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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6를 9년된 우유에 비유하며 더 높은 버전으로의 업그레이드를 권장하는 캠페인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가 방송통신위원회와 네이버, 다음, 네이트, 엔씨소프트, 한게임 등과 함께 굿바이 익스플로러 6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철옹성 같던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하 IE)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미약하지만 크롬과 파이어폭스에 잠식 당하고 있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IE는 “너무 낡았고, 위험하고, 불편하다.” 그 후 1년…

웹브라우저(인터넷을 검색하기 위해 필수적인 응용프로그램. IE 외에도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 국내 점유율은 지난 1년 동안 급격히 낮아졌다. 해외의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변화와는 무관하게 철옹성과 같았던 IE의 국내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지난 2012년 10월에는 65% 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볼때, IE가 지배하는 10년 천하가 끝나가고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IE의 거대한 영토를 구글의 새로운 웹브라우저 크롬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파이어폭스와 사파리 등 군소 브라우저들 역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웹브라우저의 백가쟁명이 본격적으로 열린 셈이다. 이제 IE 이외의 브라우저 사용자들도 맘 놓고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해 쇼핑하고, 정보를 취득하고, 댓글을 남기며 불편없이 쾌적한 인터넷 생활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일까.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책적 결단의 문제

이 질문에 답하는 자리가 있었다. 오픈웹 대표 김기창 교수(고려대 법대)는 2012년 11월 27일 구글코리아 인터넷 개방성포럼에서 웹브라우저 다양성 지원 캠페인인 ‘올브라우저 프로젝트’ 시작을 선언하면서, 그 일환으로 국내 62개 주요 사이트 조사 1차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를 직접 지휘한 김 교수는 여전히 “일부 결제, 보안 시스템이 우리나라 웹사이트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외국은 이미 오래 전에 졸업한 시대착오적”인 문제에서 우리도 어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인터넷 인프라와 기술 인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인터넷 수준을 보건대 브라우저 다양성 지원의 문제는 오로지 정책적 의지와 결단의 문제라고 지적한 셈이다.

브라우저 다양성 지원은 상당히 개선

이날 발표에서 김 교수는 포털, 정부기관(공공기관), 금융사 및 쇼핑몰 사이트, 그리고 이러닝 및 언론사 사이트로 나뉘어진 총 62개 사이트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웹사이트 브라우저 다양성 지원은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확인했다. 다만 조사 대상 사이트는 각 영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형 사이트 위주로 선정되었기 때문에 대부분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점에서 이를 인터넷 사이트 전반에 대한 평가로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이 흐름이 한국 인터넷 사이트의 흐름을 주도하는 큰 흐름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금융/쇼핑 사이트, 또 이러닝 사이트에선 결제 등을 위해 엑티브엑스를 다수 사용하고 있었고, 소수이긴 하지만 정부 사이트와 언론 사이트에서도 브라우저 다양성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조사되었다. (*엑티브엑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특화된 기술로서 타 브라우저 가령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는 지원하지 않는다)

62개 사이트 분석 발표 총평

정부, 언론사, 포털 및 커뮤니티, 금융 거래, 이러닝 등 총 다섯 개 분야의 대표적인 사이트들을 분석한 이번 조사는 현재 우리나라 인터넷 사이트 환경을 전반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서비스가 고도화하고 웹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많은 사이트가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기능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자바스크립트 및 CSS 오류로 인해 브라우저에 따라 다른 내용을 보여주거나 오동작하는 단순 실수는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서비스와 콘텐츠를 보여주는 외관도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전반적으로 다양한 운영체제와 다양한 브라우저를 지원하며 모바일 환경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털 사이트는 전반적으로 브라우저 다양성을 넉넉하게 충족 하면서 다양한 기능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고, 언론사 온라인 역시 과도한 광고 사용으로 인한 독자 피로 및 가독성 저해 이슈를 제외한다면 브라우저 다양성을 꽤 잘 준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사이트 내 검색 기능은 여전히 편차가 심했고, 대부분 소셜 댓글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독자투고 및 제보와 같은 기본적인 피드백 장치는 일부 언론사(한겨레, 한국일보 등)를 제외하고는 소홀하게 취급되고 있었다. 이런 경향은 과도한 회원 정보를 요구하거나, 번거로운 가입 절차를 요구하는 몇몇 정부기관 사이트에서도 느껴지는 아쉬움과 일맥상통 한다고 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 관련 서비스들은 과거에 비해 다양한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를 지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이러닝 업체들은 다른 조사 대상 사이트들에 비해 여전히 특정 운영체제와 특정 브라우저에 종속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인터넷 상 금융 거래 관련 기능들은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개선 여지가 매우 많았다. 금융 거래를 위해서는 운영체제, 브라우저를 가리지 않고 여전히 수많은 보안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어플리케이션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지에 대해 제대로 사용자에게 안내하지도 않는 서비스가 적지 않았다. 이러한 묻지마식 보안/결제 어플리케이션의 강요는 사용자들로부터 정보 결정권을 빼앗았고,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해킹과 피싱 위험에 노출되는 결정적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올브라우저, 웹사이트 정책담당자와 기술자, 방문자 사이의 가교와 공론장을 꿈꾼다

오픈웹 김기창 교수가 주도하는 ’올브라우저’ 프로젝트(후원: 구글코리아)는 웹브라우저 다양성 지원 캠페인에 머물지 않고, 사이트 운영자와 사이트 방문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포함해 좀 더 고양된 사용자 체험이 가능한 웹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열린 대화의 공간을 시도하려고 준비중이다. 이를 위해 올브라우저 팀은 22일 발표한 웹사이트 방문자의 웹브라우저 사용 패턴 및 인식 조사를 시작으로, 62개 사이트 분석 결과 발표, 그리고 12월 대선 전후 올브라우저 사이트 오픈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리고 꾸준한 체험 축적을 위해 사이트 오픈 이후 6개월 뒤 다시 재조사를 통해 그동안 변화된 상황들을 업데이트하고, 국내 웹사이트에 대한 방문자의 만족도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브라우저 사이트는 현재 일반 공개를 앞두고 티저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오픈웹은 엑티브엑스와 각종 보안 프로그램을 원인으로 하는 국내 웹사이트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비판해왔다. 그 비판의 핵심은 이들 부가적 프로그램과 보안 장치들이 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할 뿐더러, 열린 웹의 정신에 반하고, 특정 기업의 이익에만 편승할 위험이 높다는 점이었다. 김기창 교수는 발표를 끝내면서 “네티즌은 그저 수동적인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능동적인 유저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제 대한민국 웹사이트들이 그런 능동적인 소비자인 네티즌의 정당한 요청을 성숙하게 수용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발표에서 김기창 교수는 이번 18대 대선 후보들에게 공인인증서 폐기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고 안철수 예비 후보 측이 이를 받아들여 IT 공약에 넣었으나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사퇴를 하였기 때문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이 공약을 이어받을 것을 부탁했다.

www.allbrowser.org 티저 사이트

이번 조사 및 결과 분석은 이 오픈웹 프로젝트팀인 ‘올브라우저 팀’이 담당했다. 오픈웹은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전자정부와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웹 표준에 맞도록 개선할 것과 오페라,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를 위한 지원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모임으로,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김기창 교수가 2006년에 설립했다. 웹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민노씨, 써머즈, 신현석씨 등이 올브라우저팀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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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별 세부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포털 /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포털 및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들의 경우 웹접근성부터 각종 편의사항까지 비교적 잘 만족시키고 있다.

포털들의 경우에는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위헌판결이 난 이후로 회원들로부터 주민등록번호를 받지 않고 있고 다양한 브라우저에서 멀티미디어 컨텐츠 이용하는데 무리가 없으며 결제 방법 및 개인인증 방법도 복수의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도서보기/만화보기, 신용카드 결제 등 컨텐츠 이용 및 구매에 있어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외에는 지원하지 않는 점이 보여지며 이런 경우 자세한 안내가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이 일부 보인다.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경우 서비스 성격상 비교적 단순한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 바 특정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운영체제와 브라우저에서 서비스를 사용하고 의견을 나누는 데 문제가 없이 구현이 되어 있다.

이러닝(e-learning) 사이트

이러닝 사이트는 많은 초중고 학생들과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위해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으나 조사 대상이 된 사이트들은 전반적으로 윈도 운영체제 하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제외하고는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닝 사이트의 핵심 기능인 동영상 강의는 전반적으로 액티브엑스를 기반으로 하며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제외하고서는 제대로 감상이 가능한 사이트가 드물었다. 결제 역시 조사 대상 사이트들은 모두 윈도 기반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가능했다.

심지어 크롬, 파이어폭스와 같은 브라우저에서는 자바스크립트 오류 등의 이유로 회원가입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고 (메가스터디, 이투스), 회원가입시 비밀번호를 영문과 숫자만을 이용하여 5-10자만을 강제하여 보안성을 극도로 취약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이투스). 퍼머링크를 지원하지 않아 결제 모듈을 설치하기 위해 브라우저를 새로 고침하거나 즐겨찾기를 했을 경우 제대로 된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려운 사이트도 있었다 (메가스터디, 이투스).

다행히도 EBS의 경우 초중고의 교과과정과 관련된 강의들은 2013년부터 사이트의 강의들은 mp4를 통해 서비스함으로써 더욱 다양한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고, 이미 브라우저를 가리지 않고 시청이 가능했다.

이러닝 사이트들은 모바일 환경에서는 별도의 모바일 사이트를 구축하거나 앱을 지원하여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단말기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강의 동영상의 경우 EBS는 모바일 웹에서 바로 시청이 가능하나 다른 사이트들의 경우 별도 앱을 통해 지원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금융거래 (뱅킹)

최근 많은 은행 사이트들은 다양한 브라우저 환경에서 은행 거래 서비스가 가능한 오픈 뱅킹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홍보하는 것과는 달리 아직은 가야 할 길은 멀다.

조사 대상 사이트들은 모두 오픈뱅킹을 지원하고 있었는데,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조사 대상 사이트들은 기존 은행 사이트와 오픈뱅킹 사이트를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오픈뱅킹 사이트는 독립적인 도메인을 갖고 있고 기존 사이트에서도 별도 메뉴로 링크를 걸어 연결해야 했다. 다양한 브라우저로 접근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은행 기본 업무가 아닌 부가적인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결제 및 거래에 있어 대부분의 오픈뱅킹 서비스가 다양한 운영체제 (윈도, 맥, 리눅스)와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에서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크롬의 경우 윈도 환경에서만 지원했고, 하나은행은 크롬과 파이어폭스에 대해 리눅스 환경은 지원하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의 서비스는 모바일 브라우저 환경을 지원하지 않고 전용 앱으로 서비스를 지원했지만 KB국민은행의 경우에는 공인인증서를 통한 인증을 제외하고서는 은행 기본 업무에 대해 모바일 브라우저를 지원하고 있었다.

모든 조사 대상 사이트들은 원활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 반드시 설치가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들이 있었다. 만약 사용자가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기 전인 경우 KB국민은행, NH농협, 신한은행은 사용자에게 설치가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들의 이름과 기능에 대해 적절한 설명이 들어있는 페이지를 구성해서 보여주었으나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은 설명이 미흡한 채로 암호화 모듈이나 개인방화벽 프로그램에 대해 우선 다운로드를 시켰다.

또한 결제 및 거래와 관련이 없는 다양한 정보, 공지사항, 게시판 등은 반드시 각종 방화벽,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공인인증서 프로그램 등이 필요 없음에도 NH농협,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의 경우 대부분의 메뉴와 페이지에 보안 관련 프로그램 설치 없이는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사이트를 프레임을 사용하여 구성할 경우 퍼머링크가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사용자들이 즐겨찾기를 하거나 사이트 새로고침을 하면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가 없게 되어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 NH농협, 우리은행, 신한은행 같은 경우는 페이지를 이동해도 브라우저의 주소창이 고정되어 있었고,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같은 경우는 사용자가 현재 보고 있는 페이지들이 주소창을 통해 모두 구분 되었다.

금융거래 (쇼핑, 소셜 커머스)

쇼핑, 소셜 커머스 사이트들의 핵심 기능이라 하면 역시 회원 관리기능과 결제 기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조사 대상 사이트 중에서 이를 모두 만족하는 사이트는 없었다.

회원 가입시 모든 조사 대상 사이트가 주민번호와 아이핀 인증 2가지를 지원했으며 복수의 로그인 방식을 지원하는 사이트도 있었다 (11번가, 코레일, 아시아나). 단, 코레일의 경우 비밀번호가 숫자 4글자로 제한되기 때문에 보안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접근할 때 액티브엑스를 설치하지 않으면 로그인이 불가능한 사이트도 있었으며 (GS샵), 대부분 보안접속(SSL/TLS)을 회원가입, 로그인 시 사용하고 있었지만 로그인폼에서부터 보안접속(SSL/TLS)을 사용하지 않거나(GS샵, 옥션, G마켓, 티켓몬스터, 대한항공, 코레일) 모바일 페이지에서는 보안접속(SSL/TLS)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사이트들이 있었다 (11번가, 옥션, G마켓, 대한항공, GS샵, 예스24, 티켓몬스터).

신용카드 결제를 기준으로 윈도 환경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를 지원하는 사이트는 코레일이 유일했는데 별다른 플러그인이나 애플리케이션이 필요없었다. 파이어폭스와 크롬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사이트들이 있었으나 (11번가, 예스24,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아시아나) 윈도 전용의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운영체제가 윈도인 경우로 한정이 되어있거나 제한적인 카드만을 지원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의 항공사 사이트들의 경우 한글로 된 서비스로 접근했을 때와는 다르게 외국인들을 위한 페이지로 접근하면 액티브엑스 설치도 필요없고 브라우저를 가리지 않고 티켓의 결제가 가능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결제 시스템과 제도가 내국인에게 역차별을 하는 것이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

조사 대상 정부 사이트들은 대체로 브라우저의 호환성이 잘 지켜졌지만, 전반적으로 그 관리의 연속성과 일관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2012년 8월 18일부터 회원정보를 받는 사이트들의 SSL/TLS 보안서버 구축이 의무화되었는데 오히려 조사 대상 및 관련 정부 사이트들 중에 SSL/TLS 인증서가 유효하지 않는 사이트가 많았다 (통계청, 조달청, 기상청, 대한민국 정부, 국회의 정보공개 행정심판 시스템). 또한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할 때 SSL/TLS 적용을 아예 하지 않거나 (대한민국 정부), 제대로 된 방식으로 적용하지 않은 사이트들이 있었다 (기상청, 조달청, 국회). 또한 회원가입을 받는 사이트 중 비밀번호의 글자수를 제한하는 사이트가 대부분이었다 (대한민국 정부, 통계청,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그리고, 사용자가 문서 안의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유료로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야 하고, 기업의 경우에 단지 뷰어만 사용하려고 해도 뷰어 프로그램의 사용 신청서를 특정 기업에게 제출해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hwp 문서포맷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파악된다. 조사 대상 사이트 중에는 국회의 의안정보시스템만이 유일하게 일반 텍스트문서의 경우 hwp로만 제공하지 않고 hwp와 pdf를 동시에 제공하였다. (단, 의안원문 경우 예외)

조사 대상 사이트들은 모두 저작권 정책에 대해 명시하고 있었는데 딥링크나 임베디드 링크를 허용하지 않거나 외부 사이트에서 단지 링크를 걸 때에도 사이트에 통지를 해야 한다는 등 과도한 정책을 명시한 곳이 있었다. 또한 장애인, 노인 등 정보취약계층의 인터넷 정보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2010년 12월 국가표준(KICS)으로 제정된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2.0(KICS.OT-0003R1)’을 준수함을 명시하는 사이트도 소수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정부, 기상청, 조달청, 선거관리위원회).

참고로 이번 조사대상 사이트들은 대부분 대국민홍보성 사이트들이 때문에 국세청의 홈텍스, 교과부의 나이스, 조달청의 나라장터, 특허청의 특허로와 같은 사이트는 포함이 되지 않았고, 추후 조사대상에 포함시켜서 분석을 할 예정이다.

언론사

조사 대상인 14개 언론사들은 극히 일부 페이지를 제외하고는 브라우저 호환성 문제가 거의 해결된 상태다. 이는 전반적 언론사 사이트 경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KBS는 전반적으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도움말’에 접속 오류(404오류)가 방치되는 모습을 보였고, MK는 첫 화면 플래시 광고가 크롬에선 해제조차 되지 않는 등 각 언론사마다 지엽적인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대부분 소위 ’소셜댓글’을 지원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관련 법률(선거법상 실명제 등) 영향 때문인지 쉽게 글을 쓸 수 있다는 느낌은 받기 어려웠고, 방송사들은 사이트 안에서도 서로 다른 댓글 정책을 삼는가 하면, ‘비마이너(장애인전문신문)’만이 조사대상 언론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로그인 없이도 댓글 쓰기와 게시판 쓰기가 가능했다. 물론 이는 비마이너가 다른 조사대상 언론사들에 비해 아주 영세한 규모인 점이 이유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요즘 많은 언론들이 이야기하는 열린 저널리즘, 인터랙티브 저널리즘, 즉,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시대의 저널리즘적 가치은 언론사들이 강조하는 것에 비해서는 사이트에 적극 반영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기본이 되는 독자들의 제보와 기고 공간은 대부분 언론사 사이트의 맨 밑바닥 말석에 보일 듯 말 듯 한 모습으로 찌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제고와 기고 공간에서 유독 사소한 기술적 실수들이 발견되었다. 그나마 사이트 우측 상단에 독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연결 링크를 고정으로 둔 곳은 한겨레와 한국일보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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