비롯한 형식의 제한은 없습니다. 단, 본인이 직접 써야 합니다.

모집 기간은 2월 28일까지이며, 3월 중 제 개인 블로그인 ‘신승건의 서재’에 학생의 신상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제외한 선정 사실과 이유를 간략하게 공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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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방법 안내 

1. ‘신승건의 서재’로 방문해주세요. (→ 바로 가기 링크)

2. 이동한 페이지 하단에 있는 ‘신청서 입력폼’1) 이름 2) 이메일 3) 참가 사유를 적어주세요(아래 이미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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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송’ 버튼을 눌러 주세요. 그러면 끝! 간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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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시기에 저희가 받았던 스승들의 가르침, 그것은 곧 저희가 항상 간직해 온 마음의 빚이 되었습니다. 지금 시작하고자 하는 저희 부부의 ‘꿈의 서재’는 그 마음의 빚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부부가 그랬던 것처럼, 저희가 만나게 될 학생들도 마음의 빚을 지기를 바랍니다. 그 마음의 빚을 잘 간직하고 있다가, 훗날 이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되었을 때, 도움이 필요한 이를 찾아서 그 빚을 갚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빚을 갚았는지 저희 부부에게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스로 증명하면 됩니다. 그것이 저희가 ‘꿈의 서재’에서 만나게 될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전부입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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